도쿄올림픽을 1년 앞두고 원전사고가 났던 후쿠시마에서 경기를 하고 후쿠시마 농산물을 선수촌에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불안해한다고, 몇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이제는 해외 언론들도 이런 '방사능 올림픽'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백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도쿄올림픽은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던 호주 방송이 1년이 지나 다시 후쿠시마를 찾았습니다.
[시사 프로그램 '60분' (호주TV '나인 네트워크') : 이 지역에 온 사람은 누구든 방사능 오염 검사를 해야 합니다. 공기 중에도, 흙에도, 음식에도 방사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전사고가 난 지 8년이 됐지만 후쿠시마는 여전히 방사능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더 네이션'도 기획기사를 실었습니다.
'후쿠시마는 안전하지 않으며 일본 정치인들의 밝은 전망도 이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어떤 것도 통제되고 있지 않고,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는 피해 지역 시의원의 말도 전했습니다.
영국 BBC는 도쿄 올림픽을 재건 올림픽으로 내세우며 후쿠시마를 홍보하는 것을 꼬집었습니다.
원전 사고 인근 지역에서 올림픽 성화가 출발하고 경기를 하는 것이 "방사능에 대한 안전을 과시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최근 들어 후쿠시마를 더 적극적으로 홍보합니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을 지나는 1000km 달리기도 열었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포함해 14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후쿠시마의 일부 주민들은 "지역이 다시 활기를 띨 기회"라며 올림픽을 반기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평생의 꿈인 선수들마저 불안을 토로합니다.
[양학선/기계체조 국가대표 : 선수들이 방사능에 노출돼서 시합 뛰는 것 자체가 불안감을…]
올림픽이 1년도 남지 않아 걱정이 깊어지지만 대한체육회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