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간 사랑의 허망함에 대해 읊은 옛날 중국의 유명 詩와 賦 중 셋을 꼽으라면, 그 첫 번째는 白居易의 “花非花화비화”이고, 다음은 宋玉의 "高堂賦“와 曹植의 "洛神賦"라고 한다.
明代 문인 楊愼이란 이는 白居易 詩 花非花를 사랑한다면서, 그 이유를 高堂賦와 洛神賦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白樂天의 花非花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후자의 두 賦는 인간과 神女 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묘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詩와 賦 셋을 포스팅해보면 다음과 같다 :
1. 花非花 -白居易
花非花霧非霧 (꽃이 꽃이 아니고 안개가 안개 아니라)
夜半來天明去 (밤 들자 같이 왔다 날 밝자 떠나가니)
來如春夢畿多時 (오는 것은 봄꿈처럼 왔던 것이 얼마이던가)
去似朝雲無覓處 (가는 것이 아침 구름처럼 찾을 곳 없더이다)
2. 高唐赋 - 宋玉
高唐赋는 戰國末期 辭赋家 宋玉이 창작한 赋이다. 이 赋는 序에서 楚襄王과 神女가 巫山에서 남녀가 만나 즐긴, 즉 歡會한 이야기를 적었다. 여섯 段으로 나누어지는데,
제1단은 비가 온 후 날이 개고 많은 강이 모이는 곳에 水势가 맞부딪치며 세차게 밀려오는 형상을 적었고,
제2단은 산중의 초목이 번창하고 바람이 불어 가지가 비명소리를 지르는 것이 마치 음악과 같고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는 것을 적었고,
제3단은 산에 올라 멀리 바라보고 바라본 산세는 높고 험준하고 암석은 험난하면서도 들쭉날쭉하고 산이 높고 동굴은 깊고 괴이한 돌이 비늘처럼 중첩되어 있어 사람의 넋을 뒤흔들어 놓는다는 것을 적었고,
제4단은 高唐觀의 측면을 올라 바라본 景象이 아주 판이하고 꽃과 풀이 무리지어 자라고 많은 새들이 어울려 울고 术士仙人들이 모여서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적었고,
제5단은 楚王이 음악을 연주하고 사냥하는 성대한 분위기를 적었으며,
마지막 1단은 초왕이 만약 賢才을 임용할 수 있다면 정신이 잘 통하고, 延年益壽 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신녀를 만나러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적었다.
전체적으로 赋의 辭는 매우 아름답고 대구법을 사용하여 자세히 진술하였고, 고심하여 묘사하고 구성방식에 변화가 많고 문장에는 기세가 관통되고 과장된 묘사를 통하여 사람에게 일종의 美感을 주고 있고 읽으면 낭랑하고 또랑또랑하다.
송옥은 초나라 충신 屈原의 제자로 美如宋玉이란 비유를 남길 정도의 수려한 궁정시인이었다.
일행이 高唐館을 바라보았을 때 그 위에만 구름이 몰려 있고 갑자기 하늘로 솟구치다 또 모양이 바뀌는 등 변화가 끝이 없었다. 왕이 이상하게 여겨 송옥에게 물어보니 그것이 바로 朝雲이라며 그 사연을 설명했다.
옛날 부왕이 고당에서 노닐다가 피곤하여 낮잠을 자게 되었는데 꿈에 한 여인이 나타났다. 자기는 무산에 사는 여인이라며 왕께서 노니신다는 말을 듣고 잠자리를 받들고자 왔다고 했다. 꿈속에서 잘 즐긴 왕에게 여인은 떠나면서 말했다.
저는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아침저녁으로 양대 아래에 있을 것입니다 (旦爲朝雲 暮爲行雨 朝朝暮暮 陽臺之下)
아침에 깨어난 왕이 무산 쪽으로 보니 아름다운 구름이 걸려 있어 그곳에 사당을 짓고 朝雲廟라 했다는 이야기다. 陽臺는 해가 잘 드는 누대를 가리키는데 남녀의 은밀한 사랑도 뜻한다. 무산 신녀와의 꿈속의 사랑은 뜻하지 않았는데도 이뤄져 변화하는 비와 구름과 함께 무수한 관련 성어를 남겼다. 巫山夢, 巫山雨, 巫山雲에서부터 巫山之夢, 巫山之樂, 巫山雲雨, 雲雨之夢, 雲雨之情, 雲情雨意,등등이다. 우리의 풍자시인 김삿갓 金笠 金炳淵이 이 운우의 묘사에 빠질 수가 없다. 남녀의 정은 싫지 않고 끝이 없다는 것을 야하지 않고도 절묘하게 나타냈다.
爲爲不厭更爲爲 不爲不爲更爲爲
(해도 해도 싫지 않아 다시 하고 또 하고, 안 하겠다 하면서도 다시 하고 또 한다.)
3. 洛神賦 - 曹植
고개지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산수인물화 "洛神賦圖"를 보면, 젊은 선비 曹植이 洛水의 선녀 宓妃(복비)와 사랑에 빠졌다가 결국 헤어진다는 내용의 그림으로, 魏나라의 조식이 지은 ‘낙신부’의 마지막 부분을 그림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 그림은 문학과 회화의 결합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이러한 결합은 이미 漢나라 때부터 나타나며 고개지의
"女史箴圖", "輕車詩圖" 등도 모두 문학작품을 소재로 한 것이다.
낙신부도는 두루마리 그림으로 동일한 인물을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여러 번 등장시키는 기법을 사용하였다.
화면 구성시 형상을 배치하는 데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散點透視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北京의 고궁박물관, 瀋陽의 랴오닝성(遼寧省) 박물관에 모본이 전해지며, 미국 워싱턴의 프리어갤러리와
臺北의 고궁박물관에는 모본의 일부가 소장되어 있다.
원본 주소 ‘http://ko.wikipedia.org/wiki/....
黃初三年 余朝京師 還濟洛川 古人有言 斯水之神 名曰宓妃 感宋玉 對楚王說神 女之事 遂作斯賦 其詞曰
(황초 삼년에, 京師에 입조하였다가 돌아가는 길에 낙천을 지나게 되었거늘, 옛 사람이 이르기를, 이 물에 선녀가 있으니 그 이름이 복비라 송옥과 초왕과 무산신녀의 일에 느끼는 바 있어 이 부를 짓노라)
余從京師 言婦東藩
(낙양을 떠나 동쪽으로 돌아가나니)
背伊闕 越轘轅 經通谷 陵景山 日旣西傾
(이궐산을 등지고 환원산을 넘어 통곡을 지나 경산에 이르니 이미 해는 저물고)
車殆馬煩 爾迺稅駕乎蘅皐
(수레와 말도 지친지라 물가에 수레를 멈추고)
秣駟乎芝田 容與乎楊林
(지초 무성한 밭에서 여물을 먹이며 버들숲에 앉아)
流眄乎洛川 於是精移神駭
(흘러가는 낙수의 물을 무심고 바라보다가 순간에 정신이 아찔해지고 말았더라.)
忽焉思散 俯則未察
(홀연히 생각이 흩어져 내려다 보면 보이지 않고)
仰以殊觀 覩一麗人于巖之畔
(쳐다 보면 솟아 있는 듯한 바윗가에 서 있는 한 미인을 보았더라.)
爾迺援御者而告之曰
(이에 어자를 불러 묻기를, )
爾有覿於彼者乎 彼何人斯 若此之豔也
(자네도 저 이가 보이는가, 저 이는 누구이기에 저토록 고울꼬?)
御者對曰 臣聞河洛之神 名曰宓妃
(어자가 답하니 제가 듣기로 낙수의 신을 복비라 이르는 바)
則君王之所見也 無迺是乎
(군왕께서 보신 이가 그 이가 아닐까 하나이다.)
其狀若何 臣願聞之 余告之曰
(그 모습이 어떠한지 소인도 궁금하다 이르매 내 답하기를)
其形也 翩若驚鴻 婉若游龍
(그 자태는 놀란 기러기처럼 날렵하고 노니는 용과도 같아)
榮曜秋菊 華茂春松
(가을의 국화처럼 빛나고 봄날의 소나무처럼 무성하구나.)
髣髴兮 若輕雲之蔽月
(엷은 구름에 쌓인 달처럼 아련하고 )
飄飄兮 若流風之廻雪
(흐르는 바람에 눈이 날리듯 가벼우니)
遠而望之 皎若太陽升朝霞
(멀리서 바라보니 아침 노을 위로 떠오르는 태양과 같고,)
迫而察之 灼若芙蕖出淥波
(가까이서 바라보니 녹빛 물결 위로 피어난 연꽃과 같네.)
穠纖得中 脩短合度
(섬려한 모습과 아담한 키마저 모두가 알맞고 적합하니)
肩若削成 腰如約素
(그 어깨는 일부러 조각한 듯 하고 그 허리는 흰 비단으로 묶은 것 같구나.)
延頸秀項 皓質呈露
(길고 가녀린 목덜미에 절로 드러난 흰 살결은)
芳澤無加 鉛華不御
(향기로운 연지도 호사한 분도 바르지 아니하였구나.)
雲髻峩峩 脩眉聯娟
(구름같은 머리를 높이 틀어올리고 그 아미는 가늘고 길게 흐르며)
丹脣外朗 皓齒內鮮
(붉은 입술은 밖으로 빛나고 백옥같은 이는 입술 사이에서 곱구나.)
明眸善睞 靨輔承權
(눈웃음치는 눈동자는 아름답고 그 보조개가 능히 마음을 끄나니)
瓌姿豔逸 儀靜澤閑
(그 맵시가 고와 이를 데 없고 거동이 고요하여 윤기가 흐르니)
柔情綽態 媚於語言
(그 부드러운 마음에 가냘픈 자태에 말투 또한 더욱 아름답구나.)
(中略중략)
迺衆靈雜遝 命儔嘯侶
(그리하여 갖은 신령들이 모여들어 서로 짝들을 부르게 하니)
或戲淸流 或翔神渚
(혹자는 맑은 물 속을 노닐고 혹자는 신령스런 물가를 날며,)
或采明珠 或拾翠羽
(혹자는 밝은 구슬을 찾고 혹자는 비취빛 깃털을 줍네)
從南湘之二妃 攜漢濱之游女
(남쪽 상강의 두 비를 따르게 하고 한수가의 여신을 대동하니)
歎匏瓜之無匹 詠牽牛之
(포과성이 짝없음을 탄식하고 견우성이 홀로 삶을 읊조리네)
揚輕袿之綺靡 翳脩袖以延佇
(아름다운 옷자락을 나부끼며 긴 소매 가려 물끄러미 서니)
體迅飛鳧 飄忽若神
(날렵하기가 나는 새 같고 표연하기가 신령과 같네)
陵波微步 羅襪生塵
(물결을 밟아 사뿐히 걸으니 버선 끝에 먼지가 일고)
動無常則 若危若安 迺衆靈雜遝 命儔嘯侶
(그 몸짓 대중없으니 위태한 듯 평안한 듯)
進止難期 若往若還
(나아가고 멈추어섬을 예측하기 어려워 가는 듯 돌아서는 듯 하네)
轉眄流精 光潤玉顔
(돌아서 바라보니 옥안이 눈이 부시고)
含辭未吐 氣若幽蘭
(말을 머금어 내지 않으니 그윽한 난초와 같아)
華容婀娜 令我忘餐
(화용이 눈부셔 식사를 잊게 하네)
於是屛翳收風 川后靜波
(이에 병예가 바람을 거두고 천후가 물결을 재우며)
馮夷鳴鼓 女媧淸歌
(풍이가 북을 울리고 여와가 고운 노래를 부르니)
騰文魚以警乘 鳴玉鸞以偕逝
(문어를 띄워 수레를 지키고 옥방울을 울리며 더불어 가는구나)
六龍儼其齊首 載雲車之容裔
(육룡이 머리를 맞대 공손히 수레를 끌고)
鯨鯢踊而夾轂 水禽翔而爲衛
(고래가 뛰어올라 바퀴를 돌보며 물새가 날아올라 호위하며)
於是越北沚 過南岡
(북쪽 물가를 넘어 남쪽 산을 지나네)
紆素領 廻淸陽 動朱脣以徐言 陳交接之大綱
(흰 고개를 돌려 맑은 눈동자로 바라보며 붉은 입술을 열어 천천히 만남의 일을 말하니)
恨人神之道殊 怨盛年之莫當
(사람과 신의 길이 다르매 아름다운 나날에 함께 하지 못함을 원망하네
抗羅袂以掩涕兮 淚流襟之浪浪
(비단 소매 들어 눈물을 가리나 눈물이 떨어져 옷깃을 적시니)
悼良會之永絶兮 哀一逝而異鄕
(좋은 만남이 영원히 끊어질 것을 슬퍼하며 한번 가니 다른 곳에 있음을 서글퍼 하네)
無微情以效愛兮 獻江南之明璫
(미미한 정으로 다하지 못한 바 있어 강남의 빛나는 구슬을 바치고)
雖潛處於太陰. 長寄心於君王
(비록 깊은 곳에 거할지라도 이 마음 긴히 군왕께 거하겠다 하네)
忽不悟其所舍 悵神宵而蔽光
(문득 그 있는 곳 뵈지 않더니 섭섭히 사라져 빛을 가리네)
於是背下陵高 足往神留
(이제 돌아서 높은 곳 오르려 하니 발걸음은 가고자 하나 뜻이 머물려 하니)
遺情想象 顧望懷愁
(남은 정을 되새기며 돌아보며 탄식하네)
冀靈體之復形 御輕舟而上泝
(그 모습 되찾기를 바라며 작은 배를 몰아 강에 오르니)
浮長川而忘反 思緜緜而增慕
(아득한 강물에 배 띄우고 돌아갈 길 잊으나 생각은 연이어 그리움만 더하고)
夜耿耿而不寐 霑繁霜而至曙
(밤은 깊었는데 잠들지 못하고 엉킨 서리에 젖어 새벽에 이르노라)
命僕夫而就駕 吾將歸乎東路
(마부에게 명하여 수레를 내게 하고, 이제 나는 동로로 돌아가려 하네)
攬騑轡以抗策 悵盤桓而不能去
(말고삐 잡아 채찍은 들었으나 그 마음 서운하여 돌아서지 못하네)
첫댓글 爲爲不厭更爲爲 不爲不爲更爲爲
(해도 해도 싫지 않아 다시 하고 또 하고, 안 하겠다 하면서도 다시 하고 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