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1일 토요일 맑음. 귓속의 근육이 늘어졌다니
왼 쪽 귀에 귀지가 많이 생기고 답답한 것 같아서 마을의 이비인후과에 가 보았다. 별 이상은 없고 그 쪽 귀 안에 근육이 늘어져 있다고 하면서 양쪽 귀를 대조하여 보여 주었다. “치료하는 방법이 있느냐?”고 물으니 “연세도 있는데 그냥 지내시라”고 한다. 세상에 별 희한한 증세도 다 있는 것 같다. 여러 번 주사기로 찌르고, 피가 나도록 닿아낸 적이 많으니, 성할 수가 있겠는가?
바로 그 곁에 있는 봉침을 놓는 한의사에게 가서 그 이야기를 하였더니, 별 말이 없이 계속하여 침을 맞으라고 한다. 대구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는 집안사람에게 전화로 그런 이야기를 하였더니, 그사람이 알기로는 봉침을 계속하여 맞는 것이 아니라, 5,6주 맞다가는 한두 달 쯤 쉬었다가 맞는 것이 좋고, 또 머리 부분에 침을 놓는 것은 웬만한 노련한 의사가 아니면 꺼리는 일인데, 혹시 그 의사는 “봉침 주사약의 농도를 낮게 해서 사용하면서 늘 오라고 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노련한 분인지?” 알고 싶어하였다. 지금 까지 반년이상을 봉침을 맞았는데, 왼 쪽 귀가 다시 곪지 않은 것은 그 덕인 것 같으나, 청력에는 확연한 차도가 없으니 매우 답답하다.
몇일 동안 22. 산화 비䷕궤, 23. 산지 박䷖궤, 24.지뢰 복 ䷗궤. 25. 천뢰 무망䷘궤까지 읽었다.
22. 산화 비 賁䷕궤. 내괘의 밝음과, 외괘의 머무름이 합하여 인간 세상의 질서를 잡아주는 “예”를 상징하는 괘라고 한다. “賁”는 이 주역의 괘를 읽을 때 “비”라고 읽는 것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분”으로 읽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하영삼의 《한자어원사전》에서는
패貝가 의미부 이고, 훼卉가 소리 부로서, 조개를 이용하여 꽃처럼 아름답게 만든 장식을 말하며, 아름다운 광체가 나는 모양을 뜻하기도 한다. 또 크다는 뜻으로 쓰이며, 흙 토가 더해진 분墳과 같이 써 간책이나 전적을 뜻하기도 한다.-301쪽.
고 하였고, 《왕력고한어자전》에서는 이 글자를 주역의 궤의 이름으로 읽을 때는 bi(비)로 읽으나, 옛 주석에 보면fen(분) 으로 된 주석도 있다고 하였다.-1324쪽. 그러나 위에 나온 사전 설명을 보면, 아마 이 자의 원 발음은 아주 옛날에는 “붸” 같이 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히려 “비”에 더 가까울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이 궤의 대상전에 나오는 “관호천문觀乎天文하여 이찰시변以察時變하며 관호인문觀乎人文하여 이화성천하以和成天下하나니라”는 말에서 요즘 흔히 사용하는 “인문人文”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23. 산지 박剝䷖ 궤와 24. 지뢰 복復 ䷗궤는 서로 도전 괘로서, 앞의 것은 사물이 쇠락하는 9월에 해당하고, 뒤의 것은 사물이 동지 뒤에 소생하기 시작하는 11월 나타낸다고 하니 재미있다. 다음에 나오는 25. 천뢰 무망无妄䷘ 궤와 26. 산천 대축大畜䷙ 궤도 역시 서로 도전 궤인데, 앞의 것은 허위적이거나 가식적이지 않는, 모든 것이 진실로 돌아가는 것을 나타내고, 뒤의 것은 온 힘을 다해서 정도를 축적하여 가는 도리를 설명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