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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락헌 한시초
고병익 지음|강성위 옮김|고혜령 엮음|152×215×24mm|288쪽
22,000원|ISBN 979-11-308-1432-2 03810 | 2019.5.19
■ 도서 소개
탁월한 식견으로 생을 관조한 고병익 박사의 유고집
전 서울대 총장 고병익 박사의 두 번째 한시집인 녹촌사화집 『여락헌 한시초』가 <푸른사상 창작 한시선>으로 간행되었다. 주로 생애 말기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유고집에는 인생과 사회에 대한 작가의 철학과 소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목차
서문 _ 조 순
엮은이의 말:고병익 박사의 두 번째 녹촌사화집(鹿邨詞華集)을 내며 _ 고혜령
1부 살아가며, 생각하며
碧史贈送一本韻書 以示勸余參與詩社之意 余感深 强作一絶(벽사께서 운서(韻書) 한 권을 보 내어 내게 시사(詩社)에 참여하기를 권하기에 내 심히 감동하여 억지로 절구 한 수를 짓다)
雨日下午 自高樓事務室 倚窓俯瞰德壽宮(비 오는 날 하오에 고층 사무실에서 창에 기대 덕 수궁을 굽어보다)
春日閑閱新刊諸書(봄날에 새로 나온 책들을 한가하게 들춰 보다)
閑日偶成 用朱子春日偶作詩韻(한가한 날에 우연히 지은 시-주자의 「춘일우작(春日偶作)」시 의 운을 사용하다)
秋日坐淸溪山下硏究室(가을날 청계산 아래 연구실에 앉아)
歸葬從君柄甲于故山 車中口占(종제(從弟) 병갑을 귀장(歸葬)하러 고향에 갈 때 차 안에서 입 에서 나오는 대로 읊다)
晩習作詩(늘그막에 작시(作詩)를 익히며)
訣別舊車(헌 차와 결별하며)
乙亥正月 見聘于日本九州 行講演(을해년 정월 일본 큐슈로부터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하러 가다)
參聯合國敎科文會議 聽其年次報告(유네스코 회의에 참석하여 그 연차 보고를 듣다)
初訪南山正道市政委事務室(남산의 ‘바른시정시민위원회’사무실을 처음으로 찾아)
學術院將行會長選擧而諸友勸余出馬(학술원에서 회장 선거를 하려는데 여러 벗들이 내게 출마를 권하기에)
電視器上 氣象圖(텔레비전의 기상도)
偶訪市內書肆(우연히 시내 서점을 찾다)
人間複製 成功在邇云(인간 복제 성공이 가까이에 있다기에)
郊外寺刹 戱題(교외 사찰에서 장난삼아 짓다)
入病院 受內視鏡檢査(병원에 가서 내시경 검사를 받다)
吾家近處出現一樓屋內體鍊場 余亦定期往行體鍊(집 근처에 실내체육관이 생겨 나도 정기 적으로 체력단련을 하다)
晩受水泳講習(만년에 수영 강습을 받으며)
搬移書冊(책을 옮기다)
春遊(봄나들이)
奉送從兄柄璿靈輀歸故山(종형 병선의 영구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내며)
成均建學六百周年(성균관 건학 6백주년)
新羅王京東川洞條坊址發掘現場(신라 왕경 동천동 조방터 발굴 현장)
讀白樂天長恨歌(백낙천의 「장한가」를 읽고)
大阪 東洋陶磁美術館 李秉昌翁所藏陶瓷器 寄贈展示式典(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에 이병 창옹이 소장한 도자기를 기증하여 전시하는 식전에서)
汝矣島公園(여의도공원)
別汝矣島(여의도를 떠나며)
狎鷗亭洞 新寓書齋(압구정동 새 집 서재)
平地落傷當夜蒙手術(평지에서 낙상하여 당일 밤에 수술을 받다)
某大學病院(모 대학병원)
觀劇(연극을 보고)
母校卒業式場(모교 졸업식장)
出演于電視節目(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祝婦兄金重煥翁結婚七十周年之宴(처남 김중환옹의 결혼 70주년 잔치를 축하하며)
正初家族會集(정초에 가족들이 모이다)
澗松四十周忌紀念 所藏名品展(간송 40주년을 기념하는 소장 명품 전시회)
湖岩美術館藏謙齋老柏圖 該館嘗作複製大軸 余亦受贈一本(호암미술관이 겸재의 <노백도> 를 소장하고 있다. 이 미술관에서 일찍이 복제하여 큰 두루마리를 만들었는데 나 도 한 본을 기증받았다)
明知大厦 開設 ‘太平館舍廊房’(명지빌딩에 ‘태평관사랑방’을 개설하다)
登六三大厦四望(63빌딩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다)
遊觀平澤愛乙智電子工場(평택에 있는 LG전자 공장을 둘러보고)
中國版畵五十年展 揭幕於果川現代美術館(중국판화 50년전을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제막 (除幕)하다)
盈德郡 牧隱文化祭(영덕군 목은문화제)
聞巷間有俗謠 其詞曰‘四五停五六盜’(항간에 속요가 있는데 그 가사에 ‘사오정 오륙도’가 있다는 걸 듣고)
颱風一過(태풍이 한번 지나가다)
受白內障手術(백내장 수술을 받다)
手術後 覺有顯效感作一律(수술 후에 뚜렷한 효험이 있는 것이 느껴져 율시 한 수를 짓다)
喘息掩襲(천식이 엄습하다)
輸血(수혈)
月田畵伯九旬展 呼兒駛車欲往賞 藝術殿堂無其事 凍風吹裡 嘆老妄(월전 화백의 구순 전 시회라 가서 보고 싶어 아이를 불러 운전을 시켰는데 예술의 전당에는 그 일이 없고 언 바람이 마음속으로 불어와 노망을 탄식하며)
2부 정치와 사회를 보며
觀大統領就任式場(대통령 취임식장을 보며)
新政出帆94(신정부 출범)
北京南北會談 北韓代表(북경 남북회담 때의 북한 대표)
選擧運動(선거운동)
前任兩大統領 被鞫受重刑宣告(두 전임 대통령이 심문을 당한 뒤 중형을 선고 받다)
北韓慘狀(북한 참상)
見韓日蹴球戰觀衆熱氣有作(한일 축구전의 관중 열기를 보고 짓다)
丁丑臘 大選結果(정축년 섣달 대선 결과)
逢經濟大亂 撤高爾夫戱(경제 대란을 만나 골프를 그만두다)
一世喧論金剛山觀光事(온 세상이 금강산 관광 사업을 시끄럽게 논하다)
雪日 電視器中 觀國會聽問會(눈 내리는 날에 텔레비전으로 국회 청문회를 보다)
南北頂上會談(남북정상회담)
離散家族相逢 期約于八一五以前(8⋅15 이전에 이산가족 상봉을 기약하다)
南北離散家族 迭赴相逢(남북 이산가족이 번갈아 나아가 만나는 걸 읊다)
讀西方人士北韓紀行文(서방인사의 북한 기행문을 읽고)
南北頂上會談一週年(남북정상회담 1주년)
憂北域(북녘 땅을 걱정하며)
聞國家信用等級上昇(국가신용등급이 상승했다는 것을 듣고)
朴世理獲得全美婦女高爾夫選手權(박세리가 전미여자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다)
崔京周優勝於全美高爾夫賽(최경주가 전미골프대회에서 우승하다)
電視器中 觀世界杯蹴球賽(텔레비전을 통해 월드컵대회를 보다)
薛比亞軍 監禁甫斯尼女性 且集團凌辱 以强要産生非回敎徒兒 聞之不禁嗟嘆(세르비아 군 인들이 보스니아 여성을 감금하고 또 집단으로 욕을 보여 비회교도 아이를 낳도록 하 였는데 이를 듣고 탄식을 금할 수 없어)
舊蘇航空母艦閔斯克等二隻 曳至于韓國南岸 將被解體云(구소련 항공모함 민스크호 등 2 척이 한국 남해안으로 끌려왔는데 장차 해체될 것이라기에)
美紐育市自殺爆破慘變(미국 뉴욕시 자살 폭파 참변)
布什美統領聲明(부시 미국 대통령의 성명)
美國侵爆伊拉克國首都 戰禍尤甚(미국이 이라크의 수도를 폭격하였는데 전쟁 피해가 더없 이 심하였다)
德國經濟情況(독일의 경제 상황)
3부 느낌에 따라
閏月 造夫婦壽衣(윤달에 부부의 수의를 만들다)
屛風(병풍)
戱題新曆(새 달력을 재미삼아 읊다)
驚蟄日 登冠岳 是日爲余之七十生朝(경칩 날에 관악에 올랐는데 이날은 나의 일흔 번째 생일)
自樂(스스로 즐거워하다)
初雪(첫눈)
春氣(봄기운)
老懷(늙어서의 회포)
回憶七十生平(70년 생애를 회억하며)
雪景朝望(아침에 설경을 바라보며)
病臥數月 寄鄕友(병으로 몇 달을 누워 있다가 고향 친구에게 부치다)
憶少年時 暮夜獨歸事(소년 시절에 저녁에 홀로 집으로 돌아가던 일을 회억하며)
偶感(우연한 감회)
晦日 戱題(섣달 그믐날에 재미삼아 짓다)
春雨乍霽 起看庭花(봄비가 잠깐 개어 일어나 뜰의 꽃을 보다)
夜半 起望漢江夜景(한밤중에 일어나 한강 야경을 바라보다)
早春(이른 봄)
春愁(봄 시름)
感懷(감회)
己卯新正(기묘년 신정)
晩夏休日獨坐(늦여름 휴일에 홀로 앉아)
餞二十世紀(20세기를 보내며)
冬節休日 適値余喜壽前日 下午獨坐(겨울철 휴일, 때마침 내 희수 전날을 맞아 하오에 홀 로 앉아)
造花(조화)
老懷(늙은이의 회포)
七十八歲生朝 記老年樂事(78세 생일날에 노년의 즐거운 일을 적다)
辛巳元朝(신사년 설날 아침에)
秋天 連日快晴(가을날이 연일 쾌청하여)
老懷 二絶(노년의 회포 2절)
新正 漸失歲首之義(신정이 점차 새해 첫날이라는 뜻을 잃다)
正初書懷(정초에 회포를 적다)
文珠蘭(문주란)
小文珠蘭(작은 문주란)
夢遊南太平洋(꿈에 남태평양에서 노닐다)
街頭春信(거리의 봄소식)
補聽器(보청기)
病院臥床卄餘日 退院歸家(병원 침상에서 20여 일을 누워 있다가 퇴원하여 집에 돌아오다)
盛夏炎天 繁華街風景(한여름 더운 날 번화가의 풍경)
八旬生朝(팔순 생일)
年末年始 外遊多次(연말연시에 여러 차례 외국 나들이를 하다)
漢陽春興(서울의 봄 흥취)
曉窓無眠(창이 밝아 오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서)
臥想雨後淸溪山(누워서 비 온 뒤의 청계산을 상상하다)
耳漸聾(귀가 점차 안 들리게 되다)
老樂(늙어가는 즐거움)
八十自悼(여든에 스스로를 애도하다)
4부 고향길, 여행길
正初踰鳥嶺(정초에 조령을 넘다)
正初還鄕車中(정초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鄕山時祀 當日往還(고향 시사에 당일로 다녀오다)
歸鄕(고향에 돌아와)
南行車中(남쪽으로 가는 차 안에서)
夏日 遊西海大阜島 見干拓事業(여름날에 서해 대부도에서 노닐다가 간척사업을 보다)
寧海仁良洞(영해 인량동)
扶蘇山下 白馬江(부소산 아래의 백마강)
夜遊鏡浦海邊(밤에 경포 해변을 노닐며)
杆城海岸(간성 해안)
陳富嶺 斡布斯休養地(진부령 알프스 리조트)
梁山通度寺(양산 통도사)
通度寺 聖寶博物館開館(통도사 성보박물관 개관)
重九日 南歸車中(중양절에 남쪽으로 가는 차 안에서)
金剛詠詩(금강산에서 시를 읊다)
踰寒溪嶺(한계령을 넘다)
密陽嶺南樓(밀양 영남루)
鐵路馳行初春山野(기차로 초봄의 산하를 달리다)
白岩溫泉(백암온천)
矗石樓(촉석루)
德川書院(덕천서원)
至月往雪嶽取休養(동짓달에 설악산에 가서 휴양을 하고)
冬日雪嶽戱題(겨울 설악산을 재미삼아 읊다)
飛遊樂(비행기 타는 즐거움)
飛向泰國機上(태국으로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日本鹿兒島紀行(일본 가고시마 기행)
驅車海岸路(해안도로로 차를 몰다)
於日本琵琶湖畔(일본 비와호 호반에서)
五十年前日本級友 會遊于川棚溫泉高爾夫場(50년 전 일본 급우와 가와타나온천 골프장에 서 만나 노닐다)
日本 天滿宮飛梅(일본 텐만구의 비매(飛梅))
夜宿 高野山淸淨心院(밤에 고야산 청정심원(淸淨心院)에서 묵다)
日本 東京客舍 夜聞颱風聲(일본 동경 객사에서 밤중에 태풍 소리를 듣다)
異國發病(타국에서 병이 나다)
罹疾日本(일본에서 병이 나다)
又(또 [일본에서 병이 나다])
‘亞細亞的價値論’講演(‘아시아적 가치론’ 강연)
還國兩旬 病尙未快癒(귀국한 지 스무 날이 되었는데도 병이 아직 시원하게 낫지 않다)
宿福岡 大倉飯店(후쿠오카의 오오쿠라 호텔에서 묵으며)
對馬島(대마도)
中國 飯店咖啡廳(중국 호텔 커피숍에서)
光明頂下 白雲賓館(광명정 아래 백운빈관)
“上有天堂 下有蘇杭”(“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지상에는 소주(蘇州)와 항주(杭州)가 있다”)
杭州 六和塔(항주 육화탑)
蘇州 寒山寺(소주 한산사)
歸國飛機上 遙寄碧史詞兄(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멀리 벽사 사형(詞兄)께 부치다)
中國長江之遊(중국 장강 유람 6수 중 2수)
荊州古城 在江陵(형주고성―강릉에 있음)
湖北平野 馳行新設高速道(호북평야에서 새로 닦은 고속도를 달림)
中國 海南島(중국 해남도)
白日臥想南太平洋裴吉島(대낮에 누워 남태평양 피지섬을 생각하다)
德國 阿爾溪谷 古酒家(독일 아르(Ahr) 계곡 오랜 주점에서)
墨西哥風光(멕시코 풍광)
聯合國 總會(연합국 총회)
旅遊 「立陶宛」國 維爾紐斯市 四絶(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維爾紐斯] 시를 유람하며 절구 4수)
‘文明間對話’國際會議(‘문명간의 대화’ 국제회의)
遊觀郊外特羅介公園(빌니우스 교외의 트라카이 공원을 노닐며 구경하다)
韓立兩國文化交流週間(한⋅리 양국 문화 교류 주간)
過英京空港 長時待期中 夢遇佳人(영국 런던공항에서 장시간 대기 중에 꿈속에서 미녀를 만나다)
柏林郊外高爾夫場行(베를린 교외의 골프장으로 가다)
5부 만남과 헤어짐
曺吳兩敎授來訪(조⋅오 두 교수가 내방하다)
于湖全海宗兄 以絲路紀行詩見示 用蘭社韻和呈(우호 전해종 형이 비단길 기행시를 보여주 기에 난사의 시운을 써서 화답하여 드리다)
和徐苹芳敎授(서평방 교수에게 화답하다)
黃壽永博士 以所著<文武大王東海陵>一書見贈 卽日閱了
嘆大王爲國化龍之遺志 又見著者向其師(又玄)敬承之衷誠切摯
有感而作二首(황수영 박사의 문무대왕 동해릉 한 권을 보내와 그날로 다 읽고는 대 왕이 나라 위해 용이 되리라 한 유지(遺志)에 감탄하고, 또 저자가 그의 스승(우현)을 존 경하고 이어받은 정성이 간절하고 진지한 것을 보고는 감회가 있어 시 두 수를 짓다)
輓李澤植博士(이택식 박사에 대한 만사)
雲甫畵伯(운보 화백)
四溟大師表忠祠(사명대사가 봉안된 표충사)
遠祝今道友信敎授八旬壽筵(이마미치 도모노부 교수의 팔순 잔치를 멀리서 축하하다)
聞現代鄭夢憲會長投身自殺(현대 정몽헌 회장이 투신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聞少泉韓銀總裁辭任寄以一絶(소천이 한국은행총재직을 사임했다는 소식을 듣고 절구 한 수를 부치다)
寄杏坡(행파에게 부치다)
祝經洲回甲(경주의 회갑을 축하하다)
祝無垠齋金友浩吉回甲(벗 무은재 김호길의 회갑을 축하하다)
同蘭社諸友 遊加平縣里溪谷(난사의 여러 벗들과 함께 가평의 현리 계곡을 유람하다)
祝碧史就任民族文化推進會長(벽사께서 민족문화추진회장에 취임한 것을 축하하다)
送碧史夫妻遊歐洲(유럽 여행을 가는 벽사 부처(夫妻)를 전송하다)
祝少泉被選江陵國會議員(소천이 강릉시 국회의원에 선출된 것을 축하하며)
祈經洲快癒(경주의 쾌유를 빌며)
祝賀玄洲回婚宴(현주의 회혼례를 축하드리며)
和碧史慰問詩(벽사의 위문시에 화답하다)
祝慕何出版記念會(모하의 출판기념회를 축하하며)
贈別碧史離任民族文化推進會長(민족문화추진회 회장직에서 떠나는 벽사에게 작별하며 준 시)
迎入少泉就任民族文化推進會長(소천이 영입되어 민족문화추진회장에 취임하다)
讀碧史退里十八詠(벽사의 「퇴리십팔영」을 읽고)
碧史兄 寄詞二闋來 [浪淘沙 搗練子](벽사 형이 사 두 편을 보내오다 [(사패는) 「낭도사」와 「도련자」였다])
次韻和慕何見寄一絶(모하가 보내준 절구 한 수에 차운하여 화답하다)
6부 가벼운 차림으로
高爾夫球技(골프 치기)
尋龍坪遊覽地 見隣近橫溪村有新築高樓(용평 리조트를 찾았다가 인근의 횡계 마을에 신축 중인 고층건물을 보고서)
休日登冠岳(휴일에 관악을 오르다)
初夏 與兒時同學諸君 往會於山中遊園地(초여름에 어릴적 친구들과 산속 유원지에서 모이다)
南漢山城(남한산성)
北漢山城(북한산성)
四月遊三淸公園(4월에 삼청공원에서 노닐다)
冠岳山 山林浴路(관악산 산림욕길)
二月漢陽高爾夫場(2월에 한양컨트리클럽에서)
初夏登山(초여름에 산에 올라)
冬日病餘 試步漢江邊(겨울에 병을 앓고 난 뒤 시험 삼아 한강변을 걷다)
病疹近一年 不能作高爾夫戱 今始訪漢陽球場 來客犇集而婦女居半(대상포진을 앓느라 근 1 년 동안 골프를 치지 못하다가 이제야 비로소 한양컨트리클럽을 찾았더니 놀러온 객 들이 앞다투어 모여 있었는데 부녀자들이 거의 절반이었다)
碧史掛電 要余共賞北漢雪景 余欣然往赴 車中有作一首(벽사가 전화를 걸어 나에게 북한산 설경을 함께 구경하자고 하기에 내가 기뻐하며 가는 차안에서 시 한 수를 짓다)
淸明日下午 雨中散策於汝矣島江邊(청명 날 오후에 빗속에서 여의도 강변을 산책하며)
早登冠岳 到戀主庵(일찍이 관악산에 올라 연주암에 이르다)
炎天下午 往訪碧史于民族文化推進會 適不在座 因而聊尋僧伽寺溪谷(더운 날 하오에 민족 문화추진회로 가서 벽사를 방문하였으나 때마침 자리에 없었다. 인하여 승가사 계곡 을 찾다)
豪雨霽後 觀漢江洪水(호우가 갠 뒤 한강의 큰물을 보며)
冠岳秋陽(관악산의 가을햇빛)
夜遊(밤나들이)
果川 山林散步路(과천 삼림욕 산책로)
久旱 登大母山(오래도록 가물 때 대모산을 오르다)
再登淸溪山玉女峰(다시 청계산 옥녀봉에 오르다)
久闊之餘 遊漢陽高爾夫毬場(오랫동안 적조했던 나머지 한양골프장에서 놀다)
昆池岩高爾夫會(곤지암 골프 모임)
[附錄] 見贈詩⋅見遺詩([부록] 견증시⋅견유시)
蘭社 入社 歡迎(난사 입사 환영)
■ 玄洲 金東漢(현주 김동한) 歡迎鹿邨入蘭社(녹촌이 난사에 들어온 것을 환영하며)
■ 杏坡 李龍兌(행파 이용태) 鹿邨先生詩(녹촌선생 시)
交遊(교유)
■ 碧史 李佑成(벽사 이우성)
余連日委臥順天鄕病院 鹿邨先送一蘭盆因踪而至(내가 며칠을 연이어 순천향병원에 누워 있었는데 녹촌이 먼저 난초 화분을 하나 보내주더니 잇따라 화분이 오다)
聞鹿邨自中國歸 以詩寄懷(녹촌이 중국으로부터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시로 내 마 음을 부치다)
鹿邨以陳寅恪詩集見贈(녹촌이 진인각시집을 주다)
鹿邨至 同登僧迦寺(녹촌이 와서 함께 승가사에 오르다)
訪鹿邨于中央病院 以七言一絶慰之(중앙병원에 있는 녹촌을 방문하여 한 수의 칠언절 구로 그를 위로하다)
■ 玄洲 金東漢(현주 김동한) 屬鹿邨(녹촌에게 부치다)
■ 慕遐 李憲祖(모하 이헌조) 奉寄鹿邨先生(녹촌선생에게 삼가 부치다)
挽詩(만시)
■ 慕何 李憲祖(모하 이헌조) 輓鹿邨先生 二絶(녹촌선생 만시 절구 2수[自譯])
■ 少泉 趙淳(소천 조순) 輓鹿邨先生(녹촌선생 만시)
■ 杏坡 李龍兌(행파 이용태) 輓鹿邨先生(녹촌선생 만시)
■ 向川 金容稷(향천 김용직) 拜輓鹿邨高柄翊總長(삼가 녹촌 고병익 총장 영전에[自譯])
■ 玄洲 金東漢(현주 김동한) 挽鹿邨高博士(녹촌 고박사 만시)
■ 石霞 金宗吉(석하 김종길) 哭鹿邨兄(녹촌 형을 곡하며)
■ 少南 李宗勳(소남 이종훈) 挽鹿邨高柄翊總長(녹촌 고병익 총장 만사)
■ 碧史 李佑成(벽사 이우성) 哭鹿邨兄 二絶(녹촌 형을 곡하며 절구 2수[自譯])
追慕(추모)
■ 碧史 李佑成(벽사 이우성)
江南鴨鷗亭洞 追懷鹿邨(강남 압구정동에서 녹촌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夢鹿邨過余 示其所作詩 旣覺 不能記其句 悲感交至(꿈에 녹촌이 내게로 와서 그가 지 은 시를 보여주었는데 깨고 나니 그 시구를 기억할 수가 없어 서글픈 감회가 교대로 다가오다)
路過聞慶 追憶鹿邨(길이 문경을 지나기에 녹촌을 추억하며)
鹿邨高柄翊兄 二絶(녹촌 고병익 형 절구 2수)
弟子(제자)
■ 韶軒 李成珪(소헌 이성규) 思芸人先生之恩德(운인선생님의 은덕을 생각하며[自譯])
역자 후기 _ 강성위
■ 지은이 소개
고병익(高柄翊, 1924~2004)
경북 문경 출생. 호 芸人, 鹿邨, 眺觀齋, 雨果, 余昔老人, 與樂堂.
일제하에서 휘문중학, 후쿠오카고등학교, 동경제국대학을 거쳐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 독일 뮌헨의 막시밀리안대학 철학박사. 연세대, 동국대 교수 역임. 서울대학교 사학과 교수로서 문리과대학 학장, 서울대학교 부총장, 서울대학교 총장을 역임함. 또 한 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방송위원장, 민족문화추진회 이사장,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 학술원 회원으로 있으면서 학술원상, 위암장지연상, 용재학술상 등을 수상하고 금관문화훈장을 받음. 저서로는 『동아교섭사의 연구』(1970), 『동아시아문화사논고』(1998) 등의 학술서와 『아시아의 역사상』(1976), 『동아사의 전통』(1976), 『동아시아의 전통과 변용』(1996) 등의 사론집, 『망원경』(1974), 『선비와 지식인』(1985), 『세월과 세대』(1999) 등의 수필집과 세상을 떠난 후에 간행된 한시집 『眺山觀水集』(2013)이 있음.
■ 옮긴이 소개
강성위(姜聲尉)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음. 경희대학교 연구박사, 서울대학교 중국어문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을 역임하고 현재 태헌고문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한시 창작과 한시 번역을 지도하는 중임. 『漢文辭書한글音順索引』외 6권의 저서와『完譯 杜甫律詩』(공역) 외 17권의 역서가 있으며, 『술다리[酒橋]』외 2권의 창작 한시집이 있음.
■ 엮은이 소개
고혜령(高惠玲)
경북 문경 출생. 호 蕙史.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를 나와서 이화여고 교사로 재직.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음.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편사부장을 역임하고, 한국고전번역원 이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경기도 문화재위원을 역임함. 저서로는『고려후기 사대부의 성리학 수용』, 『청백리 하정 유관 평전』, 『꺼진 등에 불을 켜라-한국 최초 여성 문학사 김란사』등이 있음.
■ 출판사 리뷰
요즈음에는 창작 한시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하여 전 서울대 총장 고병익 박사가 ‘한시 짓기’를 취미로 삼아 남긴 400수가 넘는 많은 양의 한시는 이 시대의 귀중한 사료가 된다.
자신을 스스로 ‘여석노인’이라 칭하면서 남은 삶을 관조하며 지어낸 한시에는 인생과 사회 전반에 대한 작가의 소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상과 정치·사회·경제, 자연, 여행, 교우 등 삶의 면면을 소재로 하여 일기처럼 풀어낸 시에는 작가의 호흡이 깊게 배여 있다.
한 구절 한 구절 작가의 숨결을 따라 작품에 담긴 철학과 사상, 정신을 읽어 내는 것이 한시를 읽는 묘미일 것이다. 난초의 향기를 즐기며 삶에 대한 흥취를 노래했던 탁월한 견식의 소유자 녹촌 선생의 한시를 음미해 보자.
■ '엮은이의 말' 중에서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던 해인 2013년, 생애 마지막 시기에 평생 처음으로 심취하셨던 취미생활 ― 한시 짓기 ― 의 결과물을 가지고『眺山觀水集』을 펴냈다. 한시를 원문만 간행하는 것은 극소수의 한시 애호가를 위한 것이고, 자료적인 성격을 갖는 것일 뿐 대중을 위한 배려는 아니라는 게 당시의 중론이었다. 이 때문에 국역을 하기로 결정하였지만, 막상 400수가 넘는 많은 시 가운데서 한책 분량의 한시를 선별하는 것도 至難한 일이었다. 다행히 한시 작가이자 번역 전문가인 姜聲尉 박사가 번역을 맡기로 하고, 난사 동인이셨던 김용직 교수님께서 감수해 주셔서 100여 수의 시를 수록한 鹿邨詞華集 眺山觀水集을 펴내게 되었다.
아직 남은 시가 약 300여 수…… 1차로 한시집을 간행한 후에 강성위 박사가 나머지 번역 작업을 끝낸 것이 그 다음 해이니 벌써 4년 전의 일이다. 이제 남은 한시를 정리하여 두 번째 鹿邨詞華集을 간행하게 되었으니 묵은 숙제 하나를 끝내는 셈이다.
두 번째 한시집의 제목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가 우선 고민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님의 유품들을 정리하는 도중에 몇몇 장의 친필 메모들을 발견하였는데, 재미있는 쪽지가 나와 읽어보게 되었다. 1986년에 늘 교유하며 지내시던 사학계 학자들에게 새 호를 짓고 여기에 「號說」을 붙여 보내신 것이었다.
말이 나온 김에, 아버님은 주로 고향 鹿門里에서 따온 녹촌(鹿邨)이라는 호를 가장 일상적으로 쓰셨지만, 때론 自號를 지어 즐기기도 하셨다. 초기에는 운인(芸人)이라는 호를 쓰셨는데, 동양사학계의 태두이자 스승이셨던 東濱 金庠基 선생님께서 지어주신 것으로 기억된다. 芸人이란 김 매는 사람, 곧 학자로서의 삶을 지향하는 아버님의 뜻에 어울리는 호였다. 그러나 ‘芸’자를 일반인들이 자주 예(藝)의 약자로 읽어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하여 자연스럽게 ‘운인’보다는 ‘녹촌’을 더 자주 사용하게 되신 듯하다.
첫 번째 시집『眺山觀水集』의 편집 체제는 특정한 주제로 나누지 않고, 작품이 지어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었다. 이번 두 번째 시집에서는 지루함을 피하기 위하여 주제별로 분류해 보았다. 먼저 일과 생활과 관련된 시들, 정치나 사회 세태를 보며 느낀 글들, 사색과 명상들, 국내 여러 곳을 다니면서, 그리고 국제회의로 해외 여러 나라를 다닐 때의 느낌들, 교유한 인물들 등으로 분류해보았지만, 궁극적으로는 뚜렷한 구분은 되지 못하고 편의를 따른 장절 구분 정도가 되어버린 듯하다. 마지막에는 교유하신 분들이 아버님을 위해 지으신 시들을 모아 부록으로 엮어 보았다.
전체적으로 70세부터 80세에 이르는 만년 시기의 작품이기 때문에 老悔, 老樂, 自樂 등 인생을 관조하는 주제의 시가 많았는데 “與樂軒”이라는 호를 사용하기로 한다고 한 시편도 있었다. 여기에서 착안하여 고심 끝에 두 번째의 시집 제목을『與樂軒 漢詩抄』로 하게 되었다.
■ '서문' 중에서
녹촌(鹿邨) 고병익(高柄翊) 선생은 학문적으로는 동양사 및 그 인접 분야에서 국내외에 명성을 떨친 석학(碩學)이었고, 천성적으로는 활달하고 소탈한 대인(大人)의 풍모가 넘치는 분이었다.
높은 시상(詩想)으로 평측(平仄)의 음률에 맞추어 읊은 녹촌선생의 한시는 처음부터 대단히 좋았다. 어떤 의미로는 녹촌선생은 타고난 한시인이었다. 유속(流俗)에 오염되지 않는 선생의 천품은 한시와 잘 어울리는 면이 있다고 보였기 때문이다.
“시는 언지야(言志也)”라는 말이 있듯이, 제대로 된 시에는 작가의 사유 내지 철학이 함축되어 있는 것이 상례이다. 녹촌선생은 탁월한 견식을 가진 분으로서, 선생의 한시에는 인생과 사회에 관한 선생의 철학, 기대, 포부 등이 배어 있을 것이다.
― 조 순(趙淳,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전 부총리)
■ 책 속으로
自樂(스스로 즐거워하다)
掛冠閑適少艱危 사직하고 한적하게 사니 어려움도 위태함도 없지만
只恨吟風得句遲 풍월을 읊는 시구 얻는 게 더딤이 한스러울 따름
何事晩來徵召懇 무슨 일로 늘그막에 나를 간절히 부르는 것일까
翁嫌華駟樂驢騎 이 노인은 화려한 수레 싫고 나귀 타는 게 좋은데
1994.7.16.
夜遊鏡浦海邊 九月一日(밤에 경포 해변을 노닐며 -9월 1일)
漁火連珠作海英 고기잡이배 불빛 구슬처럼 이어져 바다꽃이 되었고
湖邊不夜酒街成 호숫가는 불야성 주점 거리가 되었구나
殘炎逞暴人聲亂 늦더위가 기승이라 사람 소리 소란한데
古澤秪存鏡月名 오랜 호수엔 그저 ‘거울 같은 달’이름만 남았구나
1997.9.25.
和徐苹芳敎授(서평방 교수에게 화답하다)
徐敎授中國社會科學院考古硏究所長 吾兩人時時相逢于絲綢之路探査諮問
會議席上 近日以五言一首見寄 余以此和之
서교수는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소장이다. 우리 둘은 비단길 탐사
자문회의 석상에서 이따금 만났는데 근자에 오언시 한 수를 부쳐왔기에
내가 이 시로 화답하였다.
絲路迢迢萬里程 비단길은 멀고도 먼 만 리의 여정,
綠洲隨處雪川淸 녹주가 가는 곳엔 눈 녹아 맑은 냇물
與君歡晤旋爲別 그대와 기쁘게 만났다 바로 작별하여
耳畔琅琅笑語聲 귓전에 낭랑한 그대 웃음 섞인 말소리
199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