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리파Godhuripa, 새잡이꾼 ✨🙏
“내·외 모든 현상을 마음으로 인식하고,
마음의 본성이 빛임을 알아차리며,
깨어있을 때나, 잠잘 때나, 꿈꿀 때나, 명상할 때
법신(法身) 가운데 머물러
나는 완전한 불각(佛覺), 즉 부처를 이루었다.”
고두리파(Godhūripa)는 디수나가르 출신으로 본래 새잡이꾼이었다.
어느 날 그는 숲속에서 작은 새들을 잡아 시장에 내다 팔려고 그물을 치고 있었다. 그때 탁발하러 마을로 향하던 한 요기(수행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요기는 그물이 가득 찬, 힘없이 갇혀 있는 작은 새들을 보고는 고두리파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그리도 잔인한 짓을 하는가?”
고두리파는 대답했다.
“옳지 않다는 걸 잘 압니다. 아마도 과거생에서 지은 수많은 악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폭력적인 일을 생계로 삼고 있는 것이겠지요. 이 비참한 삶이 부끄럽지만, 제가 할 줄 아는 건 이것뿐입니다.”
요기가 말했다.
“이런 업에 매달려 악업을 더 무겁게 쌓는다면, 미래 생은 지금보다도 훨씬 비참해질 게 아니겠는가?”
고두리파는 그 말을 듣고 나무 아래 주저앉아 통곡했다. 그리고 눈이 벌겋게 부어오르도록 울다가 마침내 요기를 올려다보며 간절히 도움을 청했다.
요기가 말했다.
“만약 네가 하나의 수행법(사다나)을 닦을 수 있다면, 그물 속에서 슬픔이 아니라 끊임없는 기쁨을 찾게 될 것이다.”
고두리파는 겸허히 답했다.
“성자께서 저 같은 죄인에게도 연민을 베풀어 주신다면, 제가 어찌 거절하겠습니까?”
그러자 그는 그물 속의 작은 새들을 모두 풀어주었다. 요기는 은혜의 전수를 통해 그에게 입문을 허락했고, 집중 수행법을 가르쳐 주었다.
요기가 말했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새소리에 대한 기억으로 관(觀)하라.
모든 소리와 새소리가 하나가 될 때까지.
네 마음을 꾀꼬리의 고운 노랫소리에 녹여라.
모든 소리가 그 한 소리로 모아질 때,
꾀꼬리의 울음소리 심장부를 꿰뚫어
‘소리 없는 소리’를 찾아라.
그 안에서 소리와, 소리를 듣는 자가
모두 포용하는 허공임을 알게 되리라.”
고두리파는 이와 같이 명상했다. 마침내 모든 소리가 하나의 소리로 융합되어 공(空)과 분리할 수 없게 되었다. 9년의 수행 끝에, 그의 모든 인식의 번뇌가 완전한 침묵 속으로 사라졌고, 그는 마하무드라의 성취(대인연지 siddhi)를 얻었다.
그 후 그는 100년 동안 세상에 남아 중생을 위해 일했으며, 마침내 300명의 제자와 함께 육신 그대로 다키니의 낙원으로 상승하였다.
출처: Buddhist Masters of Enchantment. The Lives and Legends of the Mahasiddhas
〈Godhuripa, The Bird Catcher〉, p.157
Keith Dowman 번역 / Robert Beer 그림
번역자의 서문에서
탄트릭 불교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것은 바로 그 전통을 세운 대성취자들의 삶이다. 티베트 문헌 속 방대한 자료 가운데 *『84마하싯다 전기(傳)라는 독특한 텍스트가 있다. 이는 인도 학자 아바야닷타 스리가 구전으로 전하고, 12세기 티베트 번역가 몬둡 셰랍이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불교가 인도에서 사라지기 직전의 일이다.
이 전기들은 인도 탄트라 전통의 정신과 요가·명상의 본질을 보여줄 뿐 아니라, 입문하지 않은 자들의 눈으로부터 그 비밀을 감싸주는 신화적 그물망을 드러낸다.
그러나 탄트라 불교의 보편적이고 실천적인 요소가 동양에서 서양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인도의 난해하고 고대적인 문화적 맥락은 이해에 큰 장애가 된다. 따라서 우리는 문자 그대로의 티베트 번역을 옮기되, 각 전기에서 문화적 차이를 넘어선 인간적 요소와 탄트라 수행의 원리를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부분은 생략했고, 모호한 묘사는 풀어 설명했으며, 몇몇 전기에서는 이야기의 전개를 조금 수정하기도 했다. 전기의 수는 84편에서 54편으로 줄였지만, 각 이야기의 핵심인 스승이 제자에게 전하는 비밀 가르침의 게송은 최대한 원래의 뜻에 충실하게 옮겼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전기의 난해함을 덜어내고, 마하싯다다 철학의 핵심인 비이원성과 공(空)을 이해할 수 있는 보다 열린 맥락을 제공하고자 했다.
— 키스 다우만 Keith Dow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