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화엄경 강설 47】 2
3) 왕궁에 탄생하다
佛子야 一切諸佛이 一切善業이 皆已淸淨하며 一切生智가 皆已明潔하사대 而以生法으로 誘導群迷하사 令其開悟하야 具行衆善하야 爲衆生故로 示誕王宮하며
“불자여, 일체 모든 부처님이 일체 착한 업(業)이 이미 청정하였고 일체 나는 지혜가 이미 깨끗하여졌으나, 나는 법으로 여러 미혹한 이들을 인도하여 깨닫게 하며 여러 가지 착한 일을 행하게 하며 중생을 위하여서 왕궁에 탄생함을 보이느니라.”
一切諸佛이 於諸色欲宮殿妓樂에 皆已捨離하사 無所貪染하며
“일체 모든 부처님이 모든 물질과 욕망과 궁전과 춤과 음악을 다 이미 여의어 탐하거나 물들지 아니하느니라.”
常觀諸有가 空無體性하야 一切樂具가 悉不眞實하며 持佛淨戒하야 究竟圓滿하며
“모든 있는 것이 공(空)하여 자체의 성품이 없고 일체 향락의 기구가 진실치 않음을 항상 관찰하며, 부처님의 청정한 계율을 지니어 끝까지 원만케 하느니라.”
觀諸內宮의 妻妾侍從하고 生大悲愍하며 觀諸衆生의 虛妄不實하고 起大慈心하며 觀諸世間이 無一可樂하고 而生大喜하며 於一切法에 心得自在하야 而起大捨하며
“모든 내궁(內宮)의 처첩과 시종들을 보고는 크게 어여삐 여기는 마음을 내고, 모든 중생들이 허망하여 진실치 아니함을 보고는 크게 사랑하는 마음을 내고, 모든 세간(世間)이 하나도 즐거울 것이 없음을 보고는 크게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일체 법에 마음이 자재함을 얻고는 크게 버리는 마음을 내느니라.”
▶강설 ; 부처님은 왕궁에 탄생하면서 이미 중생을 위한 육바라밀의 마음과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인 사무량심(四無量心)을 일으킨 것이다.
사무량심(四無量心)이란 한없는 중생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의 네 가지다. 자무량심(慈無量心)은 무진(無瞋)을 체(體)로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마음이다. 처음은 자기가 받는 낙(樂)을 남도 받게 하려고 뜻을 두고, 먼저 친한 이부터 시작하여 널리 일체 중생에게까지 미치게 하는 것이다.
비무량심(悲無量心)은 무진(無瞋)을 체(體)로 하여, 남의 고통을 벗겨 주려는 마음이다. 처음은 친한 이의 고통을 벗겨 주기로 하고, 점차로 확대하여 다른 이에게까지 미치는 것이다.
희무량심(喜無量心)은 희수(喜受)를 체로 하여 다른 이로 하여금 고통을 여의고, 낙을 얻어 희열(喜悅)케 하려는 마음이다. 처음은 친한 이부터 시작하여 점점 다른 이에게 미치는 것은 위와 같다.
사무량심(捨無量心)은 무탐(無貪)을 체로 하여 중생을 평등하게 보아 원(怨)ㆍ친(親)의 구별을 두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처음은 자기에게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에 대하여 일으키고, 점차로 친한 이와 미운 이에게 평등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무량이란 것은 무량한 중생을 상대(相對)로 하며, 또 무량한 복과(福果)를 얻으므로 이렇게 이르는 것이다.
具佛功德하야 現生法界하야 身相圓滿하고 眷屬淸淨호대 而於一切에 皆無所着하며
“부처님의 공덕을 갖추고 일부러 법계에 태어나면 몸매가 원만하고 권속이 청정하지만 모든 것에 집착함이 없느니라.”
▶강설 ; 부처님은 왕궁에 탄생하면서 이미 공덕을 갖추고 일부러 법계에 태어나면 몸매가 원만하고 권속이 청정하지만 모든 것에 집착함이 없다.
以隨類音으로 爲衆演說하사 令於世法에 深生厭離하야 如其所行하야 示所得果하며
“여러 종류를 따르는 음성으로 대중에게 연설하여 그로 하여금 세상 법에 대하여 싫어하는 마음을 깊이 내게 하고, 행(行)하는 대로 과보(果報)를 얻게 됨을 보이느니라.”
▶강설 ; 부처님은 왕궁에 탄생하면서 이미 여러 종류를 따르는 음성으로 대중에게 연설하여 그로 하여금 세상 법에 대하여 싫어하는 마음을 깊이 내게 하고, 행하는 대로 과보를 얻게 됨을 보인다.
復以方便으로 隨應敎化하사 未成熟者로 令其成熟하고 已成熟者로 令得解脫하야 爲作佛事하야 令不退轉하며
“다시 방편을 써서 근기에 맞추어 교화하되 성숙하지 못한 이는 성숙케 하고, 이미 성숙한 이는 해탈을 얻게 하며, 그들을 위하여 불사를 지어 퇴전하지 않게 하느니라.”
▶강설 ; 부처님은 왕궁에 탄생하면서 이미 방편을 써서 근기에 맞추어 교화하되 성숙하지 못한 이는 성숙케 하고, 이미 성숙한 이는 해탈을 얻게 하며, 그들을 위하여 불사를 지어 퇴전하지 않게 한다.
復以廣大慈悲之心으로 恒爲衆生하야 說種種法하며
“또 광대한 자비심으로 항상 중생을 위하여 갖가지 법을 설하느니라.”
又爲示現三種自在하사 令其開悟하야 心得淸淨하며
“또 세 가지 자유자재함[三種自在]을 나타내어 그들을 깨닫게 하여 마음이 청정케 하느니라.”
▶강설 ; 부처님은 왕궁에 탄생하면서 이미 광대한 자비심으로 항상 중생을 위하여 갖가지 법을 설하며, 세 가지 자유자재함[三種自在]을 나타내어 그들을 깨닫게 한다. 세 가지 자유자재함[三種自在]이란 사전에 사종자재(四種自在)를 들었다. 네 가지 자유자재한 것인데 보살이 수행하는 지위 중 10지(地)의 제8 부동지(不動地) 이상에 이를 때에 얻는 네 가지 자재다.
① 무분별자재(無分別自在)는 제8지 보살은 억지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것이며,
② 찰토자재(刹土自在)는 제8지 보살은 여러 세계에 마음대로 가서 나는 것이며,
③ 지자재(智自在)는 제9지 보살은 온갖 것을 아는 지혜를 얻어 마음대로 교화하는 것이며,
④ 업자재(業自在)는 제10지 보살은 번뇌 악업에 얽매임이 없는 것이다. 이 사종자재가 경문의 삼종자재에 해당하는지는 상고할 길이 없다.
雖處內宮하야 衆所咸覩나 而於一切諸世界中에 施作佛事하사 以大智慧와 以大精進으로 示現種種諸佛神通하사대 無礙無盡하야 恒住三種巧方便業하나니
“비록 궁전 내에 있음을 여러 사람이 다 보지만 일체 모든 세계에서 불사를 지으며, 큰 지혜와 큰 정진으로 모든 부처님의 갖가지 신통을 나타내 보이기를 걸림 없고 그지없이 하며, 항상 세 가지 교묘한 방편의 업에 머무느니라.”
所謂身業이 究竟淸淨하며 語業이 常隨智慧而行하며 意業이 甚深하야 無有障礙니 以是方便으로 利益衆生이 是爲第三廣大佛事니라
“이른바 몸의 업이 끝까지 청정하며, 말의 업은 항상 지혜를 따라 행하고, 뜻으로 하는 업은 깊고 깊어 걸림이 없으니 이런 방편으로 중생을 이익케 하나니, 이것이 셋째 광대한 불사니라.”
▶강설 ; 부처님은 왕궁에 탄생하여 비록 궁전 내에 있음을 여러 사람이 다 보지만 일체 모든 세계에서 불사를 지으며, 큰 지혜와 큰 정진으로 모든 부처님의 갖가지 신통을 나타내 보이기를 걸림 없고 그지없이 한다. 부처님은 몸의 업이 끝까지 청정하며, 말의 업은 항상 지혜를 따라 행하고, 뜻으로 하는 업은 깊고 깊어 걸림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법으로 짓는 광대한 불사다.
4)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다
佛子야 一切諸佛이 示處種種莊嚴宮殿하사 觀察厭離하야 捨而出家하사 欲使衆生으로 了知世法이 皆是妄想이라 無常敗壞하야 深起厭離하야 不生染着하야 永斷世間貪愛煩惱하고 修淸淨行하야 利益衆生하나니라
“불자여, 일체 모든 부처님이 갖가지로 장엄한 궁전에 있으면서 살펴보고는 싫어서 떠나려는 생각을 내어서 버리고 출가함을 보이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세상법이 모두 허망한 것이어서 무상하게 무너지는 것임을 알고 싫어서 떠나는 마음을 깊이 내어 물들지 않게 하며, 세간의 탐욕과 애착과 번뇌를 영원히 끊어버리고 청정한 행을 닦아 중생을 이익케 하고자 함이니라.”
▶강설 ; 부처님의 출가는 곧 중생들에게 세상사가 모두 무상하다는 것을 보이려는 본보기였다. 부처님이 그랬듯이 일체중생들도 인생사와 세상사가 모두 허망하고 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것이다.
해인사에서 강원에 입방(入榜)하려면 산감이라는 소임을 한 철이상 보아야 했다. 1961년경 산감을 보느라고 삼선암을 지나다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사미니가 고무줄놀이를 하는 것을 보았다. 관광객이 물었다. “어찌하여 출가를 하였소?” “인생이 무상해서요.” 묻는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고 서슴없이 나오는 대답이었다. 수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는 이야기다. 그 스님은 지금도 문수경전연구회에 화엄경 공부하려 다니고 있다. 그렇다. 인생무상이 무엇인지 알든 모르든 무조건 출가는 인생이 무상해서 한 것으로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