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포에 사는 최기종 시인 형이 시집<목포, 에말이요>를 보내왔다. 어제밤부터 본격적으로 읽는데 아침에는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3남1녀 형제 중에 나만 광주에서 태어났고 형님들과 누나는 모두 목포가 고향이다. 외갓집이 또 목포여서 뒷개로 대반동 해수욕장으로 삼학도로 유달산으로 놀러다녔던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목포는 항구다'를 구성지게 부르셨던 돌아가신 아버님도 생각난다. 목포사람이 아니면서 목포살이 삼십육년을 정감어린 사투리를 앞세워 사랑으로 만든 , 목포의 음식, 지명, 역사를 되새기게하는 시집, 참으로 고맙다. 기종이 형, 에말이요 고생허시었고 고맙소!! 목포와 관련된 분들에게 시집을 사서 선물해야겠다. 시 몇편 올린다.
# 최기종시집_목포_에말이요
# 푸른사상시인선_140
목화
최기종
네가 있어서
목원동 골목길이 환해지는구나
행복동 옛 노래도 다시 뜨는구나
목포 바다 거친 파도도 잔잔해지는구나
아리랑고개 고개 쉬어쉬엄 잘도 넘어가는구나
유달산도 고하도도 목포대교도 손을 맞잡았구나
흰옷 입은 사람들 꼬투리 열고 무럭무럭 피어나는구나
에말이요~
목포 사투리로 ‘에말이요~’란 말이 있지. 그 뜻이 뭔고
허니 내 말 좀 들어보라는 것이야. 처음에는 그 말뜻을 몰라
서 어리둥절혔어. 왜 말을 싸가지 없게 그따위로 허느냐고
시비 거는 줄 알았어.
목포 말이 워낙 건조혀서 다짜고짜 얼굴을 들이밀고는
‘에말이요~’ 이러면 가슴이 철렁혔어. 혹여 내가 뭘 잘못헌
건 아닌지 머리를 핑핑 굴려야 혔어. 누군가 등 뒤에서 ‘에
말이요~’ 이러면 흠짓 뒤가 시렸지.
그런디 목포살이 오래 허다 봉게 이제는 ‘에말이요~’란
말이 얼매나 살가운지 몰라. 혹여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도
‘에말이요~’ 이리 부르면 솔깃 여흥이 생기는 거야. 나도
이제 목포 사람 다 되어서 ‘에말이요~’ 아무나 붙잡고 수작
을 부리기도 허는디
목포 사람
목포에 가며는
홍탁에다 갈치속젓만으로도
맹헌 낯뿌닥 솔찬히 불콰혀지는디
찐득찐득헌 낙자발이며 멍게, 해삼, 개불꺼정 디려서는
씹을수록 개미지고 오돌토돌한 감흥이라니
오메! 얼척없당게
머시기도 거시기도 벌벌 살아나서는
거그 허름한 밥짐에라도 반찬이 말이 아니당게
명란, 창란, 밴댕이, 곤쟁이, 어리굴젓에다
입천장 데이는 매생이며 매콤한 바지락이며 홍합탕이며
감태, 청태, 함초, 뽀시래기, 톳, 가사리꺼정 내놓고는
차린 것 없다고 싸게싸게 드시라고 허니
타지에서 오신 분들 눈이 화등잔만 혀지징
목포에 가며는
농어, 숭어, 광어, 우럭, 도다리가 뻐금거리고
문저리도 노래미도 모치도 오도리도 퍼덕거리는디
산낙자, 낙자탕탕이, 초무침, 호롱이, 연포탕이 구성지고
백성의 괴기인 민어회도 좋고 보양식인 민어백숙도 좋고 이따만한 민어찜은 또 어떻고
꽃게무침이며 꽃게찜이며 꽃게탕이며 매콤헌 꽃게비빔밥이며
아. 입안이 얼얼한 아구찜이며 아구탕이여 황시리지짐이며 우럭지리탕꺼정
아심찮다 아심찮다
애말이요 목포에 가서는
푹 삭힌 홍어회가 코를 팩 쏘징
얼큰한 홍어탕에다 동태, 조고탕에다 참복, 쫄복에다 오징어물회로 속풀이허고
갈치구이, 딱돔구이, 전어, 장대구이 잘도 발라 묵으면 목포 사람 다 된 거지
감태 한 점 입에 넣으면 목포 바다가 시퍼렇게 펼쳐지징
병치 한 점 깻잎에다 밥 한술 떠서 마늘, 풋고추, 된장 찍어 쌈 싸 묵으면
그미가 징허기도 그립더만
어떡거나 뿔소라껍질 귀에 대면
파도 소리 바람 소리 멀리서 그대 숨소리까정 들리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