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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목) 선곡내용
1. Barbara
> 참 아름다운 계절, 9월(Quel Joli Temps “Septembre”)
> Anne Sofie von Otter(mezzo), Bengt Forsberg(pf) [3’20]
재기 발랄하면서 육감적인 텍스트, 탁월한 음악적 감각 그리고 깊고 맑은 목소리는 그녀를 좁은 카바레 안에 묶어둘 수가 없었다. 그녀는 새장에 갇힌 검은 독수리와 같았다.
1964년 가을, 뮤직홀 보비노. 브라센스의 공연에 보조출연자로 초빙되어 바르바라는 전반부의 무대에
올랐다. 검은 독수리가 폭발적인 날갯짓으로 하늘을 선회하는 데는 불과 삼십여 분이면 족했다. 몽파르나스의 유서 깊은 공연장은 그날 저녁 피아프를 잇는 디바를 만났다. 객석은 피아프의 환생을 보았다. 새로운 디바는 피아프를 능가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바르바라는 해석하고 연기하는 가수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쓴 텍스트에 자신이 만든 음악을 붙이고 직접 노래하였다. 그녀는 진정한 의미의 샹소니에였다.
[머리말]
프랑스에서 “샹송”(chanson)이란 표현은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한다. 흔히 우리가 샹송이라고 할 때는 구전된 작자 미상의 가락에서부터 방송매체를 통해 방대하게 소비되는 “오늘날의 음악”에 이르는 전체를 아우른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샹송은 일반적으로 “바리에테”()로 불리는 것으로, 1851년 저작권협회가 프랑스에서 결성되고 나서 등장한 상업적 성격의 음악 생산물을 말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샹송은 가사, 음악, 해석이란 세 가지 요소에 기대어 있으며, 이 세 가지의 중요성은 동일하다. 이 세 가지 요소가 특정한 시점에 특정한 계기로 서로 융합하면서 샹송이 탄생하는 것이다. 작품으로서 샹송은 음악과 가사로서 존재하지만, 대중과 접촉하는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의미의 샹송이 태어나는데, 이 과정의 매개자가 바로 해석자, 즉 가수에 해당한다.
샹송은 그 시대를 말한다. 단순히 샹송의 가사가 정치적 사건이나 사회적 환경을 비추어 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모든 대중문화와 마찬가지로 ‘바리에테’ 샹송은 가능한 가장 널리 보급되기 위하여 전략에 맞춰 생산된 상품이다. 샹송은 대중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그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목표 의식 안에서 제작된 것이다. 따라서 샹송은 예술적 생산품인 동시에 사회적 생산물이기도 하다. 한 시대가 생산하고, 유행시키고, 사랑한 샹송 안에는 당대의 사회적 숨결이 오롯이 살아있다. 시대를 풍미한 샹송들을 깊이 읽는 작업을 통해 우리가 당대의 일상과 사회상, 동시대인의 감정 구조, 그들의 욕망과 좌절, 고통과 환희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1895년에서 1925년에 이르는 기간에, 소위 ‘사실적’ 샹송(chansons ralistes)으로 불리는 많은 작품이 등장하면서, 마초적인 남성의 지배 아래에서 고통 받는 여성이 소재의 주된 대상이 되었다. 1930년대에 이르면 많은 샹송에서 익살스럽고 코믹하며 성차별적이면서 반유대주의적 성향이 농후한 가사들이 후렴구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사실 이런 류의 가사들은 프랑스의 오랜 사회적 전통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기간에 샹송은 엄격한 검열을 받는다. 모든 것이 파리로부터 통제받던 이 시기는 전장의 실상을 거의 전달하지 못하였다. 오히려 비참한 참호 전쟁과는 동떨어진 애국적이면서 감상적인 가사만이 전파될 수 있었다. 이어서 1930년대 후반 스페인 내란 기간에 이르면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에 대한 공포와 혐오감 때문에 가사는 더욱더 거짓 평화를 강요한다. 걱정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강한 열망은 전쟁의 공포를 반영하고 있었다. 히틀러의 등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강요하였고 이윽고 소위 “이상한 전쟁”(drole de guerre)이라 불리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프랑스가 굴욕적인 패배를 맛본 다음 검열은 타의로 더욱 심해진다. 전후에는 레지스탕스와 관련된 샹송이 자주 등장하고 이에 대한 검열과 통제가 없는 것은 일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후 벌어진 더러운 전쟁들, 즉 인도차이나 전쟁과 알제리 전쟁은 또 다시 국가의 공공연한 검열을 낳게 하였다.
프랑스에서 샹송의 검열과 통제가 극심하던 시절이 1950년대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가 프랑스 샹송의 황금기이기도 하였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시기에 유달리 천재적인 음유시인이 많이 등장하였다. 실존주의의 산실이었던 파리의 리브 고슈, 생 제르맹 데 프레 지구는 크고 작은 카바레로 넘쳐났다. 텔레비전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 그리고 개인용 음향감상기기가 여전히 조악한 수준에 있던 이 시기에, 샹송의 생산과 소비는 카바레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온갖 아티스트들이 모여들고 교육을 받고 장인이 되는 훌륭한 학교가 바로 카바레였다. 우리는 이 시기에 작사, 작곡, 연출을 다하는 진정한 의미에서 “샹소니에”(chansonnier)들을 만나게 된다. 소위 싱어송라이터로 부를 수 있는 이들은 순전히 프랑스의 산물이기도 하였다. 샹소니에의 전통은 이미 중세에 근원을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사실적이며 풍자적인 샹송을 추구하였으며 동시에 검열을 타파하려는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샹소니에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로 브라센스(Brassens), 브렐(Brel), 바르바라(Barbara) 이렇게 세 사람을 꼽는데, 모두 B로 시작하는 이름을 지니고 있어 “프랑스 샹송의 B 삼인”(les trois B de la chanson franaise)으로 불린다. 우리는 이들 세 사람 가운데 브라센스(여백미디어, 2010)와 브렐(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2)을 이미 다룬 바 있고, 이제 마지막 순서로 바르바라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바르바라 역시 브라센스나 브렐만큼 한국의 샹송 애호가들에게 소개된 바가 거의 없다. 프랑스어권에서 가장 유명한 대표적인 샹소니에들이 미지의 존재로 남아있는 것이다. 바르바라라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샹송 애호가들이 보여주는 반응이다.
바르바라는 데뷔 시절, 1900년대를 전후로 한 사실주의적 샹송과 1930년대의 코믹한 샹송의 전통을 흡수하여 여성의 지극히 내면적인 감수성을 주로 노래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점차 세계의 부조리에 눈뜨면서 투쟁하는 가수로 변모하였다. 눈부시고 맑은 발성을 바탕으로 한 그녀의 초기 샹송들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경향을 선보인다. 또한 유대인으로서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그녀가 겪어야했던 핍박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발표한 〈괴팅겐〉(Gottingen)은 독일과 프랑스의 화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노래가 되었다. 1980년대에 이르면서 그녀의 관심은 에이즈 말기 환자, 동성연애자, 마약중독자, 어린이 성매매, 매춘 등 사회적 약자와 비열한 범죄로 옮겨졌고 정치적으로는 사회당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다.
바르바라를 통해 우리는 195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는 음악 산업의 변화도 살펴볼 수 있다. 영어권으로부터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새로운 음악 탓에 의해 프랑스 바리에테 시장이 극심한 변모와 쇠퇴를 겪음에도 자신의 고유한 음악적 색채를 지키면서 극복해 나가는 그녀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바르바라는 단순히 보호무역적인 방어벽을 치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짓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외부에서 몰려오는 새로운 사조를 더욱 적극적으로 흡수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열려고 하였다. 실제로 그녀의 후기 음악은 다양한 실험적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어휘로 자신의 삶의 편린을 적어낸 텍스트는 그녀를 시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극심한 산고를 겪으면서 한 올 한 올 그려낸 그녀의 시구는 놀랍고 감동적이다. 그녀는 시인으로서 브라센스를 존경하였으나, 음악적 성향은 브렐에 가까웠다. 이 세 사람의 관계 역시 프랑스 샹송의 세계에 흥미를 유발시킨다. 브라센스가 자신의 공연에 보조출연자로 바르바라를 받아들이면서 그녀가 성공하는 바탕을 마련해주었다면, 브렐은 그녀에게 롤 모델이었다. 그녀는 브렐이 감독한 영화 〈프란츠〉에 출연하면서 연기에 눈을 뜨게 되고 이것은 그녀의 공연무대를 더욱 풍부하고 깊게 만들었다.
우리는 바르바라의 샹송을 통하여 그녀의 성장 과정을 되짚어보는 일종의 뮤지컬 전기를 써보기로 한다. 이 뮤지컬 전기는 단순한 연대기적 기술을 지양하고 그녀의 일생에 진정으로 유의미한 뮤직홀 무대를 중심으로 기술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이야기는, 카바레 에클뤼즈에서 “한밤의 여가수”로 출발한 바르바라의 데뷔탕 시절을, 뮤직홀 보비노에서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나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의 감동을, 이어서 모두가 선망하는 무대 올랭피아에서 왕관을 쓰게 되는 “검은 독수리”의 날갯짓을, 전설로 회자되는 파리 겨울 서커스장의 “팡탱 81”공연을, 그리고 뮤지컬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 “릴리 파시옹”의 르 제니트 무대를, 끝으로 샤틀레 극장에서 펼쳐진 마지막 축제를 차례로 찾아볼 것이다.
Barbara Quel Joli Temps Septembre Anne Sofie von Otter(mezzo)
https://www.youtube.com/watch?v=Og8z__fSvK8
https://www.youtube.com/watch?v=M-8izi-sq5w
https://www.youtube.com/watch?v=6TUJeBjQQJs
Barbara-Septembre
"헤어지기에 정말 좋은 때예요
Quel joli temps pour se dire au revoir.
(...)
담배 연기 처럼 사랑은 흩어지고, 이제 내 심장도 멈춥니다
Sur la fumée des cigarettes, L'amour s'en va, mon coeur s'arrête.
(...)
꽃은 벌써 9월의 색을 입습니다
Les fleurs portent déjà les couleurs de Septembre
그리고 우리는 멀리서 울려오는 뱃소리를 듣습니다
Et l'on entend, de loin, s'annoncer les bateaux.
(...)
얼마나 좋은 시간인가요, 내 사랑, 잘 가요
Quel joli temps, mon amour, au revoir.
흩어진 담배 연기 처럼, 어쩌면 사랑은 우리에게 돌아올 거예요
Sur la fumée des cigarettes, L'amour nous reviendra peut-être.
아마도 봄이 시작 되는 어느 밤에.... 돌아올 거예요
Peut-être un soir, au détour d'un printemps.
(...)
그만큼 아름다운 5월의 꽃은 없을 거예요
Jamais les fleurs de Mai n'auront paru si belles.
그 해의 덩굴에는 아름다운 포도가 열리겠죠
Les vignes de l'année auront de beaux raisins.
당신이 제비 소리와 함께 돌아오는 그 해에요
Quand tu me reviendras, avec les hirondelles,
당신은 반드시 돌아올 테니까요, 내 사랑, 내일 봐요...
Car tu me reviendras, mon amour, à demain..."
2. Paganini
> Sonata for Violin and Guitar No.4 in A major 중 2악장 Rondo
> György Terebesi(vn), Sonja Prunnbauer(gui) [6’04]
3. Handel
> 오페라 <세르세> 중에서 "Ombra mai fu(그리운 나무 그늘이여...)“
> Ian Watson(org), Iona Brown(vn/dir), Acadamy of st.Martin in the fields [4‘44]
(임명희/신청곡)
4. Brahms arr.Louis Ries
> 헝가리 무곡(Hungarian Dance) No.6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편곡으로
> 젠 트리오(Z.E.N. Trio) [2’48]
5. Brahms
> 헝가리 무곡(Hungarian Dance) no.5
> Kurt Masur(cond), Gewandhausorchester Leipzig [2’44]
6. Mozart
> Piano Sonata No.15 in F major, K.533 중 2악장 Andante
> Alfred Brendel(pf) *2008년 12월 고별콘서트 실황 [9’38]
(5273/신청곡)
7. Weber
> Clarinet Concertino in E flat major, op.26 전악장(1.Adagio ma non troppo, 2.Andante, 3.Allegro)
> Charles Neidich(cl), Orpheus Chamber Orchestra [9’00]
(신재영/신청곡)
8. Schubert
> 4 Impromptu D.899 중 No.2 Allegro
> Lars Vogt(pf) [4‘5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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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FM과 함께 LOGO
♬ 출발~ 퀴즈!
오늘의 선물: 김선욱 & 클라라 주미 강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집> 앨범
10. Beethoven
> Violin Sonata no.5 in F major, "봄(spring)", op.24 중 1악장 Allegro
>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 김선욱(피아노) [9‘57]
11. Beethoven
> Violin Sonata no.9 in A major, op.47 "크로이처 소나타(Kreutzer)" 중1악장 Adagio sostenuto-Presto
>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 김선욱(피아노) [15‘02]
(남윤성/신청곡)
12. Wagner
> 오페라 <탄호이저> 중 “Freudig begrüssen wir die edle Halle” (축제행진곡/ 대행진곡)
> Wilhelm Pitz(cond), Choeur et Orchestre du Festival de Bayreuth [6‘17]
13. Mendelssohn
> Spring Song (봄노래) op.62 no.6
> Philip Entremont(pf) [2‘24]
14. Schubert
> 가곡집 <겨울 나그네> 중 “보리수”
> Matthias Goerne(bar), Alfred Brendel(pf) [4‘55]
15. Tchaikovsky
> 왈츠 스케르쵸(Valse Scherzo), OP.34
> Julia Fischer(vn), Yakov Kreizberg(cond), Russian National Orchestra [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