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전생에 무슨 죄가 있어서
모진 이 겨울 바닥을 기어 기어 가고 있는가?
아직도 함께 죽고싶다 애타게 울부짖고 있는가?
그대들 모해하는 그 사나운 눈길들 피하며
온 몸 던져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인가?
과연 신이란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얼음 같이 차가운 길바닥에 처한 지친 사람들을
어찌 그리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 형상을 한 인간이라면.
모든 것을 유불리로 따지는 이런 어리숙한 세상의 이빨들아!
너희는 피도 눈물도 없단 말인가?
말 밖에 없는 세상에서 진리는 누구의 뜻이던가?
진실은 언젠간 승리한다고 누가 말했던가?
허무주의와 냉소주의는 또 무엇인가?
다 허튼 소리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같은 인간이기에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수많은 고통과 슬픔으로 지나온 세월이 얼마이던가?
오! 거대한 구속이여!
제 스스로 통제를 상실한 힘이여!
서둘러 포기하지 말라.
쉬운 포기는 얼마나 무가치한 선택인가?
그대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한숨일 뿐.
아무런 결과도 없다.
결실은 노고의 댓가인 법.
그대들 무너지면 그뿐!
원하는 바, 바꾸어야 할 세상, 모든 것을 내던져야 하는가?
우리들 모두의 슬픔, 원인도 모르는 무의미한 죽음들.
우리 세대 뒤에는 해결되지 않을 사건과 이해하기 힘든 해결 방안들.
순수한 아이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꿈들.
어찌 다 팽개치고 말 것인가?
이기기 위하여 서성이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아끼고 지키고 싶은 게 있는 것이다.
꿈속이라도 아이들 만나고 싶은 희망이다.
밤 새도록 깨어 충혈된 눈으로라도 바라보고 싶은 것이다.
방해하지 말라.
아무런 의도나 의심도 없다.
어둠이 걷히면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인데, 그 무엇이 두려운가?
아무도 모르는 그 무엇이 있는가?
하여 그렇게 지독하게 막아서는 억압인가?
차갑게 부딪쳐 오는 삶의 막된 모습들이여!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저 가슴에 묻고 말 것인가?
끝없이 눈물을 참고 오욕을 견디며 기다려온 보람이 이것인가?
비루한 생의 외면이여!
우울한 오체투지여!
아! 제 길을 가야하는 쟂빛 바람도 아픔에 겨워
허공에 습기를 뿌리며 비껴가는구나.
https://youtu.be/4sgUbWo9y9g?si=MtcWFUTG5Yxn0l-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