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특산식물】 20. 솜다리 (Leontopodium coreanum)
에델바이스의 우리나라 식물명이 솜다리다. 엄격히 말하면 유럽의 에델바이스와 우리나라의 솜다리는 종이 다르지만 겉모습이 매우 유사하다. 유럽산의 학명은 레온토포디움 알피눔(Leontopodium alpinum)이고 우리나라 것은 레온토포디움 코레아눔(L. coreanum)으로서 한국 특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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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솜사탕이나 연분홍 솜사탕처럼 커다랗게 감긴 솜사탕을 떼어 낼 때 휘날리는 모습은 솜다리의 뽀송뽀송한 꽃과 잎의 보드랍고 연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어릴 적 골목어귀에서 텁수룩한 아저씨가 자전거에 실린 솜사탕기계를 발로 발판을 굴려가며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실 같은 솜 타래를 꼬챙이로 쓱쓱 걷으며 눈덩이 굴리듯 만들어 주시던 솜사탕을 신기해하며 사 먹었던 기억이 난다. 눈덩이 녹듯 솜사탕도 금방 없어져버리는 아쉬움이 뇌리에 남아 있지만 솜다리가 노랑나비로 변하고 분홍나비로 변해 하늘 높이 훨훨 날아가 따라오라며 손짓하듯 유혹하는 듯하다. 솜다리에 대한 꿈과 낭만이 마음속 한편에 자리하게 되었다.
외솜다리도 있는데 ‘외’는 일본산 솜다리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에도 널리 분포되어 있다. 속명 Leontopodium은 그리스어로 ‘leon’(사자)와 ‘podium’(발)의 합성어로 두상화의 형태가 사자 발과 비슷하다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솜다리는 고산지대의 갈라진 바위틈이나 자갈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고산식물이라 식물전체가 솜털로 덥혀 있다. 국화과에 속하며 5-6월에 줄기 끝에 한 송이씩 핀다. 우리에게 5개의 흰 꽃잎으로 보이는 부분은 꽃이 아니고 포(苞)라고 부르는데 잎이 변형된 것으로 벨벳 같은 하얀 털로 덥혀 있다.
애잔한 사랑, 꺾어질 듯 연약한 사랑, 한편으로는 앙증맞고 귀여운 사랑을 그리며 피터팬 신드롬처럼 여전히 동화 속에서 꿈꾸고 있다. 솜사탕처럼 사라져간 기억들을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내어 솜다리의 솜털 하나하나에 심어놓고서 활짝 핀 꽃잎과 대화한다. 바쁘게 살아왔지만 아름답고 정다운 기억들이 다시 뭉글뭉글 피어나 찌든 현실이 맑게 순화되는 듯하다.
두상화의 중심에 8-15개 정도의 노란 색 둥근 구형 모양의 것들이 조밀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이 진짜 꽃이다. 둥근 것 하나하나가 다시 수없이 많은 작은 꽃들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국화과의 두상화서는 여러 개의 작은 꽃이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꽃 모양을 만든다. 대표적인 것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민들레를 예로 들면 더 쉽게 이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