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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카카오82%,
TVN 프로그램 “어쩌다어른“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9/apr/15/operation-condor-european-spies-dictators-cia-documents#img-1
https://www.fmkorea.com/best/6266479290
아르헨티나를 생각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 이 셋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이야기는 아르헨티나의 축구만큼 유명하지도 않고, 아르헨티나의 값싼 소고기처럼 웃음이 지어지는 이야기도 아니며, 심지어 저 파멸적인 인플레이션 그래프보다 더 암울한 이야기다.
오늘 다룰 주제는 1970-80년대에 있었던 아르헨티나 군부 정권의 만행, "더러운 전쟁"이다.
# 그래서 더러운 전쟁이 뭔데?
더러운 전쟁은 1970년대 아르헨티나 군부 정권에서 좌익 세력 및 페론주의자들을 상대로 벌인 백색테러를 의미한다.
시작은 1976년 3월 24일 육군 총사령관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가 당시 아르헨티나 현 정부 체제(좌익/반미)를 맘에 들어하지 않은 미국의 지원 아래에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으면서 시작되었다.
이는 마지막 군부 정권 대통령이었던 갈티에리 장군이 영국와 벌인 포클랜드 전쟁의 패배로 군부 정권이 무너지고
투표로 알폰신 대통령이 집권한 1983년까지 7년간 지속되었다.
이 시기 때 공식적인 기록으로만 1만 2천명, 최대 수치로는 3만명이 "실종"처리 되었다. 또한, 최소 5만명이 투옥된 것으로 추측되었고, 비델라가 옥중 인터뷰에서 인정한 사망자만 수천명이었다.
이렇게 숫자가 말이 안될 정도로 많은 이유는 단순히 좌익 세력 및 페론주의자들만을 체포하고 고문한 것이 아니라 당시 경제 불안으로 생계를 위해 임금 인상을 주장했던 노동 단체 조합원들이나 평화를 주장하는 인권단체 사람들도 마구잡이로 "공산주의자"라는 도장을 찍어서 희생시켰기 때문이다.
이때의 인권유린 사례들은 사람들 입에서 "남미의 나치" 혹은 "나치보다 심하다"라는 의견을 보였는데, 과연 그들은 이 시기에 무슨 만행들을 저질렀을까?
# 좌파 진공 작전, 콘도르 작전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칠레, 볼리비아,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중남미 독재정권 어벤져스와 함께 좌파 척결을 공동 목표로 삼으머 ‘콘도르 작전’을 벌였다.
미국은 중남미의 안정을 명분으로 이러한 군사독재 정권을 적극 지원했는데, CIA가 물심양면으로 그들을 지원해주었다.
군인들은 매일 밤 골목에서 시민들을 감시하고 체포하였으며, 희생자 대부분은 자동차 수리점으로 위장한 조사실에서 고문, 살해되었다.
이렇게 남미의 군부가 좌파 인사를 색출하기 위해 벌인 '콘도르 작전'으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40만여 명이 고문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30만~200만 명에 달하는 아르헨티나 시민들이 군부의 무자비한 학살을 피해서 라틴계 국가를 제외한 외국으로 망명을 시도했으나, 현재 북한 체제처럼 도망치는 것이 불법이었기 때문에 오직 소수의 인원만 성공했으며, 나머지는 잡혀서 고문+살해 당했다. 심지어는 미국, 유럽 등지로 탈출한 사람마저도 국가 간 범죄인 인도 협약에 의해 송환되어 처벌되거나 살수를 보내 현지에서 납치한 뒤 죽이기도 했으며, 이들을 도운 외국인들도 처벌하였다.
대표적인 고문 살해 방식으로는 죽음의 비행이 있다. 죽음의 비행은 고문 대상에게 마취제 혹은 마약을 먹여 혼수상태에 놓이게 한 뒤, 발을 시멘트에 굳히거나 추에 묶어 놓은 다음 비행기나 헬기에 태운 뒤 바다에 산 채로 수장시키는 방법이다.
비델라 정권은 이 죽음의 비행을 굉장히 좋아했으며, 전용 비행 대대를 만들 정도였다. 이 방식으로 죽은 사람은 수천 명으로 예상된다.
# 고문 노하우 수출 강국, 아르헨티나
남미에서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던 CIA는, 독재자들을 싫어했던 카터 대통령이 미국에서 정권을 잡게 되자 일단 남미에서 철수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아르헨티나는 CIA가 없어도 좌파 소탕을 잘하는 나라로 성장해 있었다.
비델라는 미국이 남미를 떠나면서 공산주의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구실로 1979년 11월부터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의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비밀 군사 활동 센터를 설치해 군인들과 다른 독재 정권, 준군사적 대반군에게 아르헨티나의 노하우를 수출하여 군사적 지원을 제공한 '찰리 작전'도 시행했다.
아르헨티나는 이 '찰리 작전'을 통해 아르헨티나가 그동안 안정을 유지해온 방법, 즉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고문과 강제 실종 기법들을 자랑스럽게 수출했다.
# 아동 대량 유괴와 입양
대학에서 "더러운 전쟁" 관련 수업을 들으며 필자가 가장 역겹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비델라 정권은 공산주의 사상이 주입되는 환경에서 반대파의 아이들을 구출하여 군인들에게 보내 공산주의 부모의 그릇된 사상 대신 자신들의 올바른 사상을 주입해 아이들을 바르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군부가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여 아르헨티나의 인구가 너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 정치범으로 구속한 여성 죄수들의 아이들을 친정부 인사들로 만들고 아르헨티나의 인구도 늘리겠다는 계획을 했다.
실제로 그 당시 군부는 당국이 운영하는 구치소들 중 3곳에 산부인과를 설치하여 출산을 장려하는 개좆같은 정책을 시행했다.
그래서 군부는 공산주의자들을 죽이고, 어린 아이들을 유괴하여 아이에 대한 모든 서류를 세탁/위조한 뒤 친정부세력에 가정에 입양시켰고, 감옥에서도 아이를 낳으면 산모는 바로 죽이고, 아이들은 같은 과정을 거쳐 친정부세력 가정으로 입양되었다.
이러한 정책으로 납치당한 아이들은 수백명에 이르며, 나중에 군부가 무너지고 진실을 알게 된 아이들 중 양부모가 친부모를 직접 죽인 케이스는 충격으로 아이가 자살하거나 양부모를 죽이는 일이 자주 벌어졌다.
(관련 기사)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14/2012071400137.html
- 마치며
세계의 이런 이데올로기로 인한 인권 유린 사건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과연 이데올로기란 것은 무엇인가?' 냉전 시대가 훨씬 지난 지금에도 세계의 다양한 좌우 세력은 서로를 헐뜯으며 자신의 사상이 옳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정도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항상 생각해봐야 한다. 남을 희롱하고, 고문하고, 죽일 정도로 가치 있는 이데올로기란 존재할 수 있는가? 의견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어쩌면 그 의견 차이는 설득에도 불구하고 끝내 좁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항상 넘지 말아야하는 선이라는게 존재한다. 남을 납득시키지 못한다고 인간의 선을 넘는 이런 야만적인 행위들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글을 마친다.
+
참고로 이 “더러운 전쟁”의 사망자 / 실종자의 30%가 여성이었는데
원글에 나온 건 일부이고
차마 일요일 저녁 쩌리에 못 들고올 수준의… 🤦♀️🤦♀️ 고문과 강간, 수간까지 자행됐음
이 글 참조
https://adipo.tistory.com/entry/더러운-전쟁-아르헨티나-좌익-페론주의자-백색테러-콘도르-작전-CIA지원
이번 “어쩌다어른” 4월 2일 방송에 나온 ‘더러운 전쟁’ 에피소드 (풀영상은 아님)
https://youtu.be/qOzmy9mksDg
첫댓글 와 이런 과거가 잇엇다고…. 너무 유익하다 고마워 여샤
희생자들이 지금은 편히 쉬고 계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