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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강춘우벽사사(江春雨碧絲絲)
온 강 가득 내리는 봄비 줄기마다 푸르네
江 : 강 강(氵/3)
春 : 봄 춘(日/5)
雨 : 비 우(雨/0)
碧 : 푸를 벽(石/9)
絲 : 실 사(糸/6)
絲 : 실 사(糸/6)
출전 : 동문선(東文選) 券20 진화(陳澕)의 시 야보(野步)
고려조 시인인 진화(陳澕)는 본관이 홍주(洪州)인데, 시가 대단히 청려(淸麗)하다는 평을 받았던 인물이다. 이규보와 동시대 사람으로 '한림별곡'에서 ‘이정언, 진한림 쌍운주필'로 일컬어졌던 사람이다. 그가 지은 명시 중, 야보(野步; 들길을 걷다가)를 본다.
야보(野步) / 진화(陳澕)
(들길을 걸으며)
小梅零落柳僛垂(소매령락류기수)
작은 매화 떨어지자 버들가지 어지러이 늘어지는데
閑踏晴嵐步步遲(한답청람보보지)
한가로이 푸른 산기운을 밟노라니 걸음걸음 더디네.
漁店閉門人語少(어점폐문인어소)
어부의 집은 문 닫힌 채 사람 소리 없고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
온 강 가득 내리는 봄비 줄기마다 푸르네.
위 시는 봄날 발걸음이 더뎌진다는 고려 때 시인 진화(陳澕)의 시(詩) '야보(野步; 들길을 걸으며)'로, '동문선(東文選)' 권20에 수록돼 있다.
이 작품은 작자의 감정 표현을 절제하면서 자신의 의도를 잘 표현하고 있어서 매우 청아하다는 느낌을 준다. 시적 자아는 매화가 다 지고 버들가지가 치렁치렁한 봄날에 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들길을 걷다가 비를 만나 주막에서 비를 피하면서 느낀 흥취를 읊고 있다.
한 폭의 그림을 바라보듯이 회화화되어 있으며, 전구(轉句)와 결구(結句)는 일상적인 주변 풍경들이 작자의 한적한 정서와 청신한 감각이 생생하게 포착되어 그림처럼 묘사되어 있어서 눈길을 끈다.
허균은 '성소부부고(惺所覆瓿稿)'에서, "청경(淸勁)하여 읊을 만하다"고 하였고, 서거정은 '동인시화'에서, "맑고 산뜻하여 기막히게 묘하며, 한가롭고 먼 맛을 지니고 있으며, 작품의 아름다운 운치와 격조가 한 사람의 솜씨에서 나온 것 같아서 비록 잘 논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우열을 가리지 못할 것이다"고 평하였다.
다음은 려말(麗末) 삼은(三隱)으로 유명한 정몽주(鄭夢周)의 춘흥(春興)이다.
春雨細不滴
봄비는 가늘어 방울도 지지 않더니
夜中微有聲
밤이 들자 약간의 소리 나는듯하네
雪盡南溪漲
눈 녹아 남쪽 개울 물도 불었으니
草芽多少生
풀은 새로운 속잎이 제법 나오겠네
봄을 맞이하는 시인의 정서를 이처럼 정갈하게 표현한 작품은 많지 않을 듯 하다. 낮에 내리는 봄비는 아주 가늘게 내려서 소리도 나지 않고, 물방울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을 만큼 곱더니 밤이 되자 제법 소리를 내면서 약간 세차게 내리고 있다.
그러니 개울 뒤켠에 쌓여 있던 눈인들 어찌 녹지 않을 것이며, 그에 따라 시내를 흘러내리는 물이 어찌 불어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처럼 만물이 깨어나니 풀이나 나무들도 모두 새로운 속잎을 내면서 새로운 생명의 약동을 시작할 것이다. 이것이 모두 봄비의 덕이 아니겠는가!
엊그제와 그제 이틀간 봄비가 내렸다. 비를 맞으며 차밭을 덮고 있는 묵은 고사리를 베어내면서 보니 매화가 떨어지고 있었다. 차산 아래 개울에 있는 버들가지가 늘어져 바람에 어지러웠다. 사방을 빙 둘러싸고 있는 지리산은 봄비를 맞아 점점 푸른 기운을 띠어가고 있다.
진화는 이러한 때 들길을 걸으니 걸음이 더뎌진다고 감정을 풀어놓는다. 시인은 대체로 감각이 예민하고 감성이 풍부하다고 한다. 봄기운을 온 몸의 감각으로 느끼니 걸음이 빨라질 수가 없다.
강가 주민도 고기를 잡으러 나갔는지 마을은 사람소리가 들리지 않고 적막하다. 강이 푸르니 그 위에 내리는 빗줄기도 푸르다. 이보다 어찌 봄을 더 잘 만끽할 수 있겠는가. 시 내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진다.
'고려사열전(高麗史列傳)' 13에 진화(陳澕)의 할아버지 진준(陳俊) 편이 있다. 여기 보면 "진화는 시를 잘 지었으며, 시어가 맑고 아름다웠다. 젊은 시절 이규보와 이름을 나란히 떨치니, 당시에 '이정언(李正言), 진한림(陳翰林)'이라 일컬었다"고 했다.
위 시 역시 맑고 아름다운 시어로 봄비 내리는 풍경을 읊고 있다. 그의 시는 동문선(東文選), 동인시화(東人詩話), 기아(箕雅) 등에도 실려 있다.
18세기 시인 이규상(李奎象)도 '전가행(田家行)'에서 봄날을 읊었다. 전체 4행 중 3, 4행이다. "시골 아낙 역시 봄빛을 사랑할 줄 아나 봐(田婦亦知春色愛)/ 진달래꽃 한 가지를 비녀에 꽂아서 귀가하네(鵑花一朶揷釵歸)" 라고 읊었다.
만물이 아름다운 봄날 시골 아낙의 순박함을 시로 잘 그렸다. 옛 시인들은 현대시 표현기법과 달리 짧은 시구 속에 많은 내용을 담아 독자가 상상 나래를 펼치게 하였다.
(참고) 1
전가행(田家行) / 이규상(李奎象)
(농가의 노래)
(田家行 一)
沙融溪暖荻芽微
눈 녹고 시내 따스하니 억새 싹이 작게 폈고
靑靄初收白鷺飛
푸른 이내 처음 사라지니 백로 날아간다.
田婦亦知春色愛
농촌 아낙 또한 봄색의 아까움을 아노니
鵑花一朶揷釵歸
진달래 한 가지 비녀처럼 꽂고 돌아오누나.
(田家行 二)
京國佳人錦繡粧
한양의 기녀 금으로 수놓은 비단옷 입고 화장하더라도
一生離別野鴛鴦
일생의 들의 원앙 같은 부부관계 맺지 못하지만,
田家篛笠荊釵裏
시골에선 삿갓 쓰고 나무 비녀 꽂더라도
長對娘夫媚嫵相
길이 아내와 남편 마주하며 서로 아양을 떤다네.
(田家行 三)
朝出平田薄暮還
아침에 밭에 나가 저물녘에 돌아와
夕炊纔了月升山
저녁밥 지을 불 때니 그제야 달이 산에 떴구나.
鳴舂更備明晨飯
방앗소리 울려 다시 내일 새벽밥을 준비하노니,
休息惟於片夢間
조각 꿈속에 휴식이 있구나.
(田家行 四)
鷄冠迥立鳳仙橫
맨드라미 우뚝 서고 봉선화는 늘어져
瓠蔓縈莖紫翠笳
덩굴진 박 줄기 자줏빛 가지와 엉켜
一陣朱蜻來又去
한 무리의 고추잠자리 오고 또 가네.
雲高日燥見秋生
구름은 높고 해 말라 가을이 생겨남을 보이네.
(田家行 五)
中婦山田拾素綿
아내는 산에 마련한 밭에서 흰 목화 따고,
郞收紫稻遠郊前
남편은 뭔 들판에서 붉은 벼 수확하네.
稚兒留在看門戶
아이만 남아 문에서 내다보다,
任摘庭茄累累懸
뜰에 줄줄이 달린 가지 따는 구나.
(田家行 六)
臘月乾坤匝雪霜
섣달(음력 12월)엔 천지에서 눈과 서리가 번갈아 내리니,
陽春別在養牛房
봄볕의 따스함은 별도로 외양간에 있다네.
輸綱已畢完乘屋
벼 진득 실어놓았고 지붕의 띠 잇는 것도 마쳤으며
蒲席閒編到夜長
부들자리 짜는 동안 밤은 깊어만 간다.
(참고) 2
진화(陳澕)
본관은 여양(驪陽; 지금의 홍성). 호는 매호(梅湖). 여양군(驪陽君) 진총후(陳寵厚)의 증손이다. 정중부(鄭仲夫)의 난 때에 문신을 보호해 주었던 참지정사(參知政事)·판병부사(判兵部事) 진준(陳俊)의 손자이다. 병부상서 진광수(陳光脩)의 아들이며 진식(陳湜)의 아우이고, 진온(陳溫)의 형이다.
출생연도는 기록에 없으나 그의 문집에 있는 '매호공소전(梅湖公小傳)'에 의하면 1200년(신종 3)에 아직 혼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므로 대략 1180년경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진화는 어려서부터 글재주가 있었고 명종이 신하들에게 '소상팔경(瀟湘八景)' 시를 짓도록 하였을 때에 어린 나이로 장편을 지어 이인로(李仁老)와 더불어 절창이라는 평을 받았다. 1198년 사마시에 수석으로 합격하였다. 1200년 문과에 급제하였다.
다음해에 내시(內侍)에 보직되였다. 1209년(희종 5) 학정(學正)으로 전직하였다. 1212년(강종 1)에 제과시험(制科試驗)에 참여하여 조서(詔書)를 짓는 일을 맡아보았다. 1213년에는 설화(舌禍)로 벼슬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한원(翰苑)에 들어갔다.
1215년(고종 2)에 관각제공(館閣諸公)에게 부시(賦詩) 40여운(韻)을 시험하였는데, 이규보(李奎報)가 수석을 차지하고 진화는 차석이었다. 서장관(書狀官)으로 금나라에 다녀온 뒤에 옥당(玉堂)으로 옮겨 지제고(知制誥)를 겸직하였다.
정언(正言)에서 보궐(補闕)을 거쳐 우사간이 되어 지공주사(知公州事)에 보직되었다가 재직 중에 별세하였다. '한림별곡(翰林別曲)' 제1장에서 "이정언 진한림 쌍운주필(李正言 陳翰林 雙韻走筆)"이라고 하였듯이 진화는 주필(글씨를 흘려서 빨리 씀)로 이름난 시인이다.
진화의 시는 현재 59수가 전하고 있다. 그 중 무신의 난 이후의 피폐한 농촌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도원가(桃源歌)'가 특히 유명하다. 금나라에 사신으로 가면서 지은 '사금통주구일(使金通州九日)', '봉사입금(奉使入金)' 등의 시도 절창이다.
진화의 시는 관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시와 자연을 소재로 한 정감을 표현한 시로 나뉜다. 자연을 묘사한 시에서는 산수와 전원을 청담(淸淡)하게 표출하였다는 평을 얻고 있다.
허균(許筠)도 그의 시를 맑고 굳세어 읊을 만하다고 하였다. 스스로도 청나라를 위주로 시를 쓴다고 한 바가 있다. 그의 시에 대한 평가는 '청신(淸新)', '청려(淸麗)' 등의 평어로 일관되어 있다.
1784년(정조 8)에 진화의 15세손 진후가 동문선(東文選), 동인시화(東人詩話), 기아(箕雅) 등에서 시작품을 찾아내어 '매호유고'를 간행하였다.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에서 간행한 '고려명현집(高麗明賢集)' 2집과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에서 간행한 '한국문집총간' 2집에 영인되어 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2013년에 번역하였다.
▶️ 江(강 강)은 ❶형성문자로 冮(강)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工(공, 강; 크다)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江자는 '강'이나 '양쯔강'을 뜻하는 글자로, 水(물 수)자와 工(장인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工자는 땅을 단단하게 다지던 도구인 '달구'를 그린 것이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범람하는 강을 다스리기 위해 둑을 쌓는 치수(治水) 사업을 했었다. 그러니 江자에 쓰인 工자는 흙을 높이 쌓아 물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江자는 본래 양쯔강으로도 불리는 중국의 장강(長江)을 지칭하던 글자였다. 예를 들면 중국 상서(尙書)에서는 민산도강(岷山導江)이라 하여 민산(岷山)에서부터 양쯔강(江)까지 물길을 잘 다스렸던 우 임금의 업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江자는 '양쯔강'을 이르던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江자는 큰 하류를 통칭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江(강)은 ①강, 큰 내 ②양자강(揚子江) ③나라의 이름 ④별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물 수(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산 악(岳)이다. 용례로는 강과 산을 강산(江山), 강의 남쪽을 강남(江南), 강의 북쪽을 강북(江北),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강풍(江風), 강물이 흐르는 가에 닿는 땅을 강변(江邊), 강물의 흐름을 강류(江流), 강에서 나는 모래를 강사(江沙), 강 기슭을 강안(江岸), 물 줄기가 길고 큰 강을 장강(長江), 강물에 던짐을 투강(投江),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떨어져 있음을 격강(隔江), 강물을 건넘을 도강(渡江), 가까운 곳에 있는 강을 근강(近江), 큰 물이 넘치는 것을 막거나 물을 저장하려고 돌이나 흙 따위로 막아 쌓은 언덕을 방강(防江), 맑게 흐르는 강을 청강(淸江), 세상을 피하여 자연을 벗삼아 한가로이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강호지인(江湖之人), 자연을 벗삼아 누리는 즐거움을 이르는 말을 강호지락(江湖之樂),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며 사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강호산인(江湖散人), 학문이 두각을 나타낸 후 퇴보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강랑재진(江郞才盡), 강이나 호수 위에 안개처럼 보얗게 이는 잔물결 또는 산수의 좋은 경치를 일컫는 말을 강호연파(江湖煙波), 강산은 늙지 않고 영구 불변이라는 뜻으로 불로장생을 비는 말을 강산불로(江山不老), 강과 산 그리고 바람과 달이라는 뜻으로 자연의 경치를 일컫는 말을 강산풍월(江山風月), 강산의 도움이란 뜻으로 산수의 풍경이 사람의 시정을 도와 좋은 작품을 만들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강산지조(江山之助), 조선시대에 속세를 떠나 자연을 벗하여 지내면서 일어난 시가 생활의 경향을 일컫는 말을 강호가도(江湖歌道) 등에 쓰인다.
▶️ 春(봄 춘, 움직일 준)은 ❶회의문자로 旾(춘)이 고자(古字), 㫩(춘)은 동자(同字)이다. 艸(초; 풀)와 屯(둔; 싹 틈)과 날일(日; 해)部의 합자(合字)이다 屯(둔)은 풀이 지상에 나오려고 하나 추위 때문에 지중에 웅크리고 있는 모양으로, 따뜻해져 가기는 하나 완전히 따뜻하지 못한 계절(季節)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春자는 '봄'이나 '젊은 나이', '정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春자는 日(해 일)자와 艸(풀 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春자의 갑골문을 보면 艸자와 日자, 屯(진칠 둔)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屯자는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갑골문에서의 春자는 따스한 봄 햇살을 받고 올라오는 새싹과 초목을 함께 그린 것이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모습이 크게 바뀌면서 지금의 春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春자는 단순히 '봄'이라는 뜻 외에도 사람을 계절에 빗대어 '젊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욕'이나 '성(性)'과 관련된 뜻도 함께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春(춘, 준)은 ①봄 ②동녘 ③술의 별칭 ④남녀(男女)의 정 ⑤젊은 나이 ⑥정욕(情慾) ⑦성(姓)의 하나 그리고 ⓐ움직이다(준) ⓑ진작(振作)하다(떨쳐 일어나다)(준) ⓒ분발하다(마음과 힘을 다하여 떨쳐 일어나다)(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을 추(秋)이다. 용례로는 봄날에 느끼는 나른한 기운(氣運)의 증세를 춘곤증(春困症), 봄이 옴을 춘래(春來), 봄의 짧은 밤에 꾸는 꿈을 춘몽(春夢), 봄의 시기를 춘기(春期), 봄에 피는 매화나무를 춘매(春梅), 봄철에 입는 옷을 춘복(春服), 봄철에 어는 얼음을 춘빙(春氷), 봄에 입는 홑옷을 춘삼(春衫), 따뜻한 봄을 난춘(暖春), 봄이 돌아옴으로 늙은이의 중한 병이 낫고 다시 건강을 회복함이나 다시 젊어짐을 회춘(回春), 꽃이 한창 핀 아름다운 봄으로 꽃다운 나이를 방춘(芳春), 다시 돌아온 봄 새해를 개춘(改春), 봄을 맞아 기림 또는 봄의 경치를 보고 즐김을 상춘(賞春), 봄을 즐겁게 누림을 향춘(享春), 성숙기에 이른 여자가 춘정을 느낌을 회춘(懷春), 몸파는 일을 매춘(賣春),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을 청춘(靑春), 봄의 난초와 가을의 국화는 각각 특색이 있어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춘란추국(春蘭秋菊), 봄철 개구리와 가을 매미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무용한 언론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와추선(春蛙秋蟬), 봄철의 꿩이 스스로 운다는 뜻으로 제 허물을 스스로 드러내어 화를 자초함을 이르는 말을 춘치자명(春雉自鳴),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라는 뜻으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함을 이르는 말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 추위와 노인의 건강이라는 뜻으로 모든 사물이 오래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춘한노건(春寒老健), 봄에는 꽃이고 가을에는 달이라는 뜻으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화추월(春花秋月), 봄 잠에 날이 새는 줄 모른다는 뜻으로 좋은 분위기에 취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춘면불각효(春眠不覺曉), 봄철의 지렁이와 가을 철의 뱀이라는 뜻으로 매우 치졸한 글씨를 두고 이르는 말을 춘인추사(春蚓秋蛇), 봄바람이 온화하게 분다는 뜻으로 인품이나 성격이 온화하고 여유가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풍태탕(春風駘蕩), 얼굴에 봄바람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을 춘풍만면(春風滿面), 봄철에 부는 바람과 가을 들어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지나가는 세월을 이르는 말을 춘풍추우(春風秋雨), 이르는 곳마다 봄바람이란 뜻으로 좋은 얼굴로 남을 대하여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려고 처신하는 사람 또는 가는 곳마다 기분 좋은 일을 이르는 말을 도처춘풍(到處春風),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낯으로만 남을 대함을 이르는 말을 사면춘풍(四面春風),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란 뜻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장춘몽(一場春夢),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는 글을 이르는 말을 입춘대길(立春大吉),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가을 달과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세월을 이르는 말을 추월춘풍(秋月春風) 등에 쓰인다.
▶️ 雨(비 우)는 ❶상형문자로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모양을 본떴다. (우)란 음은 宇(우), 羽(우) 따위와 관계가 있고 위로부터 덮는다는 뜻이 닮았다. 부수(部首)로서는 비 또는 구름, 기타 기상(氣象)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고대 중국은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농업을 매우 중시했었다. 농업의 성공 여부는 날씨와도 직결된다. 그래서인지 한자에는 날씨와 관련된 글자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雨자는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한자가 생성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날씨와 관련된 글자를 만드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갑골문에 나온 雨자를 보면 하늘에 획이 하나 그려져 있고 그 아래로 점이 찍혀있었다. 이것은 구름 아래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雨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날씨나 기상 현상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雨(우)는 ①비 ②많은 모양의 비유 ③흩어짐의 비유 ④가르침의 비유 ⑤벗의 비유 ⑥비가 오다 ⑦하늘에서 떨어지다 ⑧물을 대다 ⑨윤택하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흐릴 담(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빛 광(光), 볕 양(陽), 갤 청(晴)이다. 용례로는 비가 온 분량을 우량(雨量), 비를 몸에 맞지 않도록 손에 들고 머리 위에 받쳐 쓰는 물건을 우산(雨傘), 1년 중에 비가 가장 많이 오는 시기를 우기(雨期), 눈과 비를 우설(雨雪), 비와 이슬을 우로(雨露), 비가 올 듯한 기미를 우기(雨氣), 비가 오는 날을 우천(雨天), 비 맞지 않도록 차림 또는 그 복장을 우장(雨裝), 비가 내림 또는 내린 비를 강우(降雨), 밤에 내리는 비를 야우(夜雨), 줄기차게 많이 오는 비를 호우(豪雨), 오랫동안 계속해 내리는 음산한 비를 음우(陰雨), 오래 오는 궂은 비를 음우(霪雨), 갑자기 많이 쏟아지는 비를 폭우(暴雨), 식물이 자라나기에 알맞도록 내리는 비를 자우(滋雨), 장마 때에 오는 비를 장우(長雨), 몹시 퍼붓는 비를 능우(凌雨), 세차게 내리는 비를 강우(强雨), 알맞은 때에 내리는 비를 감우(甘雨), 보리가 익을 무렵에 오는 비를 맥우(麥雨),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를 풍우(風雨), 천둥소리가 나며 내리는 비를 뇌우(雷雨), 산골짜기에 내리는 비를 계우(溪雨), 비가 온 뒤에 솟는 죽순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일시에 많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을 우후죽순(雨後竹筍), 바람 불고 비오는 것이 때와 분량이 알맞음을 일컫는 말을 우순풍조(雨順風調), 비올 때의 경치도 매우 기이하고 갠 후의 경치도 좋다는 뜻으로 날씨에 따라 풍경이 변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우기청호(雨奇晴好), 비와 이슬이 만물을 기르는 것처럼 은혜가 골고루 미침을 이르는 말을 우로지은(雨露之恩), 회합 등을 미리 정한 날에 비가 오면 그 다음 날로 순차로 연기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우천순연(雨天順延), 비 온 뒤에 우산을 보낸다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일에 쓸데없는 말과 행동을 보태는 경우를 일컫는 말을 우후송산(雨後送傘),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을 뚫다라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면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우수천석(雨垂穿石) 등에 쓰인다.
▶️ 碧(푸를 벽)은 ❶형성문자로 玉(옥; 구슬)과 石(석; 돌),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명백하다의 뜻을 가진 白(백, 벽)으로 이루어졌다. 옥돌의 맑고 푸른 기가 있는 흰색이, 전(轉)하여 푸르다, 녹색의 뜻으로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碧자는 ‘푸르다’나 ‘푸른빛’, ‘푸른 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碧자는 珀(호박 박)자와 石(돌 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호박이란 소나무 송진이 화석화된 것을 말한다. 고대부터 호박은 보석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보석을 뜻하는 珀자에 石자를 더한 碧자는 ‘푸른 옥’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로 ‘푸른빛’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碧(벽)은 벽색(碧色)의 뜻으로 ①푸르다 ②푸른빛 ③푸른 옥(玉) ④푸른 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푸를 창(蒼), 푸를 록(綠), 푸를 취(翠), 푸를 청(靑)이다. 용례로는 짙게 푸른 하늘을 벽공(碧空), 안구가 푸른 눈을 벽안(碧眼), 깊고 푸른 바다를 벽해(碧海), 물빛이 매우 푸르게 보이는 맑은 시내를 벽계(碧溪), 푸른 물결을 벽랑(碧浪), 푸릇푸릇한 구름을 벽운(碧雲), 푸른 이끼를 벽태(碧苔), 이끼 끼어 푸른 바위를 벽암(碧巖), 푸른 하늘을 벽주(碧宙), 푸른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벽간(碧澗), 풀과 나무가 무성한 푸른 산을 벽산(碧山), 푸른 비단을 벽라(碧羅), 푸른 하늘을 벽락(碧落), 짙은 푸른빛을 벽록(碧綠), 푸른 물의 흐름을 벽류(碧流), 곱고 짙푸른 빛깔을 벽색(碧色), 푸른 나무를 벽수(碧樹), 깊어서 푸른빛이 나는 물을 벽수(碧水), 푸른빛을 띤 옥을 벽옥(碧玉), 푸른 빛깔의 매우 단단한 기와를 벽와(碧瓦), 푸른 하늘을 벽우(碧宇), 푸른 하늘을 벽천(碧天), 구리에 녹이 나서 생기는 푸른 빛깔을 벽청(碧靑), 푸른 물결을 벽파(碧波), 푸른 하늘을 벽허(碧虛), 푸른빛을 띤 진한 피를 벽혈(碧血), 항상 푸름을 상벽(常碧), 약간 검은빛을 띤 청색을 감벽(紺碧), 짙은 푸른빛을 남벽(藍碧), 푸른 바다가 뽕나무 밭이 되었다를 일컫는 말을 벽해상전(碧海桑田), 푸른 시내가 흐르는 산골을 일컫는 말을 벽계산간(碧溪山間), 이끼 낀 푸른 바위와 그윽한 돌을 일컫는 말을 벽암유석(碧巖幽石) 등에 쓰인다.
▶️ 絲(실 사, 가는 실 멱)는 ❶상형문자로 糸(사)의 본자(本字), 糹(사)는 통자(通字), 丝(사)는 간자(簡字), 纟(사)는 동자(同字)이다. 생사를 꼰 실의 모양이다. ❷회의문자로 絲자는 '실'이나 '가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絲자는 糸(가는 실 사)자가 겹쳐진 모습이다. 糸자는 실타래가 묶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실'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糸자가 부수자로 활용되면서 지금은 糸자를 겹쳐 그린 絲자가 '실'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絲자도 때에 따라서는 다른 글자와 결합해 '실'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래서 絲(사, 멱)는 (1)팔음(八音)의 한 가지로 금슬(琴瑟)과 같은 실을 매어서 만든 현악기 (2)화폐 가격의 단위로 모(毛)의 10분의 1, 전(錢)의 1천분의 1임 등의 뜻으로 ①실, 가는 실 ②생사(生絲: 삶아서 익히지 아니한 명주실) ③견사(絹絲), 명주실 ④가는 물건(物件) ⑤팔음(八音)의 하나 ⑥가늘다 ⑦적다 ⑧작다 ⑨약간 ⑩조금 그리고 ⓐ가는 실(멱) ⓑ매우 적은 수(멱) ⓒ가늘다(멱) ⓓ적다(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실 루(縷), 줄 현(絃), 줄 선(線)이다. 용례로는 사(紗)로 만든 두건을 사건(絲巾), 거문고의 별칭을 사동(絲桐), 수양 버들을 사류(絲柳), 실처럼 가늘고 긴 모양을 사상(絲狀), 실 보무라지나 실의 잔부스러기를 사설(絲屑), 몹시 적은 수량을 사호(絲毫), 목재의 모서리를 대패로 가볍게 밀어 날카로움을 없앤 부분을 사각(絲角), 거문고와 피리를 사관(絲管), 좁은 길이나 작은 길을 사로(絲路), 실 가닥을 사루(絲縷), 비단실과 무명실을 사서(絲絮), 실처럼 가늘게 내리는 비를 사우(絲雨), 몸이 가느다란 파를 사총(絲葱), 비단실로 만든 신을 사혜(絲鞋), 실과 머리카락이라는 뜻으로 썩 적음의 비유로 사발(絲髮), 물건을 죄어서 고정시키기 위한 기계 부품을 나사(螺絲), 누에고치와 실로 누에고치에서 뽑은 명주실을 견사(絹絲), 직물의 원료가 되는 실을 원사(原絲), 무명실로 솜을 자아 만든 실을 면사(綿絲), 솜이나 고치 따위로 실을 만듦을 제사(製絲), 가늘고 길게 만든 금속의 줄을 철사(鐵絲), 삶아서 익히지 아니한 명주실을 생사(生絲), 피륙을 짤 때 세로 방향으로 놓인 실을 종사(縱絲), 수을 놓거나 여러 가지 무늬를 겯는 실을 편사(編絲), 낡거나 동강이 나서 못 쓰게된 실을 파사(破絲), 일이 얽히고 설키거나 더욱 번거로워짐을 사래선거(絲來線去),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묵자가 실을 보고 울었다는 뜻으로 사람은 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그 성품이 착해지기도 악해지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묵자읍사(墨子泣絲), 짧은 실 한 토막도 걸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마음에 조금의 거리낌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촌사불괘(寸絲不掛)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