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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naver.com/minsu977/220938530126
대략 무서운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법 한 사진이 한 장 있습니다. 일명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진"입니다. 이 사진이 바로 그 사진입니다. (* 무서운 장면 같은 건 없으나 혹시 모르니 조심히 스크롤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한 때 유명했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진>
-- <배경> --
이 사진은 2005~2006년에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처음으로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크게 이슈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한동안 잊혀졌는데 뜬금없이 2009년부터 다시 이 사진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각종 이야기들도 서서히 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진을 처음 보시는 분들이라면 "아니? 어디가 무서운데?" 라는 반응을 보이실 겁니다. 당연합니다. 저도 맨 처음에 이 사진을 보았을 때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으니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 사진이 올라오면 항상 이 사진에 얽힌 이야기가 같이 나오곤 했습니다.
-- <한 때 떠돌아던 이 사진에 얽힌 이야기> --
"...이것은 2002년 일본에서 한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이 사진은 곧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진"으로 낙점된다. 사진작가는 이 사진을 단지 흑백으로 바꾼 것 빼고는 사진에 아무런 수정도 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얼핏 보면 철로를 찍은 평범한 사진처럼 보이지만 계속 보고있으면 어딘가 불편해지는 기분이 드는 사진이다. 과연 왜 그런 것일까? 하나하나 살펴보자.
첫번 째, 철로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의 얼굴이 투명해서 뒤의 철로가 그대로 비치고 있다. 더 소름끼치는 것은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다.
두번 째, 철로를 기준으로 왼쪽은 과거, 오른쪽은 현재로 보인다.
세번 째, 왼쪽에 위치해 있는 집 담장에 4개의 얼굴이 걸려있다.
네번 째, 맨 끝에 있는 철로의 끝부분이 끊겨져 있다. 끝부분의 갈라진 철로에서 왼쪽 철로는 천국, 오른쪽 철로는 지옥으로 가는 길이다.
다섯번 째, 왼쪽 건널목에 흰 옷을 입고 서 있는 남자의 목이 없다. 그리고 이 남성은 칼로 여성을 찌르려 하고 있다.
여섯번 째, 오른편에 있는 무덤이 파헤쳐져서 시신들이 나뒹굴고 있다.
일곱번 째, 우측을 자세히 보면 사람의 팔 같은 것이 나와있다.
여덟번 째, 미리보기에서는 흑백이 아니라 컬러로 나온다.
-- <당시 네티즌들의 반응들> --
당시 이 사진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일부 캡쳐한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무섭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고 뻥이다, 합성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무섭지도 않다는 사람도 보이는군요.
그러나 2010년에 들어 이 사진은 서서히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사진이 왜 조작인지 정확하게 근거를 대지 못하고 그냥 ~카더라라는 식으로 말하다보니 이 사진은 비교적 몇 년전까지 꾸준히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진이라고 돌아다녔습니다.
저도 맨 처음에는 이 사진이 진짜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2006~2009년 때 제가 초딩(...)이었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저렇게 부분부분 확대해서 설명까지 붙여놓으니 아직 나이가 어렸던 저로써는 당연히 진짜라고 믿어버리기 쉬웠었죠.
-- <사진의 진실을 향해 출발하다> --
그러나 슬슬 저도 저 사실이 가짜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이 사진에 대한 진실을 찾아보려 했지만 아무도 이 사진의 진실에 대한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직접 이 사진의 진실에 대해 찾아보려고 결심했습니다.
저는 일단 위의 떠돌아다니는 이야기 중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저보다 먼저 이 사진을 먼저 분석했던 네이버 지식인 덕분에 이 작업은 수월했습니다.
일단 소문 중 하나인 2002년에 찍은 사진이라는 건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낮 5시 47분에 촬영한 것 같군요. 그러나 2002년에 이 사진이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사진이라고 낙찰된 건 거짓으로 보입니다. 당시 그런 기사는 단 하나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사진이 일본에서 찍혔다는 것도 거짓이었습니다. 왼쪽 건널목 위에 떡하니 한글이 적혀있었기 때문이죠. 저는 이 한글에 주목했습니다. "혹시 이게 뭐라고 써져있는 지 알아낸다면 주변의 위치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구글링 결과 많은 네티즌들이 위의 한글은 "황소금"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황소금"을 중심으로 구글링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저 "황소금"과 관련된 장소는 전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뭔가 이상해서 사진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얼핏 보면 황소금이라고 적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확대하면 픽셀이 깨져서 사진이 뭉개지는 효과로 인해 글씨를 제대로 판독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답답해하고 있던 도중 뜻밖에도 네이버 지식 IN의 댓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 지식 IN에 달린 댓글에서는 황소금이 아니라 왕소금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황소금이 아니라 왕소금을 중심으로 구글링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단어 몇 개를 계속 병합하면서 검색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철로 왕소금, 철도 왕소금, 가게 왕소금, 기차 왕소금.... 이렇게 계속 바꿔가면서 찾아보다가 드디어 흥미로운 사진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이 사진은 2007년 4월 14에 대박빠라는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올린 사진입니다. 보시다시피 위의 확대한 글자와 모양과 형태가 거의 똑같습니다. 또 이 사진에서 좀 더 정확한 이름을 알 수 있었죠. 바로 "기차길 왕소금"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블로거도 가게 옆에 기차길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정확한 위치를 찾는 건 시간문제였습니다.
기차길 왕소금이라고 검색하니까 몇몇 사진을 더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계속 구글링을 하던 도중 한 블로거가 이 가게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올렸는데 이게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도 분석 결과 정말로 위의 미스터리 사진에 나온 것처럼 가게 옆에 철로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철로의 여름은 경의선이라고 되어있었습니다. 또 경의선 근처에는 와우교라는 다리가 있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지도까지 나온 만큼 저 미스터리 사진의 장소를 찾는 건 시간문제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저 지도에 표시되어있는 경의선을 검색해 보았는데도 위의 미스터리 사진과 관련된 장소는 단 한 개도 뜨지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계속 찾아보던 중 이 경의선 철로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철로와 그 주변이 철거되고 경의선 숲길이 조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살펴봤지만 위 지도에 표시된 와우교 근처의 철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이유 때문에 아무리 검색을 해도 안 나왔던 겁니다. 그래서 제가 포기했냐고요? 당근 아니죠. 물론 계속 구글링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쉽게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일단 저 철로와 그 주변이 2006년부터 철거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 이전에는 계속 남아있었고 기차도 계속 달렸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철거되기 이전의 사진을 찾으려고 참으로 무식한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바로 관련 단어를 하나씩 하나씩 합쳐서 검색해 나가는 방법을 썼습니다. 경의선 철로 철거 전, 경의선 철로 과거사진, 경의선 철로 와우교, 경의선 철거 2005년... 이런 방식으로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 방식은 진심 컴퓨터를 때려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로 매우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아무리 검색해도 저 미스터리 사진의 위치와 비슷해보이는 사진이 단 한 장도 안 나왔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결국 결실을 맺어 계속 검색하다가 드디어 눈에 익은 사진 한 장을 찾아내었습니다!!!!
네! 어느 한 뉴스에서 경의선 숲길을 다루면서 와우교 구간의 경의선이 철거되기 전의 사진을 올렸는데 이게 위의 미스터리 사진과 매우 똑같습니다. 한 번 몇 군데 비교해보겠습니다.
<오른쪽 집 부분 비교>
<오른쪽 땅바닥 부분 비교>
<철로부분 비교>
<왼쪽 땅 부분 비교>
보시면 미스터리의 사진과 제가 발견한 사진이 건물과 땅의 형태까지 매우 똑같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진이라고 알려져 있는 사진은 실제로는 전혀 무서운 사진이 아닙니다. 게다가 장소도 알려져 있지 않은 게 아니라 단지 오래 전에 철거당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계속 검색해보니 관련 사진을 한 장 더 발굴했습니다. 이 사진은 한참 뒤에 찍었는지 건물의 형태 등 일부분이 달라져 있기는 하나 왼쪽 땅바닥과 오른쪽에 위치한 집을 보면 위의 미스터리 사진의 위치와 똑같은 위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위에서 소개한 목이 없는 남성이니 무덤이 파헤쳐져 있냐니 이러한 이야기들은 다 무엇일까요? 네, 예상했다시피 대부분이 그냥 누군가가 짜집기해서 집어넣은 것이 널리 퍼져서 그렇게 된 것 뿐입니다. 그리고 증거라고 내놓은 사진들도 다 확대한 사진들입니다. 이렇게 많이 확대한 사진은 확대할수록 픽셀이 작은 조각으로 깨져서 쉽게 왜곡이 일어나 일종의 착시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위에 목이 없는 남성이라고 소개한 사람도 자세히 살펴보면 멀쩡히 머리가 달려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 남성이 하얀 옷을 입고 있는데 사진은 흑백대비가 심한 흑백사진이라서 확대해서 보면 픽셀이 깨져서 마치 머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저 미스터리 사진도 컬러사진으로 바꾸어보면 느낌이 전혀 달라집니다.
<어느 지식인이 미리보기에 뜨는 색상을 합성한 사진>
이것은 어느 지식인이 미리보기에 뜨는 색상을 본 사진에 합성한 사진입니다. 보시다시피 느낌이 싹 달라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도 무덤이 있다고 하더니 실상은 무덤이 아니라 그냥 담장에 흔히 보이는 작은 언덕일 뿐입니다. 끝에 있는 철로길도 끊어져 있기는 커녕 잘만 이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우측 윗편에 마치 나뒹구는 시체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은 그냥 흙무더기입니다(...) 또 우측 담장에 끼여 있는 팔 같은 건 진짜 사람 팔이 아니라 그냥 쓰레기입니다(...) 역시 확대하면 왜곡이 일어나 마치 사람 팔처럼 보였던 것 뿐입니다.
그리고 위에 담장에 사람얼굴이 매달려 있다는 것도 사실은 사람얼굴이 아니라 그냥 전등(...)입니다. 다른 부분도 확대의 왜곡으로 인한 착시현상입니다.
그리고 또 위의 이야기 중 왼쪽은 과거, 오른쪽은 현재의 모습이라고 하는 것도 실제로는 단지 오른쪽은 개발이 완료된 지역이고 왼쪽은 아직 재개발 시작 전입니다. 왼쪽 사진을 자세히 보면 새로운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었을 이것! 왜 사진은 흑백인데 미리보기에서는 컬러로 나옵니까? 이것은 원본이 손상을 입어서 그랬을 가능성이 큽니다. 카메라 메모리 등이 충격 등으로 인해 원본에 손상을 입어 사진데이타정보 요약으로 제작된 썸네일과는 다르게 나온다고 하더군요. 즉 원본이 손상될 경우 썸네일 사진은 정상적으로 나온다는 뜻입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위에 이야기 중 하나인 사진작가가 이 사진을 흑백으로 만들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라는 말이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사진은 일단 조작이나 합성은 아닙니다. 다만 그 사진의 정체성에 대해 한 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오르내렸을 뿐이죠. 저 장소가 철거된 2006~2008년은 아직 SNS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을 무렵이었고 따라서 사진도 많이 없었습니다. 또 이 기괴한 사진은 정작 컬러로 바꾸면 아주 일반적인 사진으로 변합니다. 즉, 이 사진은 우연과 우연이 겹쳐져서 만들어진 걸작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https://blog.naver.com/minsu977/2209385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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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흥미돋이다 진짜
와 이 추적 과정이 너무 재밌다 ㅋㅋㅋㅋㅋ 끈기대박
지폐 동전 괴담같은 느낌이네 흥미돋...!!
ㅋㅋㅋㅋㅋㅋ재밌다
난 저런 집요한 사람들 좋아해
아 이렇게 하나를 열심히 파헤치는 거 왤케 재밋지 처음 본 사진인데도 완전 흥미롭닼ㅋㅋㅋㅋㅋ
오ㅓ 진짜 대단하시네
와 대박...
와 대단해
그알에 황민구 소장님인가 그분 영상분석하면서 사람들 무서워하던거 다 안무섭게 만들어줘서 웃기던뎈ㅋㅋㅋ
ㅋㅋㅋㅌㅌ아 중간에 왕소금 개익숙한데 싶더니 와우교ㅋㅋㅋㅋㅋ
뭐야? 저 사진 많이 봤었는데 우리동네였잖아?ㅋㅋㅋㅋㅋ
헐 아는 장소 나와서 개소름ㅋㅎㅋㅎㅋㅎ 아니 저기 찍은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진이라닠ㅎㅋㅎㅋㅎㅋㅎ
아무리 봐도 얼굴이라고? 시체라고? 걍 존나 화질구지인데 ㅠ ㅇㅈㄹ 하면서 내려왔더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휴
22 담장위에 걸린 얼굴이 진짜라기엔 너무 작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때는 저런 이상한 괴담 많았던 거 같음ㅋㅋㅋ
걍 철로 위에 사람 서있어서 위험하니까 무서운 사진이라는건줄
고맙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오늘은 잠을 잘 수 있겠습니다ㅜㅜ
저오른쪽 주택가에 노브레인 이성우 살았었음 주차장에 돗자리펴놓고 책읽고있었는데
개흥미돋ㅋㅋㅋㅋ
그럼 가운데 사람은 작가가 의도했다는거겠지?
저승사자같은 복장이 멀리서 카메라 응시하고있어서 무서워ㅋㅋ
비교적 최근이었네
와 흥미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