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용되고 있는 열차이름인 새마을호/무궁화호/통일호는 1984년부터 열차등급에 따라 열차이름을 부여하면서 사용되어 왔으나, 2004년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새마을호는 중장거리용 열차로, 무궁화호는 구간연결형 열차로, 통일호는 현재처럼 통근형 열차로 운영하게 된다.
즉, 2004년부터는 기능별로 열차명칭이 달라질 것이란 얘깁니다.
새마을호 (특급)는 서울-부산, 광주, 목포, 장항 등의 중장거리 열차로 운행되고, 무궁화호 (급행)는 대전-대구, 대구-부산, 익산-광주 등의 구간연결형 중거리 열차로 운행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기존관행과 전혀 다른 새로운 발상입니다.
즉, 서울서 부산이나 대구를 가려면 고속철도 아니면 새마을호를 타야 한다는 것이고, 서울서 영동역을 가려면 고속철도로 대전까지 가서 대전-대구 간을 운행하는 무궁화호를 타야 하는 것인데요.
몇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첫째, 유일한 장거리 일반열차가 되는 새마을호의 정차역 문제죠. 아무래도 현재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정차역의 중간쯤에서 결정되거나 아예 무궁화호 정차역 수준으로 결정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택정차를 잘 활용해서 정차역 수를 너무 늘리지 않도록 했으면 합니다.
어쨌건 서울-부산간을 4시간만에 운행하는 #1~4 새마을호 열차는 없어질 것 같고, 2004년부터 몇년간 경부선 장거리 열차는 5시간 가량은 소요될 것 같습니다.
둘째,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차량 문제입니다. 현재는 무궁화호는 전부 기관차 견인형이고 새마을호는 PP동차형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궁화호를 구간연결형 중거리 열차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종착역에서 기관차를 돌릴 필요가 없는 PP동차형이 적합합니다. (예를 들어, 대전-대구를 1시간 30분 여만에 반복운행하는 무궁화호의 경우 매번 종착역에서 기관차를 돌려야 한다면 상당한 비효율이 야기될 것입니다.)
그에 비해 장거리용인 새마을호는 운행시간이 4~5시간에 이르므로 기관차 견인형으로 운행하여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새마을호 PP동차가 중거리 구간연결형 열차 (무궁화호급)로 투입되고, 무궁화호 객차와 새마을호 객차가 장거리 열차 (새마을호급)로 투입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장거리 열차로 편성되는 객차는 새마을호 일반실객차, 새마을호 특실객차, 무궁화호 특실객차, 무궁화호 일반실객차.. 이렇게 4 등급이 나오게 되는데요.
새마을호 일반실객차와 무궁화호 특실객차를 같은 급으로 본다 해도 3등급으로 분류됩니다.
그렇다면 한 열차 안에 이 3등급의 객차를 함께 편성하여 특실, 1등실 (우등실), 2등석 (일반실)으로 나누어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예전의 특실전용무궁화호처럼 현새마을호객차만으로 편성된 고급장거리열차를 (무궁화호객차로 편성된 일반장거리열차와는) 따로 운영할 것인가 하는 것도 관찰의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즉, 서울-부산간 장거리열차 중에서도 운임이 약간 비싼 고급장거리열차와 약간 저렴한 일반장거리열차로 나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세째로, 이렇게 된다면 전후동력형 새마을호 PP동차의 명칭을 바꿔야 되지 않을까요? 현재 DHC (diesel hydraulic car)라는 이름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너무 어렵고 (또한 CDC역시 디젤액압식이므로 고유명으로 보기 어려울 듯..), 무궁화호급으로도 투입될 것이므로 새마을호 PP동차라는 이름도 더이상 걸맞지 않으니 쉽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고급디젤동차"라던가 "우등디젤동차" (DDC:deluxe diesel car)도 좋을 것 같고, 88올림픽에 맞추어 투입된 것을 감안하여 "88디젤동차"도 괜찮은 듯 합니다. (새마을호라는 열차등급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새마을디젤동차(SDC:Saemaul diesel car)"로 개명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