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끝에서 만나다..]]
" 엄마 마지막.... 부탁이다...
제발...엄마 말..들어.."
" 싫어!!
돈 있어? 돈있냐고!!
수술해도 죽을거면, 그냥 있다가 죽는게 나아!!
돈 없는거 뻔히 아는데, 내가, 내가 미쳤다고
괜한 돈을 쓰다 죽어? "
" 제발...엄마..엄마..마지막 소원이야..해라야.. "
" 마지막?..
하..엄마도 잘 알고 있네, 어차피 죽을거라는거!
그만해, 이젠 .. 나도 지겨워. "
내 심장을 찢는듯한 엄마의 호소..
그런 나는, 「마지막 소원」 이라는 엄마의 말을 무시한 채
집 밖으로 나왔다.
그래..
맞다.
삼류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불치병의 여주인공이 되어버린 것이다.
바로 내가.
재수없게도, 얼마전 간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생존률 5% ..
이미 전이가 많이되었고, 속도도 빠른지라
죽을 수 밖에 없다.
만일 살 수 있다고 해도,
행복에서 벼랑끝으로 날 내몰은 이 잔인한 세상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는 않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모르겠다.
두렵긴하다.
죽기전에, 살고싶다고 애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이 세상을 저주한다.
눈물 콧물이 범벅된 채로 무작정 걷고 걸었다.
도착한 곳은 한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한참을 울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 때 들려오는 다툼소리.
" 씨발, 얼른 안 불어? "
" 난...나...는.. 그냥....."
" 이 미친새끼가 존나 꼴받게하네,
너한테 사주한 새끼가 누구냐고,
죽여버리기 전에 얼른 불어 "
뭐,? 죽여버려?
누군, 죽어가고 있는데.
죽여버리겠다니.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직은 내가 살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퉁퉁부은 눈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교복을 입은 두 남자.
하고있는 몸상태를 보아하니, 저 놈이 죽여버리겠다고 한 놈이다.
나는 다짜고짜 그 놈 앞으로 가서 울부짖다시피 했다.
" 야이 개새끼야!!
뭐? 죽여? 죽여?
니가 뭔데 사람을 죽여!!
갖고 놀아?
..사람 목숨가지고 가지고 노냐고!! "
빌어먹을 세상에게 할 말을
그 놈에게 쏟아 부었다.
당하던 놈은 도망가고, 그 놈은 인상을 바가지로 쓰고
나를 노려본다.
" 니 뭔데, 너 누군데 "
" 왜? 죽여주려고 ?
잘됐다~ , 나 얼른얼른 죽고싶은데..
한시라도 빨리 죽고싶은데...엉엉 "
아주 대성통곡을 하면서 어쩌면 어이없었을 말들을 했다.
눈물을 다 훔치고,
부은눈으로 힘껏 그 놈을 노려보면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다.
" 죽여버리겠다는말 한번만 더해봐,
그 땐, 나도 죽고 너도 죽는거야!! "
어디서 그런 참견성, 배짱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놈의 멱살을 잡고 말 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내 후드잠바의 모자를 꽉 붙잡은 놈 때문에,
전진할 수 없었다 ㅡ,.ㅡ...........
" 어디를 가려고 그러시나. "
" 이거놔. 놔 "
" 못놓겠다면?
너때문에, 다 잡은놈 놓쳤으니까
보상해. "
" 뭔 보상 ?
웃기지말고 이거 놔.! "
" 괜히 남에 일에 참견해서
멱살을 잡지않나,
나 참 살다살다 어이가 없어서 ."
그렇게 한참을 잡혀서 서있는데,
또 괜시리 눈물이 쏟아진다.
그대로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 흐엉..아후..엉엉.."
그 놈은 당황했는지, 그 골목을 빠져나갔다.
" 엄마....아아앙..미안....흐어엉.. "
" 야, 이거 "
아까 그놈이다.
간줄 알았는데, 슈퍼에 갔었나보다.
두루마리 휴지 한 포대를 한 손에 들고, 그중에 한 개를 꺼내서
나에게 권하고 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해졌다.
휴지를 뺏어서 눈을 닦아가며 코를 풀어가며
더 북받쳐서 울었다.
한 한시간쯤은 운 것 같다 .
그놈은 아직도 안갔다 .
한시간 전부터 끊임없이 휴지를 대주면서
옆을 지켜줬다.
아마 다 울고나면 해꼬지 할테지 .
" 다 울었냐?
존나 오래 우네.
살다살다 너같은 그 뭐냐,
물 틀면 나오는거, 암튼 그거 같은건 또 처음봤다."
" 수도꼭지 ㅡ,.ㅡ...."
" 아, 그래그래 수도꼭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이 났다는 듯한 제스츄어를 하는 놈.
나는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 봤고.
" 뭘 꼬나봐 , 생각 안날 수도 있지 ."
" 그냥 모른다고 해. "
" 알아! 안다고,
수도꼭지, 그거 물 틀면 나오는거 아니야.
내가 우리반에서 3 등해 "
" 뒤에서 "
" 뒤에서든, 앞에서든 3등이 어디야 "
뒤에서 3등 인가보다 ㅡ,.ㅡ.......
아무튼, 기묘한 인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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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니 갈길 가. "
" 안되, 니가 빚을 갚아야지. "
" 아! 뭐, 나 돈 없어 봐봐 "
주머니를 뒤집으면서 보여줬고,
" 누가 돈달래? 그 놈 다시 잡아줘야지.
그 새끼 엄청 쥐새끼 같단 말이다.
오늘도 잡느라 존나 힘뺐는데,
니가 참견하는 바람에 놓쳤잖아 ."
" 몰라, 나 달리기도 못하고
달려서도 안되고,
아무것도 없으니까, 배째 "
" 그럴까? "
.......................................
......................................................
...........................
......................................... 그렇게 나는, 세상의 끝에서 그놈을 만났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오늘도 놀이터에 왔다.
약속했거든, 매일 오기로 ..
매일..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저 멀리서 놈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로 껄렁하게 걸어온다.
인사대신 한 손을 들어보이며 온다.
" 내가 너무너무 보고싶어서
일찍 나왔나봐? "
" 무.. 무슨, 그냥 나오다 보니까. "
마음을 들켜서인지, 괜시리 얼굴이 달아올랐다.
" 좀 솔직해라. "
" 그거, 내 이름이다. "
" 뭐? 솔직이?
이름 졸래 특이하네 "
ㅡ,.ㅡ^.............덜 떨어진놈.
" 해라, 해라가 내 이름이라고 "
서로에 대해서 묻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자신에 대해서 말할 기회가 없었고.
이제서야 내 이름을 전한다.
" 아~ 해라?
뭘 해? 뭘 하지? "
초개그다 ㅡ,.ㅡ.......
썰렁함의 극치를 달리다 못해 질주하는 놈.
" 강해라.. 내 이름이야 "
" 이름 잘지었네,
딱 됬잖아, 강해라.
아 근데, 지금보다 더 강해지면 피곤한데 "
강해라.
강해라.
정말 니 말대로 내가 강했다면 좋았을걸..
" 니 이름은. "
" 싫어, 말 안해. "
ㅡ,.ㅡ^...
어디서 땡깡이야,
" 왜, 얼른 말해. "
" 싫어 "
삐진척 하면서 빨리 걸었다.
" 아, 알았어 말할게,
이..이..
아, 씨발 잠깐만."
주머니를 뒤지더니, 학교명찰을 건넨다.
[ 이 광 철 ]
왜 교복에 명찰을 안 달고 다녔는지 이해가 갔다.
말 하기 싫긴 했겠다 ㅡ,.ㅡ;;
광철이가 뭐냐 광철이가 .
배꼽을 부여잡고 웃었다.
" 웃지마 "
인상을 쓰며 내 입을 틀어 막는 놈.
" 푸풉..풉."
이름에 한번웃고, 창피해하는 놈의 모습에 더 웃었다.
" 웃지말랬어 ."
놈이 내 입을 틀어막던 손을 떼고 ,
심하게 인상을 쓰며 한참을 노려보더니
성큼 다가와 입을 맞춘다.
...........................
..................................
...................우리는 그렇게 사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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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을 만난지 어언 2주일하고 3일째 .
" 아, 뛰어뛰어. "
" 못뛰어 "
" 그래?, 그럼 내가 뛰지 "
얼른 내 쪽으로 뛰어오는 놈.
" 내일은, 스승의 날이라서 나 학교 안가니까,
일찍 나와. "
" 알았어. "
여느때와 같이, 그냥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
천천히 시내를 거닐기도 하고,
오락실에서 오락을 하기도 하고..
참, 우리끼리 얘기니까 해주는 건데,
광철이는, 멍청해서 보글보글 1탄도 못깬다 ㅡ,.ㅡ......
맨날 해도 뭐가 점프고 뭐가 방울인지 헷갈린다면서,
성질을 있는대로 부린다 ㅡ,.ㅡ...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간다.
이 녀석과 함께 있는 시간은 말이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내게는 고문이다.
시작하는게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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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이 말한, 스승의 날 .
주문대로 일찍 나와서 기다리는 나다 ㅡ,.ㅡ.....
근데, 이 새끼는 왜 이렇게 안 오는거야 .
오다가 무슨 일 난건 아니겠지..
" 저기요 "
" 네? 저요? "
" 이거, 쩌~기있는 형이 전해달래요. "
무지 큰 장미 꽃 바구니.
그 속에 껴있는 편지.
꽃을 전해준 사람이 가리킨 쪽을 보니,
개미코딱지만 하게 보이는 멀리 서있는 그 놈.
왠 꽃이지..
편지를 열어봤다.
서툰 글씨로 써 있는말.
[ 당신은 내게 사랑을 가르쳐준
하나밖에 없는 스승입니다. ]
느끼한놈..
눈물이 있는대로 쏟아졌다.
감동시키는데 뭐가 있나보다.
멀리서, 놀란채로 뛰어오는 놈.
" 왜 울어?! 너무 느끼해?
아 존나쪽팔려서 멀리 서있었는데,
더 쪽팔리게 하냐.
아 씨발, 그리고 내 말투로 쓰려는데
또 그건 더 이상하더라고,
아씨 그래서 수 십개를 썼다가 버렸다가
했느..ㄴ.."
" 고마워. "
하면서, 놈을 끌어 안았고..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안타까운 고백 앞에서
울고 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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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 응.."
" 나..살고 싶어.."
놀란 엄마가,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로 나를 바라본다.
" 엄마...엄마...나..나 살고싶어...
죽기싫어..죽기..싫어..."
" 안죽어..안죽어..너..
죽지않아..엄마가 있잖아..
..엄마..믿어..
내일..병원에 가보자..우리.. "
" ..나..살고싶어.."
...........그날 난.
...........................살고싶다고 말할수 있을만큼,
..........살고싶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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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놀이터에 못 갈 것같다.
병원에 가야하니까.
그 놈은 참을성 없으니까 조금 기다리다가 가겠지.
- 병원
" 강 해라씨"
재 검사.
결과는 내일 통보.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이끌고 간신히 집에 왔다.
" 자..내일 병원 갈 때까지.. "
" 응..."
눈을 감으려는데,
왠지 그 놈이 나를 기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대로 일어나서,
나가지 말라고 말리는 엄마를 뒤로한채,
금방 온다며 놀이터로 향했다.
주황색 가로등불 아래에 멋지게 자리잡은, 벤치와 그놈.
" 너, 너무 늦었다. "
" 바보같이 왜 기다리고 있어.
안 오면 가야지."
" 내가 왜가,
니가 꼭 올건데. "
" 못 올수도 있잖아.
오다가 일이 생겼다거나,
집에 일이 생겼다거나.."
" 넌 , 나 안기다릴 거야? "
" .............아니.
기다려..기다려야지.."
" 거봐, 그러면서 무슨. "
" 그래도 안 돼.
만약에.. 만약에 내가
늦게 온다면, 그냥 가..
바보같이..기다리지 말구."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면서
말을 이었다.
" 나랑 약속해,
앞으로는, 이렇게 오랫동안..
나 기다리지 않기로.."
" 싫어."
" 왜!
약속해. "
" 씨발, 몰라 안 해.
난 니 올 때까지 기다릴거다.
난 무식해서 다른건 몰라.
하루라도 못보면
돌아버릴것 같으니까 , 볼 수 있게 기다릴거야.
니가 올거니까."
놈의 말에 또 한번 울음이 터졌고.
" ..진짜 무식해. "
하면서 꼭 끌어 안아줬다.
그렇게 한참을 같이 있다가
가려고 일어서는데,
갑자기 심한 두통에 넘어질 뻔 했다.
설마..하는 생각에..몸을 움츠렸다.
나는..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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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 강해라씨. "
" 네.."
이별선고를 받느냐.. 사랑선고를 받느냐..
내 눈 앞에 놓인 현실은 .
흑과 백으로 갈렸다.
백으로 갈 수 있다면 내가 뛰어서라도 갈 것이고..
흑으로밖에 갈 수 없다면, 누가 떠 민다고 해도
기필코 백으로 가야겠다.
난.. 살아야 하니까..
그놈이.. 기다릴테니까..
" 전이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벌써..뇌까지 퍼진 상태로..
수술도..불가능합니다..
아마도.. 길어야..한달.."
" 선생님!! 무슨소리에요!!!!
나 살아야해요,,
나 정말 살아야되요!!!!!
엄마랑..그놈 위해서..
날 기다릴 두 사람을 위해서..
나 살아야 된단말이에요!!!!!
다시한번 검사해주세요!
다시한번...다시한번....한번만....흐엉..억.."
옆에서 나와 같이 우는 엄마..
의사선생님의 바짓가랭이를 붙잡고 우는 나..
난 살고싶단 말이다......
아니.......살아야 한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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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의 이별선고를 받은지..일주일이 지났다..
머리가 더 많이 아파오고..
이런 지경까지는 되고싶지 않았다..
죽어도.. 추하게 죽고싶진 않았다.
허나,
뼈까지 전이된 암이, 척추를 침범해서.. 하반신 마비까지 왔다.
며칠동안은,
볼 자신이 없어서 가지 못했는데.
갈걸 그랬다..
마지막 웃으면서 헤어지자고 할걸 그랬다..
척추까지 전이 될 것을 알았더라면.
미리... 가 둘것을 그랬다.
이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 놈에게 갈 수 없었다.
" 해라야!!!!!! "
비명을 지르다 시피 하는 엄마..
내가 휠체어에서 내려오려다가..
걸어보려다가. 넘어졌다.
병신같다 정말..
" 엄마...나 ..살지 못해도..
걷고싶어.....걷기라도 하고싶어.....
걸어만이라도.. 걷기만이라도..하고싶어...."
가뜩이나 마른 엄마가 나 때문에, 더 야윈 팔로
나를 들어 휠체어에 앉힌다.
" 넌 안죽어..엄마..믿어..
우리..믿자...우리..."
........................걸을수 있었으면...좋겠다....정말 좋겠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렇게 사흘이 더 흐르고,
나는 점점 더 죽어가고 있었다.
" 엄마..나..부탁이 있어.."
.....................................
...................................................
..........................
-놀이터.
마지막으로 내가 엄마에게 부탁 한 것은.
그 놈이 오기 이른 시간에,
먼저 벤치에 앉혀 달라는 것 이었다.
마지막 작별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았다.
아니..그보다.. 놈을 못보면
마지막 갈 때.
눈을 감지 못 할 것 같았다.
......................
....................................
멀리서 땅을 보며 터벅터벅 걸어오는 놈.
매일..왔던거야?..
내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나..맨날 기다렸어?...
..........
" 야!! "
얼굴에 인상을 바가지로, 아니 대야로 쓴 놈.
" 내가 맨날 기다리느라, 죽는줄 알았다. "
" 미안.."
" 뭐, 미안하면. 한번 안기던가. "
" 있잖아.."
" 뭐가있어 "
웃기라고 한 말인듯 머쓱해 하는 그 놈앞에서
웃어주고 싶었지만, 웃을 수 없었다.
" 나 이제 여기 안와."
" 뭐? 안들려 "
" 안 와 여기."
" 안들린다. 아 귀가 왜 이러냐,
귀 병신 됐나보다.
오늘 우리 뭐할래 ,
우리 진짜 오랜만이잖아.
오락실에 가서 보글보글 내기할까? "
" 억지부리지마,
나 이제 여ㄱ...."
" 아~ 오늘 날씨 좋지,
얼른가자 , 시간 아까워 "
내 손을 잡고 끌어당기는 놈.
다리를 못 움직이는 나는, 그 덕에 바닥으로 떨어졌고.
놀란놈은
" 왜 이렇게 둔해, 얼른 일어나 . "
" ...됐어, 얼른가..
빨리 가..흐엉..으..얼른가.."
" 왜그래, 왜 못일어나 ! "
내 딱딱해진 다리를 만지며 말하는 놈.
" 하지마! 만지지마..
얼른가, 보기싫으니까 빨리..가 "
" 아 씨발, 니 다리도 고장났나보다. "
그대로 나를 들어 의자에 다시 앉히는 놈.
" 이러지마,.
봤지,
나 다리병신이야.
병신됬어..
창피하니까 빨리가.. "
" 아 안들려,
나도 귀병신이니까
병신끼리 쌤쌤이다 , 그치 "
" .....질린다 진짜..
왜 피하려고 해.
왜 무시하려고 해,
이건 정말 사실인데 ..
왜.. 못받아들여 . "
" 아 씨발, 내가 말했지!!
나 무식해서 멀티 플레이 안 된다고!
지금은 너만 보고있는데,
니 말까지 들릴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마. "
" 더 말해줄까?
............... 나 죽어,
죽는대.
그게 내일이 될지, 모레가 될지 .. 나도 잘 몰라..
근데..근데 근데..근데 죽는대!! 죽는다잖아!! "
" 아, 왜이렇게 말라졌냐.
장모님이 밥 안줘? "
" 간암 말기야."
" 머리는 감았냐?
이거이거, 떡진거봐."
" 뇌까지 전이됐어. "
" 옷은 또 이게뭐야.
이래가지고는 딴 남자 못만나겠다.
평생 나밖에 없겠어, "
" 척추까지 전이되서, 하반신 마비됐어. "
" 음...아..아씨발
오늘 햇빛이 왜 이렇게 따갑냐. "
고개를 수그리고 ..
우는지 어깨를 들썩이는 놈..
" 햇빛 없어질 때 까지..
눈 안따가울 때 까지..
그 때까지 잠깐만..이러고 있을게."
더 더욱 서럽게 우는 놈..
덩달아 나도 서럽게 울었다.
십여분이 지난 듯 했다.
" 나. 갈게.."
멀리서 휠체어를 가지고 나를 기다리는 엄마를
손짓으로 불렀고,
엄마는, 휠체어를 끌고 온다.
" 정말미안해..
너 나..많이 기다렸으니까.
그동안 많이..기다렸으니까,
이제..이제.. 내가 기다릴게..
대신..대신.. 나 오래..오래..기다리게 해..
너무..너무..일찍 오면...안 돼..
먼저..가서 기다릴게.. "
" 아, 간다고?
내일 올거지?..
먼저.. 가봐.
난 좀.. 있다가 가야겠다.. "
너무 서럽게 우는 놈을 옆에 두고, 엄마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옮겨 탔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동안, 눈물이 앞을 가려서.
제대로 된 사물을 본 기억이 없다.
............................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렇게 헤어지고..
이틀 뒤...
" 어서 와 "
하얀 빛이 새어 나오고..
멀리서 누가 손짓한다.
난 그 손짓을 향해 걸었다.
이상하게도 내 다리는 멀쩡하다.
너무 좋다.
나 그럼.. 그놈 만나러 갈 수 있는 거지 ?
뛰어서 갈 수 있는거지?
나는 그 빛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오늘도 오지 않았다 .
아.. 고집불통.
내가 그렇게 기다린다고 해도
삐졌는지 코빼기도 안 비친다.
벌써 한 달 짼데.
맨날 왜 기다리게 하냐.
얼굴이 그렇게 비싸서야,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서야 만나겠나 이거 .
아씨발, 오늘도 넌 안 오는거냐.
그래, 오기만 해봐라
그냥 콱 ..
콱 그냥..
안아버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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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기다린다 나는.
" 학생, "
고개를 들어보니,
해라 어머니가 계셨다.
벌떡 일어나서 넙죽 절을하고는,
" 안녕하세요, 장모님 . "
내 말이 너무 앞섰나?
해라처럼 잘 우시는 어머니시다.
한참을 우시던 어머니는,
진정이 된 듯 입을 여셨다.
" 죽었어..
죽었어...
갔어.."
" 어머니, 왜 해라는 안 데려 오셨어요.
걔가 제 얘기 안 하던 가요?
하...내가..내가..기다린다고 했는데..
왜 안와요..? "
오열에 가까웠다.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하기 싫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숨쉬고 있다는 거
그 사실.. 믿기 싫었다.
" 마지막으로..손까지 마비가 왔어..
내가 말렸는데도..기어코..
움직이지도 않는 손으로..
입으로..
한자한자..
..안간힘으로.. 편지를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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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자고 있는거야?
나빴다,
나는 기다리게하고
지는 여기서 잠이나 실컷 자고 있다니.
정말 이기적이네.
나도 니 옆에서 잠이나 잘까?
우리 아직 못 한거 많잖아..
아직 해 보고싶은거 많잖아..
..........................
.....................
사랑도 아직 다 못했잖아...
.....................아직 사랑하잖아....
난.. 무식하니까..
니가 했던말 기억하면서,
니가 기다리고 있다는거 생각하면서,
니 곁으로 천천히 갈게..
대신, 나 기다리다가
딴 놈 쳐다보지 않기다 .
내 말 듣고 있지?
나 보고있지?
우리 약속하자,
서로를 기다리기로..
그 때, 니가 했던 기다리지 말라는 약속
그건 끝까지 못하겠다.
무식해서 한 가지 밖에 못지키는거 알잖아,
이해해 줄거지?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To. 미래의 강해라 남편 이광철.
니가 이 편지를 받았다면,
난 죽었다는 뜻이겠다.
나.. 포기했었어.
별로 살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너를 만나고 나서..
이상하게도, 창피하게도.. 정말 살고 싶어졌어..
하루하루 일분 일초가 너무 아까웠구..
오직 살고 싶었어..
어쩌면, 우리 만나지 않았었더라면,
좋았겠다..
서로 힘들게 안 기다려도 되는 거니까..
이렇게 헤어져서 아파하지 않아도 됬었을 테니까..
아니다.. 그건..
널 만나지 않았더라면, 살려고.. 발버둥 치지 않았겠다.
정말 행복한데도 가슴찢어지도록 슬픈 그런 감정
못 느껴봤겠다..
니가 아니었더라면..
그러고 보니까 넌 참 대단했네.
마지막으로 부탁하자, 나..
기다리지마.
이젠 내가 기다릴게..
알았지?
그리고, 나는 여기서 절대적으로.. 너를 기다릴테니까,
거기서 다른 여자 만나도 되고,
자식 열명쯤 낳고 와도 되,
난 꼭 기다릴테니까..
그리고.. 약한 우리엄마..
나를 너 보다도 사랑하는 우리엄마..
나 대신 부탁해..잠시동안...
잠시동안....
편지 너무 길지,
무식한 니가, 다 읽을지 의문이다..
근데, 나..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할게.
비록, 세상의끝에서 너를 만났지만..
너를 만나는 동안은 세상의 중심에 서 있었어.
그리고..
정말정말 사랑했어.
...............................
...............................................
..............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거야..
................기다릴게 ..
From. 미래의 광철이 신부 강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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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갑자기 쓰고 싶어져서, 한번 써봤어요 ;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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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인소닷단편소설
[단편]
[에프엘*] [ 세상의 끝에서 만나다.. ]
에프엘*
추천 0
조회 582
04.10.27 00:23
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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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ㅠㅠ슬퍼요ㅠㅠㅠㅠ잘쓰셨어요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 ^♡
진짜 넘 슬퍼서 눈물이,.... ㅠ.ㅠ주루룩
아아...너무 슬퍼여...ㅠㅠ
감사합니다 ㅠ,.ㅡ♡
으어엉엉ㅠ□ㅠ진짜 슬퍼요!!ㅠ□ㅠ
배경음악이랑무척잘ㅇㅓ울리네요 ㅜ 슬퍼요 광철이 ㅠㅠㅠ
잘읽었습니다.담에도 좋은 소설 써주세요^^ 에프엘*님 짱짱!!!!!
한줄의 댓글이지만 정말정말 힘이된답니다 ㅠㅠ 감사해요 ♡
감동이네요 .. 우우 ㅠㅠ
진짜 슬프다. 해피 엔딩이 아니지만..감동이 밀려 와요
진짜 슬프다. 해피 엔딩이 아니지만..감동이 밀려 와요
다 읽고 더 길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잘읽었습니다..아주 감동이었어요..^^
성미가 급해서 ㅡ,.ㅡ;;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ㅠ♡
ㅜㅜ 정말정말 잘봣어용 ,, 광철이도 불쌍하고 해라도 불쌍해용 ㅜㅜ
흐흑!!너무 슬퍼요..지금 콧물이랑 눈물이랑 뒤죽박죽..ㅠ_ㅠ
감사합니다 ㅠㅠ♡
슬퍼요 ㅠ 오늘 슬픈일도 있는데........ 울어버렸네요.......너무 복받혀서........
아,짜증나요,ㅠ 너무 슬퍼서, 진짜 너무 슬프다,ㅠ))
감사합니다 ㅡ,.ㅡ♡
슬퍼여 너무슬퍼영 ㅜㅜ 흑흑.........
잘 쓰셧어요ㅠ_ㅠ
여우별님, 海英님, 하녀기님, 또또별♡님, 지지언니님, 피터펜님, 이니zz님, 꿈처럼부푼생각님, 바보vs똘빡님, ll0민지0ll님, 앙탈성진_님, 바보♡님, 우짤까))님, 소설을읽어님, ♡-_-; 님, 다들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정말 감동 받았어요,, 저 울었어요 .. 하잇. 짜증나 이렇게 슬퍼도되는거에요??ㅠ_-,,, 허응,,
우욱 ㅠ_ㅠ.. 슬퍼요 계속 읽는데 가슴이 저릿저릿 했다는 > _ㅠ 좋은 수설 잘 봤구요 건필하세요 ^ ^
밀크쿠키걸♪ 님, # fib #님, 감사합니다 ♡
으앜 !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앙앙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뭐 연재하시는 소설 없으세요? 에프엘님 소설실력 굉장히 좋으신데 = ,= 님 소설 보고 싶다는...
아악 눈물나와요 ㅜ_ㅜ .. 너무 슬프다!! 후어어엉 ㅜ_ㅜ ... 정말 감동입니다 , !!
만만테디걸♪님, 감사합니다 ~. 연재는 이제 안해요 ㅡ,.ㅡㅎ..요새 부쩍 바빠져서 연재가 불가능 하다는 - -; 간간히 필 꽂힐 때 단편쓸 생각이에요 ^ ^. 푼수젤리님, 감사합니다♡
담배향님 감사합니다 ^ ^, 이 곡 제목은 잘 모르겠구요 언뜻 최유기에서 나온 곡이라는 얘기는 들었었는데.. ㅡ,.ㅡ..........;
민#....^^..광철이랑 해라랑 만난 그 사건은 정말 어이없었는데...^^ 나오는 곡이랑.. 이소설내용이랑,.. 정말어울려요 ㅠㅠ 진짜울뻔했어요...ㅜㅜ...더슬픈소설 많이써주세요! 단편좋아요>ㅁ<ㅋ
어이없다면 ㅡ,.ㅡ;; 많이 이상한가요 ㅡ,.ㅠ?....
아슬퍼용 ㅠㅠㅠ 최공 !
ㅠ_ㅠ 슬퍼요 슬퍼요 으아아아아앙
흐엉엉, ㅠ_ㅠ 보면서 울었자나요 ㅠ 히잉,, 노래도 진짜 좋아요, >_ㅠ
★노ㄹざㄱĦ나ㄹı 님, 눈♪님, 앙큼상큼고r일 님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ㅠㅠ♡
재밌어요ㅜㅜ 아따 고거 참 슬프네ㅜㅜ
+테디베어+ 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와... 이렇게 재미있다니이 !!!!!!!!!!!!!!!!!!!!!
감사합니다 ㅠㅠㅠ♡
정말 슬프네요ㅠ_ㅜ.........
너무 슬프네요 ~~ ㅠㅠ ;; 잘쓰십니다 !!
진짜.. 슬퍼요.. 동생이랑 싸우고 기분 전환겸 읽었는데[; ] 으허어... 눈물도 나고.. 하핫;
에프엘님 나뽀요-_ㅠ 계속 울게 만들고,,,ㅠ 너무 슬퍼요,,,ㅠ 감동적이구,,.,, 잘 읽었습니다,,,^-^
아, 너무 많이 울었어요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