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마르1,21ㄴ-28)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셨는데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이 다른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에 놀랐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소리를 지르며 이렇게 말하였다고 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외국 영화 엑소시스트 5에서 보면 악마가 죄책감에 빠져있는 사제에게 권하길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지고 무관심하길 권유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어쩌면 악마가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일 첫 번째가 무관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하는 말에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듯이 곧 이기적인 마음으로 모든 관계를 접고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곧 악마는 다른 사람들과의 사랑의 관계도 접어버리고 결국에는 하느님과의 관계도 접어버리도록 유혹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악마는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이 악마의 표현을 겉으로만 볼 때 마치 신앙고백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먼저 악마는 이미 자신들과 예수님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 따지면서 관계의 단절을 선포했기에 이 말은 진실이 아닌 거짓이며 자신의 위기 모면을 위한 술책성 발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 중요한 것이 있다면 진실한 신앙의 모습입니다. 사실 얼마든지 우리는 주님을 찬양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러한 모습이 남들에게는 거룩해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찬양에 진실이 담기지 않을 때 그것은 오늘 복음의 악마의 발언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