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ㅡ
경국지색 (傾國之色)
나라를 기울게 할 만한 미모라는 의미로, 절세의 미인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이 고사성어는 나라를 혼란에 빠트릴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을 비유적으로 일컫습니다.
ㅡ
당 현종과 양귀비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 이야기는 당나라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로맨스 중 하나로, 두 사람의 관계는 당 제국의 몰락을 촉발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귀비는 현종의 아들 수왕의 아내로 처음 황실에 들어왔으나, 현종은 그녀의 미모와 예술적 재능에 매료되어 며느리였던 양귀비를 자신의 후궁으로 삼았습니다. 현종은 양귀비에게 황후에 준하는 권력을 부여하며 그녀의 친척들까지 권력의 중심부로 끌어들였고, 그중 양귀비의 사촌 양국충은 부패와 비리를 일삼아 민심을 잃게 했습니다.
양귀비의 사랑을 받던 안녹산은 현종의 총애를 받아 군사적 권한을 확장했으며, 양국충과 권력 다툼을 벌이다 결국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반란군이 수도 장안을 점령하자, 현종은 양귀비와 함께 피난길에 올랐지만, 결국 병사들의 요구에 따라 양귀비를 처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귀비가 사라진 뒤에도 현종은 그녀를 그리워하며 여생을 보냈고, 백거이의 〈장한가〉는 이들의 비극적 사랑을 노래하며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ㅡ
○ 매희(말희,末喜)
매희(말희, 末喜)는 하(夏)나라의 마지막 왕인 걸왕(傑王, ~BC1562)의 왕비 중 한명.
보석과 상아로 장식한 요대(瑤臺)라는 궁전을 짓고 옥으로 만든 침대에서 밤마다 열락에 빠졌어요.
걸왕은 그녀의 소망에 따라 전국에서 선발한 3000명의 미소녀들에게 오색 찬란한 옷을 입혀 날마다 풍악을 울리고 춤울추며 환락에 빠졌으나 매희는 이내 싫증을 느꼈어요. "이렇게 3천 궁녀들에게 일일이 음식을 나눠주고 술을 따르는 것은 너무 지루하옵니다. 차라리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로 숲을 만들어 자기 마음대로 마시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이까, 폐하?"
"정말 기가 막히게 좋은 생각이오. 그렇게 멋진 잔치를 벌여본 제왕은 일찍이 없었을 것이오."
그리하여 그 유명한 주지육림(酒池肉林)의 공사가 시작되었지요.
그러나 매희(말희, 末喜)는 처음부터 딴 생각이 있었어요. '내 조국이 이 자의 칼 아래 유린당하고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져 한낱 노리개가 되어 붙잡혀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원망스럽기 한이 없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네요.
주지육림의 공사가 완성되자 연못가에서 술을 마시고 북소리에 맞춰 안주를 먹는 기이한 풍경이 매일같이 연출되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걸왕에게 충성스러운 마음으로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충신들은 모두 다 죽임을 당하거나 쫓겨났지요.
충신이었던 관용봉(關龍逢)도 죽음을 각오하고 용기를 내어 간언했으나 오히려 죽임을 당했어요.
또 다른 충신이었던 이윤(伊尹) 역시 걸왕에게 간언하려다가 겨우 죽임을 모면하였지요.
하나라의 제후이자 제후의 우두머리 격인 방백(方伯)이었던 은(殷)의 탕(湯) 역시 수많은 백성들을 위해 걸왕에게 여러 차례 올바른 정치를 진언했지만 오히려 다른 이들처럼 죽임을 당할 뻔하였다가 진상품을 받치고 위기에서 벗어났어요.
이 일이 있은 후 걸왕의 옛 부하인 이윤과 탕(湯)을 따르는 제후들이 걸왕을 쫓아낼 것을 결의하였고 탕 역시 이를 받아들여 전국에 걸왕 토벌의 포고를 내걸었지요. 결국 하나라는 은(殷)나라의 탕왕이 이끄는 군대에 멸망하게 되었어요.
○ 달기(妲己)
또 한 명의 경국지색은 은(상)나라 달기(妲己).
달기는 중국 역사상 가장 섹시한 여인 중의 한 사람이며 음탕한 여인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인물이지요.
그녀의 악명은 중국인들의 언어생활을 통해서도 알 수 있어요.
중국 속어로 "달기정(妲己精 : da ji jing)"이란 말이 있는데 그 말은 "달기 같은 년", "여우 같은 년(狐狸精)"이란 뜻으로 음흉하고 음탕한 여인을 욕하는 말이지요.
그래서 달기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요녀이자 독녀로 알려져 있어요.
기원전 11세기에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는 그보다 수백 년 이전에 있었던 하(夏)나라 걸왕(桀王)과 매희의 이야기와 너무도 흡사하지요.
달기와 주왕이 상(商)나라를 패망의 길로 이끌었다면 걸왕과 매희는 하(夏)나라를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달기(妲己)는 은(殷)나라(BC1562 ~ BC1046) 마지막 군주인 주왕(紂王)의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주왕은 달기에게 흠뻑 빠져 그녀가 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했어요.
주왕은 '달기야말로 진짜 여자다 지금까지 많은 여자들을 겪어봤지만 달기에 비하면 목석에 불과하다.
정말 하늘이 내려준 여자다.'라고 하면서 달기를 총애했다 하네요.
어느 날 달기는 "궁중 음악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사오니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어떠하온지요?" 하고 애교를 부렸지요.
주왕도 사실 궁중의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터라 즉시 음악을 담당하는 사연(師涓)이라는 악사를 시켜 '미미지악(靡靡之樂)'이라는 아주 음탕한 노래를 작곡하게 하였고 또한 그것에 걸맞은 '북리지무(北里之舞)'라는 음란한 춤을 만들었지요.
또한 달기는 "폐하, 환락의 극치가 어떠한 것인지 한번 끝까지 가보고 싶사옵니다.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고 후회 없는 삶을 누려야 하지 않을까요?" 하면서 마침내 주지육림(酒池肉林)의 공사를 시작하게 만들었으며 공사가 완성되자 그곳에서 음탕하고 질펀한 잔치를 벌였어요.
"이 잔치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은 절대 옷을 입어서는 안되며 그리고 남자는 반드시 여자를 업고 과인이 있는 곳까지 와야 한다."라고 주왕의 명이 떨어지자 잔치에 참석한 천여 명이 넘는 남녀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의 몸이 되어 벌거벗은 남자들은 이리저리 여자를 붙잡으려 뛰어다녔고 역시 모두 벗은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기 바빴지요.
이러한 잔치는 낮에는 잠을 자고 저녁부터 다음날 해가 뜰 때까지 계속하여 무려 120일 동안이나 이어졌다고 하지요.
그래서 '장야지음(長夜之飮)'이란 말이 생겨났으며 이는 날이 새어도 창을 가리고 불을 켜 논 채 계속하는 주연(酒宴)을 말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는 극히 호사스럽고 방탕한 주연을 뜻하지요.
또 달기는 재물을 모으기 위해 백성들에게 세금을 무겁게 부과하여 녹대(鹿臺)라는 금고를 만들었는데 그 크기는 넓이가 1리나 되었고 높이는 1천 척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였지요.
그리고 달기의 가장 악랄하고 천인공노할 못된 품성은 주왕을 시켜 잔혹한 형벌을 내리게 하여 생사람을 다 죽게 만들어 놓고 그러한 장면을 보면서 자신의 성욕을 자극했다는 점이라 하네요.
포락지형(炮烙之刑)이라는 형벌이 그중 하나인데 포락지형(炮烙之刑)이란 구리 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아래 이글거리는 숯불을 피워 놓은 후 구리 기둥 위를 죄인들로 하여금 맨발로 걸어가게 하는 형벌이지요.
"끝까지 걸어가는 자에게는 죄를 사면해 준다."라며
'불속에 떨어져 죽느냐?
기름 기둥을 무사히 건너느냐?'라는 절박한 갈림길에서 발버둥 치는 죄인의 모습을 보고 두 사람은 즐겼다고 하지요.
한 사람의 죄수가 봉구 덩이에 떨어져 뜨거움에 팔딱팔딱 뛰면서 죽어 갈 때마다 그녀는 성에 굶주린 듯한 신음을 토해내며 주왕의 품에 달라붙어 몸부림쳤다 하네요.
많은 충신들은 은왕조를 살리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진언하였으나 주왕은 그들을 모조리 죽여 젓을 담그고 포를 떴으며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죽였다고 하지요.
권불10년 화무십일홍 이라 했던가요?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막강한 권력도 1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드디어 주나라의 무왕(武王)이 군사를 일으켜 은나라를 멸망시킬 때 주왕은 녹대에 들어가 스스로 불을 지르고 죽었어요.
한편, 달기는 사로잡혀 오랏줄에 묶인 채 울음을 터뜨리며 형장으로 끌려갔는데 그 모습이 마치 배꽃이 봄비를 흠뻑 맞은 것과 같았다고 하지요.
그리고 처형할 때 망나니들이 그녀의 미색에 혼이 빠지고 팔이 마비되어 칼을 들어 올리지 못하자 형장의 대장은 90살이 된 망나니로 처형하려 했으나 이 늙은 망나니도 달기를 보자 현기증이 나고 눈이 부셔 목을 칠 수 없었다고 하네요.
결국 그녀의 얼굴을 보자기로 가린 후 처형했다고 하지요.
중국 고서에서는 달기(妲己)의 미모를 이렇게 형용하고 있어요. '구름처럼 검게 늘어진 머리카락, 살구 같은 얼굴, 복숭아 같은 뺨, 봄 산처럼 옅고 가는 눈썹, 가을 파도처럼 둥근 눈동자, 풍만한 가슴, 가냘픈 허리, 풍성한 엉덩이, 늘씬한 다리, 햇빛에 취한 해당화나 비에 젖은 배꽃보다도 아름다워라.'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