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없이도 사는 사람들?
가끔씩 그런 경우가 있다. 누군가를 소개 시키거나 받을 때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며 과잉포장을 한다. 소개 받은 사람을 격어보지 않았으니 과연 그러한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 뭐 여기까진 두고 볼 일이니 시간이 지나며 경험해 보면 결과는 나올 것이라 서둘 필요는 없다. 그런데 자신을 소개하며 대 놓고 스스로‘법 없이도 산다.’라며 자화자찬하는 친구들을 또 가끔씩 본다. 내 지인 중에 그런 친구가 있다. 처음 어떤 이로부터‘이 사람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요’라고 소개를 받았으니 그런가 보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스스로를‘나는 법 없이도 삽니다.’라고 표현 하는 소릴 듣고 과연 그런가를 돌이켜(그와 함께한 시간들에 대해...)보니, 내게 크게 실수한 적은 없지만 술만 마시면 말이 많고 현실과는 괴리를 느끼는 간덩이 부은 소릴 가끔씩 하는 것 하며, 술이 취하면 육두문자 쓰기를 즐겨 하는 것 등등. 여간 마음이 찜찜하지 않다. 법과 부처님 위의 경우 나 같이 그런 방면엔 비교적 너그러운(?) 놈을 만났으니 그렇지 자칫 꼬장꼬장한 샌님이나 성질 더러운 놈 만나면 대판 싸움이나 육탄전이 벌어지기 십상이다. 물론 나 역시도 때론 ‘이걸 한 번 받아 버릴까?’하는 불뚝 성질이 아니 나는 것은 아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법 없이도 사는 사람’을 건드렸다간 세인들로부터 가중지탄처벌 받을 게 두려워 참는다. 똥이 무서워 피하나 뭐? 또 이런 표현이 있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다.’는.....어질고 착하고 세상의 선한 것은 다 지니고 있는 사람. 그런데 따지고 보면 멀쩡한 부처님을 몇 토막을 냈는지 모르지만 하필이면 가운데 토막이고 이미 토막이 처졌다는 것은 잔인한 범죄 행위가 아니던가? 그럴지라도 그런 표현이 정당하다면 예수는, 공자는, 여타의 성현들은 왜 토막이 안 쳐졌나? 이거다.(요즘 몇몇 땡 중놈들 하는 짓을 보니 부처님 가운데 토막은 무슨? 부처 풀 뜯는 소리 하고 자빠졌다.)아무튼 부처님은 토막이 여럿 나도 법 없이 살았던 모양이다. 내가 말장난이 좀 길었나? 순직한 이 경사 가족의 설상가상. 서해안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 나포 작전 중 순직한 고(故) 이청호경사의 유가족들은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는 것이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세 자녀 등 다섯 식구의 안식처였던 해경 관사를 2개월여 안에 비우고 다른 집으로 이사 가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란다. '해양경찰 관사 운영 규칙'에 따르면 관사를 사용하던 해경이 공무원 신분을 상실하면 2개월 안에 집을 비워줘야 하고, 이 경사처럼 작전 도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경우, "위원회 심의에서 유예기간을 부여해도 결국에는 집을 비워야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유족은 살던 집에서 나가야 하는 막막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설상가상이라고 하던가? 약법삼장과 준법 젖탱이 유방이 미련탱이 항우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고 漢나라를 세운 뒤, 전 왕조 秦나라의 까다롭고 복잡한 법을 거의 폐기처분하고 약법삼장(約法三章)이라는 걸 만들어 공포하니, 첫째, 살인한 자를 사형에 처한다는 것, 둘째 사람을 상해한 자와 도둑질한 자를 처벌한다는 것, 마지막 셋째 진나라의 법을 모두 폐지한다는 아주 간단한 법만으로도 길거리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주워 가는 자가 없고, 문을 열어 놓고 생활을 해도 도둑이 없었단다. 뭐 지난날 태평성대를 논 하자니 얼마간 살이 붙기는 했겠지만, 어쨌든 법이라는 게 엄하고 추상같아야 지켜지는 것은 아니고, 또 기왕 나라 법으로 만들어졌으면 지켜야 하는 게 일반 백성(국민)의 도리이다. 오죽했으면‘악법도 법이다’며 지키라고 하겠는가. 불공평한 나라 법 그런데 문제는 법의 양면성이다. 그렇게 지켜야할 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625참전용사 전사보상금 5000원, 소방관 생명수당4300원 이렇게 지켜왔고, 되국놈에게 맞서 나라 법을 집행 하다가 죽은 경찰관임에도 살던 집을 나가야 하는 게 법이라면 어쩔 수 없이 지켜야 겠지만, 법을 만드는 놈들은 저희 가져갈 것 다가져가 호의호식하는 꼬라지를 보면 법이라는 게 얼마나 불공평한 것인가 이거다. 이런 법을 돈 없고 힘없는 일반 백성에게만 지키라고 강요한다면 이건 확실히 두 얼굴을 가진 법이 틀림없다. 오죽했으면 돈 있는 놈은 죄를 져도 무죄가 되고 돈 없는 놈은 6000원도 아닌 600원 버스요금 챙겼다고 해고당하는 세상이다.(며칠 전 어떤 마을버스 기사가 그랬다는 뉴스를 보았다) 법 없이 사는 사람과 법 때문에 불편한 사람 법 없이도 산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아니한 말로‘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이 착하고 어질고 선해서 일까? 말꼬리 잡고 널어지자는 게 아니라 법이 없다는 건 무법(無法)이라는 것 아닌 가? 무법천지에서 살아나가는 것은‘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아야 하는 게 아니고 그만큼 용감무쌍(?)하고 더 세야 하는 거 아닌가? 문명이 발달 할수록 법은 보다 다양하고 디테일 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법천지에도 살 사람이 있다면 그 놈의 법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입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이건 차라리 무법천지가 되는 게 옳은지도 모르겠다. 법으로 정해진 5000원 그리고 4300원 또 그리고 가장이 국가와 국민의 재산을 위해 되국놈들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 했는데 집을 쫓겨 나야 한다면 법 때문에 불편한 백성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차라리“무법천지를 만들자!!!”고 이 연사는 자다 말고 일어나 이 신 새벽에 악을 써 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