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왕꼬막 12kg
남편도 아이들도 꼬막을 좋아해서 1만원짜리 참꼬막을 1망 샀다. 섣달 그믐날 점심에 데쳐서 놓았는데 한번 먹으니 다 없어져서 남편에게 더 먹고 싶으면 서부시장에 가서 사오라고 장소를 알려주었다.
그런데 참꼬막은 다 떨어지고 없고 길가 트럭에서 왕꼬막을 떨이로 싸게 팔아서 싸게 사왔다고 내려 놓는다.
피꼬막 12kg. 왕경계다!! 다라이로 가득하다.
‘이것 저것 할 것도 많은데 분수가 있게 사와야지~. 저걸 언제 다 손질하고 누가 저걸 다 먹냐?’
하는 마음이다. 일단 마음을 멈추고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이 가족들 많이 먹이고 싶고 싸게 판다고 하니까 사온 것은 아는데 이것 언제 씻고 데치지? 너무 많고 시간도 없는데~. 그리고 나 지금 힘들어.”
“알았어. 내가 씻어줄테니까 당신은 데치기만 해.”
남편이 낑낑대며 왕꼬막을 절반 정도 씻는다. 30분 넘게 고생을 하여 씻어 놓았다. 데쳐서 손질하여 놓았는데 어떻게해야 가족들이 잘 먹을 수 있으까 고민이다. 또 경계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골뱅이 무침처럼 배, 무, 당근, 양파를 넣고 새콤달콤 무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가들 것은 안 맵게 야채와 참기름만 넣어 무쳐놓고 어른들은 고추장을 넣어서 맵게 해놓았더니 아가들은 먹지 않는다.
설날 오후 큰집에 다녀와서 남은 꼬막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남편이 씻어주고 피곤하다며 들어가 눕는다. 할 수 없이 데쳐서 까고 손질하고 있는데 딸네 가족과 동생이 왔다. 전날 무쳐놓은 왕꼬막 무침을 저녁 상에 올렸는데 다행이 사위가 아주 맛있게 잘 먹는다. 잘 됐다 싶어서 동생과 사위에게 가져갈 거냐고 물으니 가져 가겠단다. 절반은 동생 주고 남은 것은 매콤하게 무쳐서 사위에게 얼음 팩 넣어서 주어 집에 가서 먹으라고 하였다.
남편에게 다시 한 번 부탁하였다.
“당신이 가족들 생각해서 그리고 싸다고 생각되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온 것은 아는데 다음에는 제발 먹을만큼만 사오면 좋겠어요.”
라고 하니 알았단다.
남편에게 화 내지 않고 말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첫댓글 고막도 잘 처리 되었고 공부도 잘 하셔서 가정도 화목하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