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이야기
오랜만에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이준이에게는 친구들, 동생들과 나서는 첫 산책길입니다.
오랜만에 거닐어 본 산책길은 더욱 푸르러지고,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준 : 먹으면 안 되는 거야.
가서 엄마 보여주는 거야.
어린이집 주차장 곳곳에는 매실나무에서 떨어진 열매들이 가득합니다.
닭장의 닭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은듯 아이들은 한달음에 달려갑니다.
꼬꼬야~ 꼬꼬야. 내 풀도 먹어봐.
왜 안 먹지?
더 큰 풀잎을 좋아하나봐.
녹음이 짙어진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깁니다.
물 소리 들려요.
어? 여기 초록방울 있다!
어디?
산책길 곳곳에 떨어진 열매를 발견하는 것은 마치 보물찾기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 봐. 열매 있어.
무슨 열매일까?
작고 동글동글해.
내 것도 봐봐.
이준 : 초록방울 집에 가져가도 돼요?
엄마 보여주고 싶어요.
은하 : 이건 색깔이 조금 달라.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열매들을 소중하게 손에 꼬옥 챙깁니다.
(저~기 까지 더 멀리 가보자!)
산책길을 걷다보니 찔레꽃 향기가 가득합니다.
음~ 향기 좋다!
여기 꽃 있어.
은하 : 여기에도 있네.
하나 : 꽃? 언니~ 꽃!
땅 위에 핀 노란 민들레꽃은 은하와 하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꺾고 싶은 마음이지만, 꽃이 아플까봐 꾸욱 참습니다.
다람쥐 나무야.
안에 아무도 없어요?
텅 비었네.
거기 누구 있나요?
안녕하세요?
아무도 없나봐.
똑똑똑! 누구 있나요?
똑똑똑!
텅 빈 나무 속으로 꼭 누군가가 인사할 것만 같습니다.
강아지풀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간질간질 할텐데. 히히.
하나 : 똑똑똑. (아무도 없나요?) 킥킥
다람쥐 나무에 노크를 하던 것이 재미있었는지, 하나는 연신 똑똑똑! 두드려보며 재미있어 합니다.
논두렁을 향하는 골목길을 지나가는데, 아기돼지 삼형제 석재 조형물을 본 아이들.
예지 : 아기 돼지 삼형제야.
봄 : 나는 조금 무서운데?
돌멩이 돼지 말고 그냥 돼지가 안 무섭단 말이야.
은하 : 아기 돼지 삼형제야. 늑대 조심해라~
찬희 : 조심해~~
예지 : 만져봤어. 통통해. 히히.
골목길을 지나자 논밭이 펼쳐집니다.
예지 : 여기로 가면 우리 할아버지집 나오는데.
봄 : 그럼 우리 갈까? 할아버지~ 저희 왔어요!
할아버지댁이 가까운 예지에게는 특히 더 익숙한 길입니다.
모심기를 마친 논을 바라보며 벼가 다 자랐을 때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아롬이 : 모심기 다 되었네.
가을이 되면 노란 색깔로 변한 모습도 볼 수 있겠지?
이준 : 노란색이 돼요? 왜요?
아롬이 : 그 때는 많이 자라서 벼가 더 커지고, 익어서 색깔로 노랗게 변하는 거야.
봄 : 이게 쌀이 되는 거에요?
쌀밥이 되는 쌀이 돼요.
저기에 큰 풀도 많이 있어요.
저걸 꼬꼬한테 주면 잘 먹겠는데요?
산책하며 들를 때마다 조금씩 자라난 모습들을 볼 수 있겠지요?
산책길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바람이 솔솔 불어옵니다.
시원함을 느끼며 팔을 높이 들어보며 바람을 맞습니다.
바람 불어요.
와~ 시원해!
봄날에 아이들에게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주었던 벚꽃잎 가득했던 길도 걸어봅니다.
눈온다~ 했는데. 없어. 꽃 없어.
이제 나뭇잎이 많이 있어요.
어디 갔지?
그 많던 꽃잎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어느새 초록 나뭇잎이 가득 우거져 그늘이 만들어졌습니다.
산책 할 때마다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고, 새로움을 발견하는 재미도 더해갈 것입니다.
첫댓글 이른아침 다른공간에서 보고 있지만 익숙한 풍경덕에 함께 산책을 다녀온 느낌이 참 좋은 오늘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