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God Bless You. 신이 당신에게 축복을 내리길.
‘리네’ , 인간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유일한 신들의 땅. 본디 욕심 많은 인간들에게서
자신들의 자리로 유일하게 만들어 놓은, 따지자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올림포스 산 쯔음이
될 만한 곳이었다. 올림포스 산과 다른 점은 ‘리네’ 는 대도시와 거의 비슷한 규모의
넓이를 자랑하는, 드넓은 숲이라는 점. …… 분명 신들의 본래 목적, 그러니까 인간들
로부터 자신들의 자리를 찾자 라는 의미는 퇴색하여 종래에는 능력이 뛰어난 인간들을
시험해보는 장소로 변하였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들이 ‘리네’ 를 보호하기 위해
수도 없이 만들었던 보호막의 힘이 장난이 아니어서, 보통 인간들은 근처에만 있어도
벌써 힘이 빠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며 보호막쯤은 이길 수 있는 기골이 장대한 사람이라
한들 ‘리네’ 의 안 으로 들어간들 그 곳을 지키는 수 많은 그 무엇들을 이기리라
장담 할 수 없기 때문에 아주 뛰어난 능력이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리네’ 의 영역은 갈 수록 조금씩 조금씩 늘어났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은
리네 앞까지 가기만 해도 힘이 빠지니까 그것을 역 이용한 일반 몬스터들이 그 쪽으로
몰렸다는 의미였다. 그러니까 …… 현재 율과 강이 있는 곳은 본래의 ‘리네’ 가 아닌,
몬스터들로 우글거리는 ‘리네근접지역’ 이었던 것.
그 근접지역의 주변에는 그 ‘리네’ 를 겪어보고자 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물자를
대 주는 상점들이 즐비했으니 그런 상점가를 '젠느' 라고 불렀다. (어떤 던전이든 주변에는
'젠느'가 있다.) 길다랗게 자리잡은 젠느의 양 끝에서 율과 강은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들어섰다. …… 그들은 이것 저것 산 물품을 품에 한가득 안아들고는(대체로 식료품
같은, '리네'에 오래 머물기 위한 기초적인 물품=생필품들이었다.) 젠느의 한 가운데,
이 젠느 중에서 가장 큰 무기점에서 마주쳤다. 아니 마주쳤다기 보다는 부딪혔다 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북적대는 통에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없이 턱- 하고 부딪힌
두 사람은 품에 한아름 안고 있던 물건들을 와르르 쏟아버렸다.
“ …… 죄송합니다. ”
“ 죄송해요. 뭐 근데 각자 잘못도 없는데요, 뭐. ”
율이 먼저 쪼그리고 앉아 자신의 물건을 여지껏 그것들을 담고 있던 종이봉투에
하나 하나 주워담았다. 그 모습을 위에서 멍하니 바라보던 강도 그제서야 한 쪽
무릎을 꿇고 물건을 주워담기 시작했다. 멀찍이에서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젠느에
있던 사람들의 흥미로운 시선 따위는 인식하지 못한 듯, 그들은 물건을 주워담았다.
“ ‘리네’ 에 가시나봐요? 저랑 산 물건들이 대부분 똑같은데요? ”
“ 아 …… 네. ”
강은 자신 쪽을 바라보지 않지만 웃으며 말을 거는,
검은색 긴 머리칼을 촤르르- 풀어놓은 채 물건을 줍고 있는 율을
빤히 바라보았다. 어딜 보나 연약한, 보호 본능을 자극할 만치 여리고 아름답게
생긴 여자임이 분명한데 저 ‘리네’ 에 들어가겠다 라는 뜻으로 들리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다는 듯 말하고 있는 것이 처음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걱정이 되었다.
“ 괜찮으시면, 동행하실래요? ‘리네’ 가는 거. ”
강은 물건을 주워담던 손을 멈추고 한 쪽 무릎을 꿇은 그 상태에서 말을 이어갔다.
왠지, 옆에서 지켜주어야 할 것 같은 강렬한 의무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는데, 그의
말에 젠느에 있던 그러니까 그들을 (조금) 멀찍이에서 둘러싸고 서 있던 사람들은
그제서야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속삭이던 목소리가 하나 둘
커져갔다.
“ 거봐, 내가 뭐랬어? 저 젊은이들이 지금 ‘룬’ 을 하고 있다니깐! ”
“ 어머 어머, 그냥 물건 줍는 거 아니었어? 요즘 ‘룬’ 잘 안 하지 않아? ”
강과 율은 그제서야 물건을 담던 손길을 뚝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룬’ 이라면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남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평생 지켜줄 것을 증인들
앞에서 맹세하는 하나의 전통이 아니었던가? …… ‘룬’ 이 아무리 남자가 한 쪽
무릎을 꿇고 지켜줄 것임을 드러내는 말을 여자에게 건네는 것이라고 한들 지금 사람들은
과장이 너무 심했다.
오늘 처음 만나 부딪혀서 물건 줍는 거 안보이십니까? 라고 강과 율에게 묻고 싶은 충동이
강렬하게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자신들끼리 스토리를 전개하기에
바빠보였다. 뭐, 남자가 여자를 짝사랑하다 이제서야 우리들 앞에서 고백을 했다는 둥
첫눈에 반한거라는 둥 …… 갑자기 시끌벅적해진 그들을 바라보다 강은 성급히 물건들을
주워담고는 율에게 도망가자 라는 눈빛을 보냈다. 율도 눈치챈 듯 서둘러 물건을 챙기고
도망가려고 허리를 펴 똑바로 선 그 때.
“ 좋아. 우리가 증인이 되었으니까 잘들 해보드라고!? ”
“ 어이, 젊은이 오랜만에 ‘룬’ 구경했으니께 우리가게로 오드라고! 공짜로 해줄테니! ”
그 말을 끝으로 ‘룬’ 을 보여주었으니까 보답하겠다는 젠느의 주인들은 갑작스럽게
바빠졌다. 뭐라 변명하기도 전에 그들은 이미 스토리 전개를 마쳤고 오랜만에 보는 ‘룬’
이 반가웠는지 그들을 축복해주기로 입을 맞춘 모양이었다.
‘룬’은 왠만해서는 깨기 힘든 맹세였다. 청혼은 아니었지만 ‘난 당신만을 위해
나의 능력을 발휘하겠다’ 라는 뜻이 담긴 것인데 여자가 받아들이면 대부분 그들은
결혼식을 올리기 마련이었다. 생각해보라. ‘룬’ 이 맺어졌는데 여자가 다른 남자랑
결혼하는 것은 뭔가 형식적으로 맞을 수가 없지 않은가? 이 ‘룬’ 을 깨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 아니었으므로 …… 율과 강은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로 서로를 보았다.
● 막 졸린데 쓰느라고 충고해주신 말을 제대로 못 지켰을지도 몰라요 T_T 충고대로
고쳐보려고 노력하는 중이긴 한데 쉽지 않네요 ( ... 그래도 이번 편 만큼은 그냥
넘어가주시렵니까? ♡ 눈이 반쯤 감겨버리고 있어요 ( 한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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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플 1등
와우 축하드립니다 !!!!! < ...?
"보통 인간들은 근처에만 있어도 벌써 힘이 빠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며 보호막쯤은 이길 수 있는 기골이 장대한 사람이라 한들 ‘리네’ 의 안 으로 들어간들 그 곳을 지키는 수 많은 그 무엇들을 이기리라 장담 할 수 없기 때문에 아주 뛰어난 능력이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리라." 문장이 너무 길~어요 . 마침표 넣어서 정확히 내용정리해 주시는건..?
아 그랬던가요 T_T .. 언제나 좋은 충고 감사드려요 (하트)
잘 읽었습니다, 정말 볼때마다 부드러운 묘사와 글 넘김에 감탄을하게 되는군요, 다음편 기대할께요
꺅 ( ..* 정말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어요 T_T 님을 위해 최대한 일찍일찍 들고 올게요!!! <
흐음, 문장을 길게 잇는것도 능력이 아닐지...(파악!!)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너무너무너무 감사하죠 T_T!!! 하지만 읽기에 좀 불편하실 것 같아서 지금부터는 마침표로 조금 줄여보려고 합니다( ..*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