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쪽: 나, 국토종주하고 메달 받을건데...
이 쪽: 네, 잘 다녀 오세요.
그 쪽: 같이 가자고..
이 쪽: 저는 이미 해 봐서 다시 안 하고 싶은데요....
그 쪽: (집요) 맛난 것, 사줄테니 갑시다.
그 쪽: (훈련 중 계속 집요...)
이 쪽: 그러면, 이번에 새로 산 풀샥 테스트 겸 가시죠?
few months later
이 쪽: 10월초 연휴에 국토 종주 갑니다.
저 쪽: 나도 갈래요?
이 쪽: 잉?
이렇게 해서 세 명이 가게 되었습니다.
마포에 유성씨 차를 두고 세 명이서 서울역으로 출발하기 전입니다.(혁이형 형수님께서 잘 다녀 오라고....)
이번에는 버스가 아닌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 무궁화호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자전거가 튼튼하게 아주 잘 실렸습니다.
금요일 저녁 기차, 대전까지 사람이 많아서 자전거 놓기가 미안했지만, 저희는 자전거 거치를 위한 좌석을 구매한 것이어서 당당히...
비수기여서인지, 아주 좋지는 않지만.... 아주 깨끗하고 넓은 부산역앞 호텔을 금요일 저녁에 아주 싸게 예약을 하여 편하게 쉬었습니다.
10월 1일 아침....
드디어, 라이딩 시작입니다.
날씨는 바람 한 점 없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두 분은 좀 추웠다고 했는데...)
편하고 빨리 가려고, 최단거리 검색을 한 GPS를 넣어 왔는데...
뭐가 잘못된 것인지, 자꾸 엉뚱한 길로 안내를 하여 '알바'를 조금 했습니다.(chrome에서 '다음' 지도를 이용한 것인데....)
첫째 날 9시간동안 160Km를 탔습니다.
합천 창녕보에 너무 늦게 도착을 하여 하는 수 없이 달성보 숙소에 연락을 하니 합천창녕보에 다른 팀 태우러 오는 트럭이 있으니, 거기에 자전거 싣고 사람은 택시 타고 오라고...
사실은 풀샥에 깍두기 타이어를 장착하고 간 제가 퍼져서....
도착해서 씻고, 가든파티를 즐기는 중입니다.
'달성보 하얀집'(010-3512-1352)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민박집인데, 깔끔하고 아침과 저녁 제공되며 삼겹살 사전 예약이 가능합니다.
물론, 저희도 주문을 해서 맛나게 먹었고..
량이 많아 남은 것을 유성씨가 포장해 달라는 이상한 주문을 했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였습니다.
민박집은 빨래까지 제공해 주시니, 여분의 옷도 가져가실 필요 없습니다. 다음 날, 아침 뽀송뽀송한 라이딩복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둘째 날, 출발 전 민박집 사장님과.....
2016년 찍은 사진도 카페에 있을텐데....
둘째 날은 9시간 동안 175Km를 탔습니다.
마지막 문경읍에 들어가기 전까지 진정한 야간 라이딩까지 하였습니다.
이 사진 찍고, 어제 저녁에 포장해 둔 '삼겹살'을 유성씨가 두 점씩 강제배급하여 먹었는데...
가마솥 뚜껑 위에 구워 기름이 쏙 빠져서인지, 기름지지 않고 엄청 맛있고 힘이 되었는데....
저는 자전거 타면서 코 풀고, 침 뱉고, 방구 끼는 사람은 봤어도 코딱지 파는 사람은 처음 봤는데...
그 손가락으로 삼겹살을 집어서 입에 넣어 주는.....
둘째 날은 진정, 광할한 대한민국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순대국밥집, 저의 최애음식인 '돼지국밥'을 너무 힘들어서 다 먹지 못 했다는....
여기서도 남은 순대를 포장해 달라고 하는 유성씨...
포장한 순대는 다음 날 아침에 먹었습니다.
이 구간은 정말, 욕이 나오는...
자전거를 타고 내려 오지도 못 하게 경사로를 급하게 만들어 놓고, 이렇게 낭떠러지에 급한 우회전을 만들어 놓다니...
저기서 우회전하여 만난 동네 어르신들이 삶은 밤을 한 움큼씩 주셨습니다.
여기서까지 낙동강 자전거길....
낙동강이 얼마나 길고긴지 느꼈습니다.
문경 불정역에서 원국씨네가 가까운 줄 알았는데, 13Km를 더 가야 한다니...
모두들,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전조등과 후미등 챙겨서 출발.
아침에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과 냉커피 마시는 중, 대담한 도둑놈이 혁이형의 후미들을 훔쳐 갔고, 유성씨 후미등은 충전이 안 되어 안 켜지고....
마포에서 출발 전, 핸들바에 핸드폰 거치대 달고 왔다고 놀렸던 유성씨의 거치대가 야간에는 길잡이가 되었고, 멀쩡한 후미등 하나인 제가 뒤에서...
그렇게, 깜깜한 국도를 달리는 차 옆으로 한 시간을 달려 결국 원국씨네 무사 도착하기 전, 더 이상 못 가겠다고 하는 '그 쪽'...
최종 목적지를 눈 앞에 두고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과 콜라, 맥주로 갈증과 원기 회복후 드디어 도착.....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을 하여 계획했던 문경 온천에서의 사우나도 취소, 송어회도 강제 취소...
결국, 족발과 보쌈으로 늦은 저녁과 회포를 풀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원국씨네서만 볼 수 있는... 5개의 진한 거품이 생기는 신기한 잔...
원국씨가 세탁기에 저희 옷을 빨아 주고, 건조기까지 돌려 주어 다음 날도 뽀송뽀송한 옷을 입고 출발.... 하려고 했으나, 밤 사이 그칠 줄 알았던 비는 아침까지 계속 이어져서 결국에는 버스 타고 복귀로 결정.
문경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이 정도 비는 맞으면서 자전거 타도 되는데....
그러나, 버스 출발 후 버스 옆을 지나가는 우비로 무장을 한 라이더를 보며, 이화령 정상을 보니, 버스 타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는 기억이 없습니다.
위의 사진은 마포에 도착하여 혁이 형이 사 준 '청기와 갈비'입니다.
맛이 어마어마했습니다.(자전거 타고 와서 먹는 거라 객관성이 떨어질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맛나게 갈비 먹고, 커피까지 마신 뒤....
혁이형 집에 주차해 둔 유성씨 트럭에 자전거 싣고 집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우리 나라가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고, 국토 종주는 재미있으니 다른 분께 반드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세 줄 요약.
1. 국토 종주는 한 번 해 볼 만 하다.
2. 같이 가는 멤버가 종주를 좌우한다.
3. 힘 들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담엔 MTB빌려서라도 참석하겠습니다..!
뭐 껌씹듯 다녀온 라이딩 종주 라이딩 다른 회원들은 고생 많이들 했던데 ㅎㅎㅎ
수고들 하셨소 집 떠나면 고생 좋은 추억 앞으로는 풀샷에 깍뚜기 타이어 🚫
훌륭한 멤버분들 덕분에 준비에 신경 많이 안쓰고 즐겁게 잘~~~ 다녀왔습니다.
멋진 풍경 마음껏 즐기면서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챙겨먹은 훌륭한 여행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또 갑시다!!! ^^
간길 또 갔구만
나도 또 가고싶어요 회장님
3인방 수고 많으셨고 우천으로 포기한게 아쉽기도 하고...가을날씨가 안도와줘서 중도에 점프한것이 아쉽겠구먼 .
국토종주 올해 버킷이었는데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가지 못할것 같네요~~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가겠죠^^!!
수고하셨습니다<~~>👍👍👍
훌륭한신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문고문님 말씀 풀샥에깎두기타이어는 진짜 비추입니다~~^^ 회장님이 힘들어하는거 첨봤어요 정말 낙동강 추천합니다
대자연을 보게되었어요
여기가 그 문제의 언덕구간~
형이형이 반대편올라올땐 끌바없이 올라왔는데 내려가는건 진짜 무섭다며 두분이 끌고 내려오셨어요 여기 내려와서 할비귀신(?) 몇분과 담소를 나눈 얘긴 담에 직접 들려드리죠~~^^
PS 어쩜 싸간 삽겹살이 아니라 제 손에 묻은 코~~ 가 더 힘들 낼수도 있었을 듯 ㅎㅎ
원국씨 고마워요 후한 대접~~
저도 2년전에 수첩 사놓고,
아직 도장 한개도 못찍었네요...
언젠간 가겠죠?ㅎ
세 형님들 모두 좋은추억 만드시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주최강 일철 빠이팅!!!
멋진 가을 추억 만들고오셨내요~ 축하드립니다~~^^
633km의 긴여정~국토종주~ㅊㅎㅊㅎ~^^~내친김에 4대강 종주도 완주해서 대한민국 자전거길 국토완주 그랜드슬램이루삼~일철~힘!!!
후기 재밌게 읽었어요.
후기를 보니
저도 꼭 국토 종주 완주하고 싶네요
아 옛날이여~~~수고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