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중국 청도로 왔습니다.
근 20년이 됐지만 이렇게 하얀세상은 처음입니다. 보통 눈이 와도 다음 날은 다 녹아 없어지는데 일주일 이상 하얀 눈세상이라 하네요.
어제는 오자마자 조직을 새로 짜는 뭐 그런 일을 좀 하고,속이 상해서 술 한 잔 하고 그리고 밤에 속쓰려 애좀 먹고 그랬습니다.
병가지 상사라고 '사업가지 상사'일 수 있는 일이지만 사람 내보내는 일은 언제 해도 힘드네요.
아침에 보고광학(구 공장)에 출근해보니 마당이 온통 얼음판이네요.
수위고 관리팀장이고 내일은 한바탕 혼을 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밤에 온 눈을 어떡하란 말이야?'
고 하겠지만 회사 일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면 눈이 수북히 쌓였으면 아침 일찍 회사에 쫓아와 수위,청소부,식당일꾼을 총 동원해서 마당부터 쓸어야 하는데 그걸 놓치니 몇백명이 출근하면서 밞고,그게 얼어붙어 이 모양이 된 것 같네요.
속상할 일이 많습니다.
기본이 안돼서 그런 거지요.
창림이,행도가 일하는 시흥공장이 마당에 눈이 얼어붙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가까운 숙소에 직원이 있지만 이런 것 치우는 것은 자기 일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단 뜻이지요.
언제부턴가 남의 험담하는 것이 내가 잘난 것처럼 생각되는 그런 풍조가 생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 할 일은 소흘히 하고.
모든 것은 나라가 해줘야 하고,나는 빚내서 사는 것을 겁내지 않고.
박근혜를 뽑으면 내 형편이 나아지겠습니까?
내가 잘해야 형편이 나아지는 거지.
이렇게 불평을 널어놓는 나는 어떤 놈입니까?
이따가 절에 가서 부처님 전에 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입니까?
박근혜 하는 일을 도우는 법은 세금 많이 내는 일이고,
빚투성이 되는 세상에 조금 일조하는 일은 사원들에게 주택자금 보조라도 조금 하는 것이고,
젊은 사람들 스마트폰이다,SNS에 묻혀살지 않게 하는 방법은 자기계발의 강력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고,
우리 애들이 앞으로 리더가 되게 하는 길은 리더의 삶이 결코 평탄치 않음을 가르치는 것이다."
라는 것을 할 수 있게,그것을 내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봐야 하겠습니다.
옷장에서 두꺼운 털모자를 하나 끄집어냈습니다.
어젯밤 바닷가 산책을 해보니 머리가 시려서 잠바에 붙은 모자를 자꾸 뒤집어썼습니다.
그게 귀까지 덮이니 갑갑하더군요.
그리고 빨간 불에도 사정없이 달리는 중국차들이 너무 겁나고.
오늘밤은 모자를 쓰고 주위를 잘 살피며 걸어야겠다는 위대한 결심을 했습니다.
내가 절에 간다는 것을 자주 드러내는 것 같아 어떤 때는 조금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이 들면서 뭔가 종교를 하나 믿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대신 사이비 종교가 아닌 고등종교가 돼야겠지만.
박경욱이 7년 우리 중국공장에 근무하면서 우리 주재원들 중 성당에 나가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특별히 포교를 한 것 같지는 않은데.
아무튼 일요일 늦잠 자고,무료하게 지내는 것 보다 성당이든,교회든,절이든 가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날이 추워도 너무 추워서 섬에 일하러갔다는 우리 친구가 걱정이네요.
빨리 함안공장이 개업을 해서 그기라도 일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추운 일요일 마음은 따뜻하게 가지길 바랍니다.
첫댓글 모두에 충족함은 없어요. 개선해야 할 사안들은 개선하고 버릴것은 버리고 보충하고 하면서 사는것이 원론..
인간사가 그런것 아닙니까? 간절함이 있으면 기도하고요.오늘이 새해 첫 주일입니다.형통하소서.감사합니다.
출장 잘 다녀오세요. 날씨의 변화가 심합니다. 조심조심! 하시고요.
청도에 일하러 간 박회장이 있고, 섬에 일하러 간 친구도 있는 것 같네. 나는 영월에서 주로 눈 오면 쨉싸게 치우는 일(안 치우면 바로 얼어붙어 나부터 미끌어지니까), 아침에 화목 난로 불 피우는 일, 난로에 넣을 나무 준비하는 일(잘 마르게 쌓아두고, 작게 뽀개는 그런 일), 박물관 바닥 청소하는 일 등 허접한 일을 하고. 모두 스스로는 열심히 일하고 고민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따뜻하게 이해하고 베풀고, 그리고 교회든 성당이든 절이든 아무데나 마음에 드는 데 가서 내가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을 잘 되게 해달라고 빌고, 뭐 대체로 착한 우리친구들은 이렇게 사는 것 같네. 세상에 이런 사람들만 있으면 좋을 텐데.....
몸으로 떼우는 일하는 게 힘은 들어도 마음은 제일 편하지요.
고놈무 날씨가 선한 회장님을 화나게 했군먼,!
소주 몇 잔 마시고 진정시킨 후 법당에 가서 108배로 마음 푸시오,!
추운 날씨에 욕 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솔선수범 해서 회사일이 내 일이라는 생각이 없으니..........에 휴 !!!!
쥐어 박을 수 도 없고.....
소생은 명산대찰(名山大刹) 이라나요 ? 등산,하산 길에...부처님 뵈오는 것으로 만족하고 삽니다.
한 이틀 결석했더이 댓글 달게 많네.
이하 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