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덫, 변호사의 말, 사람의 길

O 거미의 덫, 변호사의 말, 사람의 길 /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공부를 주제로 한 드라마가 있었다. 공부 안 하는 아이들에게 공부 잘했던 일타강사는 이렇게 일갈한다. “너희가 공부를 못하면 나중에 공부만 잘한 놈들이 만든 룰대로 살아야 해.” 여기서 룰은 법이고, 그 적용 원리는 기술이다. 아이들에게 공부시키려는 충격요법이긴 했으나, 생각할수록 기분이 좀 더러웠다. 인간의 길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 법조 카르텔의 문제점을 파헤친 한 주간지의 특집 기사. 그 시시콜콜함이야 내 알 바 아니지만 전관예우의 관행을 이런 비유로 정리했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퇴직 후, 바로 그 교문 앞에 문구점을 차려서 학생들의 코 묻은 돈을 노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실제 학교 앞에 교무실과 연결된 가게야 없겠지만 법원 근처를 뒤덮는 간판들을 보자면 딱 들어맞겠다 싶기도 했다. 사람의 길이 결코 아니다. 언론에서 자주 다뤄주는 검찰 고위직의 옷 벗는 소회는 동양고전의 그럴듯한 글귀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법률 사무실의 벽에도 ‘이따만한’ 사자성어가 흔히 걸려 있다. 저 멀리 앞산 뒷산 그윽한 풍경과 뚝 떨어진 저잣거리에서 번잡한 일들은 벌어지고, 세속에서 일어나는 다툼은 끝내 법대로 하자면서 이 액자 아래로 밀려온다. 쟁송은 여기에서 출발해서 결국 결딴을 가릴 때까지 간다. 허나 소송을 겪은 사람은 이기든 지든 그 길에 들어서지 말라고 충고한다. 군자의 도리가 아니다. 거미줄은 세상의 빈틈을 메우며 어디에든 있다. 바람이 내어주는 티 없는 길을 가다 애꿎게 걸려드는 곤충들. 거미는 거미줄에 왜 안 걸릴까. 기술이랄 것도 없는 교묘한 장치가 있다. 거미줄의 구조는 점점 커지는 원과 그것을 가로지르는 직선들이다. 끈적끈적한 성분은 원에만 있고, 직선에는 없다. 거미는 직선의 길만 골라 디디면서 공중의 덫에 누가 걸려들기만을 기다리는 것. 이 시대에는 청운의 꿈도 사치인가.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에서 담임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교실에도 민원이 있단다. 각종 고충에 시달리다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뉴스에 할 말을 잃는다. 기사에 언급된 한 줄이 그 젊은 선생님이 감당해야 했을 저간의 사정들을 짐작하게 한다. “나 OO이 아빠인데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에서 -지인이 보내 준 톡에서- <a href="https:// https://www.youtube.com/watch?v=mVTpXVMQeRM" target="_blank" class="ke-link"> https://www.youtube.com/watch?v=mVTpXVMQeRM</a> 구름 있건만 참 덥다 그냥 멍 때리고 있는게 피서? 새벽에 일어났는데 다행히 쥐가 나지 않았다 어제 주사를 맞아서일까? 좀더 지켜보면 알 수 있겠지 일기써 톡을 보내고나니 6시가 다 되었다 집사람이 일찍 나가 참깨를 베잔다 참깨는 이슬이 있을 때 베어야 깨가 덜 떨어진단다 그럼 얼른 아침 한술 먹자고 밥을 데워 참기름 넣어 비벼 먹었다 난 그런대로 먹을 만한데 집사람은 오늘도 입맛 없다며 한술 뜨다 만다 저리 식사를 하지 않으면 더 힘들건데... 동물 챙겨주고 낫을 갈아서 아래 밭으로 내려갔다 벌써 해가 높이 떴다 아침부터 따갑다 집사람이 오늘 다 베지 말고 절반만 베고 내일 비오고 난 뒤 나머지를 베잔다 참깨를 베는데 왼쪽 고관절이 아프다 며칠전부터 고관절이 아프기 시작 오늘은 허리 숙여 베니까 더 아픈 것같다 6두둑을 베고 나니 땀은 비오듯 흐르고 허리도 아파 펴기 힘들었다 그대로 그늘에 앉아 잠깐 쉬었다 헐떡이던 숨이 좀 가라 앉는다 벤 참깨를 모두 밭둑으로 날랐다 너무 더우니까 여기서 묶지 말고 집으로 옮겨 놓고 묶잔다 리어카에 일부를 실어 집으로 올라왔다 집사람이 하우스 안에 넣자는 걸 가만 생각해 보니 세멘길에 널어 햇볕에 말리는 게 좋겠다 하우스에 펼쳐 놨던 포장을 걷어 와 집으로 들어오는 세멘길에 깔았다 집사람도 밀수레에 참깨대를 싣고 올라왔다 여기에 며칠 널었다가 하우스 안으로 들이는 것도 괜찮겠단다 걸대를 가져와 포장위에 세우고 가져온 참깨를 걸쳐 널었다 나머지 참깨도 모두 가져와 세멘길에 포장을 깔고 널어 놓았다 이렇게 며칠만 잘 말리면 좋은데 내일은 소낙비가 온다니 걱정이다 아홉시가 다 되가니 너무 덥다 햇볕이 따갑다 집사람은 속이 울렁 거린다며 들어간다고 나도 비오듯 흐른 땀으로 더 이상 일을 못하겠다 일부만 치워 놓고 바로 들어 와 샤워 샤워를 해도 덥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모두 틀었다 참 더운 날씨다 이런 날은 가만 있는게 가장 좋겠다 침대에 누워 있으니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일어나니 10시가 훌쩍 넘었다 유트브에서 무협드라마 한편 내가 좋아하니까 시간 보내긴 딱이다 점심 땐 콩물이나 먹으러 가자고 아산형님네와 같이 가면 좋겠다 싶어 전화해 보라고 아짐이 받질 않는다기에 내가 형님에게 전화했더니 점심 약속있어 일 끝나고 약수갔단다 어쩔 수 없다며 우리만 가서 먹고 오자고 막 나서려는데 아산아짐 전화 식사하러 가시지 않았냐니 지금까지 일하셨단다 그럼 같이 가서 콩물이나 한그릇하고 오자니 그러시겠단다 아산아짐을 모시고 장성댐 젠시오로 엄청 더운데도 식당안이 꽉 찼다 더워도 식사는 해야겠지 겨우 우리도 자리 잡고 앉아 서리태 콩물 국수를 시켰다 콩물이 진하면서 시원해 먹을 만하다 한그릇 먹고 나니 더위가 좀 가시는 듯하다 더울 때는 시원한 콩물이 제격 단백질도 보충해 주어 좋은 음식이다 차에 들어서니 후끈후끈 34도를 가르킨다 에어컨을 세게 틀어도 그리 시원하지 않다 당분간은 이 더위가 지속될건데... 온열질환자도 많이 늘어난다고 한다 한낮 활동은 자제하는게 좋겠다 집에 와 에어컨 틀어 놓고 잠 한숨 가만 있는게 피서 잠자는게 가장 좋다 난 왜 이리 잠이 많은지 모르겠다 세상 떠나면 한없이 잘건데... 자다깨다를 반복 일어나 활동하기 싫어 누워만 있었다 에구 안되겠다며 일어나니 4시 구름에 가려 햇빛도 숨었다 서리태 콩 순을 쳐주면 좋겠다 올핸 심어 놓은 서리태 콩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모종으로 심지 않고 서리태 콩을 직접 심었더니 까치와 산비둘기가 거의 다 파먹어 버리고 망을 씌워 놓은 곳만 겨우 그도 시원찮다 땅이 넘 박하나? 남들 것보다 훨씬 어리고 싱싱해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순을 한번 쳐주어야겠다 망을 쳐 놓아 다행히 고라니가 들어가지 않아 제법 순이 크게 뻗었다 작년에 팥을 심었을 때 고라니가 먹지 않아 팥은 망을 치지 않았더니 이번엔 팥순을 모두 따 먹어 버려 팥이 크질 않았다 팥은 틀린 것같으니 얼마되지 않은 서리태라도 잘 키워야겠다 서리태콩 순을 전정가위로 잘라주고 옆에 크게 자란 풀도 뽑거나 잘라 주었다 서리태콩은 꽃이 피기전까지 몇 번 웃순을 쳐주면 좋다 그럼 위로 자라지 않고 옆으로 가지를 많이 뻗어 열매를 많이 맺는다 그렇지 않음 위로만 줄기를 뻗어 꽃이 많이 피질 않는다 순을 알맞게만 쳐주면 한그루에서 한두홉 정도 서리태를 딸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순치는 시기를 놓치거나 꽃이 피었을 때 관리를 잘못하면 수확량이 확 떨어진다 잠깐 일했는데 땀으로 범벅 와 참 더운 날씨다 집사람이 찰밥을 해주겠단다 그것 참 맛있겠다 호박 나물도 해달라고 동물들 가두어 두고 수돗가에서 샤워 난 여름엔 밖에서 샤워하는 걸 즐긴다 푸르름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목욕을 하면 나자신이 자연의 일부가 되가는 느낌 이게 시골사는 맛 아닐까? 어릴 적 냉방기라곤 부채 밖에 없을 때 한 여름 밤 더위피하려 동네 헛샘에 가서 목욕하던 생각이 난다 힘들었던 시절이지만 지나고 나니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베란다에 앉아서 막걸리 한잔 샤워하고 난 후 마시는 술한잔\ 술술 잘도 들어간다 집사람이 찰밥을 맛있게 했다 찰밥을 호박 나물에 한그릇 다 먹었다 집사람이 저녁에 비온다는 예보 있다고 세멘길에 말리고 있는 참깨대를 모두 집 옆으로 묶어서 옮기잔다 고관절이 무척 아픈데... 그대로 놔두고 포장으로 덮어 놓으면 좋을 것같은데 어차피 옮겨야한단다 몸이 아프니까 하기도 싫고 짜증도 나고 일을 한다는게 재미가 없다 마지못해 한둥 만둥하니 집사람이 자긴 하고 싶어 하냐고 그러니까 그냥 덮으면 될 것을 꼭 옮겨야하냐고 잠깐 입씨름했지만 별 수 없지 집사람이 하라는대로 해야지 고관절이 끊어질 듯 아프다 왜 이리 아프지 이젠 조금만 무얼해도 무리가 되나 보다 다 옮기고 나니 땀으로 목욕 다시 한번 수돗가에서 샤워를 했다 여름엔 몇 번씩 샤워를 한다 더우니까 별 수 있나 일찍 잠이나 자야겠다 노적봉 위에 흩어진 구름을 붉게 물들이며 여명이 밝아 온다 님이여! 여름 휴가 즐겁게 지내시면서 오늘도 편안하고 행복한 날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