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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spring ? "
"Yes. Follow Me~"
정말 이 붉은 사막의 고대도시에 온천이 있단말야?
유희와 눈이 마주 쳤다
짧은 순간 그녀도 나도 눈동자가 흔들리긴 했지만 곧이어 이그이글 타오르는 강렬한 눈빛을 보았다
까지것 뭐~ 따라가보자 !!
우리가 서있는 이곳에서 10분만 걸어가면 된다니깐 이 붉은 사막속에 온천이 있는지 확인만 하고 오자
이렇게 해서 우리는 메마른 사막에서 온천을 찾아 헤메는 탐험가로 변신하게 된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내심은 10분이 되기도 전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니 10분이면 도착 한다더니 이건뭐....여전히 붉은 바위들만 가득하다
가슴속에서 미심쩍게 자리잡고 있던 불신들이 스믈스믈 올라오기 시작한다
유희와 나는 그들을 의심하는 눈빛을 서로 교환하기 시작했다 딱히 몇마디 나눈 말도 없는데 이 녀석들 눈치가 대박이다 관광지에서 닿고달은 그들은 말은 통하지 않아도 눈치로 낌새를 차리고선 자기를 믿으라고 조금만 더 가면 반드시 나온다고 너무나도 선한 미소와 눈빛을 총 동원하여 우리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발길을 돌리지 않고 그들을 그대로 따라나선건 지금껏 걸어온길이 아까워서이지 그녀석을 믿어서가 아니였다
그리고 때마침 푸릇푸릇한 숲이 나오기 시작한것이다
이녀석...뻥은 아니구나~
그렇게 사막의 퇴약볕아래를 20여분 걸어가서야 우리는 물을 만날수가 있었다
자기가 지금것 한말이 거짓말이 아니란듯 어깨에 힘을 팍 주고 연신 싱글벙글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붉은사막 한가운데에 물이 있었다 근데..정말 그냥 물이였다
수심으로 치자면 나의 발목정도...?
근데..정말 너희는 오늘 아침에도 이곳에서 수영을 하고 샤워를 했단 말이냐...?
말도 안되는 녀석의 허풍이 귀여워서 유희와 나는 한참을 웃었다
우리가 신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이녀석 더 신나서 한마디 한다
"Let's go swim"
말도 안되는 이 한마디에 우리는 또 쓰러질듯 웃는다
규모와 크기는 실망스러웠지만 이 어마어마한 사막가운데 이렇게 물이 있고 숲이 있음에 신기해하고 감탄해 했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손이나 담가봐야겠다 사막의 더위를 한번에 식혀주는 차가운 싱그러움이 손끝에 묻어난다
어마어마한 페트라를 옆에다 두고 이러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나 웃겨서 우리는 이날 눈만 마주쳐도 웃었던거 같다
이 황당한 탐험을 끝내고 다시 여행자 모드로 돌아가려하자 이녀석 또다른 유혹을 우리에게 던진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폭포도 있는데..."
"뭐..? 폭포..?"
이 녀석 진정으로 폭포의 의미를 알고나 있는 걸까?
묻고 또 물어도 진짜 확실한 waterfall 이란다
확실하다는 이녀석의 말에 우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좀전에 보았던 황당한 온천은 고새 잊어버리건지 우리는 폭포를 찾아 또다시 탐험길에 올랐다
이런상황을 어떻게 표현할수 있을까...? 머리로는 말도 안되는 줄 뻔히 알면서 우리의 몸은 자동반사적으로 따라 움직이고 있다
좀전과는 달리 길도 꽤 험하다 내키만한 큼직한 바위를 몇개나 넘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나무가지들을 헤치며 콩닥콩닥 거리는 마음을 애써 숨기며 그들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유희야! 이건 미친 짓이다. 그지..?" "유희야! 우리 왜 이러고 있니...?
이렇게 말해놓구선 또 둘다 크게 한바탕 웃는다
그때는 그랬다 말도 안되는 이상황이 배꼽이 빠질만큼 웃겼다
낯선사람을 따라 길이 아닌 길로 걸어가고 있었음에도 두렵다거나 무서움 같은건 없었다 단지 이 상황이 미치도록 웃기기만 했을뿐
하하..호호..깔깔거리며 한참을 따라가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폭포를 소개한다
그들이 말한 폭포를 마주하는 순간 당혹함과 난감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몇번이고 다시 물어보았다
"이게 정말 아까 니가 말한 폭포가 맞니..?"
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들려오는 소리
"Of course"
유희와 나는 빵 하고 터지는 웃음이 아니라 입가에서 서서히 공기가 빠지며 흘러나오는 미세한 웃음을 지었다
허..허..허... 허허허허~~~~~~~~~
그때서야 알았다
사막에 사는 이들의 눈에는 우리동네 하수구같은 도랑을 보고 폭포라 믿는구나!
물고인 웅덩이를 보고 온천이라 믿는구나
그들의 기준에서는 메마른 사막땅에 흘러내리는 이물이 엄청 귀했으리라
좀전에 들렀던 그 웅덩이에서 정말로 아침에 샤워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했다
너..설마 다이빙 할려고 그러는건 아니지...? ㅋㅋㅋㅋㅋㅋ
밀림을 헤치고 바위 계곡을 넘는 말그대로 아주아주 모험적인 탐험을 끝낸 우리는 잠시동안 쉬어가기로 했다
시원한 나무그늘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는 친구가 되었고 그들의 이름이 탈라와 카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다시 유적지로 돌아가야 한다 되돌아 나가는 길 역시 만만치 한았는데 이 녀석...친구된 기념으로 동키를 태워 준단다
뭐..동키...? 역시 그랬구나.. 이렇게 억지로 우리에게 동키를 태워 돈을 채갈 요량이었던 거지
누가 속을 줄 알고!!
우리는 단호하게 No!! 라고 외쳤다
우리의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걸까..?
탈라녀석이 진심어린 표정으로 "We are best friend"라고 말한다
어차피 이 동키도 계곡에서 나가야 한다며 돈은 절대 받지 않을테니 자신을 믿고 타란다
불과 1분전까지 완전 전투태세를 갖추었는데 와르륵 한순간 무너지며 나의 몸은 벌써 동키등에 올라타 있다
탈라의 유쾌함에 이끌려 그가 보여주고 싶다는 배두인동굴로 우리는 급우회 해버렸다
페트라 유적지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간큰 우리들
졸래졸래 따라가긴 했지만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된것인지 이녀석의 말처럼 우리는 정말 베스트 프렌드인지 다시 숙소까지 돌아갈수는 있는건지 오만가지 생각들이 가득찰때 그녀석이 말하는 동굴집에 도착할수 있었다
아까 보았던 나비테아인들의 무덤보다 훨씬더 작고 초라한 동굴들 그 동굴에서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냉난방 시설도 없이 이불 몇가지와 아주 최소한의 살림살이로 그냥 말그대로 동굴에서 비박을 하며 그들은 살아가고 있었다
낯선 방문자에게 손수 차도 끌어주시는 친절함에 우리의 마지막 남은 경계태세는 무너지고 말았다 말그대로 정말 이 두녀석을 믿게 되버린 것이다
즐거운 시간들 이었다 서로가 살아온 문화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함게 웃고 즐겼다
탈라는 낙타우유를 많이 먹어서 자신이 강하다고 했다
그말이 또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나보다 키도 작고 덩치도 작은 녀석인데 실제로도 강하고 튼튼해 보였다
나의 직업이 물리치료사 였다는 사실을 알고 탈라가 엄살을 피운다
매일 돌바닥에서 자서 어깨가 너무 아프다며 괴로운 흉내를 내는 모습이 또 웃겨 어깨 마사지를 해줬더니~ 아주 아주 좋아 죽는다
우리는 틈만 나면 주먹을 마주치며 베스트 프렌드라고 외쳤고 소리내어 웃었다
이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들은 우리를 더 더욱 신나게 만들었다
그들이 풀어놓는 특별한 경험에 우리는 기꺼이 참여하는 마음의 준비를 갖추게 된것이다
그중에서도 아주 특이했던 경험은 바로 종이에 말아서 담배를 피워본 것이였다 물끄러미 탈라와 카일이 하는것을 지켜보다가 우리도 한번 해보겠다고 나선것이였다 물론 한모금 연기를 빨자마자 오만상을 다 찌푸리며 고통스러워 했지만....
일요아침 다큐프로처럼 세계 오지탐험 여행을 하고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나의 안방처럼 드러눕기까지 했구나
배두윈동굴에서 한참을 더 시간을 보내고서야 우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다시 본래의 위치로 가야하는 시간이 온것이다
유적지까지 갈려면 이녀석의 동키를 한번 더 얻어타야했는데 탈라가 거래를 원한다 우리가 가고싶은 최종목적지 알데이르까지는 꽤 멀다고 했다
어차피 이 녀석이 동키꾼이건 알고 있었고 오늘하루 탈라에게 받은 친절때문에 그냥 지나칠수는 없었다
유희와 상의끝에 남은 시간은 동키를 타고 보내기로 결정했다
장사수단 좋은 탈라가 이때를 놓치지 않고 한마디 끼어든다
"원래 하루종일 동키를 빌리려면 50 JD 인데 우리는 친구잖아..!! 내가 15 JD 해줄께"
15디나르면 우리돈으로 약 23000원이다 사실 물한병도 아까워하는 우리에게 아주 큰 금액이지만 하루종일 무거운 나의 몸을 싣고 다닌 동키녀석과 탈라에게 큰맘먹고 인심을 쓰기로 했다
"OK ! 15JD"
그러자 탈라가 활짝 웃으며 베스트 프렌드라 외치며 주먹을 내민다
이날 우리들만의 즐거운 수신호
예~~~~~~~~베스트 프렌~~~예!!!!!
이로써 본격적인 동키투어를 하게 되었다
동키를 타본 느낌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몸은 정말 정말 편한데 이녀석이 어찌나 작고 골골한지 나의 덩치가 한없이 크게 느껴져서 마음은 너무 미안한것이였다
게다가 유희동키는 어찌나 눈을 심하게 내리깔고 걷던지
"언니...! 내가 타고 있는 동키 정말 약해 보이지 않아요...? 꼭 주저 앉을것만 같아요..."
탈라와 카일에게 동키가 힘들어 보인다고 얘기 했더니 둘다 펄쩍뛰며..걱정말라고 얘들은 튼튼하다며 안심을 시키는데... 당췌 안심이 되어야 말이쥐
근데..그러고 보니 걱정은 하면서도 꿋꿋하게 동키를 타고 알데이르 정상까지 올라갔다
역시 우리는 입으만 착한척 하는 가장 일반인 인간에 불과하구나
배두인마을에서 나와 페트라 유적지 안으로 다시 돌아오자 고향에 돌아온듯 반가워 지기 시작한다
쿨한척 했지만 내심 우리는 쫄았던 거다~ㅋ
페트라 토박이임을 자처하는 탈라가 지금 알데이르 가는것보다 해질 무렵에 가는것이 더 좋다고 알려준다
누가 그걸 모르나...? 석양이 질때 페트라가 가장 아름답다는걸 누가 모르냐구...? 근데..해가 지고나면..그 산꼭대기에서 어찌 돌아오냐 말이다
속으로 이리 궁시렁 거리는데 자기들을 믿으란다
페트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택시타는곳까지 무사히 데려다 준다며 지금은 페트라에서 가장 전망좋은 곳으로 가잔다
입만 열었다면 무조건 자신을 믿으라는 탈라
유희와 나는 또 어떨결에 그러자고 대답을 해버린다
탈라가 소개해준 전망대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지금껏 우리가 걸으면서 보았던 유적지들이 한눈에 다 내려다 보였다 또다른 세상이 펼쳐진 것이다
저너머 와디무사 마을이 보였다 메마른 사막 한가운데 외롭게 지키고 있는 마을 내가 서있는 이곳이 얼마나 오지인지 다시금 느껴졌다
이런곳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고 2천년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도시가 있었다는 사실에 감탄할수 밖에 없었다
바위 아래 푸른 나무들이 보이는 저 곳이 아까 우리가 온천과 폭포를 찾아 헤맸던 곳인가 보다 오전의 무모한 탐험이 생각나서 우리는 또 웃고 만다
한폭의 그림처럼 병풍처럼 둘러쌓인 왕족의 무덤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보니 얼마나 규모가 큰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깍아지르는 절벽을 눈앞에 두고 허공을 두발을 가르고 발끝아래 세상을 내려다 본다
우리는 베스트 프렌~~~~~~~!!
아마 이때도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한낮의 중동의 태양은 상상을 초월할정도로 뜨거웠다 지금 동키를 타고 정상으로 가는것은 무모하고 미친짓이라며 해가 숨을때까지 쉬었다 가자고 한다
햇빛을 피하기엔 딱인데다 전망까지 뛰어난 동굴로 데려간다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호스텔에서 준비해온 빵과 요구르트를 꺼내어 탈라와 카일과 함께 먹는다 목마르지 않느냐고 물좀 마시라고 해도 자신들은 튼튼하다며 극구 사양을 한다
유희와 카일
카일은 그랬다 항상 말없이 한발자욱 떨어져서 우리를 챙겨주는 섬세함과 배려가 그에겐 있었던거 같다
그에반해 탈라는 눈치가 빨랐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먼저 알아채고 챙겨주는 센스가 있었다
관광객이 넘쳐나는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한 법을 벌써 알고 있는듯 했다
20살의 어린나이에 삶의 전선에 뛰어 몸으로 땀을 흘리며 돈을 벌어야 하는 삶 물질과 문명과는 철저히 단절된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이 이곳 요르단에는 중동에는 너무도 많았다
그들에게 한국의 음악이라며 빅뱅의 거짓말을 들려주었더니 한국노래인데 왜 영어가 나오냐며 반문하는 탈라때문에 우리는 하하하 웃었고
한국의 매운맛 고추장을 먹고 하루종일 먹지도 않던 물을 벌컥 벌컥 마시던 칼라때문에 우리는 또 미친듯이 웃고 웃었다
앞뒤가 트인 완전 명당 동굴에서 함께 음악도 듣고 서로의 말도 가르쳐 주고 그러다가 잠시나마 낮잠도 자고 .... 산아래 사람들이 분주하게 다니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 너무 여유로운거 아냐..? 이래도 되는거야? 라고 유희에게 묻고 싶었지만 그냥 한낮의 태양을 피해 그들과 함게 하는 이 여유로움이 좋았다
아마 그때의 유희도 나와 같아으리라
산에서 내려와 본격적으로 동키를 타고 페트라의 선셋 포인트인 알데이르로 향했다
근데 이 알데이르로 향하는 길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무려 800여개의 돌께단을 올라야만 그곳에 도착 할수가 있는데 동키를 타고 오랐던 그길은 완전 서스펜스 어드벤처 놀이기구보다 더 더 짜릿했다
뒤따로오던 유희는 정말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다쳐다볼정도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나역시 엄청난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하하 웃고만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동키를 타고 올라가느것보다 내려가는길이 훨씬 더 무서웠다
암튼 스릴만점의 동키를 타고 우리는 정상에 도착했다
알데이르 사원
페트라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하는 사원이다
이곳 역시 트렌스포머의 촬영장소였다
석양이 내리죄는 무렵에 촬영을 했나보다 붉은 사암이 아름답게 반짝인다
알데이르 사원에서 열심히 촬영중인 범블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것보다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본다면 페트라의 유적들은 더욱더 위대해 보인다
산정상까지 나를 데려온 동키는 힘들어서 어쩔줄 모르는데 나는 신이나서 동키와 기념 촬영을 한다
선셋포인트이자 페트라의 가장 정상에 오르면 사해도 보이고 이스라엘도 보인다고 했다
절벽아래 발을 내려놓고 태양이 저물기를 기다린다
선셋을 기다리며 유희와 나는 오늘 우리가 겪은 이 말도안되는 일들을 엽서에 적기 시작했다
친구에게 이 황당한 일들을 모조리 설명하며 지금까지는 이녀석들이 우리를 속이지 않았는데 이 산을 내려가면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적었던것 같다
우리가 엽서 적는걸 물끄러미 바라보던 탈라 뭘 적었는지 물어본다
오늘 니네랑 있었던 일들을 적었다고 하니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는지 물어본다 그렇다고 하니 어느부분인지 가르쳐 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유희가 쓴 엽서를보며 자신의 이름을 찾아본다
이녀석 진짜 눈치 빠르다
페트라가 붉게 타오른다
요르단청년과 사랑에 빠진 독일인 에바가 때마침 정열적인 키스를 한다
영화속 장면처럼 풍경과 사람이 하나과 되어 눈부시게 아름답다
잊을수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일몰이었다
일순간 고요가 찾아들었고 어느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던거 같다
페트라가 붉게 붉게 타올랐다 우리의 가슴도 심장도 뜨겁게 달아오른 하루였다
일몰을 보고 하산을 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등장했다
세상이 암흑으로 변해버린것이다
가로등 불빛하나없이 우리를 비춘건 오로지 밤하늘의 별과 달이였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속을 동키를 타고 내려오는일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였다
상상하지 못한 두려움이 엄습했다
우리가 올라왔던 길은 좌우가 절벽으로 둘러쌓인 곳이였고 내려가는길은 더욱더 심하게 흔들렸다
하산내내 소리를 질렀던것 같다 어둠속에서 굴러떨어지면 어떻하나...?
그리고 오늘 처음본 탈라와 카일이 우리를 덥치면 어쩌나...?
우리가 모르는 길로 가는건 아닐까..?
모르는 길로 간다 할지라도 우리가 알 턱은 없었지만...
걱정의 걱정이 꼬리의 꼬리를 달고 생겼났다
이때..탈라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Don't worry ! Be happy !"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날수 있는 방법이 우리에겐 없었다 암흑으로 변한 이길에서 이들과 헤어진다 하더라도 우리는 분명 길을 잃을것이 분명했기에
지금 이순간을 즐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
유희도.. 나도... 어느샌가 탈라처럼 노래를 따라 흥얼 거리기 시작했다
좀전의 두려움은 어디로 갔던걸까...?
마음이 편안해 지면서 밤하늘은 수놓은 아름다운 별빛아래 동키를 타고 걸어가는 우리모습이 너무 운치있어 보였다
하룻동안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하면서 그들과 함게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웃기던지 이날 하루종일 유희에게 "우리 미친거 아냐...?"를 몇번이나 묻고 또 물었던지
그렇게 불신 - 믿음-불신-믿음- 신임- 확신- 의심의 단계를 거쳐 택시타는곳까지 도착을 했다
여행자가 경험할수 있는 최고의 순간들을 경험했다고 감탄해하는 우리에게 너무나 고마워서 어쩔줄 몰랐던 우리에게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 탈라의 마지막 한마디
"아니 왜 15JD만 주는거야...?" "1인당 50JD잖아~"
헉~~~~이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
이게 바로 가이드 북에서 그렇게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고 했던 바로 그 사기...? 우리가 그 사기에 걸려들었단말야...?
이대로는 물러날수 없기에 조목조목 따졌다
"탈라! 니가 분명 그랬잖아~ 우리는 친구라며... 친구데 거짓말을 하면 안되지! 니가 분명 15JD 이라고 했잖아.."
탈라는 억울하다는듯 기분 나쁘다는듯 오늘하루종일 자신들이 해준 서비스에 대해 늘어 놓는다
유희와 내가 한발자욱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자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카일이 중재자로 나선다
15JD만 주고 가라는 것이다
그 순간 너무너무 속상하고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오늘하룻동안 신나게 멋진추억들을 가득 쌓아놓고 이건 아니지...이러면 안되지~
어떻게 이런 배신을~~~~
결과적으로 우리가 금전적으로 손해본것은 없었다 하지만 오늘 하루를 사기 당한것 같아 정말 정말 속상했다
우리가 하루종일 의심했던 일들이 기여이 터진것이다
별빛아래 동키를 타고 오면서 설레이고 행복했었는데
그냥 그 모든것들이 장사속이였다니~
오늘 우리는 친구가 아니라 페트라에 하루 머물다가는 그냥 손님이었던 거다
호스텔로 향하는 택시안에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곧 유희와 나는 이것도 좋은 추억이라며 한바탕 깔깔거리며 웃어 버렸다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그바보'에서 구동백이 늘 하던 말이 있었다 '웃는 거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 웃는거 밖에 방법이 없었다
그녀석이 우리를 돈벌이 수단으로 바라보고 접근한것은 분명 기분 나쁜 일이지만 탈라와 카일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우리를 위협할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최악의 상황은 선택하지 않았다 지나가는 이도 없는 깜깜한 사막위에서 거짓말을 한다고 뭐라고 하는 관광객을 순순히 놓아준 그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졌다
그녀석이 덜 나쁜놈이었는지 아직은 우리보다 후진국이여서 강력범죄가 일어나지 않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날 이후로 우리는 자신을 한번 더 챙길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둘이 함께하는 여행이기에 이런 무모한 상황에서도 겁먹지 않고 당당히 나설수 있었는건지도 모른다
앞으로 시리아를 지나고 나면 혼자가 되는 유희와 나
여행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몸조심이다
오늘하루 우리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고 남은 여행에서 우리가 어떻게 여행을 해야 하는지 살아있는 가르침을 주신거였다
여행자가 가져야 하는 적당한 경계와 적당한 오픈 마인드
그 수위는 여행내내 우리를 선택의 순간에서 고민하게 만들겠지 나의 선택이 나의 여행을 더 빛나게 할수도 있고 나의 선택이 나의 여행을 아프게 할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내가 짊어지고 가야하는 여행의 한 부분이다
적당한 경계와 오픈 마인드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냐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나는 오픈 마인드에 손을 들지 않을까..?
무조건 의심하고 밀어내기보다 아직은 사람을 믿는 여행을 하고 싶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요르단 페트라편이 나의 5개월 여행중 가장 반전이 심했던 여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작 12페이지에 달하는 그날의 일기장을 읽노라면 아주아주 배꼽이 빠질만큼 웃겨 죽을것만 같다
그리고 다시 그곳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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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
첫댓글 우와..언제 요르단 여행 2탄올리나 했더니 그새 올리셨군요..사진도 글도 아주 재미있게 봤어요. 파노라마가는 길에 동키탔다가 옆의 절벽과 동키의 나보다 가는 다릴보고 기겁하고 내려서 파노라마까지 뛰어올라갔단 말씀..거길 동키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은 정말 강심장인듯...요르단사람들이 맘이 참 따뜻해요..같은 아랍사람들이라도..요르단사람들이 가장 순수하고 친절하고 맘이 따뜻한 사람들인듯....2006년에 페트라갔을때 페트라가 내려다보이는 어느 호텔에서 잤는데..그호텔 카운터 직원이..결혼하자구?ㅎㅎㅎ 그쪽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을 참 좋아해요..참 추억이 많은데..요르단에..하튼 정말 잘읽었습니다.
동키의 등에 앉아 있으면 꼭 매끈한 돌 계단에서 동키가 미끄러질것만 같아서 어찌나 불안불안 했던지요~~~~~~~~^^ 한참을 걸어가다가 다리가 푹 꺽이지는 않을런지~ 타고 있으면서도 불안불안 ^^ 제가 타보니간요..올라가는것보다 내려오는게 훨씬 더 힘들어요~ㅋㅋ
언젠가 부터 피오나님의 여행기를 즐겨읽게 되었습니다. 기대됨. 아랍권 여행할때 특히 몸조심하세요..전에 위험에 처한 한국아가씨를 도와준적도 있답니다. 조심해서 여행하세요..중동여행할때.. 중동은 참 희안한 동네인듯...아무것도 없는 광야..를 늘 저는 동경하지요.. 와디럼은 가보셨는지요..요르단안에 페트라 와디럼이 아니라..와디럼속에 페트라속에 요르단이 있더군요..ㅎㅎ
중동이 여행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그래서 인것 같아요 아랍권 사람들의 친절함~~~~~~~~~!! 다른 여행지에서 느낄수 없는 사람과의 어울림 그만큼 더 주의와 경계를 해야 하기도 하구요 참 희안한 곳 맞는거 같아요!! 제가 돌아와서 와디럼을 가보지 않은것이 어찌나 후회스럽던지~ㅠㅠ
아무일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쳤으니 이런 글을 올리시는 거겠지만..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군요.얼마전 무릎팍에 한비야씨가 나온걸 보고 비난하는 글중에..그가 쓴 인도 여행기를 읽고 친절한 인도를 동경해서 배낭을 매고 떠난후 3년째 돌아오지 않는 친구가 있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아름다운 추억도 좋고 다른 사람들이 살아 가는걸 보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고.. 여행이라는게 다 좋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자신의 안전이겠죠.저의 경우엔..건조하게 들리시겠지만 특히 현지인과는 정확한 give&take의 관계가 아니라면 상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상대가 이유없이 친절한데에는 입장을 바꿔 이해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면 거절..
캐언스님의 말씀이 맞아요! 저에게 그날 일어난 일들은 어쩜면 초심자의 행운일지도 몰라요 긴여행이 처음이었고 중동권이 처음이었고 여행의 시작단계였고~ 그날 내내 우리는 의심을 하면서도 우리도 모르게 따라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했답니다!! 괜찮겠지..괜찮겠지..별일있겠어~~~~~~~~ 얘네들이 무슨 사기를~이렇게 착한데.. 이런 생각들이 사고를 불러일으키겠지요 그날은 정말 큰 행운이었지만 그날밤 친구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다녀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한 계기가 되었답니다
뭐.. 제가 터키에서 무척이나 친절했던 돌궐후예에게 제대로 뒤통수 까여본 트라우마가 이런 닫힌 마음을 만들어 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여행에서 제일 위험한 인물은 '한국말 하는 사람'이고 그 다음이 비 영어권에서 '영어하는 사람'이라는 개x철학을 여행에 있어 제 좌우명 중 하나로 삼고있죠... 피오나님의 즐거운 여행기에 제대로 찬물 샤워를 하는 것 같아 무척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너무 위험한 하루를 보내신 것 같아 생각나는대로 끄적여 봅니다...
찬물 샤워라뇨~~~~~~~ ?그동안 제여행기가 너무 좋은을만 가득했잖아요!! 여행중에 사기나 사고를 당한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니 바보처럼 어찌 그런일을 당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당사자는 정말 눈깜짝할사이에..아니면 본인도 모르게.. 그들이 하자는 대로 하게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남들이 당하는 사건사고가 나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여행중에 가장 중요한건 본인의 안전이죠.그날 그 하루의 살아있는 가르침으로 내가 무얼 잊고 여행을 하고 있었나 알게되는 중요한 날이었답니다. 감으로 여행을 해서는 안되는 건데..감으로 사람을 믿어서도 안되는 건데... 쉽지는 않은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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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과찬이시네요~~~~ ^^ 저 그리 성품 좋은 사람 아니랍니다..^^ 근데..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걸까요...?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법인가봐요~ 감사합니다
물리치료사 보다 여행 가이드 어때요..멋진사진 .글 .잘보고 갑니다 .작년에 .다녀왔는데 .또 가고.싶네요..^^
그러기엔...저의 지식이 마니 부족하답니다~^^ 저역시 정말 다시 가고 싶어요
동키 너무 귀여워요~!!! 여행갔다와서 다시 여행생각날때가 티비나 잡지등에서 내가 갔던 여행지가 나오는건데, 트랜스포에서 나온장소가 페트라였군요~! 영화보면서 여행지에서의 추억생각나셨겠어요~!!
네...영화보면서.. 오토봇들의 움직임보다..요기요기 내가 가봤던 곳인데..이러면서..더 흥분 했었다는..ㅋㅋ
저도 요르단 페트라가 넘 가고싶었던 곳인데 영화에서 보고 난 후 같이 본 친구한테 나 저기 갈거라구 막 흥분했던 기억이......ㅋㅋㅋ 제가 만약 동키를 타게되면.........그건 동물학대겠죠~~ㅡㅡㅋ
요르단 페트라를 너무 가고싶어하는 1인으로서 제목만 보고 들어와서 여행기를 봤는데..너무 좋네요.. 제가 마치 거기 가 있는것 같은 설레임과, 그리고 여행자가 조심하고 항상 생각해야 하는 긴장감을 같이 알게 해주는 여행기 같아요...잘 보고갑니다~^^
오...스릴넘치는 여행이였군요.. 아무일 없었으니 천만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