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멋에 취해 관종(關種)이 되어버린 우리 모두의 민낯 박선영(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부끄러운 은메달. 자만은 금물이다. 롤러스케이트 남자계주 3000m 결승전에서 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것은 실력이 아니라 스포츠맨 정신 실종 때문이다. 어쩌자고 결승전에 도달하기도 전에 세레머니부터 하려 하다니…게다가 은메달이 확정되자 언론 인터뷰도 안 하고 나가버리다니! 겉멋에 취해 관종이 되어버린 우리 모두의 민낯이다.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입대 하게 생겼네' 하며 군대 운운 한다. 글쎄…나는 스포츠만이 아니라 예술계도 이런저런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군대 안 가고, 이공계라고 특례를 적용받는 제도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 스포츠, 예술, 이공계 모두 군대에서 해야 할 분야가 또렷이 다 있다. 군대에서도 자기 재능을 활짝 펼 수 있다. 다만 군복무기간 중에도 국제대회에 출전(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두면 된다. 중국에서는 올 들어 해군과 공군을 강화하기 위해 입대 연령 제한도 없애고, 퇴역한 군인의 재입대도 허용했다. 그뿐인가? AI 등 인공지능과 로봇 등 첨단기술에 익숙한 이공계 대학생을 대거 징병해 무기 현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징병공작조례’까지 만들었는데, 우리는 각종 이유를 붙여 입대자 수를 줄이고 있다. 그러면 군대 가는 사람은 뭔가? 군대는 특별한 사람은 안 가고, 평범한 사람들만 가는 곳인가? 영국은 왕자들이 가장 험한 전쟁터로 배속받아 군복무를 마친다. 공주도 군에 간다. 노블레스 오블리쥬는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는 데서 시작됐다. 목숨이 돈보다 중하니까 전쟁이 나면, 왕자들이 맨 앞에 서서 죽음을 불사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존경받는 것이다. 미국도 마찬가지. 6·25 때 장군의 아들들이 아버지와 같이 한국전에 자원해 와서 아버지가, 또는 아들이 이 땅에서 숨을 거두었다. 밴플리트 장군 부자와 워커 장군 부자가 가장 유명하지만,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외아들과 그 유명한 패튼 장군 아들도 이 땅에서 싸웠다. 그런데 우리는? 툭하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땄다고 군 면제다. 스포츠맨 정신으로 경기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군대 안 가려고 악을 쓰고 경기에 임하는 것은 설마 아니겠으나…기사 밑에 달린 댓글 절반이 군대 얘기여서 하는 말이다.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자. 겉멋도 제발 그만 부리자. 허세일랑은 이제 다 날려버리자. 부끄러운 것은 오늘의 은메달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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