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13일 금요일 동래역 10시
오늘의 참여자 10 명
태화
혜종
춘성
매일생한
청송
청암 (이규상)
백사
아산
연암
남계
오랜만에 나온 매일생한, 청암 ~ 반갑습니다.
두 분 덕택에 참여자수가 두 자리가 되었습니다.
옅은 황사가 끼어 있는 것 같지만 그런대로 산책하기에는 괜찮은 날이다.
온천천시민공원은 (내려가면서 볼 때) 왼쪽은 동래구청 소관,
오른쪽은 연제구청 소속이다.
한 발 먼저 개발된 연제구 쪽이 여러 면에서 낫다.
우리는 이 쪽 저 쪽으로 번갈아가며 걸었다.
낙동강에서 보내온 물과 엊그제 내린 빗물이 섞여 동래역 아래의 물은 좀 흐렸으나 하류로 내려갈수록 깨끗해진다.
물이란 고여 있지 말고 흘러야 하나보다.
오늘 오후 3시에 부산시는 동래구 동래역 아래 풀장 근처에 식장을 마련하고 허남식 시장과 부산지역 국회의원, 관계 공무원, 많은 인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정구 ~ 동래구 ~ 연제구를 잇는 7㎞구간의 온천천 종합정비공사 준공식을 한다.
부산 도심을 북쪽에서 동남쪽으로 관통하는 온천천의 생태하천, 친수 공간 설치 및 정비 작업이 4년여 만에 완공된 것이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완전 철거되고 보행자 목재 데크, 테마 벽면 등이 설치돼 고급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저녁 식사를 하고 거의 매일 명륜동에서 수안동 세병교까지 산책을 하는 나로서는 온천천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집 사람은 온천천 때문에 다른 곳에 이사하기가 싫다고 한다.
서울의 한강변의 아파트 값이 오르고, 부산 해운대나 남구, 수영구의 바다 보이는 아파트들이 값이 오르듯이 온천천 가의 아파트들도 값이 올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온천천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젊은 공무원들이 준공식장 준비하는 모습들을 보며, 얘기꽃을 피우며 하류로 내려간다.
둔치에는 온갖 식물들이 생명 잔치를 벌이고 있고 유채꽃밭, 밀 밭, 보리 밭 등이 학생들의 견학을 위해 조성되어있다.
연제구 쪽의 정자에 앉아 잠시 쉰다.
청암이 Freedom 초코랫을 제공하여 에너지를 공급해주고
남계가 우리 동네 왔다고 국순당 막걸리 두 병을 내 놓고 목을 축이게 한다.
정자 앞의 풀장에는 수련이 떠 있고 노란 창포 꽃도 피어있다.
한 여름에는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더위를 식히는 곳이다.
50 년대, 60 년대의 온천천은 범어사에서 내려온 맑은 자연수가 항시 흐르는 곳.
동네 아낙들이 빨래를 하고 아이들이 알몸으로 멱을 감으며 놀았다.
70 년대 들어와서 주변에 집들이 많이 들어서고,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온천천은 더러워지기 시작, 30년 동안 시커먼 물이 악취를 풍기는 죽은 강이 되었다.
5년 전부터 정화 작업에 착수하여 이제 이 만큼 깨끗해져서 “온천천 시민 공원” 이란 근사한 타이틀을 얻게 되었으니
온천천이 보이는 곳에서 30 년이나 살아온 나로서는 감개가 무량하다고 할까.
우리나라가 이제 먹고 살기만 하는데서 좀 여유가 생겨 친환경 쪽으로도 많은 신경을 쓰는 것 같아 그것도 뿌듯하다.
지금 덴마크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12일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녹색동맹을 맺고, 세계 녹색시장을 선도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덴마크의 앞선 녹색기술과 한국의 빠른 경제적 성장 동력이 결합되어 양국이 세계 녹색시장을 주도해서 Eco Green World 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앞장서겠다고 하니 이 또한 우리의 큰 긍지가 아닐까.
토곡 한양 아파트 앞 까지 내려가는데 1시간, 동래역 까지 다시 올라오는데 1 시간, 정자에서 쉬는데 30 분.
무릎에 전혀 무리가 안 가게 알맞게 걸었다.
산행기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오늘은 물 따라 강 따라 걸었다.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우리 인생도 흐르고 흘러 어디로 가는가.
동래역 맞은 편, 새로 생긴 목촌 (木村) 돼지 국밥집에 좌정한 것이 12시 경.
전에 1,000 원 샾을 하던 업소인데 국밥집으로 바뀌었다고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50 % 할인을 해주는 것이 아닌가. (6월말까지)
찬스에 강한 남계,
(할인가로 내는 것도 한 턱 쏘는 실적에 드는 것이 아닐까)
- 우리 동네 오셨으니 오늘은 제가 내겠습니다. -
집에 와서 이 글을 컴퓨터에 처넣으면서도 웃음이 떠오르고 기분이 좋기만 하다.
역시 친구들이니까.
다음 20일은 부산대 역 만남의 장소 10십니다.
가는 곳은 윤산 기슭을 통과하여 오륜동 회동 수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