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의 대세는
아무래도 아이리스 인것 같습니다
그닥 별루 땡기지 않았던 이 드라마
무료한 일요일 오후
재방송을 보고 확 맘을 빼앗겨 버렸네요
이병헌씨 눈빛 연기
아~~~어쩔껀데...진짜...?
(침 질질 흘려가며 몸은 자꾸만 앞쪽으로 이동중)
보고만 있어도 심장이 콩닥콩닥
김태희 빛나는 미모 어쩔거냐구요..?
부러우면 진다던데...진다던데
TV 안으로 빠져들어갈 기세로
초절정 저렴컨셉으로 즐감중이랍니다
훈훈한 배우들의 명연기도 참 좋지만
그보다 더 나의 시선을 잡아 끈것은 바로 헝가리가 무대였다는 사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왕궁과 세체니 다리를 보는순간
내눈에서 이병헌은 사라지고
헝가리의 모습을 쫓기에 바빴답니다
그리하여 예정에도 없던 헝가리편 포스팅을 해볼렵니다
화제의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
헝가리편 시작 할께요
오스트리아 빈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까지는
고작 서너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세시간이라는 짧은시간이지만
오스트리아와는 너무나도 달랐던 첫인상의 헝가리
동유럽이라는 단어가 암시하는
고정관념 때문에
부다페스트를 상징하는 영화
글루미 선데이 때문에
헝가리 중앙역에 도착을 하자마자
나는 잔뜩 긴장을 했던것 같다
뭐라 표현할수 없는
어두운 분위기가 중앙역 내부를 지배했고
유로가 아닌 포린트라 불리우는 헝가리 화페가 낮설어
지하철 표 한장 끊기도 덜컥 겁이 났었다
게다가
지금껏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녔던 나라와는 달리
부다페스트의 역사 직원들은 티켓 관리가 엄격하고도 엄격했다
유레일패스를 손에 쥐고서도
지하철 티켓을 손에 들고서도
나를 빤히 쳐다보는 통에
괜히 무임승차라도 한듯 오금이 저릴지경이었다
6월의 마지막주 일요일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안팍이 시리던 날이었다
불가 3시간 전까지만 해도
유로 2008열기의 중심 오스트리아에 있었는데
빈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부다페스트였다
힘들게 찾아간 숙소에 배낭을 내려놓자마자
땀에 흔뻑 젖은 나의 몰골을 발견했다
이열치열 이라고 했던가...?
제대로 영양보충도 못하는데 쏟아낸 땀방울이 서럽도록 아까워
고이고이 아껴둔 체코에서 선물받은 신라면 한봉지를 꺼내었다
배낭이 무거울때마다 이녀석을 먹고싶은 충동이 솟구쳤지만
진짜..심신이 힘들때 먹을려고 아껴두고 아껴두었던
나의 마지막 비상식량
아니다~~~나의 마지막 보양식
몇달만에 먹은 라면이어서 일까..?
매운거라면 사족을 못쓰는 내가
라면 한입을 먹고나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여행을 하는동안 나의 입맛이 변해가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불닭도 거뜬히 헤치우던 내가 어찌 이런일이)
믿기힘든 이 사실 하나가 그날 나를 참 스글프게 했다
신라면이 미치도록 맵게 느껴져
죽어도 인정하기 싫은데
나의 몸은 격렬히 반응을 하고 있었다
비오듯 쏟아지던 땀방울
입안의 감각을 온통 마비시킨 얼얼한 그 느낌
썰렁한 호스텔에 혼자남은 동양인이
땀을 뻘뻘 흘려가며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른채로
후후 불어가며 라면을 먹던 모습은
굳히 상상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불쌍 처량 그자체~
샤워를 하고도 남아있던 얼얼한 매운맛을 견디지 못하고
콜라를 사서 벌컥 벌컥 마시고 나니 입속은 괜찮아졌지만
기분은 찜찜하기 그지 없었다
밀려오는 짜증과 무력감에 아무것도 하기 싫었지만
헝가리에 머무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
약간의 낯가림과 변해버린 입맛이
하염없이 낯설어서
가이드 북도 없이 이곳에 흘러들어온것을
꽤나 후회했었다
길거리에 파는 원조 이태리 젤라또에
눈과 귀가 번쩍 뜨여
한입베어 물고나니 기분이 그나마 나아졌다
거리에 솓아져 나온 군중들 속에
동양인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껏 혼자 다녔지만
오늘따라 괜시리 혼자라는 사실이 크게 느껴졌다
외로움이 나의 온몸을 감싸던 그날
답답하고 허전한 마음에 무작정 그렇게 걷기만 했었다
부다페스트에 대해 알고있는것이라곤
글루미선데이와 세체니 다리
이 둘 밖에 없었다
지도가 없어서 인적이 드문 거리에서
헤매기도 하고
방향감각을 상실하여
같은곳을 돌고 또 돌기만 했던 헝가리에서의 첫날
그렇게 헤매이다 보니
어느새 도시는 석양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고
나의 눈앞에는 붉게 물든 하늘과 세체니 다리가 있었다
치명적인 아름다움
내가 마주한 헝가리의 아름다움은 그런것이었다
화려하지도 은은하지도 않은
바라보고 있으면 주체할수 없는 두려움의 심박동수가 작용하는 곳
온통 도시가 붉은 빛으로 물드기 시작했다
도시를 밝히는 조명도 오로지 한가지 색이다
그리고
그날 나의 가슴을 채운 감정도 오로지 하나였다
외로움
긴여행에서 오는 외로움이 곪고 곪아
그곳..너무나도 쓸쓸하여.. 머물어서는 안되는 그곳에서 터져버린것이였다
한번터진 눈물은 그칠줄 모르고 흘러내렸으며
세상을 모든 상실을 다 경험한 사람처럼
넋을 잃고 도나우 강가에 앉아 붉은도시에 젖어들었다
일부러 나를 다독이지 않았다
일부러 더 내버려 두었다
귓가에 울리던 우울한 멜로디
글루미 선데이
흐릿하게 반짝이던 도나우강과 세체니 다리
그날
2008년 6월의 마지막 일요일
참 쓸쓸하고 쓸쓸했던 그 한여름 밤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지독한 외로움만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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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정말 사진 넘 이뻐요...항상 발도 같이 찍어주는 센스!!!! 11월에 마산가면 만나주시는건가요??ㅋ
마산오면 당연 맛난거 사드리죠~ㅋ 근데 얼공님 12월에 오면 안될까요..? 11월은 먼놈의 결혼이 이리도 많은지~~ㅜㅜ
아이리스..헝가리가 배경이었군요.. 주인공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안봤는데 저도 피오나님처럼 초저렴컨셉으로 감상해야겠네요^^ 사진과 글 즐감했습니다..
나름 재미있더라구요~ 저도 그닥 좋아하는 배우들이 아니었는데..바로 훅~빠졌네요..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맞아요!! 괜히 나랑 상관 있는 곳 같아서... 나의 눈은 화면속의 그 장소들로 쫒아가기 바쁘죠..ㅋㅋ
저는 헝가리를 가지도 않았는데...피오나님이 전에 올리신 아름다운 사진만보고도 아이리스 첫장면이 눈에 확~들어오던데..넘 재미있어요 ㅋㅋ 오늘도 재방보러 갑니다 ㅋㅋ
아이리스 너무 잼나지 않아요..? 수욜만 기다린다는~ㅋㅋ
저 사자성 다리에서...김현희가 3박4일 걸으며 고뇌(?)하다가 결국은 KAL 기를......했다더군요..ㅠ
어머...진짜요..? 세체니 다리가 여러 사람을 잡는(?) 군요 글루미 선데이 음악듣고 자살한 사람도 꽤 있잖아요~ 묘한 매력이 있는 곳임은 분명한것 같군요
엥? 김현희? 아하~ 그랬군요, 얼마나 마음이... 쯧쯧 글보며, 사진보며, 전혀 예정에 없는데 저길 가야하나 말아야하나,고민에 빠지는 1인입니다
가시면 후회하지 않을거라고 믿는 1인~~~~~~
저랑 똑같은걸 느끼셧네요ㅋㅋㅋ 저도 아이리스 안보다가 헝가리 나와서 봤다는...ㅋㅋ 전 부다페스트가 제일 좋더라구요~
맞아요~저도 부다에 완전 빠졌었답니다!! 체코보다 훨 좋았다는..^^
항상 피오나 공주님 글 보면 몰입도 100% ㅎㅎ~~ 진짜 가있는거 같아요 ㅋ
100%몰입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부다페스트 야경이네요언제나 또 갈 수 있으려는지 아이 참 재밌게 보고있답니다감하구 가요 ^^+
그죠~ 언네 다시 갈수 있을런지... 다시가면 정말 더 잘 다닐수 있을텐데..요러고 있다는..ㅋㅋ
제가 피오나님 여행기보고 생각지도 못했던 부다페스트를 유럽여행코스에 넣기로 마음먹었어요 ㅋㅋ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보면서 글루미선데이를 듣는게, 저의 헝가리여행 계획이에요 ㅋㅋ
조심하세요~~~~~~~~ 그거 꽤 꽤 사람 우울하게 만듭니다..ㅋㅋ
정말 프라하랑 부다페스트는 야경이 이쁜거 같아요~~저도 부다페스트에서는 조금 센티하게 분위기를 낼 수 있을려나 모르겠네요....ㅋㅋ 피오나님 여행기랑 사진만 봐도 두근두근 빨리 떠나고 싶네요~~ㅋㅋ
정말 요즘 아이리스보면서..눈에 들어오는건 헝가리요....꼭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들어요..
피오나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소름이 돋네요..^^ 짱짱짱!
글 너무 잘쓰신다..작가님같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