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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신획고사(下臣獲考死)
신은 죽음으로 명령을 다하게 되었다는 뜻으로, 죽음으로 임무를 완수하고자 한 신하 이야기이다.
下 : 아래 하(一/2)
臣 : 신하 신(臣/0)
獲 : 얻을 획(犭/14)
考 : 살필 고(耂/2)
死 : 죽을 사(歹/2)
출전 : 좌전(左傳) 선공(宣公) 15年
좌전(左傳) 선공(宣公) 15년 조의 한 구절이다.
死而成命, 臣之祿也. 寡君有信臣, 下臣獲考死. 又何求.
죽어서라도 임금의 명령을 성취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저의 복이라고 하겠습니다. 과군(寡君)은 신의를 지키는 신하를 두게 되었으며, 신은 죽음으로 명령을 다하게 되었으니, 또 무엇을 구하겠습니까?
위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당시의 상황을 조금 알아야 한다. 춘추시대인 기원전 595년, 초(楚)나라가 송(宋)나라를 공격하자 송나라는 진(晉)나라에 지원군을 요청했다.
진왕은 해양(海揚)을 파견하여 진나라의 병사들이 곧 구원하러 오니 초나라에 송이 투항하지 말도록 했다. 그러나 해양은 뜻밖에도 포로로 잡혀 초나라에 보내졌다. 초장왕은 그를 후하게 대접하여 송나라를 설득하여 항복하게 하려는 심산이었다.
해양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송나라에 진왕의 말을 전했다. 초왕이 이를 알고 해양을 죽이려 하자 해양이 말한 내용이 위의 문장이다. 이에 초왕은 군주에 대한 해양의 충성심을 높이 사 그를 풀어주고 병사를 철수시켰다.
그 뒤로도 초나라와 송나라의 전투는 계속되었다. 송나라 대신 화원(華元)이 초나라 장군 자반(子反)을 만나 제의했다. "초군이 30리만 물러가 준다면 그 어떤 조건이라도 받아들이겠습니다." 초군은 그 말대로 30리 밖으로 물러났다.
화원은 초나라에 인질로 잡혔고, 초나라와 송나라 양국은 동맹을 맺게 되었다. 적군 병력이 성(城)까지 다다라서 물러날 곳이 없게 될 때 굴욕적으로 성 아래에서 약속한다는 말인 '성하지맹(城下之盟)'이라는 단어가 여기에서 나왔다.
'寡君(과군)'은 다른 나라의 임금이나 고관에게 겸손의 뜻으로 자기 나라의 왕을 이르던 말이며, '下臣(하신)'이란 당시에 남자가 자신을 낮추어 이르던 말이다. '考死(고사)'는 상서(尙書) 홍범(洪範) 편의 '고종명(考終命)'과 같이 죽음으로써 이룬다는 의미이다.
요즘 시대에 자신의 군주를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신하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조선 시대에 세조를 거부하고 단종 복위를 꾀하다 죽은 사육신(死六臣)이 그런 신하들이 아니었을까?
춘추좌씨전/선공/15년
(기원전 594년)
十五年春, 公孫歸父會楚子于宋.
노나라 선공 15년 봄에, 공손귀보는 초자와 송나라에서 회합하였다
宋人使樂嬰齊告急于晉.
송나라 사람들은 악영제를 사자로 보내어 진나라에 위급함을 고하게 하였다
晉侯欲救之, 伯宗曰; 不可. 古人有言曰, 雖鞭之長, 不及馬腹.
진후가 송나라를 구원하려고 하자, 대부 백종은 "안됩니다. 옛 사람의 말에 '아무리 채찍이 길어도, 말의 배를 때려서는 때려서는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天方授楚, 未可與爭.
하늘은 바야흐로 초나라를 도와주고 있으므로, 아직 초나라와 다툴 수가 없습니다.
雖晉之彊, 能違天乎.
우리 진나라가 아무리 강하다고 하여도, 하늘을 거스를 수가 있겠습니까?
諺曰, 高下在心.
속담에도, '높이는 것이나 낮추는 것이나 마음에 달여 있다'고 하였습니다.
川澤納汙, 山藪藏疾, 瑾瑜匿瑕.
개울이나 연못은 더러운 물도 받아들이고, 산이나 숲은 독충을 감추며, 아름다운 구슬에도 티가 있는 법,
國君含垢, 天之道也.
국군이 한때의 수치를 참는 것도, 하늘의 도에 맞는 것입니다.
君其待之. 乃止.
임금께서는 잠깐 기다리십시오"라고 하였기 때문에, 그만 두었다.
使解揚如宋, 使無降楚曰; 晉師悉起, 將至矣.
그래서 진나라에서는 해양을 사자로 송나라에 보내어, 송나라가 초나라에 항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진나라 군대가 모두 일어나서, 장차 도착할 것이다"라고 말하게 하려고 하였다.
鄭人囚而獻諸楚.
그러나 정나라 사람들이 그를 붙잡아서 초나라에 바쳤다.
楚子厚賂之, 使反其言.
초자는 그에게 많은 예물을 주고, 자기의 말을 번복하게 하려고 하였다.
不許, 三而許之.
해양은 허락하지 않았지만, 세 번만에 그것을 허락하였다.
登諸樓車, 使呼宋而告之, 遂致其君命.
그래서 해양을 누거에 올라가게 하여, 송나라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고하게 하였으나, 해양은 끝내 자기 임금의 명령을 전하여 주었다.
楚子將殺之, 使與之言曰; 爾既許不穀, 而反之, 何故.
초자는 화가나서 그를 죽이라고, 신하에게 명하여 그에게, "네가 이미 나에게 허락하였으면서, 그것을 번복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非我無信, 女則棄之, 速即爾刑.
내가 신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네가 그것을 저 버렸으니, 빨리 형벌을 받아라"고 말하게 하자,
對曰; 臣聞之, 君能制命為義, 臣能承命為信, 信載義而行之為利.
해양은 대답하기를, "제가 들은 바로는, '임금이 올바른 명령을 내리는 것을 의(義)라 하고, 신하가 그 명령을 잘 받들어 행하는 것을 신(信)이라고 하며, 이 신을 신하가 지켜서 임금의 의를 받을어 행하는 것을 이(利)라고 한다.
謀不失利, 以衛社稷, 民之主也.
일을 계획하여 나라의 이익을 잊지 않음으로써, 사직을 지키는 것이, 바로 백성들의 주인이라는 것이다.
義無二信, 信無二命.
임금이 명령하는 義에는 다른 나라 임금의 명령을 지키라는 두 가지 信이 없으며, 신하가 행애야 할 信에도 두 임금의 명령을 받으라는 법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君之賂臣, 不知命也.
초나라 임금이 저에게 예물을 주시기는 하였으나, 저는 그것을 명령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受命以出, 有死無霣. 又可賂乎.
우리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나라를 나왔을 때는, 죽음이 있을지언정 그것을 어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또 나에게 예물을 주어 매수할 수가 있겠습니까?
臣之許君, 以成命也.
제가 초나라 왕에게 허락한 것은, 우리 임금의 명령을 성취시키려는 것이었습니다.
死而成命, 臣之祿也. 寡君有信臣.
죽어서라도 임금의 명령을 성취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저의 복이라고 하겠습니다. 저의 임금에게는 信을 지키는 신하가 있습니다.
下臣獲考死(하신획고사), 又何求, 楚子舍之以歸.
제가 임금의 명령을 완수하고 죽는다면, 또 무엇을 바라겠습니까"라고 하였기 때문에, 초자는 그를 용서하고 데리고 돌아갔다.
夏五月, 楚師將去宋.
여름 5월에, 초나라 군대가 장차 송나라를 떠나려고 하였다.
申犀稽首於王之馬前曰; 毋畏知死, 而不敢廢王命. 王棄言焉. 王不能荅.
그러자 신서는 장왕의 말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저희 아버지 무외는 죽을 줄을 알면서도, 감히 왕명을 어기지 못했습니다.그런데 임금께서는 약속을 저 버리시려고 하십니까"라고 하였으므로, 자왕은 대답할 수가 없었다
申叔時僕曰; 築室反耕者, 宋必聽命. 從之.
이때 신숙지는 장왕의 마부 노릇을 하고 있다가, "송나라의 교외에 집을 짓고 그곳으로 되돌아가 밭을 갈면서 지구전을 꾀한다면, 송나라는 틀림없이 초나라의 멸영을 들을 것입니다"라고 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따랐다.
宋人懼, 使華元夜入楚師.
송나라 사람들은 두려워하여, 화원에게 명하여 밤중에 몰래 초나라의 진중에 숨어들게 하였다.
登子反之床, 起之曰; 寡君使元以病告曰.
화원은 초나라 장수인 사마자반의 침상에 올라가서, 그를 일으키고, "저희 임금께서 저를 사자로 보내어 송나라의 괴로운 상태를 호소하게 하였습니다.
敝邑易子而食, 析骸以爨.
'저희 나라는 식량이 떨어져 자식들을 서로 바꾸어서 먹고, 땔감도 없어서 죽은 사람의 뼈를 쪼개서 불을 피웁니다.
雖然, 城下之盟, 有以國斃, 不能從也.
비록 그렇지만, 성하의 맹약은, 나라를 멸망심키는 일이 있더라도, 따를 수가 없습니다.
去我三十里, 唯命是聽.
30리만 물러나 주신다면, 오직 명령하시는 대로 듣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라고 하였기 때문에,
子反懼, 與之盟, 而告王, 退三十里.
자반은 두려워하여, 그와 맹약하고, 장왕에게 보고하여, 30리를 물러났다.
宋及楚平, 華元為質.
그리하여 송나라는 초나라와 화평하고, 화원은 초나라에 인질이 되었다.
盟曰; 我無爾詐, 爾無我虞.
그때의 맹약에는, "우리 초나라는 너희 송나라를 속이지 않을 것이니, 너희 송나라도 우리 초나라를 속이지 말라"고 하였다.
潞子嬰兒之夫人, 晉景公之姊也.
적적 노의 임금 영아의 부인은, 진나라 경공의 누이었다.
酆舒為政而殺之, 又傷潞子之目.
풍서가 재상이 되어 정치를 맡게 되자 부인을 죽이고, 또 노자의 눈에 상처를 입혔다.
晉侯將伐之, 諸大夫皆曰; 不可. 酆舒有三雋才, 不如待後之人.
그래서 진후가 장차 그를 치려고 하자, 여러 대부들은 모두, "안됩니다. 풍서에게는 세 가지의 뛰어난 재주가 있기 때문에, 그의 뒤를 이를 사람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느니만 못할 것입니다"고 하였다.
伯宗曰; 必伐之. 狄有五罪. 雋才雖多, 何補焉.
그러나 백종은, "반드시 토벌해야 합니다. 적에게는 다섯 가지의 죄가 있습니다. 뛰어난 재주가 비록 많다고 해도, 어떻게 그 아내를 보상할 수가 있겠습니까?
不祀, 一也.
조상에 대하여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이 첫째요.
耆酒, 二也.
술을 좋아하는 것이 둘째요.
棄仲章而奪黎氏地, 三也.
어진 중장을 버려두고 쓰지 않았으며 여씨의 땅을 빼앗은 것이 셋째요.
虐我伯姬, 四也.
우리 백희를 죽인 것이 넷째요.
傷其君目, 五也.
자기 임금의 눈에 상처를 입힌 것이 다섯째입니다.
怙其雋才, 而不以茂德, 茲益罪也.
자기의 뛰어난 재주를 믿고, 덕에 힘을 쓰지 않으니, 더욱 죄를 가중시킬 뿐입니다.
後之人, 或者將敬奉德義, 以事神人, 而申固其命. 若之何待之.
만약 그의 후계자가, 장차 덕의를 삼가 받들고, 신이나 임금을 섬기고, 또 백성들을 다스리는 정령을 견고하게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떻게 후계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까?
不討有罪, 曰將待後. 後有辭而討焉, 毋乃不可乎.
죄가 있는 자를 토벌하지 않고, '장차 그 후계자를 기다리려고 한다'고 하지만, 그 후계자가 유덕하여 교묘하게 변명을 하는데 토벌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안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夫恃才與眾, 亡之道也. 商紂由之故滅.
대체로 재주와 자기 편이 많다는 것을 믿는 것은, 멸망의 길입니다. 상나라의 주왕은 그러했기 때문에 멸망했던 것입니다.
天反時為災, 地反物為妖, 民反德為亂, 亂則妖災生.
천시가 시절에 맞지 않으면 재해가 생기고, 지상의 만물이 저마다의 성을 잃으면 요괴가 생기며, 백성들이 덕의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면 화란이 일어나며, 화란이 일어나면 요괴나 재해가 생기는 것입니다.
故文反正為乏. 盡在狄矣. 晉侯從之.
그렇기 때문에 문자로는 '정에 반하는 것을 핍(乏)'이라고 합니다. 이제 이와 같은 죄악은 모두 적에 갖추어져 있습니다"라고 하였으므로 진후는 그 말을 따랐다.
六月, 癸卯, 晉荀林父敗赤狄于曲梁,
그래서 6월, 계묘일에, 진나라의 순임보는 적적을 곡량 땅에서 쳐부수고,
辛亥, 滅潞.
신해일에, 노국을 멸망시켰다.
酆舒奔衛, 衛人歸諸晉, 晉人殺之.
재상 풍서는 위나라로 달아났지만, 위나라 사람들은 그를 진나라로 보내였고, 그리하여 진나라 사람들은 그를 죽여 버렸다.
王孫蘇與召氏毛氏, 爭政, 使王子捷殺召戴公及毛伯衛, 卒立召襄.
주나라의 경사였던 왕손소는 동료인 소씨, 모씨와, 정권을 다투었는데, 왕자 첩으로 하여금 소대공과 모백위를 죽이게 하고, 마침내 태공의 아들 양을 제수고 실권을 잡았다.
秋七月, 秦桓公伐晉, 次于輔氏.
가을 7월에, 진나라 환공은 진나라를 치고, 보씨에게 머물렀다.
壬午, 晉侯治兵于稷, 以略狄土, 立黎侯而還.
임오일에, 진후가 진나라의 직 땅에서 군사들을 정돈하여, 적의 따을 쳐서 빼앗고, 여후를 세우고 돌아왔다.
及雒, 魏顆敗秦師于輔氏, 獲杜回. 秦之力人也.
낙 땅에 이르렀을 때에, 위과가 진군을 보씨 땅에서 쳐부수고, 두회를 사로잡았다. 그는 진나라의 역사였다.
初魏武子有嬖妾, 無子.
처음에 위과의 아버지 위무자에게는 애첩이 있었으나, 아들이 없었다.
武子疾, 命顆曰; 必嫁是. 疾病則曰; 必以為殉.
무자는 병에 걸리자, 위과에게 명하기를, "반드시 이 사람을 시집보내야 한다"고 하였지만, 병이 위독하게 되자, "반드시 순장하라"고 하였다.
及卒, 顆嫁之曰; 疾病則亂. 吾從其治也.
그가 죽자, 과는 그 여자를 시집보내고, "위독하게 되면 마음이 혼란해지는 법이다. 나는 아버지낙 올바른 정신일 때에 한 말을 따르겠다"고 하였다.
及輔氏之役, 顆見老人結草以亢杜回.
그런데 보씨 땅에서 싸우게 되었을 때, 과는 어떤 노인이 풀을 엮어서 두회를 가로막고 있는 것을 보았다.
杜回躓而顛, 故獲之.
두회가 발을 헛딛고 넘어졌기 때문에, 그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夜夢之曰; 余而所嫁婦人之父也, 爾用先人之治命, 余是以報.
그날 밤에 과는 그 노인의 꿈을 꾸었는데 노인은 나를, "그대가 시집을 보내 준 여자의 아버지이다. 그대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올바른 정신일 때 말한 유언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내가 보답을 하였다"고 하였다
晉侯賞桓子狄臣千室, 亦賞士伯以瓜衍之縣曰; 吾獲狄土, 子之功也. 微子, 吾喪伯氏矣.
진후는 환자에게 적의 신하의 천호 영지를 상으로 주고, 또 사백에게는 과연현을 주고, "내가 적의 영토를 얻게 된 것은, 그대의 공적이다. 그대가 없었다면, 나는 백씨를 잃어 버렸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羊舌職說是賞也, 曰周書所謂庸庸祗祗者, 謂此物也夫.
양설직은 이러한 논공행상을 기뻐하면서, "주서에 '쓸 만한 앤물을 쓰고 삼가애야 할 것을 삼간다'고 한 것은, 이와 같은 것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士伯庸中行伯, 君信之, 亦庸士伯. 此之謂明德矣.
사백이 중항백을 써야 한다고 하자, 임금은 그 말을 믿고, 또한 사백을 썼다. 이러한 것들을 임금의 밝은 덕이라고 하는 것이다.
文王所以造周, 不是過也.
주나라의 문왕이 주나라를 세웠던 방법도, 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故詩曰, 陳錫哉周, 能施也.
그렇기 때문에 시경에, '수많은 이익을 만인에게 베풀어 주어 주나라를 만드시었구나'라고 한 것은, 남까지 베풀어 준 것을 칭송한 것이다.
率是道也, 其何不濟.
이와 같은 길을 따라간다면, 무슨 일을 이루지 못하겠는가"라고 하였다.
晉侯使趙同, 獻狄俘于周, 不敬.
진후는 조동에게 명하여, 적의 포로들을 주나라에 바치게 하였는데, 그의 태도가 불경하였다.
劉康公曰; 不及十年, 原叔必有大咎. 天奪之魄矣.
그래서 유강공은, "10년 이내에 원숙에게는 반드시 큰 재난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무례한 태도를 취한 것은 하늘이 그의 정기를 빼앗은 것이다"라고 비평하였다.
初稅畝, 非禮也.
처음으로 사전에 세를 부과한 것은, 예에 어긋나는 것이다.
穀出不過藉, 以豐財也.
원래 연공미를 내는 것은 백성들의 노동력을 비는 데 지나지 않아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들의 재산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冬蝝生饑, 幸之也.
겨울에 메뚜기 새끼가 생기고 기근이 들었다고 기록한 것은, 대기근이 되지 않았음을 다행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 下(아래 하)는 ❶지사문자로 丅(하)는 고자(古字)이다. 밑의 것이 위의 것에 덮여 있는 모양이며, 上(상)에 대한 아래, 아래쪽, 낮은 쪽, 나중에 글자 모양을 꾸며 지금 글자체가 되었다. ❷지사문자로 下자는 '아래'나 '밑',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下자는 아래를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下자의 갑골문을 보면 윗부분은 오목하게 아랫부분은 짧은 획으로 그려져 있었다. 윗부분의 오목한 형태는 넓은 대지를 표현한 것이다. 아래의 짧은 획은 땅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그래서 下자는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하여 '아래'나 '밑'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금문에서 숫자 二(두 이)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소전에서는 아래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下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下(하)는 (1)아래. 밑 (2)품질(品質)이나 등급(等級)을 상(上)과 하(下), 또는 上, 中, 下로 나눌 때의 가장 아랫길(끝째). (3)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밑에서, ~아래서의 뜻으로, 그 명사가 조건이나 환경 따위로 됨. 나타냄. ~하에, ~하에서, ~하의 형으로 쓰임 등의 뜻으로 ①아래 ②밑(물체의 아래나 아래쪽) ③뒤, 끝 ④임금 ⑤귀인(貴人)의 거처(居處) ⑥아랫사람 ⑦천한 사람 ⑧하급(下級), 열등(劣等) ⑨조건(條件), 환경(環境) 등을 나타내는 말 ⑩내리다, 낮아지다 ⑪자기를 낮추다 ⑫못하다 ⑬없애다, 제거하다 ⑭물리치다 ⑮손대다, 착수하다 ⑯떨어지다 ⑰항복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낮을 저(低), 낮을 비(卑), 내릴 강(降), 항복할 항(降), 낮출 폄(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존(尊), 높을 고(高)이다. 용례로는 공중에서 아래쪽으로 내림을 하강(下降),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어떤 사람의 도급 맡은 일을 다시 다른 사람이 도거리로 맡거나 맡기는 일을 하청(下請), 아래쪽 부분을 하부(下部),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낮은 자리를 하위(下位), 공부를 끝내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옴을 하교(下校), 한 달 가운데서 스무 하룻날부터 그믐날까지의 동안을 하순(下旬),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하오(下午), 차에서 내림을 하차(下車), 위에서 아래로 향함을 하향(下向), 보호를 받는 어떤 세력의 그늘을 산하(傘下),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치적이 나쁜 원을 아래 등급으로 깎아 내림을 폄하(貶下),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을 귀하(貴下), 끌어 내림이나 떨어뜨림을 인하(引下), 원서나 소송 따위를 받지 않고 물리치는 것을 각하(却下), 낮아짐이나 내려감 또는 품질 따위가 떨어짐을 저하(低下),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라는 뜻으로 임기응변으로 어려운 일을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하석상대(下石上臺), 붓만 대면 문장이 된다는 뜻으로 글을 짓는 것이 빠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필성장(下筆成章), 아랫사람의 사정이나 뜻 등이 막히지 않고 위에 잘 통함을 일컫는 말을 하정상통(下情上通),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하우불이(下愚不移), 아래로 아내와 자식을 기름을 일컫는 말을 하육처자(下育妻子), 아래를 배워서 위에 이른다는 말로 낮고 쉬운 것부터 배워 깊고 어려운 것을 깨달음을 이르는 말을 하학상달(下學上達), 아랫사람의 뜻을 윗사람에게 전달함을 일컫는 말을 하의상달(下意上達), 아랫사람에게 후하고 윗사람에게 박함을 일컫는 말을 하후상박(下厚上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능가하여 윗사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세상이 어지러움을 이르는 말을 하릉상체(下陵上替),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이 수치가 아니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든지 물어서 식견을 넓히라는 말을 하문불치(下問不恥) 등에 쓰인다.
▶️ 臣(신하 신)은 ❶상형문자로 본디 크게 눈을 뜬 모양을 형상화했다. 내려다 본 사람의 눈의 모양으로 전(轉)하여 신을 섬기는 사람, 임금을 섬기는 중신(重臣), 신하(臣下)를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臣자는 '신하'나 '하인', '포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臣자는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다. 臣자가 '신하'라는 뜻을 가진 것은 왕의 눈을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臣자는 본래 '포로'를 뜻했던 글자였다. 고대에는 포로로 잡히거나 항복한 노예들을 왕실의 노예로 삼았다. 臣자는 그들을 일컫던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왕을 섬기는 모든 사람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면서 지금은 '신하'나 '하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臣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는 '신하'를 뜻하지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監(볼 감)자나 臥(엎드릴 와)자처럼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臣(신)은 ①신하(臣下) ②백성(百姓) ③하인(下人) ④포로(捕虜) ⑤어떤 것에 종속(從屬)됨 ⑥신하(臣下)의 자칭(自稱) ⑦자기(自己)의 겸칭(謙稱) ⑧신하(臣下)로 삼다 ⑨신하로서 직분(職分)을 다하다 ⑩신하답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이다. 용례로는 임금을 섬기어 벼슬을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을 신하(臣下), 신하와 서민 또는 많은 신하를 신서(臣庶), 신하가 되어 복종함을 신복(臣服), 신하된 처지를 신분(臣分), 나라에 공로가 있는 신하를 공신(功臣), 국가나 임금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를 사신(使臣),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중직에 있는 신하를 중신(重臣), 봉토를 받은 신하 곧 제후를 봉신(封臣), 슬기와 꾀가 있는 신하를 모신(謀臣), 문관인 신하를 문신(文臣), 무관인 신하를 무신(武臣), 남의 신하를 인신(人臣), 간사한 신하를 간신(奸臣),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지위가 낮은 신하를 미신(微臣), 이름난 신하를 명신(名臣), 다리와 팔뚝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굉지신(股肱之臣), 다리와 손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장지신(股掌之臣),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간사한 신하와 불효한 자식을 일컫는 말을 간신적자(奸臣賊子),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목구멍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듣기에 괴로운 직언을 하는 강직한 신하를 일컫는 말을 골경지신(骨骾之臣), 임금의 사랑을 잃게 된 외로운 신하의 원통한 눈물을 일컫는 말을 고신원루(孤臣冤淚),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풀을 베는 천한 사람이란 뜻으로 평민이 임금에 대해서 저를 낮추어 일컫던 말을 자초지신(刺草之臣), 임금의 명령을 비롯한 나라의 중대한 언론을 맡았다는 뜻에서 승지를 일컫던 말을 후설지신(喉舌之臣), 벌이나 개미에게도 군신의 구별은 뚜렷이 있다는 뜻으로 상하 위계 질서를 강조할 때에 이르는 말을 봉의군신(蜂蟻君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풀떨기 같은 신하라는 뜻으로 벼슬하지 않는 백성을 이르는 말 또는 신하인 자가 스스로를 낮추어 이르는 말을 초망지신(草莽之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임금의 치욕을 씻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도와 생사고락을 함께함을 이르는 말을 주욕신사(主辱臣死) 등에 쓰인다.
▶️ 獲(얻을 획, 실심할 확)은 ❶형성문자로 获(획, 확)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붙잡다의 뜻을 나타내는 蒦(확, 획)으로 이루어졌다. 개를 풀어 새나 짐승을 잡다, 또는 잡은 것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獲자는 '얻다'나 '붙잡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獲자는 犬(개 견)자와 蒦(자 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蒦자는 풀숲에 있는 새를 손으로 잡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얻다'나 '붙잡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새를 붙잡는 모습을 그린 蒦자에 犬자가 더해진 獲자는 개를 풀어 풀숲에 있는 새를 잡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의미상으로만 보면 蒦자나 獲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蒦자는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獲(획, 확)은 화살이 과녁의 복판을 바로 맞힌 것을 이르던 말로 양(楊), 유(留)의 뜻으로 ①얻다 ②얻어지다 ③(과녁에)맞히다 ④잡다 ⑤붙잡다 ⑥당하다 ⑦그르치다, 잘못하다 ⑧사냥하여 잡은 짐승 ⑨포로(捕虜) ⑩여자(女子) 종 ⑪산가지(수효를 셈하는 데에 쓰던 막대기) 그리고 ⓐ실심(失心)하다(근심 걱정으로 맥이 빠지고 마음이 산란하다)(확) ⓑ상심(傷心)하다(슬픔이나 걱정 따위로 속을 썩이다)(확) ⓒ실심(失心)한 모양(확)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얻을 득(得)이다. 용례로는 얻어 내거나 얻어 가짐이나 손에 넣음을 획득(獲得), 이익을 얻음을 획리(獲利), 죄를 지음을 획죄(獲罪), 계율을 굳게 지킴을 획계(獲戒), 활을 쏠 때에 과녁을 맞힌 성적을 기록하는 사람을 획관(獲貫), 활을 쏠 때에 과녁 주위에 떨어진 화살을 줍는 사람을 획자(獲者), 정순을 쏠 때에 과녁을 맞히면 맞혔소 하고 외치는 사람을 획창(獲唱), 적병을 사로잡음 또는 짐승이나 물고기를 잡음을 포획(捕獲), 새나 날짐승을 사로잡음을 금획(禽獲), 짐승이나 물고기 따위를 마구 잡는 것을 남획(濫獲), 수산물을 잡거나 뜯음 또는 그 수산물을 어획(漁獲), 적을 사로잡거나 목을 베는 것을 노획(虜獲), 철저하게 밝혀서 범죄자를 잡음을 반획(盤獲), 짤러 죽이거나 또는 생으로 잡음을 참획(斬獲), 샅샅이 뒤지거나 살펴서 찾아 냄을 추획(追獲), 자기 손으로 얻어 가짐을 친획(親獲), 죄인을 잡거나 또는 그 사람의 물건을 빼앗는 일을 나획(拿獲), 유전한 것이 아니고 생활하는 상태와 환경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후천적인 형태를 일컫는 말을 획득형질(獲得形質), 물건을 얻었으나 쓸모가 없다를 일컫는 말을 유획석전(猶獲石田), 사퇴했으나 허락을 얻지 못했다를 일컫는 말을 사불획명(辭不獲命), 배반하고 도망하는 자를 잡아 죄를 다스린다를 일컫는 말을 포획반망(捕獲叛亡) 등에 쓰인다.
▶️ 考(생각할 고/살필 고)는 ❶형성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攷(고)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늙을로엄(耂=老 ; 노인, 늙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丂(교, 고)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머리가 세고 허리가 굽은 노인의 모습에서 늙은이, 아버지, 죽은 아버지, 조상을 생각하다, 생각하다로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考자는 '생각하다'나 '깊이 헤아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考자는 耂(늙을 노)자와 丂(공교할 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丂자는 '솜씨가 있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考자는 老(늙을 노)자에서 파생된 글자이다. 갑골문에서는 지팡이를 짚은 사람을 그려 '노인'을 뜻했었다. 금문에서 지팡이를 匕(비수 비)자로 표현한 老자와 丂자로 표현한 考자가 파생되었는데, 考자는 오랜 경험과 연륜을 통해 깊이 헤아려 생각할 줄 아는 노인이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노인'을 뜻하는 老자와 달리 考자는 '깊이 헤아리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考(고)는 죽은 아버지를 이르는 말. 글에서 쓰는 말로 ①생각하다 ②깊이 헤아리다 ③살펴보다, 관찰(觀察)하다 ④시험(試驗)하다 ⑤오래 살다, 장수(長壽)하다 ⑥치다, 두드리다 ⑦이루다, 성취(成就)하다 ⑧맞다, 맞추다 ⑨어울리다, 합치(合致)하다 ⑩솜씨가 좋다, 재주가 좋다 ⑪마치다 ⑫오르다 ⑬시험(試驗), 고사(考査) ⑭제기(祭器: 제사에 쓰는 그릇) ⑮흠, 옥의 티(조그마한 흠) ⑯벼슬아치의 성적(成績) ⑰벼슬아치의 임기(任期) ⑱죽은 아버지 ⑲사체(史體)의 한 가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생각할 륜(侖), 생각할 유(惟), 생각할 억(憶), 생각 념(念), 생각 사(思), 생각할 임(恁), 생각 상(想), 생각할 려(慮),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은 어머니 비(妣)이다. 용례로는 깊이 생각하여 헤아림을 고려(考慮), 자세히 생각하고 조사함을 고사(考査), 학력을 알아보고 자격을 주는 시험을 고시(考試), 잘 생각해서 살핌을 고찰(考察), 새로운 안을 생각하고 연구하여 냄 또는 그 안을 고안(考案), 유물이나 문헌을 상고하고 증거를 대어 설명함을 고증(考證), 참고하여 조사함을 고교(考校), 자세히 살펴 연구함을 고구(考究), 더욱 힘을 내도록 용기를 북돋음을 고사(考思), 그릇된 점을 찾아내어 바르게 고침을 고정(考正), 문체에서 돌아간 아버지와 어머니를 고비(考妣), 생각하고 궁리함을 사고(思考), 살펴서 생각함을 참고(參考), 다시 한 번 자세하게 생각함을 재고(再考), 다시 생각함을 갱고(更考), 곰곰이 잘 생각함을 숙고(熟考), 말 없이 마음속으로 생각함을 묵고(默考), 상세히 참고하거나 검토함을 상고(詳考),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을 장고(長考), 어떤 내용에 참고가 될 만한 사항을 보태어 적는 것 또는 그 내용을 비고(備考), 여러 문헌을 고증하여 사리를 논술하여 밝힘을 논고(論考), 전례를 참고하여 상을 줌을 이르는 말을 고례시상(考例施賞), 제사 지낼 때 아버지 신위는 서쪽에 어머니 신위는 동쪽에 모심을 이르는 말을 고서비동(考西妣東), 관리의 성적을 상고하여 열등한 자는 물리치고 우수한 자는 올리어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고적유명(考績幽明), 깊이 생각하고 깊이 고찰함 또는 신중을 기하여 곰곰이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심사숙고(深思熟考), 상고하여 볼 만한 곳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처가고(無處可考),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 보고 헤아림을 이르는 말을 좌사우고(左思右考), 천번 만번 생각함 또는 여러 가지로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천사만고(千思萬考), 일의 근거가 뚜렷하여 상고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반반가고(班班可考), 아주 다라울 정도로 인색하고 비정한 사람을 꼬집어 이르는 말을 자린고비(玼吝考妣) 등에 쓰인다.
▶️ 死(죽을 사)는 ❶회의문자로 죽을사변(歹=歺; 뼈, 죽음)部는 뼈가 산산이 흩어지는 일을 나타낸다. 즉 사람이 죽어 영혼과 육체의 생명력이 흩어져 목숨이 다하여 앙상한 뼈만 남은 상태로 변하니(匕) 죽음을 뜻한다. 死(사)의 오른쪽을 본디는 人(인)이라 썼는데 나중에 匕(비)라 쓴 것은 化(화)는 변하다로 뼈로 변화하다란 기분을 나타내기 위하여서다. ❷회의문자로 死자는 '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死자는 歹(뼈 알)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匕자는 손을 모으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死자를 보면 人(사람 인)자와 歹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시신 앞에서 애도하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해서에서부터 人자가 匕자로 바뀌기는 했지만 死자는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모습에서 '죽음'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死(사)는 죽는 일 또는 죽음의 뜻으로 ①죽다 ②생기(生氣)가 없다 ③활동력(活動力)이 없다 ④죽이다 ⑤다하다 ⑥목숨을 걸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살 활(活), 있을 유(有), 날 생(生)이다. 용례로는 죽음을 사망(死亡), 활용하지 않고 쓸모없이 넣어 둠 또는 묵혀 둠을 사장(死藏), 죽음의 원인을 사인(死因),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사활(死活), 사람이나 그밖의 동물의 죽은 몸뚱이를 사체(死體), 죽음을 무릅쓰고 지킴을 사수(死守), 죽어 멸망함이나 없어짐을 사멸(死滅), 죽어서 이별함을 사별(死別), 죽기를 무릅쓰고 쓰는 힘을 사력(死力),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서로 저버리지 않을 만큼 절친한 벗을 사우(死友),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목숨을 내어 걸고 싸움 또는 그 싸움을 사투(死鬪), 죽음과 부상을 사상(死傷), 수형자의 생명을 끊는 형벌을 사형(死刑), 태어남과 죽음이나 삶과 죽음을 생사(生死), 뜻밖의 재앙에 걸리어 죽음을 횡사(橫死), 참혹하게 죽음을 참사(慘事), 쓰러져 죽음을 폐사(斃死), 굶어 죽음을 아사(餓死), 물에 빠져 죽음을 익사(溺死), 나무나 풀이 시들어 죽음을 고사(枯死), 죽지 아니함을 불사(不死), 병으로 인한 죽음 병사(病死), 죽어도 한이 없다는 말을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를 일컫는 말을 사부전목(死不顚目), 죽을 고비에서 살길을 찾는다를 일컫는 말을 사중구활(死中求活), 죽는 한이 있어도 피할 수가 없다를 일컫는 말을 사차불피(死且不避),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은 죽어 썩어 없어져도 그 명성은 길이 후세에까지 남음을 이르는 말을 사차불후(死且不朽),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을 일컫는 말을 사생지지(死生之地),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세력을 잃었던 사람이 다시 세력을 잡음 혹은 곤경에 처해 있던 사람이 훌륭하게 됨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사회부연(死灰復燃), 죽은 뒤에 약방문을 쓴다는 뜻으로 이미 때가 지난 후에 대책을 세우거나 후회해도 소용없다를 일컫는 말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든다를 일컫는 말을 사생결단(死生決斷), 죽어서나 살아서나 늘 함께 있다를 일컫는 말을 사생동거(死生同居), 죽어야 그친다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를 일컫는 말을 사이후이(死而後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