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God Bless You.
신이 당신에게 축복을 내리길.
‘룬’ 이라니! 신이 세심하게 만들어 준 듯, 그야말로 조각 중의 조각 같은 아리따운
율의 얼굴은 충격과 분노로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이대로 뒀다가는 그야말로 여기서
결혼하고 나라로 돌아가게 생겼다 라는 생각으로 강을 바라보니 그도, 율보다 약간
심하게 구겨진 표정을 제외하고는 별반 달라보이는 게 없어보였다.
“ …… 어떡하죠. ”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것은 율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젠느의 상점 주인들은 자신의
가게로 오라며 연신 말다툼을 하다가 그 중 나이가 많은 어떤 사람이 그럴 게 아니라
아예 파티를 열자 라는 제안을 걸어왔고 젠느 주인들은 모두 승낙했다. 고로, 그들은
파티 준비를 한답시고 그들의 눈에 주인공으로 비추어지는 율과 강을 심플한 한 가게에
밀어 넣고 모두들 흩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룬’ 의 증인이 되었다고 믿게 된 이상 도망칠 수가 없었으므로(라국과 주국의
황녀와 황자 라는 타이틀로 얼굴을 보여줄 날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니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면 그들은 분명 알아볼 게 뻔했으므로) 율은 가장
가까운 테이블의 의자에 걸터 앉았고, 그에 따라 강도 율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으나
할 말을 잃은 둘은 말을 아꼈다.
“ 할 수 없죠. …… 당분간 ‘룬의 계약자’처럼 지내는 수 밖에. ”
“ ‘리네’ 에 들어갈 때 까지 말인가요? ”
강이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율의 검은 눈동자를 빤- 히 쳐다보면서 게다가
‘룬의 계약자’ 처럼 지내자고 말하자 율은 당황스러웠다. ‘룬의 계약자’ 는
거의 약혼자나 다름 없는 대우를 해주는 남녀간의 사이를 가리키는 말인데, 다시 말하면
‘룬’ 의 의식을 거행한 남녀에게 약혼자의 대우를 해준다는 얘기였다. 아까 ‘리네’
갈 때 동행하자고 꺼내서 일을 이렇게 만들었으니 책임 지겠다 라는 뜻인가 라고 머리를
굴린 율은 다시 되물었고.
“ ‘리네’ 에서 나올 때 까지죠. ”
“ …… 하지만 ‘리네’ 에 따라올 증인은 없는걸요? ”
“ ‘리네’ 는 신의 땅. 신들까지 속이려면 어쩔 수 없죠. ”
율은 아, 맞다. 라고 중얼거리곤 평정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리네에 들어가서 서로
찢어져서 각자 갈 길 갈 수가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들이 약혼자라고 보아도 무방한
사이로 보일, ‘룬’ 을 주관하는 신도 있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리네 안에서는
연인(약혼자) 사이로 지내다가 나와서는 어떻게 ‘룬의 맹세’ 를 깰까를 연구해야
할 거라고 율은 생각했다.
‘리네’ 안에서 강의 보호 아닌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불쾌하기도 했지만 솔직하게 더 큰 감정이 있었으니 떨림이었다.
여지껏 7년을 홀로 여행해 왔으니 늘어난 것은 외로움에 대한 대처법 뿐이었던 것이다.
기분 좋을 정도로 약간 두근 거리는 심장을 누군가와 같이 여행하는 것에 대한 설렘이라고
치부하고는 율은 살짝 웃음을 지었다.
어떡하죠 라고 묻는 율의 말에 그제서야 강은 정신을 차렸다. 어떡하긴 뭘 어떡하겠어.
‘리네’ 에 들어가기 전까지 강은 율을 사랑하는 연기를 젠느의 상인들을 상대로 펼쳐야
하고 율은 그에 상응하는 연기를 해주어야 하는 거였다. 하지만 웃기게도, 불쾌감은
들지 않았다. …… 오늘 처음 보는 여자와 약혼자 뻘이 되어버렸는데! 강은 그것이
눈 앞의 여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여행 경력 6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해서
그런 것이라고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자신의 말을 리네에 들어가기 전까지 라고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라버리는
율의 행동에 눈썹을 살짝 찌푸린 것은 어찌 부정할 수가 없었다. 강은 신까지 속여야
한다는 이유로 얼버무렸지만, 그렇게 말하고 난 강은 자신이 당황스러워 여지껏 율을
빤히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어 이 심플한 상점 밖을 바라보았다. …… 그렇게 가녀린 몸매로, 무생물도 홀릴 듯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리네에 들어간다고 말하는 율을 보자
사실 강 자신이 율을 보호해주기를 원하고 있었고, 그것은 지금도였다.
다시 찾아온 침묵은 금방 깨졌다. 그새 파티 준비가 끝난 듯 율과 강을 부르기 위해서
사람이 그 심플한 상점으로 들어왔고, 율과 강은 애써 웃으면서 파티가 있는 곳을
안내하는 그를 뒤쫓아 갔다. …… 그 젠느 보다 좀 더 리네로부터 떨어진 곳이었는데,
아마 젠느에 있었던 사람은 다 모인 듯 싶었다. 강과 율이 나란히 나타나자 젋은 여인들은
너무 잘 어울리는, (서 있기만 해도) 영락없는 커플의 모습에 서로 속닥대기에 바빴다.
“‘룬의 맹세’ 깨지 말고 잘 살드라고! ”
어디선가 들려온 말에 율은 괜시리 마음이 찔려 몸을 움찔- 거렸고 강은 그런 율을
눈치채고, 다정하게 웃으며 율의 허리에 자신의 손을 올려 놓으며 자신의 옆으로 살짝
끌어당겼다.
● 아하하. 이게 말로만 듣던 ‘가짜 커플’ 연기입니다 (......응?)
빛바랜하늘 님, Evee 님 좋은 말들 너무너무 감사해요 T_T♡ 이번엔 정말로 정말로
완결을 보도록 노력하겠사와요! (..? 2 편에 은색 머리칼을 촤르륵- < 이 부분이
검은색 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딴 건 없으니 보러가지 않으셔도) ♡ 단순한 오타 ( ..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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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후덜, 감사하실거 까지야...(끌끌) 좋은글 보는 저희가 감사하죠. 후헷~
증말로감사한데 T_T .... 꺅 그렇게 칭찬해주시면 즈어 몸둘 바를 몰라요 (..*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에 충만 합니다 그려..
제가 아파서 좀 늦을거 같아요 (.... 죄송해요 (하트만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