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법명을 받는 이유 ㅡ
글 / 무량수
오늘 아침, 같은 절에 다니는 보살이 딸아이 하나를 데리고 가게를 찾아왔다. 이런 저런 대화 속에 그 아이 얼굴을 바라보니 힘이 하나도 없이 지쳐만 보이는 것이 갑자기 측은한 생각이 든다.
대학 재수생, 좋게 얘기하면 엄마의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이고 다르게 얘기하면 엄마의 욕심과 집착에 힘이드는 아이다.
한참 꽃처럼 피어나야 할 나이에 피지도 못하고 대학 입시라는 무게와 엄마의 욕심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것만 같아 안쓰러웠다. 참 착하고 맑은 아이인데... 그래서 내가 한마디 하게 되었는데,
"ㅇㅇㅇ 보살님, 내일 당장 절에가서 스님에게 딸아이 법명 지어 달라고 하세요. 그런 다음 부처님 앞에서 "이제 이 아이는 나의 자식이 아니라 부처님 자식이니 부처님한테 다 맡기겠습니다. 그러니 부처님이 이 아이 길을 열어주십시오." 하고 모든걸 부처님에게 맡겨버리세요. 그러면 순조롭게 잘 풀려갈 겁니다."
그 보살 "글쎄, 자식에 대한 집착을 놓는게 어디 쉬워야지요."한다
"얼마전 아무개 보살도 아이들 법명을 지어 부처님께 올리고 모두 부처님께 맡기겠습니다. 하고 집착을 놓으니 그 후로 아이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군요. 엄마가 절에 갔다오면 알아서 청소도 해놓고 불교방송 보고 있으면 슬그머니 저도 와서 보고, 남편에 대한 집착도 놓으니 요즘은 우리 남편이 갑자기 왜저러나 싶게 마누라를 챙기고 어다 가면 꼭 데려가려 한다고, 그러니 보살님도 이제 저애좀 편하게 욕심을 놓고 부처님께 맡기세요. 부처님께서 어련히 알아서 잘 이끌어주실텐데"
옆에서 내 얘기를 듣고 있던 그 아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환하게 웃는다. '우리 엄마 ,제발 좀 그래줬으면' 하는 표정이다
"내 체험에서 하는 이야기인데, 절망적인 어떤 상황에 처했을때 , 한치 앞이 보이지 않고 ,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없고 돈도 없고, 미칠것 처럼 괴로와서 밤잠을 못자고 번민하다가는 어느 순간 나는 다 놓아버렸어요. "그래 이것이 내 업이라면 순순히 받아들이자. 부처님, 부처님 뜻대로 하십시오."하고 마음을 비우고는 편하게 잠을 청하면 그날밤 꿈에 부처님 나타나셔 그 일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에게 얘기를 하신다. "나를 봐서 이 애좀 한번 봐주세요."라며 간곡히 부탁하신다. 그러면 그 다음날 모든 상황이 바뀌어 버리더라구요.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나고 또 당사자도 마음을 바꾸더란 말이지요. 그것이 부처님의 위신력 아니겠어요? 사람들은 간절히 원했을때 무엇을 얻는다고 생각하는데, 차라리 놓아버려야 얻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것 같애요. 그래서 요즘은 나도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무엇엔가 집착을 하다가는 아, 내가 또 어리석게 이러는구나 하고 얼른 집착을 놓아버립니다. 그러면 마음도 편해지고 오히려 바깥경계가 내 의지대로 되어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니 저아이 법명지어 주고 부처님께 모두 맡기세요."
알았다고 하고 갔는데 얼마나 마음을 비울런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자식에 대한 집착을 놓으라는 것이 무관심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뭐든지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하지않는가?
부처님께 법명을 지어 올리는 이유는
이제 부터 부처님께 진심으로 귀의 하오며 부처님 제자가 되어 불도를 닦기를 원하오며 내 남편도 내 아내도 내 자식도 내 부모 형제도 모두 나의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자식일 뿐이라 여기고 소유와 집착의 마음을 놓아버리라는 의미인데 우리는 법명을 무슨 장식품인줄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차피 죽을때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업만을 가져갈 뿐인데, 난 나에게 어떤 욕망이 솟구쳐서 힘이들때면 내가 다니는 절 극락전에 들어가서 모셔진 납골을 바라보며 무언의 대화를 하곤 한다. '내가 집착하는 이 육신도 언젠가 저렇게 한줌의 재로 돌아가겠지, 그런데 나는 왜 또 헛된 욕망에 사로잡히려 하는가 , 다 놓아버리자, 다 놓아버리자, 나를 옭아매는 모든것에서 자유로와지자,
그리곤 영정을 바라보며 얘기를 한다. 영가님도 모든 집착을 여의고 부처님 세계로 가십시오. 내 몸이 어디에 있으며 나의것이 어디에 있는지,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모든 지은 법이여! 꿈과 같고 환영과 같고 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네 이슬과 같고 또 번개와 같아라 그대들이여 이 같이 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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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무량수의행복 원문보기 글쓴이: 무량수
첫댓글 집착을 놓는게 어디 쉬운일인가여...하지만 부처님께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