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편
“와 진짜 깜짝 놀랐어요. 헤리온씨 신관이셨어요?”
“예?”
“사기 친다고 해서 놀랐는데 사실 진짜 신관이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아니 그러니까 그 자체가 사긴데..
시종이 안내해준 침소로 들어서자마자 마리는 그렇게 물어왔다.
하지만 자세한 자초지종을 모르니 그렇게 믿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길드를 찾아 정보를 묻는 것도, 진짜 신관을 되돌려 보낸 것도 전부 헤리온 혼자 한 일이다.
헤리온은 사실대로 말해줄까 하다, 어쩐지 사람을 속이는 본능 때문인지 애매모호하게 웃으며 굳이 정정해 주지는 않았다.
뭐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숨기는 것도 좋을 터.
“뭐 어쨌거나 남은 시간동안 편히 쉬도록 해요. 남은 일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요.”
“아! 그러고 보니 일행 분들은 어떻게 하시려고요?”
“글쎄요, 어떻게 될라나.”
“와, 두근두근 거려. 또 뭐가 나올지 이젠 기대 되네요.”
호기심 가득한 마리는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어느 샌가 헤리온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고 있었다.
접시 위에 올려진 과일 하나를 입안에 넣으며 헤리온은 유유자적하게 목뒤로 깍지를 꼈다.
*
후작가는 소란스러웠다.
손님이라고 초청된 신관이 대뜸 후작가에 마기가 가득하다며 조사를 원했기 때문이다.
대륙인 대부분이 마족, 혹은 악마에 대해 두려움을 안고 있기 때문에 후작가는 당연히 들썩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의심스러운 바가 전혀 없지도 않았다.
바로 어제만 해도 이 부근에서 사특한 불꽃이 제 멋대로 돌아다니다 사라지곤 했으니까.
화사한 은발에, 숲의 청량함이 느껴지는 깨끗한 녹안.
고아하고 어쩐지 기품 있는 외모의 신관은 기사들을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이곳입니다. 이곳에 악마의 혼이 쓰인 자들이 있습니다.
혹 얼마 전, 이유 없이 각하의 기사들을 도륙한 간악한 자들이 없는지요?”
“잠시 잊고 있었군. 그래, 얼마 전 그러한 자들이 있었소. 필렌의 일이 끝나면 조사하려던 참이었는데.”
“짚이는 바가 있으시군요. 하지만 걱정 마십시오. 이정도의 마기라면 저 혼자서도 정화가 가능합니다.”
이윽고 기사들이 감옥 안에서 두 명의 남자를 끌고 왔다.
하지만 끌려올 때도 힘으로 제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험하게 다루지는 못 했다. 오히려 조금 경계하는 태세다.
둘은 여전히 후드를 꾹 눌러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저런 건방진, 감히 뉘 앞이라고 당장 얼굴을 드러내라!”
후작의 외침에 기사들이 손을 뻗으려던 찰나 헤리온이 생글 웃으며 말했다.
“눈을 마주하면 저주를 받습니다.”
“……!”
“…….”
기사 둘이 흠칫 하며 뒤로 물러났다.
“지독한 악귀입니다. 여성의 경우 이지를 상실하고, 남성의 경우는 신체에 결함이 생길 겁니다.
이를테면 남성으로서의 구실이 힘들다거나….”
일전에 그들과 마주했었던 기사 몇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덜덜 떨었다.
후작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슬쩍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러던 찰나 밖으로 끌려나온 남자 둘, 즉 카엘과 위르넨은 들려오는 헤리온의 목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시야에 보이는 것은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함께 동행을 했던 은발의 청년이다.
언제쯤 올까 목을 빼고 기다리다 이제는 포기하려던 찰나였기에 느끼는 바가 사뭇 달랐다.
특히 위르넨의 경우 헤리온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기쁜지 가슴이 울렁거렸다. 하지만 그러한 감동도 잠시, 자신에게 쏟아졌던 말들을 떠올리고 이를 아득 갈았다.
악마.. 저주?
“너, 너 방금 뭐라고 한 거야. 나랑 눈을 마주치면 저주에 걸린다고?! 이 자식이 누굴 악마 취급이야!!”
“이런, 흉폭한 성미라니. 악마에게 지배당해 실성을 한 모양입니다.”
“휴, 흉폭. 야!!!!”
헤리온은 발걸음을 옮겨 악을 쓰는 위르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그의 이마를 툭 하고 쳤다.
“쉿, 구하러 왔으니 입 좀 다물어.”
“……!”
순간 눈이 부실정도로 환한 섬광이 터져 나왔다.
실상은 빛이 터지는 일회용 장난감에 불과했으나 신성력에 무지한 이들은 구분이 힘들었다.
위르넨은 입을 다물고 주위를 살폈다. 제 스스로 머리가 좋다고 자신하고는 있지만 상황파악이 좀체 되지 않았다.
뭐냐,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르고 있는 거냐. 저 사기꾼은!
위르넨이 기가 막혀 입을 다물자 그에게서 손을 떼어낸 헤리온이 후작을 향해 몸을 돌렸다.
“책임지고 이들을 감화하여 리온교의 신도로 만들겠습니다. 제게 맡겨주십시오.”
“아.. 그, 그리 하시오.”
악마의 혼이 쓰였다던 불길한 자들을 굳이 맡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지 후작은 옳다구나 하고 헤리온에게 넘겨 버렸다.
주위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이들은 수군수군 거리며 각자 이 사태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러던 와중 멀지 않은 곳에서 후작을 보필하던 보좌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보좌는 후작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빠르게 전했다.
순간 후작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말도 안 돼-.”
경악어린 시선에 헤리온은 금세 대화의 내용을 눈치 챘다.
하기사 그러고 보니 오늘 정도면 그에게 알려질 시간이기는 했다.
헤리온이 알고 있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이자, 후작이 더듬더듬 말을 꺼냈다.
“다, 다음 우리 필렌의 혼약자로 내정되었던 백작가의 여식이 원인모를 병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더군.”
“그래서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공자의 인연은 평생 단 한분입니다.”
“말해보시오 신관. 그럼 우리 필렌의 배필이란 건 대체 누구요? 혹 알고 있소?”
“물론입니다. 이를 위해 제가 직접 찾아내어 모시고 왔으니까요.”
“그…. 무슨?”
헤리온은 자신의 곁에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가리기 급급했던 마리를 앞으로 내보였다.
마리는 본래 귀족인 필렌보다 더 귀족 같은 자태의 여인이다.
때문에 위축되는 일 없이 예의를 잃지 않은 선에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이어 마리의 후드를 뒤로 젖히자 그녀를 단순히 수행원으로 알고 있던 후작이 헉, 하고 헛숨을 들이마셨다.
자신의 아들을 홀려, 가출까지 일삼게 했던 마리의 얼굴을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놀람은 곧 분노로 바뀌었다.
꽉 쥐어진 주먹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후작은 가뜩이나 사나운 인상을 한층 살벌하게 더 일그러트리며 노호성을 터트렸다.
“평민.. 평민 따위를 내 아들의 짝으로 들이라고?!
감히 귀족을 능멸해도 분수지, 뭣들 하느냐! 당장 저 사기꾼의 목을 쳐라!”
“하, 하지만 각하!”
“책임은 내가 지겠다! 쳐 죽여라!”
자부심 강한 귀족이라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이어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산적의 얼굴을 뒤집어쓰고 있다고는 하나 후작도 엄연히 귀족.
술사의 자질은 가지고 있는 바, 그의 감정이 실려 살기어린 날카로운 바람이 헤리온을 향했다.
정원의 나무가 뿌리 채 뽑혀 나갈듯 강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헤리온의 눈동자는 믿는바가 있는지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에 위르넨과 카엘이 어쩔 수 없이 나서려던 순간, 헤리온은 그럴 필요 없다는 듯 팔을 내밀었다.
매혹적인 입술이 부드럽게 호를 그렸다.
흰빛의 고급스러운 의복이 바람에 펄럭였다.
그리고 동시에 불어오던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아니 바뀐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힘이 더해 성을 휘감을 정도로 그 크기를 더해갔다.
“……!”
후작은 자신의 제어를 벗어나 헤리온의 손짓에 따라 흔들리는 바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다리에 힘이 빠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거짓말.. 그렇게 망연히 중얼거리고 있는 사이 귀가 아플 정도로 웅웅거리던 바람이 한순간 하늘 높이 솟구쳤다.
이토록 거대한 힘이라면 가히 로얄나이트에 비견될 정도였다.
놀라기는 위르넨과 카엘이 더했다. 그들 역시 전신에서 힘이 빠지는 기분에 정신이 아찔했다.
혼이 빠져나간 듯 초점 없이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을 향해 헤리온은 들어 올렸던 팔을 느릿하게 내렸다.
이어 차분히 가라앉은 음성이 적막한 공간을 갈랐다.
“―이것이 바로 신의 힘입니다.”
그래, 마치 자신이 진정 신의 사자라도 된 듯.
그야말로 역할극에 흠뻑 빠진 헤리온의 대사였다.
왠지 헤리온 머리위로 섬광(?)이 비춰지는 듯한!!
드디어 헤리온의 능력이??
두근두근하네용♥
일회용장난감이 신성력이라니ㅋㅋ
잘보고 갑니다^^
그래 넌 정말 신의 사자야ㅋㅋㅋㅋ
드디어헤리온이능력을쓴건가?ㅋㅋㅋ헤리온니가짱이다!
드디어 능력을..!!!
ㅋㅋ정말 헤리온이 진리네요ㅋㅋㅋ근데 역시 능력을 잘쓰는군요. 저런 믿음직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면 좋겠는데...뭐..헤리온만의 매력이니까 괜찮겠죠ㅋㅋ
넌 진정한사기꾼ㅋ
오드디어헤리온의능력이! ㅋㅋㅋ 잼써욧 사기꾼리온씨
아 헤리온 능력 진심 대박! 아 헤리온 멘트고 얼굴이고 성격이고 다 맘에들어요 ㅎ
ㅋㅋㅋㅋ신의 능력ㅋㅋㅋㅋ
오..드..드디어 헤르온의 능력이 발휘가 된건가?? 그치만.이것이 역시 신의 힘이다....ㅋㅋㅋ
넌 정말 사기만 빼면 참 멋져!!
신은힘......진짜 머리 잘 돌아간다.....우와.......
꺅!!!!!완전멋져!!!!
우아!나 리온교ㅋㅋㅋㅋ가고싶다
마지막말에 빵터졋엌ㅋ
헤리온 사랑하게 될 것 같음...? ㅋㅋ
ㅋㅋㅋㅋㅋ장난아닌데요???
ㅋㅋㅋ 헤리온 정말 .. 머무 멋진것 같애요~~!!!!
아ㅋㅋㅋㅋㅋ헤리온 진짜 엄청난 사기꾼이에요ㅋㅋㅋ게다가...드디어 느,능력인가요?!!!
ㅋㅋㅋㅋ이건 뭐 도를 믿으라해도 안믿을수없는 상황ㅋㅋㅋㅋ
우와 헤리온!!! 나나 리온교의 신자..아, 아니다 신자까지는 못되겠다
우와..진짜 대단하닼ㅋㅋ 연기라고는 하지만 머싯닼ㅋ
와~~~헤리온 진짜 짱이다 여자이면 더 좋을것같아
아 정말 연기력 대박인 것 같아요ㅋㅋ
약간 위르넨은 반을 닮은것 같고 카엘은 환을 닮은 것 같아요
귀엽댜.헤리온은 진시현이랑 똑같은듯
아, 헤리온 멋있따ㅋㅋㅋ
헤리온... 드디어 능력을 발휘했군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헤리온 진짜 장난 아니네요ㅋㅋㅋㅋ완전 멋있어!!ㅎㅎ
헤리온 능력이 드디어 !역시 수장이였네요
빨리 마리도 받아줬으면 해요 !ㅋㅋ
정말 헤르온은 사기의 대가 인거같아요ㅋ
완전!!!!! 나 헤르온한테 반할것 같아요!!!!!!
헤르온 너무 멋있어요><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어지네요 점점더 재미있어요~~~
ㅎㅎ 헤리온 진짜 사랑해요 마지막에 마치 오라, 무한리온교로 라고 인도하는것 같아요 ㅎㅎ
오오오... 하을빛 허니님의 말에 완전 적극 찬성ㅋㅋ 오라, 무한리온교로 라고인도ㅋㅋ
아 정말....리온!!!!그러면 어떡하니!!!!반할것 같잖아!!!!!!
아.....신의 힘이래 ㅋㅋㅋ 저 정도의 뻔뻔함이면 진짜...세계를 상대로 사기쳐도 다 속을듯;;
신의힘 ㅋㅋ리온아!! 멋져 ㅋㅋㅋ
드디어 리온의 능력이 나오는구나ㅋㅋ역시 사기꾼은 달라ㅋㅋ
우와 멋싯다
아 진짜 잘난남자 ㅋㅋㅋ
그야말로 역활극에 흠뻑 빠진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네ㅋㅋㅋ
아...멋있다.
재밌네요
헤리온 대사가..정말 역할에 푹 빠져있는거 같네요ㅋㅋㅋㅌ
ㅋㅋㅋㅋㅋㅋ 몰입도 굿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