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복대 산행의 후유증을 달래고 늦게야 집을 나선다.
메디필에 들러 처방을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도 광주극장 12시 50분의 영화는 여유가 있다.
농협에 가 약간의 달러를 바꾸는데 직원은 앱을 깔아 수수료를 줄이라 한다.
저렇게 친절하다가는 창구의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쓸데없는 염려를 한다.
현대옥에 가득차 있는 젊은이들 속에서 전주식콩나물국밥을 먹고 광주극장으로 간다.
억만장자가 80살이 되어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이름을 남기고자 한다.
그 중 하나로 최고의 영화를 만들기로 하고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배우를 뽑는다.
영화는 감독과 유명배우 둘이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대부분 리허셜이다.
감독은 자신이 빈틈없이 카리스마 넘치는 천재라 여기고 두 남자 배우는
서로 성향이 다르지만 연기를 강의하는 교수에 또 다른 이는
상을 많이 받은 세계적인 스타다.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리게 서로에게 자존심을 내세우며 이들은
최고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한다.
노벨상을 받은 소설을 영화화하는데 그 소설은 형제의 애증에 관한 것이다.
배우라지만 수많은 예술가들이 자기 세계 속에서 자기방어에 철저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배우가 아니라도 우린 자기수성에 모두 일가견을 갖고 잇다.
그 전략이 어떻든 누구에게 지지 않아야 하고 자신의 명망과 재능이 우수함을 보여야 한다?
영화 속에서 감독을 맡은 이가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다.
그녀는 개성다른 두 남자를 끌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빈틈없는 준비를 하지만
그녀 역시 하나의 자기세계에 갇힌 예술가이다.
리허셜을 계속하다가 드디어 촬영을 시작한 날이다.
전화를 하러 밖에 나왔다가 이반의 험담을 들은 페드로가 옥상에 올라가 덤벼든다.
둘은 싸우다가 이반이 바닥으로 떨어져 죽는다.
죽은 줄 알았더니 이반은 코마 상태이고, 마지막엔 페드로 혼자 1인 2역을 맡아 완성하고 기자회견을 한다.
페드로는 이반의 수염을 달고 있고, 병상의 이반은 눈을 뜬다.
영화란 무엇일까? 예술이란? 삶이란?
우린 나름으로 거기에 자신을 투사한 것일까? 인간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일까? 나비일까 장주일까?
영어 제목을 우리말로 옮기면 뭐가 될까?
미친 경합, 공식적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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