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보기도 싫다마는 저 부인의 거동보소. 시집 간 지 석 달 만에 시집살이 심하다고 친정에 편지하여 시집 흉을 잡아 내네. 계엄할사 시아버니 암상할사 시어머니. 고자질에 시누이와 엄숙하기 맏동서라. 요악(妖惡)한 아우동서 여우 같은 시앗년에 드세도다 남녀 노복(奴僕) 들며 나며 흠구덕에 남편이나 믿었더니 십벌지목(十伐之木) 되었세라.
여기 저기 사설이요, 구석구석 모함이라. 시집살이 못하겠네 간숫병을 기울이며 치마 쓰고 내닫기와 보찜 싸고 도망질에 오락가락 못 견디어 승(僧)들이나 따라갈까? 긴 장죽(長竹)이 벗이 되고 들 구경 하여볼까?
문복(問卜)하기 소일이라 겉으로는 시름이요 속으로는 딴 생각에 반분대(半紛黛)로 일을 삼고 털뽑기가 세월이라. 시부모가 경계하면 말 한마디 지지 않고 남편이 걱정하면 뒤받아 맞넉수여. 들고 나니 초롱군에 팔자나 고쳐 볼까. 양반 자랑 모두 하며 색주가(色酒歌)나 하여 볼가 남문밖 뺑덕어미 천생이 저러한가 배워서 그러한가
본 데 없이 자라나서 여기저기 무릎맞침 싸홈질로 세월이며 남의 말 말전주와 들며는 음식 공논 조상은 부지(不知)하고 불공(佛供)하기 위업할 제 무당 소경 푸닥거리 의복 가지 다 내주고 남편 모양 볼작시면 삽살개 뒷다리요 자식 거동 볼작시면 털 벗은 솔개미라
엿장사야 떡장사야 아이 핑계 다 부르고 물레 앞에 선하품과 씨아 앞에 기지개라 이집 저집 이간질과 음담패설 일삼는다. 모함 잡고 똥 먹이기 세간은 줄어 가고 걱정은 늘어 간다. 치마는 절러 가고 허리퉁은 길어 간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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