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5 맑음
쥐눈이콩밭은 괭이로 김을 매주고 씨를 넣었다.
그래서 풀이 아주 무성하지는 않았지만 물이 나는 습한 곳에는 풀이 왕성하여 먼저 베고 긁었다.
습한 곳의 풀은 흙이 엉겨서 김매기가 어렵고, 척박한 곳은 풀이 뽑히지 않고 딱딱하여 힘드니 여러가지다.
여기저기 고들빼기꽃이 아직 피어있고 씨가 날리는데 점점 번지는 것을 보아하니
내년에는 고들빼기나물을 좀 맛볼 수 있으면 좋겠다.
팥밭은 이미 조금 매 두었는데 이제 다시 시작이다.
초반에 팥밭은 비탈진 곳이고 풀이 많지 않아서 나일론끈 예초기로 바닥을 긁어서 씨를 심었다.
그래서 그런지 개망초가 작게 새로 나서 꽃이 피었고, 뿌리가 튼실한 쑥이 이리저리 무성하게 자리를 잡았다.
무성한 쑥대를 어린 팥이 가리지 않게 모조리 뽑고 정리를 말끔히 하였다.
쑥 사이로 뱀이 스르르 지나간다. 한참 김매기 중이었는데 뱀은 놀라지도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나보다.
돌밭이고 비탈지고 김매기에는 허리가 좀 힘을 받지만
땅이 부슬부슬하고 돌이 많아 김매기에도 손은 좀 수월하다.
넓은 이랑에 시금치 심은 자리에 풀이 무성해 반쯤 매주었는데 역시 땅이 좋아 풀이 잘 나온다.
고랑에 있는 풀은 조금 세지만 이랑의 풀을 고랑으로 덮어주었다.
아랫밭둑에 맷돌호박이 큰 풀에 치여 풀을 뽑아 고랑에 던져주었다.
환삼덩굴은 꼭 뽑아주어야하는데 줄기에 난 가시가 손목을 쓸고 지나가 좀 고생을 했다.
풀이 자글자글 작으면 긁어주고 조금 더 크면 귀찮고 아주 크면 쑥쑥 뽑으면 되니 속이 시원하다.
언제까지 김을 맬꼬 곧 가을이 오기전에 당근이랑 양배추를 심어야겠다.
무릎과 발목, 손가락마디와 손목이 아파오니 좀 풀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