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저금통의 유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저금통 하면 우선적으로 돼지 저금통을 떠올린다.
어려서 부모님이 사 주신 돼지 저금통을 안 받아본 사람이 없을 것이며,
어린 마음에 한 푼, 두 푼 모은 저금통이 왜 이리 꽉 안 차나 조바심 내며
돼지 저금통을 흔들어도 봤을 것이다.
예전에는 설날 세뱃돈을 받으면 어김없이
돼지 저금통이 냠냠 맛나게도 먹어치웠던 기억이 새롭다.
요즘에야 여러 가지 형태의 저금통을 흔히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아직 저금통 하면 돼지 저금통이 최고인 것처럼 느껴지니
돼지저금통의 위력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한 번이라도 동전이 꽉 들어 찬 돼지 저금통의 배를 가르고 동전을 꺼내
세어 본 사람들은 알지 않을까?
그 순간의 두근거림과 잔돈이 모아져
생각지도 못한 액수가 됐을 때의 즐거움을….
돼지 저금통이야말로 저축의 즐거움과 한푼, 두 푼 모아 부자가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확실한 증거물이라 할 만 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 와 있는 돼지 저금통은
어떻게 생겨나게 됐을까?
여기 돼지 저금통의 유래에 대한 짧지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미국 캔자스 주의 작은 마을에 채프먼 부부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 부부에게는 윌버라는 이름의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탄넬이라는 사람에게 용돈을 받게 되었다.
윌버는 받은 용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탄넬씨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낸다.
“저희 마을에는 한센병(나병, 문둥이병이라고도 함) 환자들이 많아요.
저는 아저씨가 준 3달러로 새끼 돼지를 사서 키우려고 해요.
그리고, 이 돼지가 크면 팔아서 한센병 환자 가족들을 도울 거에요.”
윌버는 열심히 새끼 돼지 페트를 키웠고,
어느새 마을의 꼬마들도 관심을 나타내며 윌버와 함께 돼지를 키워 나갔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윌버와 마을 꼬마들에 의해
새끼돼지 페트는 살이 포동포동올랐다 이듬해 윌버는 페트를 팔아
편지에 쓴 대로 한센병 환자 가족을 도와주었다.
그런데, 이 사실이 어느 한 신문에 소개가 되면서
그 기사를 읽은 많은 사람들이 돼지 저금통을 만들어 이웃을 돕기 시작했다.
최초의 돼지 저금통이 탄생한 것이다.
그때부터, 소년들은 용돈을 아끼고 군것질할 돈을 아껴서 저금통에 넣었다고 한다.
그리고 모아진 돈으로 한센병 환자의 구제에 사용했다.
한 소년의 작은 사랑이 번져 최초의 돼지 저금통을 만든 것이다.
이처럼 돼지 저금통은 지금도 많은 곳에서 개인의 저축뿐만 아니라
이웃을 돕기 위한 사랑의 모금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 뿐만이 아닌 세계 곳곳에서 돼지 저금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인간이 언어와 종교, 생활 방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작은 사실이 아닌가 한다.
태국, 일본을 비롯해 머나먼 독일, 네덜란드, 영국, 포르투갈 등에서도
돼지 저금통을 볼 수 있다니 신기하고 반가운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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