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
인생을 헤아리니 한바탕 꿈이로다
좋은 일 궂은 일이 한바탕 꿈이로다.
꿈속에 꿈을 헤니 이 아니 가소로운가
어즈버 인생 일장춘몽을 언제 깨려하느뇨
옛날 중국의 당나라에 노생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큰 부자 되는 것이 원이요,
출세하여 이름을 날리는 것이 원이요,
예쁜 아내를 얻어 아들 딸 낳고
영화롭게 사는 것이 원이었다.
어느날 노생은 한단지방으로 가다가,
신선도를 닦는 여옹을 만나
자기의 소원을 하소연하였다.
묵묵히 듣고 있던 그 할아버지는 바랑속에서
목침을 꺼내주면서 쉬기를 권하였다.
"고단할테니 이 목침을 베고 잠깐 눈을 붙이게.
나는 밥을 준비할테니.
" 목침을 베고 누운 노생은 금방 잠이 들었고,
그 순간부터 그의 인생은 새롭게 전개되었다.
그의 소원 그대로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을 얻고
절세미모의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여 아들 딸을 낳고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참으로 행복하게 살았던 것이다.
그것도 무려 80년의 세월이나.....
그런데 누군가가 '밥 먹게'하는 소리에
눈을 번쩍 떠보니 모두가 한바탕 꿈이었다.
80년 동안의 부귀영화가 잠깐 밥 짓는 사이에
꾸었던 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꿈이라고 하여 실망할 일은 아니다.
바로 '꿈'이라는 이 단어 속에
행복과 평화로운 삶의 비결이 간직되어 있다.
꿈과 같이 무상하고 허망한 인생이라는 것을 알 때
새롭게 눈을 떠 꿈을 깬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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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김영랑님의 詩 "모란이 피기까지는" 를 옴겨 적습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