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대상 청소년 소설 ․책 크기 135×205mm ․값 13,000원
․출간일 2013.4.1 ․페이지 504p ․ISBN 978-89-6830-003-5 43840
․원제 Mara, Daughter of the Nile
개암 청소년 문학18 나일 강의 딸
E. J. 맥그로 지음 | 박상은 옮김
====================================================================
고대 이집트판 마타 하리 소녀의 목숨을 건 모험과 치열한 두뇌 싸움,
그리고 아슬아슬한 로맨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의 이중 첩자 혐의로 처형된 마타 하리는 그 이름이 여자 스파이의 대명사처럼 쓰인다. 마타 하리처럼 이중 첩자로 고대 이집트를 누볐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이 책 《나일 강의 딸》은 비극적으로 삶을 마친 마타 하리와 달리 고난을 딛고 사랑과 자유를 쟁취하는 주인공 마라의 활약을 흥미진진하게 그린 청소년 소설이다. 세 번이나 뉴베리 아너 상을 수상한 작가 E. J. 맥그로는 이 작품에서도 특유의 장기인 고대 이집트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통해 수천 년 전 파라오가 지배하던 시절의 이집트를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아름다운 푸른 눈의 소녀 마라는 자비심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주인 자샤에게 학대당하면서 고달프고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내는 노예 소녀다. 그러나 사람의 이목을 끄는 신비로운 푸른 눈, 노예지만 글을 읽을 줄 알고 외국어인 바빌로니아 말도 자유로이 구사하는 영특함 때문에 자샤의 학대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게 된다. 핫셉수트 여왕의 신하임을 내세우는 낯선 귀족이 나타나 바빌로니아 어를 할 줄 아는 마라를 통역관 겸 첩자로 쓰려고 사 새로운 주인이 된 것이다. 잔혹한 인상의 새 주인 나헤레는 마라에게 핫셉수트 여왕의 이복동생 투트모세 왕과의 결혼을 위해 이집트로 오는 시리아 공주 이난니의 통역관 노릇을 하면서 투트모세를 감시하는 첩자 노릇을 할 것을 명령한다. 투트모세가 어리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섭정을 하며 권력을 내려놓지 않는 핫셉수트 여왕은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러 이집트를 재정 위기로 몰아가면서도 자신의 왕위를 위협받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래서 여왕의 추종자들은 투트모세를 지지하는 세력을 찾아내려 혈안이고, 마라의 새 주인 나헤레 역시 그 목적 때문에 마라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운명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 마라는 투트모세의 심복이자 그의 왕권 회복을 비밀리에 추진 중인 젊은 귀족 셰프투의 눈에 띈다. 셰프투 역시 재능 있고 영리한 마라를 궁 안으로 들여보내 투트모세 왕과의 연락을 주고받기 위한 전달자로 쓰려고 하고 그 대가로 마라에게 자유와 황금을 제시한다. 지체 낮은 필경사 사샤이로 신분을 위장한 매력적인 청년 귀족 셰프투에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 마음을 빼앗긴 마라는 자신이 핫셉수트 여왕 수하의 첩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셰프투의 제안을 받아들여 궁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제부터 마라는 이집트 파라오의 자리를 두고 맞서는 투트모세 왕과 핫셉수트 여왕의 양 세력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자유를 얻기 위해, 더 나아가 이집트를 위해 목숨을 건 이중 첩자 생활을 한다.
나일 강의 흐름을 따라 그려낸 찬란한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이 책의 묘사는 수천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독자들을 마라가 살던 당시로 데려간다. 고대 이집트 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던 수많은 신들, 비참한 노예의 일상과 대비되는 파라오와 귀족들의 화려한 삶, 멤피스의 시장 골목부터 수도 테베의 황금빛 궁전까지 나일 강을 따라 이어지는 고대 도시들의 풍경은 책을 읽는 내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이야기 자체가 주는 재미와 긴장감도 대단해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두 세력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마라를 응원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자유와 황금을 위해서만 움직이던 마라가 어느덧 사랑을 지키고자 모진 채찍질도 견딜 만큼 성숙한 여인이 되고, 더 나아가 나일 강을 사랑하고 신을 숭배하는 이집트 사람들을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기까지 변모하는 과정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독자들은 나일 강가의 한 노예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이집트의 오랜 역사를 엿보고 고대 이집트 인의 진정한 얼굴과 만나게 될 것이다.
===================================================================
본문 속으로
‘황금과 자유.’
마라가 암울하게 되뇌었다.
‘한때 내가 그토록 원했던 것이었는데.’
“폐하.”
마라가 다시 속삭였다.
“저는 주동자를 모릅니다.”
나헤레 경의 차가운 목소리가 방 안에 무겁게 내려앉은 침묵을 깨트렸다.
“폐하, 어쩌면 이 아이가 사실을 말하고 있을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이번에 또 다른 정보원을 찾아냈는데, 그자의 말로는 이번 일에 필경사 하나가 관련되어 있답니다. 그런데 이 필경사가 수상하기 짝이 없단 말입니다. 주동자를 아는 사람은 그 필경사 하나뿐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지금 이 아이에게 필경사에 대해서 질문을 하도록 허락해 주신다면…….”
“질문하시오!”
하셉수트가 쏘아붙이듯 말했다.
나헤레는 마라를 향해 돌아섰다.
“무례한 계집애, 냉큼 질문에 대답해라. 그렇지 않으면 차드자르의 채찍 맛을 다시 보게 될 테니까. 사샤이라는 자를 아느냐?”
“네, 압니다.”
“그자가 누구냐?”
“사샤이가 사샤이지 누굽니까. 전 이름만 압니다.”
“앙큼한 것 같으니라고! 사후레 말로는 네가 사샤이와 매우 친하다던데. 자신의 추종자들이 너를 죽이려고 한다고 귀띔해 준 것도 사샤이가 아니냐? 그리고 너는 그자를 구하기 위해 네 목숨도 내놓았고?”
“사샤이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럼 또 누가 있느냐?”
마라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나 같은 사람들…….”
“도대체 너처럼 하찮은 사람이 또 누가 있다는 말이냐? 도대체 이게 무슨 헛소리야?”
‘당신처럼 악마 같은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하지 못할 거야.’
마라가 생각했다.
‘당신은 그 사람들을 모르지. 하지만 나는 알아! 네콘크와 아쇼, 미프타야, 네페르, 사원의 사제들과 나일 강의 어부들. 그리고 해가 지면 네크로폴리스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금세공인, 목수, 도공, 석공,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 나는 이들 모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마라는 이제 이난니가 들려준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들이야말로 마라의 가족이요 친구였고, 마라가 가진 전부였다. 이들이 바로 이집트였던 것이다.
‘나는 왕을 위해서 이러는 게 아니야.’
마라는 자신이 방금 깨달은 사실에 스스로 놀랐다.
‘나는 이집트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459~461쪽 중에서-
지은이 소개
지은이 | 엘로이즈 자비스 맥그로
어린이책 작가로, 《모카신 트레일(1952)》《황금 소년 라노페르(1962)》《황무지 아이(1997)》로 각기 다른 연대에 세 번 뉴베리 아너 상을 받았으며 《정말 이상한 여름》으로 미국 추리작가들이 뽑은 에드가 상 최우수 어린이 미스터리 부문 상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도 《그린 슬리브스》《파라오》《열일곱 번째 교환》 등 어린이를 위해 많은 책을 썼으며,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여러 해 동안 살다가 2000년 말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 박상은
프랑스 세인트 위르술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과 교육학을 전공했다. 소르본 대학에서 DEA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영어와 불어 도서 전문 번역 작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랑과 사랑》 《사라져 가는 세계 부족문화 아메리카》 《빼넬로쁘의 즐거운 크리스마스》《할머니의 요술 모자》 《우리 엄마가 최고야》《라루스 동물백과》《꿈을 꾸는 아이》 등이 있다.
개암나무는 언제나 여러분의 관심 있는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Tel : 02) 6254-0601, 6207-0603 Fax : 02-6254-0602
E-mail: gaeam@gaeamnamu.co.kr 카페: http://cafe.naver.com/ga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