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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라면
며 칠 전 종편방송에서 호사가들이 나와 우리나라 라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잠시 시청한 적이 있다. 국민 모두가 즐겨먹는 라면에 대한 기원부터 현재까지 생산회사와 종류가 몇 종류인지도 모른 체 그저 간식으로서 때로는 주식의 역할까지 하면서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라면. 우리나라 라면에 탄생은 1963년 9월 15일이라고 전해 내려온다. 삼양식품이 군사정부 아래서 일본에 안도모모후쿠(安藤百福)가 1958년에 설립한 명성식품으로부터 5만 달러를 주고 기계 2대와 기술도입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니까 불과 반세기도 채 안된 역사다. 특히 라면은 건조식품으로서 운반과 보관이 용이하고 수분에 비해 영양분이 많으며 튀김식품으로 단위중량(120그램/500㎉)당 열량이 많은 고칼로리 식품이라고 한다.
필자가 라면을 처음 먹은 기억은 군대다. 군에 입대하기 전이라도 먹어 봄 직도 한데 기억은 전혀 없다. 봄기운이 한참 일 때 입대했으니 4.5월경이다. 당시엔 주식인 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 형편이라 전 국가적으로 학교를 비롯해 분식전개운동을 했으며 군에서도 주말이나 일요일이면 중식을 라면이나 전투식량인 건빵으로 대체했다. 모든 것이 처음 경험인 군사훈련은 힘들기도 했지만, 생소한 부분도 많았다. 훈련소(부사관 학교)에서의 라면 중식은 당시로선 특이했다. 끓여만 먹는 것으로 알았던 라면은 스팀에 쪄서 먹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수천 명이 먹어야 하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 하겠다. 한 시간이라는 점심시간이지만 교욱장에서 학교로 귀대하는 시간과 점심을 먹고 다른 교장으로 가야하는 한 시간으로서는 정말 짧은 시간이기에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수 천 명이 훈련을 받는 당시 부시관 학교는 아마 대대별로 식당이 구분되어 있었다. 대대 단위이니까 거의 5,6백 명 수준이다. 라면 찌는 방법은 정사각형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식판에 상표 없는 라면(당시 삼양라면) 두 개가 1인분인데 아마 한 식판에 약 20인 분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놓고 수 십 명분에 해당하는 라면으로 담겨진 식판을 선반모양으로 제작된 형틀 안에 밀어 넣는다. 그 다음 형틀 문을 닫고 차량 운전대처럼 생긴 둥근 핸들을 돌려 잠그고 대형 석유버너로 열을 가해 찌는 조리방법이다. 그런 다음 일정 시간이 지나 스팀으로 쪄진 라면을 꺼내 배식 병이 제대별로 줄 서 있는 하후생들 식기 안에 1인분(겹쳐진 라면 2개)을 주고 스프를 넣어 끓인 국물과 날계란 1개를 받아먹곤 했던 기억이다. 사단으로 배치 받아 또 2주간에 사단 적응훈련을 받을 때도 동일했다.
그 후 3년 동안 근무 할 실 근무지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조리를 하지 않았고 큰 가마솥에 현재와 같이 끓여서 배식을 하곤 했다. 끓이는 방법은 전역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런데 끓여서 배식을 하다 보니 먹는 병사들 입장에서는 그냥 불어터진 것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백여 명 분을 끓인 후 일단 큰 양동이에 퍼서 담은 후 배식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초기에 배식 받은 병사들은 그래도 먹을 만하지만, 후미에 섰던 병사들은 그야말로 우동가락처럼 굵어 불어터진 라면을 먹어야만 했다. 그에 따라 주말 전투식량인 건빵이 아닌 라면으로 중식을 할 때 점심식사 집합하면 서로 선착순 줄서려는 병사들로 웃지 않을 수 없는 광경도 있었던 기억이다.
또 다른 단면도 있었다. 인사계(현재 행정보급관)나 중대장을 비롯해 중요간부는 취사반 병사나 혹은 소위 따까리(당번병이나 담당 사병)병사가 별도로 취사반에서 끓여 바치기도 했다. 특히 야간 근무 시에는 장교로 구성된 주번사관이나 주번사령이 행정반에서 근무하는데 출출하다며 불침번이나 상황병이 페치카에서 끓여 대령·待令했다. 행정반에서 근무하며 여러 보직을 행사하다보니 모든 사항을 알 수 있었던 추억이다. 1종(쌀 보리 라면을 보관하는 곳)창고도 내 담당이었으므로 라면 공급은 당연히 필자였다. 그 시절 시중에서 100원에 살 수 있는 라면땅이라는 봉지에 든 과자가 있었는데, 야간에 부대 외곽울타리 근무를 서는 병사들이 사전에 구입하여 근무 중 몰래 먹는 모습도 목격했던 쏠쏠한 기억이며 추억이다.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즐겨먹는 라면. 종류도 다양하지만 맛도 정말 다양하다. 필자는 라면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다. 대량으로 생산하며 외국에 수출까지 하며 국가경제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해외여행이 많은 요즘에도 라면 좋아하는 여행객들을 손수 준비하여 나가기도 한다. 몇 년 전 닷새 동안 인도에 다녀올 때에도 일행과 함께 다섯 상자를 구입하여 인도 현지주민들에게 나눠주니 무척 좋아했던 모습도 생각난다. 때론 먹고 싶을 적도 있다. 언제 부터인가 자극적인 매운 맛이 싫어졌다. 그럴 땐 순한 맛을 내는 컵라면 한 개를 구입해 사무실에서 끓인 물을 부어 먹곤 한다. 먹고 있는 그 짧고 혼자 있는 시간은 즐겁다. 만족하고 작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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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녕하세요!
어쩌다 라면이 먹고 싶을 적이 있죠!
오늘도 좋은 일만 기대합니다.
맹호~
음악과 대화님이 이글을 올리니 불현듯 생각이나네요
저도 찐라면을 먹은 기억이있습니다
이글을보니 세삼 그때가 그리워지는군요
의미있는글 잘보았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충성
바다안개!님
안녕하세요.
어렴푸시 생각이 날것입니다.
끓여 먹던 쪄서 먹던 어쩔수 없었던
환경이었으니까요.
가까이 와 있어 봄의 소리는 느끼지만,
환절기인 만큼
건강 특히 독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곳은 우리들. 젊은 날의 공간이니
자주 방문하셔서 즐거운 놀이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맹호
급 라면이 땡기네요.
오늘점심은 라면으로 잡아볼까나???ㅎㅎ
추워진날씨 감기조심하시길요~~~^^
그렇지 않아도
^ ^^
오늘은 식사가 늦어 배고픈데,
지금 먹으로 막 나갑니다.
오늘은 맛 있는 김치찌개로 가야지^^^
오세요. 기다리께요 ^
감사합니다. 맹호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 올려주시죠. 예
@음악과 대화 ㅎㅎㅎ
봉지면은 없구 너구리 컵라면있기에 미역몇줄기 넣고 물부어서 애들 삼겹살 궈주며 같이 삼겹몇점 곁들였네요.ㅎㅎ
후식으론 얼마전 베트남에서 사온 족제비똥커피 한잔 하렵니다~~ㅋ
@코알라야 진짜 맛있겠는데요.
월남 커피 ~~~고소한 커피?
맹호.
@음악과 대화 넵!!
저녁식사는 맛나게 드셨지요?
전 낭군님이 식사하고 오신다기에
대~~~충. 아직 안먹었나봐요~~^^ㅎㅎ
좀있다가 해결하려구요~~^^
@코알라야 아직요,
퇴근 중 지하철 안 입니다.
여자분들은 드라마 볼 시간인데,..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맹호!
@음악과 대화 드라마는 밤10시것만 보니 이시간은 뉴스보던가 아님 낮에보던 "좋은생각" 책 보던가 ....뉴스봐도 맨날 그얘기가그얘기.
편한밤되시길~~~
그때 삼양라면이 판을 쳤지요.
한 주에 한 번식 라면이 나온 걸로 기억하는데
물러 퍼져서 후루룩 마시기도 했습니다.
라면을 쩌서 먹는 조리법도 좋을것 같네요
한 번 해 볼까 합니다.
그렇습니다. 선배님!
그 당시는 삼양라면 뿐이었죠.
그런데 집이나 분식점에서
어쩌다 끓여먹는 라면.
저는 물을 적정량보다 약간 덜 붓고
파와 계란 한 개 넣어서
먹는것이 기본 라면맛을
살리는 것 같던데요.
맹호.
저는 라면을 즐기지 않는데..
대화님 글을 읽고 나니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지네요.. ㅎ
군대에서 맛 본 라면이라면
아마 잊지도 못할 것 같은데.. ㅎㅎㅎ.
대화님..
좋은 하루 보내셨지요?
남은 시간도 편안한 시간 되세요
글 감사합니다^^*
맹호 Penelope님
품으로 썯아져 나오는
류의 겨 먹는 거 같더라구요.
이렇게 먼곡까지 방문하셨는데,
마중 인사를 못했습니다.
뽀글뽀글 라면...
지금 세대는
끓이는 라면도 먹긴 하지만,
컵라면 등
소량의 것들을
오늘 새벽은 좀 싸늘하네요.
주 후반과 함께 월말.
새 봄이 열리는
3월의 하늘을
기대합니다.
감사해요
좋은밤 되세요
혼자가좋아 님
하세요.
``1
이곳에서 처음 뵈니 반갑습니다.
자주 방문하셔서
우리들의 세계를
열어 보자구요,
감사합니다.
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