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크레이드 인터내셔널] 중기제품으로 아마존에서 뛴다 -
합정역 인근의 그리 크지 않은 빌딩 2층에 소재한 크레이드인터내셔널(대표 이재섭).100㎡(30평) 남짓한 이 회사에 들어서면 10여 명의 직원이 컴퓨터 앞에서 바쁘게 움직인다. 사무실 한편에서는 상품 포장을 전담하는 직원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해외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직구가 붐을 이루는 요즘 이들은 국내 상품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파는 일을 하고 있다. 바로 역직구 전문업체다.
현재 국내에서 해외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은 여러 개 있다. 국내 대표적 오픈마켓인 G-마켓, 옥션, 11번가 등이 글로벌화를 추진하면서 해외판매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 중 G마켓은 상당히 앞서가는 편이다. 입점절차를 거쳐 이용할 수 있는 쇼핑몰로는 Kmall24(한국무역협회), 위메프, 인터파크 등도 있다.
"B2C 온라인 마케팅은 상품등록, 홍보, 배송에 관련된
전문 역량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B2B 거래와는 속성이 달라 전문무역상사와
중소 제조업체 간의 협력이 더욱 긴요한 분야입니다."
아마존에서 연매출 20억 원 예상
글로벌 오픈마켓은 이베이, 아마존, 큐텐, 라쿠텐, 타오바오 등 5개가 대표적이다. 이베이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접근이 자유롭다. 아마존은 현지에 사무소가 있는 경우에만 판매를 허용했으나 2015년부터 자유롭다. 큐텐은 일본과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운영되는 사이트로 역시 접근이 자유롭다. 이에 반해 일본의 라쿠텐과 중국의 타오바오는 현지에 사무소가 있는 경우에 판매계정을 개설할 수 있다. 국에는 타오바오와 함께 티몰(Tmall)이 유명한데 차이는 전자가 오픈마켓이고 후자는 쇼핑몰이다.
크레이드인터내셔널은 이 중 아마존을 메인으로 이베이, 큐텐을 서브로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미국, 일본, 유럽)을 통해 판매한 금액이 2015년(자체 회계연도 기준) 18억 원 규모에 달했고 2016년에는 약 20억 원(추정치)에 달할 것이라 한다. 이 회사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으로부터 B2C 온라인 판매대행 수행업체로 지정된 기업이다. 중진공이 선정한 120개 중소기업의 제품을 아마존을 통해 팔고 있다.
중진공 사업 참여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하는 이 회사의 이재섭 사장은 서울산업진흥원 창업센터 출신이다. 호주 의류회사의 한국업무를 핸들링하면서 2009년 이베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무역상을 시작, 동대문의 패션, 액세서리 제품을 팔았다. 국내에서 아마존을 통한 상품판매가 자유롭게 되면서 무대를 아마존으로 옮겨 중진공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가끔 글로벌 온라인 셀링에 대한 컨설팅을 요청받지만 신중해지게 됩니다.” 이사장은 경쟁력 있는 판매상품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온라인 수출에 뛰어드는 것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며 창업을 염두에 둔 온라인 판매는 경쟁력 있는 상품 소싱이 먼저라 했다. 뒤집어보면 소비재를 생산하는 제조업체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판매상품 중기제품 1,000여 종
크레이드인터내셔널은 제품 판매를 위해 국가별 2개 이상의 판매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판매 중인 제품은 각각 531개와 519개(2016년 11월 말 미국 어카운트 기준)다. 1,050개의 상품이 아마존에 등록되어 구매를 기다리고 있다. 검색을 통해 한 계정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살펴보면 카테고리별로 액세서리와 휴대폰 액세서리가 230개 품목, 의류와 신발 173개 품목, 화장품 52개 품목, 건강·유아용품 45개 품목, 공예품 16개 품목, 가정 및 주방용품 17개 품목, 사무용품 15개 품목 등이 나타난다. 또 하나의 계정에서는 전기전자제품 137개 품목, 건강·유아용품 121개 품목을 비롯하여 화장품 97개 품목, 액세서리·휴대폰 액세서리 95개 품목, 의류·신발 38개 품목, 식품 17개 품목 등이 나타난다.
“참여하는 중소기업 가운데 아마존을 통해 매출이 가장 많은 경우는 연간 3억 원 규모입니다. 또 100만 원에서 1억 원대에 이르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 사장은 판매가 잘되는 품목은 화장품, 소형 가전, 모바일 액세서리, 패션상품 등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전혀 팔리지 않는 품목도 있다. 상품 속성상 온라인으로 해외까지 판매하기
어려운 경우다. 제품이 무거워 배송비가 많이 드는 품목이 주로 해당된다. 또 한 가지요인은 기업이 사업에 참여는 했으나 관심이 없거나 떨어진 경우다.
아마존이든 이베이든 혹은 또 다른 온라인 마켓이든 온라인 판매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이를 이 회사에서 팔고 있는 상품 중 하나인 립스틱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소비자 입장이 되어 아마존이 분류한 카테고리를 따라 미용품 → 메이크업 → 입술용으로 들어가면 립스틱이 3만775개가 등록되어 있고 립스틱과 거의 같은 용도의 립글로스 1만9,993개, 립라이너 5,148개, 립스테인 2,058개,립플럼퍼 874개, 립스틱 프라이머 239개 등이 나온다. 줄잡아 6만여 개의 상품이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무한경쟁… 확률 0.02%에서 출발
이번에는 어떤 셀러들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아마존이 보여주는 상품등록수 기준 10대 기업은 뷰티조인트, 라이프북, 숍USA메일, 바겐딜즈, 아마존, 어드밴스 헬스케어,코즈메틱 솔루션, 대포딜스, 자크버, 팜팩 등으로 제일 많은 뷰티조인트가 5,893개의 립스틱을 팔고 있고 팜팩은 1,242개를 올려놓고 있다. 이들이 아마존 립스틱 시장의 큰손인 셈이다.
크레이드인터내셔널이 판매 중인 립스틱은 10가지다. 립스틱을 사기 위해 카테고리를 따라 들어온 소비자가 이 회사의 제품을 선택할 확률을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6만분의 10, 즉 0.02% 정도가 된다. 그러나 실전은 다르다. 아마존은 검색을 통해 구매하고 싶은 상품을 찾아보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상품명 립스틱이란 단어로만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호감을 가진 브랜드 혹은 자기에게 친숙하거나 거래 경험이 있는 셀러 이름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원하는 가격대, 가격할인폭, 배송일, 상품등록 일자 등을 기준으로 이모저모를 살펴보기 때문에 상품이 팔릴 확률을 계산하는 것은 사실 무의미한 일이다. 분명한 것은 아마존 시장에서 판매경쟁이 이만저만 치열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마존 판매에서 소비자에게 상품을 노출시키는 것이 최대의 과제이자 전략”이라는 이 사장은 상품노출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첫째는 키워드다. 아마존이 정한 글자수 범위 내에서 소비자들이 해당 상품을 찾아볼 때 사용할 만한 단어, 즉 현지 글로벌 고객이 검색하는 단어를 조합하여 상품명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장은 리스팅 최적화(현지화)가 아마존 판매의 핵심이라고 했다.
“상품등록은 쉽게, 그리고 현지 소비자 입장에서”
크레이드인터내셔널은 아마존의 프로모션 스케줄에 따라 배너광고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아마존에서 스폰서 상품(Sponsored Product)이라 불리는 배너광고는 비용이 드는 일이다. 팔릴 만한 제품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이 사장은 “비용을 들이고도 판매가 늘어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지만 경험을 쌓으면 시행착오가 줄어든다”고 했다.
또한 이 회사는 아마존 밖에서의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도 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 광고가 그중 하나다.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광고는 팔로어가 많은 계정과 제휴하는 방식이다. 구글쇼핑을 통한 CPC(Cost Per Click)광고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클릭이 한번 이뤄질 때마다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의 광고다.
아마존은 연간 99달러의 이용료를 부담하는 구매자들에게 프라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의 핵심 내용은 아마존에 판매하는 상품 가운데 프라임 표시가 된 상품을 약 2일 이내 무료로 배송해주는 것이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영화 콘텐츠, 음악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는 혜택도 주는데 회원이 7,000만 명을 웃돈다.
국내 상품으로 이 프라임 시장에 파고들기 위해서는 2일 이내 배송해주어야 하는데 현지에 물건을 보관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회사는 60여 개 상품에 대해 프라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의 풀필먼트(Fullment By Amazon, FBA) 체제를 이용한 것이다. 배송시간 단축을 위해 아마존이 미국 주요 거점에 운영하는 물류센터인 풀필먼트센터로 제품을 미리 보내고 여기에서 포장과 배송, 반품 등을 처리하도록 수수료를 주고 위탁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FBA 활용 아마존 프라임 시장 공략”
이 사장은 “아마존의 단골이라고 할 수 있는 프라임 회원은 구매빈도가 높고 비회원보다 고가품을 많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FBA를 활용하는 제품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호조라고 밝혔다.
아마존을 통한 상품판매에서 노출이 중요하지만 노출된 상품이 팔리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격과 배송조건 등이 우선이지만 제품의 사진과 이미지, 상품에 대한 설명 등도 중요하다. 이 사장은 “상품 설명은 어려우면 안 된다”고 했다. 복잡한 설명보다 간략하고 정확한 설명이 중요하고 영어가 다소 서툴더라도 오탈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컴퓨터 대신 스마트폰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 제품 사진을 스마트폰에 최적화시키는 노력도 아울러 필요하다고 했다.
크레이드인터내셔널은 중소기업청의 GoMD(Global online Market Developer, 글로벌시장개척전문기업)로 지정되었다. GoMD는 유망한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하여 신시장을 개척할 뿐만 아니라 최적의 유통채널 구축, 통관·배송, 사후관리까지 수출 전 과정에 걸친 지원을 해주는 수출전문회사다.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GoMD는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되므로 전문무역상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에도 전문 인력과 역량이 필요하다”는 이 사장은 “알리바바, 고비즈코리아, 트레이드코리아와 같은 B2B 거래와 아마존 같은 B2C 시장은 속성이 다르고 거래 물량이 달라 전문무역상사와 중소 제조업체 간의 협력이 더욱 필요한 분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