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0주기가 되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에 대한 추모 열기가 무척이나 뜨겁다. 그 진원지는 그녀의 고국 그리스가 아니고, 사실상의 고향인 뉴욕도 아니다. 줄리어드 음대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무엇을 준비한다거나 어떤 행사를 한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없다. 오는 10월에는 그녀의 라이브 음반 전집 컬렉션이 리마스터 되어 발매되나, 그건 추모보다는 음반 마케팅에 속할테니 논외로 하자.
그녀에 대한 추모열기가 불타오르는 곳은 역시나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이다. 사실 이탈리아 내에서도 그녀를 각별히 추모하고 기억하는 극장을 굳이 꼽자면 두 군데가 있는데,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와 밀라노 스칼라 정도이다.
베네치아는 칼라스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 남편(조반니 메네기니)이 같은 베네토 지방 베로나의 부유한 실업가였고 – 심지어 ‘기사장(Commendatore)’이라는 근사한 작위까지 있던 남자였다 -, 부부의 집과 별장도 모두 베네토 주에 있었다. 여름휴가도 베네치아와 가르다 호수 인근 시르미오네 등지에서 보냈으니, 칼라스는 베네토의 여인으로 이탈리아 생활을 시작했다.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오페라하우스인 라 페니체에서도 몇 가지 중요한 작품을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