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강설 11
6, 비로자나품
서문
부처님의 몸은 우주법계에 충만해 있습니다. 그래서 일체 중생들 앞에 널리 나타나 있습니다. 또한 산천초목과 삼라만상이 그대로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또 어디에서 무슨 비로자나 부처님을 설명해야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산천초목과 삼라만상이 그대로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기 때문에 그 삼라만상 부처님 한 분 한 분을 설명해야 할 내용이 그렇게 많습니다. 이 우주 만유만큼이나 많습니다. 우주 만유의 역사만큼이나 그 역사 또한 오랩니다. 그래서 그 멀고 먼 우주 만유의 역사를 더듬어 가듯이 비로자나 부처님의 역사를 읽어 나갑니다.
비로자나 부처님의 역사뿐만이 아닙니다. 물 한 방울의 역사가 그렇고, 바람 한 줄기의 역사가 그렇고, 나뭇잎 하나의 역사가 그렇고, 풀 한 포기의 역사가 그렇고, 무심한 돌맹이 하나의 역사가 그렇습니다. 하물며 천지 사이와 만물 가운데 오직 사람이 존귀하다는 사람의 역사와 사람 마음의 역사야 일러 무엇 하겠습니까?
영겁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 오래고 오랜 비로자나 부처님의 역사를 읽는 일입니다. 비로자나 부처님의 역사와 함께 역사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그리고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역사를 읽는 일입니다. 나아가서 찰나에 생겨나고 찰나에 소멸하는 마음의 역사를 읽는 일입니다.
일천 개의 태양처럼 지혜의 눈을 크게 뜨고 그 길고 오랜 역사를 잘 읽어야 하겠습니다.
나무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나무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나무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2014년 7월 15일
신라 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