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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청라(靑蘿)언덕에서
구장회 추천 0 조회 33 16.11.29 17:4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펌] 대구 청라언덕.


                                                 청라(靑蘿)언덕에서

                                                                                                            - 海心 구장회 - 

   교회학교 후원회 수련회가 대구에서 있었다. 마지막 날 동산의료원 내 의료선교박물관을 돌아보고 의료박물관과 교육, 역사박물관 사이에 푸른 담쟁이 넝쿨이 휘감아 오르는 청라언덕을 가 보게 되었다. 푸른 청()자와 담쟁이 라()자를 써서 청라언덕이라고 한다. 그곳에 이은상 선생이 작사하고 박태준 선생이 작곡한 <사우(思友) 동무 생각>의 노래비가 있어 그 노래비 앞에 가서 그 노래가 만들어진 사연을 듣고 깊은 감상에 젖어보았고, 박태준 씨의 연애 감정을 생각하면서 <동무 생각>을 작은 소리로 불러보았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계성학교(: 계성고등학교)에 다니던 박태준이 청라언덕을 넘어다니는 신명 여학교(:신명여자고등학교) 여학생을 보고 연민에 빠졌다고 한다. 청라언덕은 푸른 담쟁이로 뒤덮은 동산병원 내 선교사 사택 일대의 언덕을 말한다. 노비산 중턱에 신명 여학교 교정이 있었다. 하얀 카라의 여학생 복을 입은 예쁜 여학생이 청라언덕을 넘어다니는 것을 보고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서 그녀를 백합화처럼 아름답게 생각하며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태준은 내성적이라 그 여학생에게 말 한마디 해보지도 못하고 짝사랑만 했다고 한다.

   박태준 선생이 마산 창신학교 교사 시절에 노산 이은상 선생과 교분을 쌓게 되었다. 이은상 선생은 박태준의 집 앞을 지나던 한 여고생을 잊지 못하고, 한 송이 백합화같이 어여쁜 절세미인을 짝사랑한 사연을 듣고 <동무 생각>을 작사하여 곡을 붙여 불러보라고 하여 박태준의 로맨스가 담고 있는 노래가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누구나 젊은 시절 애창하는 <동무 생각>을 작사한 이은상 씨는 유명한 시인이었고. 작곡한 박태준 씨는 근대 음악의 유명한 작곡가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깨끗한 여학생 복을 입고 가방을 들고 가는 예쁜 여학생을 보면 마음이 설레고 만나보고 싶고 말을 걸고 싶은 연애 감정이 솟아나던 때가 생각난다. 매일 등교할 때마다 그 여학생이 또 나타나지 않나 하면서 여학생들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던 때가 떠오른다. 왠지 마음이 포근해진다. 아름다운 추억이기 때문이다.

 

   청라언덕을 지나 점심을 먹기 위하여 식당을 향하여 걸어가다가 구내에 있는 동산병원 마당을 지나게 되었다. 오른쪽에 있는 동산병원을 보는 순간 마음이 숙연해진다. 왜냐하면, 나를 사랑하시던 아버지가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동산병원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목사였던 아버지는 내가 목사가 되기를 그토록 바라셨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숙연해졌다. 아버지는 내가 목사가 된다고 무척 좋아하시고 나에게 사랑을 베풀어 주셨는데, 벌써 긴 세월이 흘러 나는 47년 동안의 목회를 마치고, 은퇴한 목사가 되어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병원 앞을 지나가고 있으니, 감회가 새로워진다. 아버지보다도 25년을 더 사는 것이다. 앞으로 아버지에게 부끄럽게 않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을 다짐하면서 식당으로 향하여 걸어갔다. 청라언덕 <동무 생각> 노래비 앞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의 추억과 동산병원 앞에서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더듬으며 아름다운 옛 추억과 슬펐던 옛 추억에 젖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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