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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1+1 산행으로
º 운교산: 제비마을 → 송전탑 → 주 능선 → 운교산 → 885봉(전망대) → 석이봉/안테나봉 → 이정목 → 녹전중학교' 6km, 3시간 30분
º 약수봉: '우리펜션 → 묘지 → 철탑 → 암릉 → 약수봉/꼭두봉 → 800봉 → 810암봉 → 765봉 → 핏대봉산(왕복) → 함박골 → 차도 → 직동경로회관' 6.5km, 3시간 30분 두 오지 산행을 즐길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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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교산[雲橋山]
높이: 922m
위치: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태산과 준령이 끝없이 이어진 첩첩산중의 고장 영월에서도 변두리 오지에 이름 그대로 구름이 다리를 놓은 까마득한 벼랑의 산이 운교산이다.
굽이굽이 동남 녘을 여울져 흘러가는 맑은 옥동천을 굽어보는 운교산은 오름과 내림 모두가 무척이나 가파름의 연속이다.
바위 끝에 서서 동쪽을 보면 그 끝이 까마득한 벼랑이다. 운교산 산행의 진수는 능선길이다. 제일 봉인 정상으로부터 시작되는 2봉, 3봉, 4봉까지 약 1km의 암릉은 절경 능선의 백미를 보여 준다. - 한국의 산하
2024년 6월 두 번째 목요일인 13일은 목요 오지팀의 1일 2 산인 영월 운교산과 꼭두봉 산행에 동행하기로 했다. 사실 인증을 위해 한 코스를 달린 후 차량으로 이동해, 또 다른 코스를 달리는 소위 1+1 또는 1일 2 산은 극도로 싫어하지만,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국의 산하 운교산, 꼭두봉 소개를 보고, 한번은 올라야 할 산이라는 생각이 들어 반감이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1일 2 산이라는 게 인증꾼을 위해 최단 코스로 정상에 올라 인증 후, 다음 인증 대상으로 이동하는 산행이지만, 이번 영월 운교산, 꼭두봉은 한번에 달리기에는 버스가 다니는 도로를 걷는 구간이 너무 길고, 그렇다고 하루에 한 산만 오르기에는 코스가 너무 짧아, 두 산의 연결 구간 대략 3.0km 구간의 도로만 버스로 이동하는 거라, 최단 코스로 두 인증 대상에 오르는 인증 산행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처음 산행 계획이 공지됐을 때, 운교산 날머리에서 꼭두봉 들머리까지 능선을 따라가는 방법도 찾아봤으나, 그거 자체가 쓸데없는 강박이라는 걸 깨닫고 바로 포기했다. 사실 몇 개 남지 않은 천고지 산에 다 오르려면, 어쩔 수 없이 인증꾼을 위한 1+1 산행에 따라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결백에 가까운 편견을 버릴 때도 됐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산행에서 한 산만 오르고, 인증꾼이 두 번째 산에 오르는 동안 하산주를 홀짝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 시간이 3시간 이상이라 너무 긴 게 문제지만! 6월 9일 현재 기상청 중기예보에 의하면, 6월 13일 영서 지방은 종일 맑고, 기온은 영상 18~31℃로 더위 먹기 딱 좋다. 물론 단기 예보가 나와봐야 더 정확한 날씨를 예측할 수 있으나, 올여름 무더울 거라는 예보도 있고 하니,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생각이다.
6월 12일 운교산과 가까운 태백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종일 맑고, 기온은 영상 26~30℃, 바람은 1m/s 내외로 불볕더위 아래, 달리는 산행이라, 일사병에 주의해야 할 정도다. 해서 평소보다 얼린 물을 더 많이 준비하고, 배낭은 최대한 가볍게 준비한다. 물론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해 연서시장표 김밥과 평소와 같이 당 성분이 많은 비상식도 들고 간다. 어차피 BPL이 산행 신조라, 그렇게 싼 배낭인데, 뭘 빼지?! 어쨌든, 그렇게 준비하고, 하산주야 인솔 대장이 잘 알아서 찾은 '나그네 쉼터'라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겸해 마실 예정이다. 다만, 그 식당의 메뉴 중 안주류는 시가로 예약해야 한다는 정보라, 여차하면 청국장을 안주로 아니, 소주를 반주를 청국장 정식을 먹든 가 아니면, 주변의 다른 식당으로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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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역 12번 출구, 국립외교원 앞에서 7시 10분에 출발하는 산악회 버스라, 5시경 기상해 볼일을 보며, 밤새 변한 게 있는지 확인했다. 산행에는 변함이 없고, 초미세먼지 '보통', 미세먼지 '좋음'이라, 조망은 괜찮을 듯하다. 다만, '해당 지역에 폭염 영향예보'라는 아주 섬뜩한 특보가 발효 중이다. 더울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특보까지 발령될 거라곤 생각을 못 했는데, 쉽지 않은 산행이 될 전망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은 후, 5시 50분경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구산역 버스정류장으로 가 버스를 타고 연신내역으로 갔다. 그리고 연서시장에 들려, 김밥을 한 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연신내역으로 내려가니, 빈자리는커녕 서 있는 승객까지 있는 6시 5분 차가 막 도착해, 그냥 보냈다. 그리고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주머니에 있던 김밥을 꺼내, 배낭에 넣고, 6분 후 도착한 구파발발 6시 11분 열차를 타고 양재역으로 향했다.
텅 빈 건 아니나, 그래도 빈자리가 많이 있는 열차에서 책을 읽으며 양재로 향해, 6시 53분경 도착해, 바로 12번 출구로 나가, 국립외교원 앞으로 갔다. 그리고 이미 도착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인솔 대장 및 친숙한 산꾼들과 인사를 나누고 조금 지나, 7시 10분 정각에 우리가 타야 할 운교산행을 선두로 산악회 버스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해서 서둘러 버스로 가, 먼저 배낭을 짐칸에 넣고, 버스 내에서 사용할 물건이 든 보조 가방만 들고 차에 타, 내 자리로 가며 사당에서 탄 선수들과 눈인사를 나눴다. 이후 자리에 앉아,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후 가장 편한 자세로 책을 보다가,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이 타는 걸 보고, 잠이 들었다. 대략 한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지난 산행 때와는 달리, 버스는 막힘없이, 고속도로를 달려, 8시 45분경 천등산 휴게소로 들어갔다. 천등산 휴게소라, 백두대간 연결 산행 대는 많이 왔던 곳인데, 연결 산행이 끝나고는 처음인 듯하다.
20분의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늘 그랬듯이,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1+1 산행이기는 하나, 산행 사이 이동이 5분에 불과해 흐름을 끊지는 않을 거라고 했고, 운교산이나, 꼭두봉 모두 600m가량 힘들게 올라갔다가, 그대로 내려오는 산이라고 했다. 그리고 운교산은 지난주 동호회 산악회에서 다녀와, 인적이 있을 거니,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거라고 했다. 다만 두 번째 산인 꼭두봉은 운교산에 비해 경사가 완만한, 길 상태가 어떤지 모르니 혼자 다니지 말고, 같이 뭉쳐 다니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애초 가기로 했던 '나그네 쉼터'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거라, 단체는 받지 않는다고 해, 그 주변의 보성식당으로 변경했다고 했다. 설명이 끝나고, 실내등이 꺼진 후 다시 잠을 청해, 도착 30분 전에 깨, 등산화를 갈아 신은 후 끈을 조이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9시 50분경 실내등이 들어오고, 인솔 대장이 산행 준비하라고 알려준 후 10시 5분경 도착 예정이라. 운교산 마감은 1시 40분으로 한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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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버스에서 내려, 등산 앱 트랙을 기록으로 변경한 후, 짐칸으로 가 배낭을 꺼내 둘러메고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GPS 연동이 끝난, 두 등산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274m~302m, 운교산의 높이가 922m니, 고도차는 620m~648m로 생각보다는 크지 않다. 와중에 들머리에서 고도를 확인할 당시에는 운교산의 높이를 880m대로 알고 있었으니, 실제보다 고도차가 더 적다고 알고 있어, 운교산행 별개 아니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아마, 높이 860m대의 꼭두봉과 혼동하거나, 비슷한 높이로 생각했을 확률이 높다. 이후 계곡 옆으로 난 포장 임도로 앞서가는 선두를 따라 후미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다른 산행과 달린 1+1 산행은 한 코스를 완료해야 다음 코스로 이동하는 방식이라, 일찍 하산한다고 해서 좋을 게 없다. 물론 마감 시간 이전 도착은 필수지만, 그렇다고 마감 훨씬 전에 날머리에 도착해봐야, 하산주를 마실 것도 아니고, 멍때리고 일행을 기다리는 거 외에는 할 일이 없다. 해서 1+1 산행의 첫 번째 코스는 무조건 후미에서 마감 시간 이전 도착을 목표로 했다. 말인즉 노닥거리며 가겠다는 얘기다.
10시 5분 들머리를 떠나, 포장 임도로 등산로로 향해, 10시 12분 임도가 끝난 지점에서 우회전하는 등산로로 들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는 임도도 경사가 만만치 않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와야 했다. 와중에 따가운 햇살을 가려줄 그늘도 없어, 시작부터 땀을 쏟았다. 상황이 이러니, 숲속으로 들어가는 등산로가 보자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등산로 입구의 나무에 매달린 이정표에 의하면 운교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2.4km로, 멀지 않다! 그걸 사진으로 찍고 있는데, 뒤에서 따라오던 인솔 대장이 조금 더 가면 2.5km 이정표가 나올 거야 한다. 해서 그걸 몰라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기록을 위해 찍는다는 걸 알려줬다. 그 숲속으로 뚫고 들어간 등산로는 능선으로 올라가는 좌회전하기 전까지는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 수준이었으나, 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하자, 급경사의 비좁은 돌길로 변하는 게 본격적인 오지 산행의 시작이다. 해서 위로 오르면 오를수록 한 줄로 서서 올라가던 일행이 선두, 중간, 후미 등, 그룹으로 나눠지기 시작했다.
늘 그랬듯이 후미에서 시작했으니, 어느 순간 선두 그룹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1+1 산행의 정신을 살려, 반은 의도적으로 반은 급경사와 더위를 견딜 수 없어, 최대한 자주, 오래 쉬며 정상으로 향했다. 물론 그렇게 진행하는 산꾼도 너덧이라 어느 순간 하나의 그룹을 이뤄 산행이 끝날 때까지 같이 했다. 그런데, 운교산이 쉬운 산이 아니라는 게 찾기 힘들다던 등산로는 명확하나, 대부분 급경사에 뾰족뾰족한 바위나 돌길이다. 어쨌든 급경사 돌길에 올라서자, 등산로가 완만해지며, 길목에 운교산행의 첫 번째 표지인 송전탑이다. 그리고 고압선이 지나가는 뒤로 다섯 개의 봉우리가 보인다. 운교산 정상이다. 들머리로 오는 버스에 인솔 대장이 다섯 봉우리의 산이라 소개할 때, 다른 지역처럼 오봉산이라 부르지 않은 건 봉우리 다섯 개가 연이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해서 산행이 끝날 때까지 왜 오봉산이라 부르지 않는지 온갖 추측을 다 했다. 결론은 운교산의 한자에서 찾았다. 雲橋山! 구름다리의 다섯 교각이다! 물론 내 멋대로 내린 결론이다.
고압 송전선이 조망을 망치는 것에 짜증 내며, 길을 재촉하다가, 10시 45분 정상까지의 남은 거리를 두 등산 앱으로 확인했다. 현재 고도 541m~571m, 네이버 지도에는 아예 등산로가 없고, 산경표에 의하면 들머리 기준 반 조금 더 왔다. 그리고 등고선으로 본 고도차는 400m 이상에, 등고선 간의 간격으로 보건대, 경사도 심상치 않다. 오지 산행에 꽤 유명한 동호회 산악회가 4시간에서 4시간 반 정도 걸렸다는 게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우린 3시간 반 만에 끝내야 한다. 그리고 남은 거리를 확인하는 과정에 운교산의 높이가 880m대가 아니라, 922m라는 걸 알았다. 어쨌든 우리 그룹의 선두를 따라 정상으로 향해, 10시 57분 정상까지 0.9km가 남았다는 이정표에 도착했다. 따로 기둥을 세운 게 아니라, 길목의 나무에 못으로 박아 고정한 거로 봐서 지자체에서 만든 건 아니고, 산악회에서 만든 게 아닌가 생각했으나, 만듦새로 보면 또 그게 아니고 헷갈리는 이정표다. 울창한 숲이라 보이는 게 없어, 찍을 것도 없어, 그저 앞만 보고 가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몇 해 전 산불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손으로 만지면 숯검정이 새카맣게 묻어 나온다.
11시 11분 0.9km 이정표에서 15분가량 왔으니, 정상이 멀지 않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 등산 앱으로 남은 거리를 확인했다. 아니다! 아직 한참을 가야 한다. 고로 이정표를 신뢰하면 안 된다. 특히 오지에서! 그 이정표가 도상 거리를 의미하는 거라면 맞을 수도 있다. 예상했던 바라, 큰 실망 없이 앞서가는 우리 그룹의 선두를 따라 다시 길을 재촉하다가, 11시 21분경 등산 앱으로 남은 거리를 또 확인했다. 아까 확인한 지점 기준 절반 정도 왔다. 고도는 120m가량, 거리는 400m가량 남은 듯하다. 고지가 멀지 않았다는 기쁨에 들떠 길을 재촉하는데, 역시 정상은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마지막 깔딱이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급경사 돌길을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10분가량 오르자, 저 위로 정상이라 생각되는 암봉이 보여, 속으로 '다, 왔다!'를 외치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으나,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산행 처음 만나는 바위 전망대라, 숲 밖으로 튀어 나간 바위로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고 그나마 보이는 걸 사진에 담았다.
이후 다시 길을 재촉하자, 앞에 보이는 봉우리에서 앞서간 일행의 인기척이 들린다. 저기가 정상이라, 늘 그렇듯이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1시 37분 먼저 도착한 일행이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거나, 쉬면서 점심이나 간식을 먹고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먼저 늘 후미에 따라오지만, 이번 산행은 서두르지 않으면, 완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후미를 재촉하며 달리는 바람에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인솔 대장에게 부탁해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정상도 아래 전망대에서 보이지 않던 목우산 방향의 전망대라, 역시 보이는 모든 걸 사진에 담았다. 하지만, 잡목과 잡풀이 방해해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는 없었다. 이후 우리 그룹의 선두 산꾼이 가져온 참외 몇 개를 먹은 후 정상을 떠나, 하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하산이라는 게, 다섯 개의 봉우리를 넘는 거라, 진정한 하산은 마지막 다섯 번째 봉우리를 넘고도, 아마추어 무선 아테나, 즉 햄 안테나가 설치된 안테나봉에서다.
정상인 1봉을 떠나, 2봉에 올라서자, 제대로 된 정상의 모습이 보여 당연히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3봉으로 가는데, 길이 쉽지 않다. 오지 산행에서 늘 보는 거라, 새삼스럽지도 않으나, 문제는 더위다. 간혹 바람이 불기는 하나, 불볕더위를 견디기 쉽지 않다. 운교산행을 마치고, 두 번째 산행인 꼭두봉(약수봉) 산행했다가는 일사병으로 쓰러질 거 같다. 해서 두 번째 산행은 포기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우리 그룹의 모든 산꾼이 같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중간에서 만난 일행과 얘기해 보니, 다들 같다. 산을 피하지 않는 산꾼들이 더위에 항복한 모습이다. 어쨌든 다섯 봉우리가 비슷하나, 조금은 다른 조망을 보여주는 전망대라, 각 봉우리에 올라서면 당연히 주변의 보이는 걸 사진에 담으며 갔다. 그렇게 길을 재촉해, 12시 3분 운교산 정상에서 0.5km 거리의 이정표를 통과했다. 이 이정표 또한 앞에서 본 0.9km 이정표와 같이 나무에 못으로 고정한 거다.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옥동천 건너 목우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며 네 번째 봉우리로 올라가기 위해 큼직한 바위너설을 올라가는데, 선두조이자 주당인 산꾼이 더는 못 가겠다며, 바위 중 하나에 주저앉아, 준비해 온 점심을 먹자해, 그 옆에 앉아, 연서시장표 김밥을 꺼내 먹었다. 그렇게 간단히 허기를 채우고, 다시 네 번째 봉우리를 넘어 계속 전진해, 12시 24분 정상 1.0km 이정표를 통과했다. 옥동 중학교까지 남은 거리는 1.9km, 마감까지 남은 시각은 1시간 16분! 고로 마감인 1시 40분까지는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 이정표를 지나, 마지막 다섯 번째 봉우리에 올라서자, 이번 산행 처음 보는 공식 전망대다! 그렇다고 인공물이 설치된 전망대가 아니라, 바위 전망대 옆 나무에 '전망대'라는 명패를 달았을 뿐이다. 다섯 봉우리 전망대에서 보이는 조망이 다 비슷비슷하나 약간은 차이가 있어 그걸 다 기록으로 남기고 가, 12시 37분 옥동 중학교 1.5km 이정표를 통과했다.
이정표를 지나, 불볕더위라고 지나칠 수 없는 바위 타는 재미를 즐기며, 봉우리에 올라서자, 아마추어 무선국 즉 햄의 안테나로 보이는 게 서 있다. 운교산행의 마지막 이정표인 안테나봉이다. 안테나 앞에 이정표도 있으나, 언제 세우고 관리를 안 했는지, 읽을 수가 없어, 뭘 알려주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운교산 정상과 옥동 중학교 방향과 남은 거리를 표기하고 있는 듯했다. 어쨌든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하산이다. 1+1 산행을 위해 들고 온 두 통의 물은 이번 산행에서 거의 다 떨어져 가, 허기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두 토막 낸 오이 한쪽을 꺼내 먹으며, 급경사를 내려갔다. 그런데, 초반에는 돌길처럼 보였으나, 급경사의 메마른 흙길로, 중력에 떠밀려 내려간다. 와중에 메마른 흙이라, 먼지가 뿌옇게 일어나고,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지 않는 산꾼이 없을 정도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우리 그룹의 선두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곳에 우리 그룹이 빙 둘러앉아, 쉬면서 두 번째 산행은 포기하기로 합의를 봤다. 와중에 뒤에서 따라오던 인솔 대장도 포섭에 성공했다.
쉬는 김에 푹 쉬면서, 급경사를 멈추지를 못해 미끄러지듯 내려가는 일행에게 우리는 꼭두봉에 안 갈 거라고 얘기하면, 다들 '우리도 안 가요!'하며 갔다. 그렇게 조사를 하다 보니, 가겠다는 산꾼이 하나도 없다. 고로 우리보다 앞서 산꾼을 제외하면 두 번째 산행에 도전하는 일행은 없는 듯했다. 거기에 힘을 얻어 인솔 대장도 포기한 거다. 어쨌든 충분히 휴식 후 다시 중력에 미끄러져 내려가, 1시 20분경 완만한 경사의 풀밭에 도착해서야,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 길목에 묘지가 있어 등산로 입구까지 벌초가 잘된, 해서 그 효심에 감탄하며, 등산로로 내려가다가, 여기까지 무사히 날 데려다 준, 지게 작대기를 땅에 꽂았다. 계획은 꼭두봉까지 의지할 생각이었으나, 꼭두봉을 포기했으니, 태어나고 자란 산에 돌려주는 게 인지상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시 24분 녹전중학교 이정표를 지나며, 옥동이 아니고, 녹전? 이런 생각을 하며 중학교 뒤 산기슭에 난 등산로로 내려갔다.
1시 27분 마을이 보이는 중학교 뒤에서 유심히 살펴보니, 빨간 산악회 버스가 주차해 있다. 다 왔다. 현재 시각 1시 27분 마감인 1시 40분까지는 13분이 남았을 뿐이다. 마을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계속 가자, 갈림길이다. 녹전중학교는 우회전, 직전은 산책로라는데, 직진 방향을 아무리 살펴봐도 길은 없다. 한참 지자체마다 둘레길 만드는 게 유행일 때 만든 후 관리가 되지 않은 산책로인 듯했다. 우리야 당연히 녹전중학교 방향으로 우회전 내려가, 1시 29분 녹전중학교에 도착했다. 그 학교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산악회 버스가 주차해 있는 곳으로 가며 보니, 왼쪽으로 '운교산 등산 안내도'가 있어, 그걸 보면서 산행을 복기하는 거로 1+1 산행 중 첫 번째인 운산행을 종료했다. 현재 시각 1시 29분 마감보다 11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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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10분 전인 1시 30분 버스가 주차해 있는 녹전중학교 앞 도로에 도착하는 거로 운교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어차피 꼭두봉 산행은 포기하기로 했으니, 배낭을 짐칸에 싣고, 에어건으로 하산 때 넘어지면서 묻은 먼지를 털고, 차에 타 내 자리로 가 앉았다. 밖에 있는 것보다 에어컨이 가동 중인 버스가 더 시원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꼭두봉 산행은 하지 않겠다고 한, 두 명을 빼고는 다 도착해 1시 40분경 꼭두봉 들머리로 차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꼭두봉에 오를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아, 계곡으로 차를 끌고 가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꼭두봉 들머리로 향해, 산꾼 십여 명을 내려줬다. 그리고 남은 승객을 태우고 꼭두봉 날머리인 '직동경로회관' 500여 미터 아래에 있는 '김어수공원'에 버스를 세웠다. 직동천 야영장이 있는 곳으로 물 맑고 깊이도 놀기 딱 좋은 장소라 다들 신이 나서 직동천으로 내려갔다.
직동천으로 내려가기는 했으나, 꼭두봉 산행 마감인 5시 40분까지 버텨야 하는데, 먹을 게 없어, 인솔 대장이 버스로 녹전중학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사비를 틀어, 아이스크림, 맥주, 막걸리와 안주 등을 사왔다. 물론 꼭두봉 산행을 하지 않겠다고 한 두 명도 데리고 왔다. 인솔 대장이 도착할 때까지 옷을 입은 채 물놀이를 즐긴 후 일행 중 한 명이 제조한 소맥을 마시고, 이후 인솔 대장이 도착해 맥주와 막걸리로 거하게 1차를 즐겼다. 그리고 꼭두봉에 오른 일행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공원 구경을 하다가 유기견이라 생각되는 개와 노닥거렸다. 여기까지 와서 개를 버리고 가는 사람은 어떤 인간일까? 덕분에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던 육포를 그대로 헌납했다. 그러는 사이 가족과 함께 놀러 온 같은 크기의 사랑받는 반려견을 만나기도 했는데, 참 두 개가 완벽히 대조되는 모습이라 그걸 지켜보는 모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덕분에 주인이 가지고 다니던 사료를 얻어먹기는 했지만!
그러는 사이, 꼭두봉에 오른 산꾼 한 명이 길을 잃어, 인솔 대장과 통화하는 일도 있었다. 운교산과 달리 꼭두봉 코스는 찾는 등산객이나, 산꾼이 없어, 길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다행히 그 산꾼은 조금 늦은 두 명과 합류해 마감보다, 30분가량 늦게 도착할 예정이라고 연락이 왔다. 마냥 그들을 기다릴 수 없어, 버스는 먼저 도착한 일행을 태우고 마감인 5시 40분 식당으로 출발해, 6시 10분 보성식당에 도착했다. 당연히 직동천에서 출발 전 예약해, 식당으로 들어가 메뉴별로 세팅된 자리에 앉아, 제육볶음과 상주가 고향인 산꾼이 채취한 나물 쌈으로 본격적인 하산주를 즐겼다. 이후 입가심으로 장칼국수 두 그릇을 주문해 나눠 먹은 후 6시 40분경 식당에서 나와, 서울로 향했다. 그리고 깨어보니 죽전이라, 서둘러 하차 준비를 해 9시 39분 양재역 12번 출구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다. 이후 지하철 역사로 내려가 열차로, 집으로 향해 10시 반 정도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처음 계획과는 달리, 폭염 속 1+`1 산행은 무리라는 판단에 따라 '제비마을 → 송전탑 → 주 능선 → 운교산 → 885봉(전망대) → 석이봉/안테나봉 → 이정목 → 녹전중학교'의 9.68km 운교산 코스를 3시간 23분 동안 탐험했다. 이동 3시간 3분, 휴식 20분!
36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에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라, 두 번째 산행인 꼭두봉 코스에 올랐다가는 탈진할 거 같아 꼭두봉은 포기했다. 그리고 인증이 목표도 아니라, 별 아쉬움은 없다.
우리보다 일주일 앞서 올랐다는 동호회 산악회원들이 4시간에서 4시간 반이 걸렸다는데, 3시간 30분 내에 모두 마감한 걸 보면, 목요 오지 팀원들이 역시 보통이 아니다. 하지만, 보통의 등산객이라면 그 정도 시간을 요하는 아주 험한 산 중 하나다.
역시 여름 산행은 10km 내외의 짧은 산행 후 계곡에서 즐기는 게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