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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봄맞이여행기
장애어르신들을 위한 여행의 씨는 “관장님 청년들에게만 콧바람 쐐주지 말고 우리에게도 기회를 주세요”라는 지체장애 어르신의 소리였다.
이로 인해 2017년 제주 2박 3일 살아보기, 2018년 봄 꽃가루가 날리는 광한루원과 순천국가정원을 여행하였고 2019년 태국의 풋켓을 다녀왔다.
만족도가 높으면 다음을 기약하는가?
여행도 때가 있다.
더 나이 들어 움직이지 못할 때가 아닌 걷기 힘들지만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라도 있을 때 가고 싶은 곳을 모시고 가야한다는 생각과 조금 빠른 봄을 맞이하는 곳으로 모시고 가면 긴 봄을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봄맞이라는 이름을 소환하여 여행참가자를 모집하였다.
지난 해 11월까지만 해도 2020년 봄에 봄맞이여행을 갈 것이라고 계획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새해가 되었고 여행에 대한 욕구가 어떠한지 파악하기 위해서 어르신들의 왕래가 빈번한 복지관 5층에 여행자 모집 안내문과 접수대장을 비치하였다. 결코 적지 않는 여행비 1인당 350,000원.
지난해 여행이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에 다음 여행은 한려수도를 복지관 버스로 여행하겠다고 표현한바 있어서 대략적인 여행일정과 참가비를 표현하여 공개하였더니 총 26명이 접수하였다. 그중에서 자신의 의향이 아니고 가족의 의향으로 접수했다가 여행 참가비 납부 시 불참을 표시한 사람도 있었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족의 반대로 불참하게 된 경우와 입원하여 수술을 받게 되어 함께 할 수 없는 경우는 환불조치를 취했다.
최종적으로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로 구성된 23명과 이들을 지원할 협력자 6명 총 29명의 여행단이 꾸려졌다.
집을 떠나면 잠자리가 해결되어야 한다.
누군가는 눈감으면 똑 같지 않느냐고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잠자리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동행하는 분들은 침대를 요청하는 분들이 많았다. 고관절 수술 등 몸을 눕히고 일으키기 편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여수에서의 하룻밤은 오동도 입구에 있는 베네치아호텔에서 지내고 싶었다. 관장연수시 이미 답사를 한 상태였다. 진도에서의 하룻밤은 솔비치에서 지내고 싶어서 할인을 해 줄 수 있는 지역자원을 물색하였다.
여수 베네치아 투숙을 목표로 여수장복의 최국장님께 의사를 전했다. 그 결과 3인실 10개 방을 할인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것도 1차 할인, 2차 할인과정을 거쳤다.
진도 솔비치는 진도 솔비치에 가고 싶은 사람을 물색하였다. 그 결과 회원가로 5인실 6개 호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예약하였다.
잠자리가 해결되었으면 먹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에서 통영으로 내려가는 첫째 날 점심식사는 휴게소에서 사 먹고, 여수에서의 저녁식사는 숙소 근처에서 사 먹기 위해 검색하였다.
다음 날 아침 베네치아호텔에서 호텔 부페식으로 하고 점심식사는 여수 돌산공원 근처에서 하기를 희망하여 현지인의 추천을 원하였다. 알아봐 주기로 한 최국장님은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지난해 여수시의회 의원들이 우리복지관을 방문하여 브리핑하면서 전달받은 명함을 찾아서 돌산읍 지역 의원께 전화하여 식당을 추천받았다. 편의시설이 되어 있는 식당으로, 그런데 찾아낸 곳은 출입문에 10센치 정도의 턱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 정도는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진이네식당으로 결정하였다.
진도로 들어가서 저녁식사와 다음 날 아침 솔비치에서의 아침식사는 호실별로 직접 만들어 먹게 하기 위해 계획하였다.
셋째 날 점심식사는 진도에서 진도대교를 건너와 찾을 수 있는 임하식당으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지역사회 경제활동에 동참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여행준비를 실시했는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서울보다 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대중교통이 아닌 복지관 버스로 이동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계획대로 여행을 실시하였다.
2월 20일 오전 8시 30분까지 복지관에 집결하여 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늦지 않게 전원 승차할 수 있었다.
교통량이 적고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있어서 계획한 시간표대로 버스는 통영으로 갈 수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휴게소로 진입하여 주차하려고 할 때, 아뿔사 버스의 지붕과 장애인주차장 지붕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소형차의 주차장이었는데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한 생각이 높이를 계산하지 못한 불상사였다. 보험사에 신고하고 버스는 통영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하였다.
29명 전원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전망대까지 이동하였다. 더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은 미륵산 정상까지 올라서 360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봄맞이, 말이 필요 없었다.
생각은 있으나 몸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케이블카는 좋은 이동수단이었다.
버스는 여수를 향해서 달렸다. 희망사항은 바다를 보면서 여수까지 가기를 원했지만 네비게이션에서는 빠른 길을 안내하여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여수 엑스포전시장 근처까지 이동하였다. 예정시간보다 빨리 숙소에 도착하여 침대가 있는 방에 침대가 필요한 분들을 배치하고 짐을 방에 놓고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다른 사람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 일행으로 80%의 공간을 채웠다.
저녁식사 후 이순신광장으로 가서 광장의 야경을 구경하고 다시 돌산공원으로 이동하여 내려다 보는 야경을 본 후 호텔로 돌아와 자유시간을 가졌다.
야경이 아름답다는 여수, 전기세를 걱정하는 현실적인 사람도 있었다.
여행 둘째 날, 기상과 동시에 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청년들과 오동도를 답사하였다. 그렇게 가는 그믐달을 본적이 있었을까?
조명을 밝히고 있는 오동도의 동백을 살짝 보면서 계단이 있는 쪽과 휠체어가 올 수 있는 방향을 체크한 후에 아침식사를 하였다. 바다의 일출을 감상하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먹는 재미, 그야말로 여유있는 여행이었다. 이 상황을 만족하지 않는 일행이 없었다.
아침 식사 후 본대를 인솔하여 오동도로 다시 갔다. 보행이 자유롭지 못한 분들에게 동백열차를 타게 하겠다고 했는데 30분 먼저 이동하였기 때문에 오동도 들어갈 때는 걸어서 가고 나올 때는 동백열차를 타는 것으로 했다.
계단이 없는 길을 걸어도 좋겠지만 일부러 완주를 하겠다고 계단 쪽을 이용한 분도 있었다.
반면 걸을 수 있는데 걷지 않으려는 사람은 함께 걷자고 강권하기도 했다.
나도 스쿠터가 있는데 버스 사정 때문에 가져오지 않았는데 스쿠터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사람을 보면서 괜한 속 앓이를 하는 일행도 있었다. 다음부터는 자신도 스쿠터를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멸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 아니겠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는 상황은 여수 해상케이블카를 탈 때 있었다.
오동도를 나와서 버스에 스쿠터를 태우고 수동휠체어를 이용해서 케이블카를 타도록 요청했건만 한 분은 처음부터 버스로 이동하겠다고 했고 한 분은 스쿠터로 케이블카를 타려고 하다가 제지당해 이동 중인 버스를 돌려오게 해서 버스를 타고 돌산공원으로 이동해야했다.
여수해상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여수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특히 날씨까지 뒷받침해줘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행이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를 건너오면 버스가 건너편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일행을 태워 식당으로 이동하기로 했었다.
추천받은 식당은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고 어제 저녁식사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장어탕을 선택한 사람들은 칭찬하였다.
진도로 들어가면서 건의 사항이 접수되었다. 저녁식사를 직접 해 먹기로 했는데 접수된 후원금이 있으니 그것을 활용해서 식당에서 식사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집에서 밥해 먹기도 힘든데 나와서 까지 밥해 먹어야되겠냐는 것이다. 생각해서 식사 준비권을 드렸는데 식사 준비에 부담을 갖고 있다면 그렇게 해야지 별 수 없었다.
진도대교를 지나 울돌목을 관광하였다. 마침 바다는 소리를 내며 회오리를 그리며 흐르고 있었고 그것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이순신장군의 명량을 이야기 하게 되었다.
진도에서 의식적으로 찾아간 관광코스는 세방낙조전망대였다.
붉게 물든 바다를 연상하고 선택한 곳이었지만 흐린 날씨 탓에 흑백영화만 감상하고 돌아서야했다. 흑백영화도 좋았다.
정보에 의하면 솔비치 근처에는 식사할 마땅한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마침 저녁 메뉴로 원하는 것이 회였기 때문에 진도수산시장으로 이동하여 횟감을 주문하였다.
6개 호실에서 밥만 하고 회를 먹고 봄동을 사서 겉절이를 하고 가지고 간 김치를 썰어 낸다면, 결국 횟감을 구입하고 봄동을 사고 마시고 싶다는 주류도 구입하여 리조트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멀게 이동하여 찾아간 솔비치의 야경은 환상적이었다. 가랑비까지 내린 초행길 윌컴센터를 찾아서 한참 서성인 후에야 방 키를 받을 수 있었다.
체크인을 벌써 해 둔 상황이었고 과일바구니 배달 서비스까지 요청해 둔 상황이었기에 대접받는 느낌이었다. 솔비치에서의 숙소는 여성 3개 호실은 C동 서해 11층, 남성 3개 호실은 C동 남해 11층으로 마주보고 있었으나 서쪽이냐 남쪽이냐에 따라 바다를 보고 있다는 이유로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저녁식사는 염려하지 않아도 순조롭게 잘 해결할 수 있었다.
잠자리 때문에 머리를 써야 했다.
더블베드 2개와 싱글베드 1개가 있는 호실이었기 때문이다. 어젯밤 베네치아에서 누구 때문에 잠을 못 잤다는 불평을 들었다. 그런데 또 같은 호실을 사용하게 되어 긴장하고 있었고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걱정할 것 무엇인가?
잠을 못잤다는 분을 위해서 싱글베드의 매트리스를 거실로 이동하여 잠자리를 봐드렸다.
그리고 한 방에 2명씩 들어가 잠을 잤다. 실내 온도가 높아서 창문을 열고 자야 할 정도였기 때문에 이불은 필요하지 않을 정도 였다. 야간에도 휜하게 밝혀 놓은 불빛 때문에 안대를 해야 할 정도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잘 지냈다.
아침식사는 밥만했다. 그렇게 해도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전복죽을 만들어 먹는 것이었는데 사공이 많다보니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해서 밥 쪽으로 선택했지만 준비된 전복으로 죽을 만들어 맛을 볼 수 있게 해준 호실도 있었다.
솔비치에서 잠 만 자고 나간다면 안타까울 것 같았다. 그래서 한 시간 정도 솔비치 주변을 걸었다.
다음 목적지는 운림산방이었다. 솔비치에서 찾아간 운림산방길은 미시령고갯길을 연상할 정도구불거렸다. 다행인 것은 다시 그 길로 되돌아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어느 산꼭대기에서 운림산방을 찾는 일행도 있었지만 너무 평온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대를 이어가며 그림을 그리는 허씨 문중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진도대교를 건너면서 이른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예약해 놨으나 예약이 취소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식당에서는 확인 전화를 걸어왔고 우리는 임하식당을 이용하였다. 한식부페였는데 나쁘지 않았다.
점심도 먹었으니 마지막 여행코스로 향했다.
해남 대흥사였다.
대웅전을 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주차장에서 대웅전까지 걸어가는 그것을 경험케 해보고 싶었는데 그 길도 장애 어르신들에게는 먼길이었다. 다행히 가까이까지 버스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파악한 후 부지런한 기사님은 버스를 이동시켜 주어서 돌아오는 길은 많이 걷지 않아도 되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평가회를 실시하였다.
마이크를 돌려가며 소감을 표현했는데 하나 같이 좋았다고 고맙다고 했다. 누군가는 9월쯤 다시 여행가고 싶다고 했다. 더 유창한 표현을 하고 싶으나 마이크를 전달 받은 순간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하여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해서 안타까웠다는 사람도 있었다.
합심하여 실시한 장애를 갖고 사는 분들의 여행을 통하여 낮선 환경의 적응력을 높이고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할 수 있었다.
첫댓글 즐거운 여행 우리 친들도
함께할수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해봅니디ㅡ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