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 어느때 죽음이 닥치더라도 기꺼이 우리의 영혼을 하느님의 손에 맡겨드릴 은총지위를 보존하고 사말(탄생, 죽음, 천국, 지옥)에 대하여 자주 묵상해야 합니다. 이는 그리스도교 신자의 의무이지만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알면서, 그리고 주위에서 수없이 보면서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남은 죽고 자기는 죽지 않을 것 같은 행동을 너무쉽게 발견합니다.
우리에게 죽음이 임박하면 하느님 자비의 절정이며 교회의 최상의 위로인 병자성사를 즉시 받아야 합니다. 병자성사는 우리 마음을 위로하고 견고하게 하며, 임종 때에 당하는 악의 유혹과 자신의 나약한 감정을 이기게 하고 죄의 잠벌과 소죄를 소멸하고, 고백은 하지 못하나 통회하는 경우에는 대죄를 사함으로써 하느님과 완전한 화해를 시켜 주는 것입니다.
보통 은총지위에 있으며 고백성사나 성체성사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자는 죽음이 임박하였을 때에 병자성사를 받지 않더라도 구원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은총지위에 있다는 것은 죄가 없는 상태이고 마지막에 상등통회(완전한 통회)를 하였다고 한다면 모든 죄와 잠벌이 사함을 받기 때문입니다.
병자성사의 신비적인 효력은 이 성사를 받고 운명하는 신자들로 하여금, 우리 주 예수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죽으심으로써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화해의 은혜를 자유로이 나누어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예수님의 수난 공덕을 의지하여 하느님께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더 쉽게 말한다면 내 빛을 예수님이 갚아주시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은 죽음을 물리치시고 영원한 승리를 얻으신 것처럼 성유를 발라 축성된 그리스도의 지체인 우리도 죽음에 대한 공포와 전율, 고통 등을 물리치고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복돋아 주는 것이 병자성사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으심은 참으로 비참한 죽음이었으나 그것은 바로 천상의 성부앞에 나아 가는 확실한 문이었습니다. 바로 십자가의 어리석음이 온 세상을 구원하였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