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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지인(主道知人)
임금의 도는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
主 : 주인 주(丶/4)
道 : 길 도(辶/10)
知 : 알 지(矢/3)
人 : 사람 인(人/0)
당나라 태종이 좌우 신하들에게 물었다. "제왕의 일에서 창업이 더 어렵소, 수성이 더 어렵소?" 가장 신임받는 두 신하 가운데 방현령이 먼저 대답했다. "천하가 혼란스러울 때 많은 강적들을 물리쳐야 하므로 창업이 더 어렵습니다."
이어서 위징이 대답했다. "어렵게 창업을 했지만 제왕은 곧 교만해지고 여러가지 사치스러운 일들을 벌이므로 백성은 곧 피폐해집니다. 따라서 수성이 더 어렵습니다."
두 사람이 말을 마치자 태종이 말했다. "방현령은 짐과 함께 천하를 평정하면서 갖은 고생을 했고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겼소. 그러고 간신히 살아남았기에 창업의 어려움을 아는 것이오. 위징은 짐과 더불어 천하를 안정시키며 교만과 방종의 병폐가 생길까 우려했고, 그로 인해 폐망의 길로 들어설까 염려하는 까닭에 수성의 어려움을 아는 것이오. 지금은 창업의 어려움은 이미 지나갔소. 앞으로는 수성의 어려움을 공들과 함께 신중히 헤쳐 나가고 싶소."
당 태종과 그 신하들의 언행을 모은 '정관정요'에 실린 고사다. 당 태종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중국 황제다. 중국의 고구려 정벌을 이끈 인물이기 때문이다.
당 태종은 조정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구려를 공격했지만 안시성을 지키는 양만춘에게 대패하게 된다. 수십만명에 달하는 당나라 군대는 고작 몇천명에 불과한 고구려 군대에 대패했다. 당 태종이 양만춘이 쏜 화살에 한쪽 눈을 잃었다는 야사도 있다.
비록 고구려에 패해 큰 망신을 당하기는 했지만 당 태종은 중국 최전성기를 이끈 황제다. 위징과 방현령 등 훌륭한 신하들을 폭넓게 기용했고 그들의 도움으로 당나라를 세계 최강 제국으로 만들 수 있었다. 특히 위징의 경우 초기에는 반대파였지만 당 태종이 그의 인물과 능력에 반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사람이다.
당 태종은 정적이던 형을 죽이고 패권을 쥔 다음 위징을 불러 물었다. "그대가 우리 형제를 이간한 것은 무슨 이유인가?"
위징은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모시던 태자께서 제 말을 들었다면 틀림없이 지금의 재앙은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모시던 태자께 충성을 다한 것이 무슨 잘못입니까? 관중도 제나라 환공의 허리띠를 화살로 맞혀 죽이려 하지 않았습니까?"
당 태종은 위징의 담대함에 반해 신하로 삼았고 그와 함께 훌륭하게 나라를 다스려 나갔다. 위징은 황제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간의대부로 일하면서 당 태종에게 수백번이 넘는 간언을 했다.
이를 통해 천하를 통일하고 황제 자리에 오른 태종이 가질 수도 있는 교만함을 견제하고 겸손함과 올바른 자세로 백성을 평안하게 이끌도록 했던 것이다.
위징이 고사에서 예로 든 관중도 역시 처음에는 제환공 반대편에 섰던 인물이다. 심지어 화살을 쏴 제환공을 죽이려고 한 적도 있었다. '여씨춘추'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관중이 노나라에 아직 잡혀 있을 때 제환공은 자신을 섬기던 포숙을 재상으로 임명하려고 했다. 그러자 포숙은 오히려 관중을 천거하며 말했다. "임금께서 제나라 왕에 만족하시면 저를 쓰시면 됩니다. 하지만 천하의 패왕이 되려면 관중을 쓰십시오."
그러자 환공은 "그는 나의 원수이자 활로 나를 쐈던 자니 쓸 수 없소"라고 대답했다. 이에 포숙은 이렇게 답했다. "관중은 자신의 군주를 위해 남을 쐈던 것입니다. 만약 임금께서 그를 신하로 삼으신다면 그는 임금을 위해 다른 사람을 쏠 것입니다."
환공은 마침내 포숙 의견을 따라 관중을 재상으로 임명했다. 그 후 관중이 나라를 잘 다스려 큰 공을 세울 때마다 환공은 반드시 먼저 포숙을 칭찬하며 포상했다. "공을 세운 것은 관중이지만 관중을 얻게 한 사람은 포숙이다."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우는 것보다 훌륭한 인재를 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두고두고 상 받을 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순자는 "임금의 도는 사람을 잘 알아보는 것이고, 신하의 도는 일을 잘 아는 것이다(主道知人, 臣道知事)"고 했다. 새로운 지도자가 반드시 새겼으면 하는 역사의 지혜다.
순자(荀子) 第19卷 27篇 대략편(大略篇)
이름은 순황(荀況). 자는 순경(荀卿). 공맹사상(孔孟思想)을 가다듬고 체계화 했으며, 사상적인 엄격성을 통해 이해하기 쉽고 응집력 있는 유학 사상의 방향을 제시했다. 유학 사상이 2,000년 이상 전통으로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유교철학을 위해 공헌한 순자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후대의 유학자들이 인간의 본성을 근본적으로 악하다고 보는 그의 염세주의적 관점만을 부각시킴으로써, 그가 이룩한 많은 지적인 업적이 흐려 졌다. 12세기 초 성리학의 출현과 함께 그의 사상은 냉대를 받기 시작했는데 최근에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그의 본명은 순황이지만 보통 순자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자(子)'라는 글자를 철학자들의 이름에 존칭으로 붙였다. 그의 생애와 활동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조나라 출생이라는 것, 몇 년 동안 동쪽에 있는 제(齊)나라의 직하(稷下) 학파에 있었다는 것, 그후 중상모략을 받아 남쪽의 주(周)나라로 옮겼고, BC 255년 그 나라의 지방 수령을 지내다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곧 죽었다는것 등이 알려진 사실의 전부이다.
유가철학의 발전에서 순자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그의 주요 저작인 '순자'의 역사적인 영향력에서 볼수 있다. 전체 32장인 '순자'는 대부분 그 자신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데, 후대에 수정되거나 위조되지 않아서 원본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순자'는 중국 철학 발전의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논어, 도덕경, 맹자, 장자 등과 같은 초기 철학 서적들은 일화나 경구(警句)로 채워진 서술양식을 가지고 있어서 당시의 복잡한 철학적 논의를 더 이상 설득력 있게 전달해 주지 못했다.
이와는 달리 순자는 유가 철학자 가운데 최초로 스승의 말과 대화를 기록한 제자들의 글 뿐만 아니라 자기가 직접 쓴 체계적인 논문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표현했다. 또한 총론적인 설명, 연속적인 논증, 세부적인 상술, 명료성에 중점을 두는 엄격한 서술 형태를 취했다.
순자의 가장 유명한 말은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선한 것은 수양에 의한 것일 뿐이다"이다. 이른바 성악설이다. 그의 사상은 본질적으로 수양철학이다. 만일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둔다면 이기적이고 무질서하며, 반사회적이고 본능적 충동들로 가득 찰 것이라고 주장 한다. 사회는 개인이 도덕의식을 가진 인간이 될 때까지 점차적으로 이끌고 도야시켜 사회에 교화시키려고 노력한다.
32. 군주의 도는 사람을 아는 것이다.
主道知人(주도지인)
臣道知事(신도지사)
군주의 도(道)는 사람을 아는 것이요, 신하의 도(道)는 직분 지키는 일을 아는 것이다.
故舜之治天下(고순지치천하)
不以事詔而萬物成(불이사조이만물성)
그러므로 순(舜)임금은 천하를 다스리는데, 조서(詔書)를 일삼지 않았어도 만물이 성장하였다.
農精於田(농정어전)
而不可以爲田師(이불가이위전사)
工賈亦然(공가역연)
농사는 밭에 정밀하게 하는 것이요, 밭을 관리하는 관리를 위한 것이 아니며, 기술자나 상인도 또한 이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以賢易不肖(이현역불초)
不待卜而後知吉(불대복이후지길)
어진 이로써 어질지 못한 이를 바꾸는 것은, 점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길한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以治伐亂(이치벌란)
不待戰而後知克(불대전이후지극)
다스림으로써 어지러움을 정벌하는 것은, 싸움을 기다리지 않아도 이길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齊人欲伐魯(제인욕벌로)
忌卞莊子(기변장자)
不敢過卞(불감과변)
제(齊)나라 사람이 노(魯)나라를 정벌하려 했는데, 변장자(卞莊子)를 꺼려서, 감히 노나라의 변(卞) 땅을 지나치지 못했다.
晉人欲伐衛(진인욕벌위)
畏子路(외자로)
不敢過蒲(불감과포)
진(晉)나라 사람들이 위(衛)나라를 공격하고자 하면서, 자로(子路)를 두려워 하여, 감히 위나라 포(蒲) 땅을 지나가지 못했다.
듣기 싫은 소리에 귀 기울여라
主道知人, 臣道知事.
임금의 도는 사람을 잘 알아보는 것이고, 신하의 도는 일을 잘 아는 것이다.
'순자'에 실려 있는 군신 관계의 대원칙이다. 군주는 천하의 현명한 인재를 찾아 등용하는 것이 주된 일이고, 신하는 맡은 일을 잘 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임이라는 의미다. 이를 잘 해낸 나라는 천하를 잘 다스릴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한 나라는 파탄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현명한 사람을 찾기도 힘들지만 설사 찾는다고 해도 함정이 있다. 이 함정에 빠지면 인재 등용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나라가 어려움을 겪는다. '육도'에서는 주 문왕과 강태공이 이에 관해 대화를 나눈다.
주 문왕이 "군주가 현명한 사람을 등용하려고 힘쓰는데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세상이 점점 혼란해지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라고 묻자,
강태공이 이렇게 대답했다. "현명한 사람을 등용하더라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현명한 사람을 등용했다는 이름만 있을 뿐 실제 효과는 없는 것입니다."
"그 잘못된 까닭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 잘못은 군주에게 있습니다. 군주가 세간에서 칭찬하는 자만을 좋아해 등용하였을 뿐, 참으로 현명한 사람은 찾지 못한 데 있습니다."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군주가 세상 사람들이 칭찬하는 자를 현명하다고 여기고, 세상 사람들이 나쁘게 말하는 자를 어리석은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패거리가 많은 자는 등용되고 패거리가 적은 자는 물러나게 됩니다. 간신들이 패거리를 지어 현명한 자를 가리게 되면 충신은 죄없이 죽고, 간신은 속임수로 칭찬을 만들어내어 벼슬을 얻게 됩니다. 이로 말미암아 세상은 점점 어지러워지고 나라는 위험한 지경에 빠져서 패망에 이르게 됩니다."
군주가 정확하게 사람을 가리지 못하고 세간의 인기에만 연연해 사람을 뽑게 되면 현명한 인재를 등용할 수 없다. 패거리가 많은 쪽의 말만 듣고 사람을 뽑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들 현명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허울 좋은 겉모습일 뿐이다. 여론을 조작해 만들어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을 등용하면 자기 패거리의 이익만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다가 민심을 잃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
이것은 나라뿐 아니라 크고 작은 조직에 모두 해당하는 이치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단지 명목상으로만 현명한 사람인지 실질적으로 곧고 현명한 사람인지를 잘 판단해서 사람을 발탁해야 한다.
여론에 의해 조작된 사람은 아닌지,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치우친 사람은 아닌지도 유의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핵심은 바로 널리 의견을 듣고 사람을 발탁하는 것이다.
'자치통감'에는 '겸청즉명 편신즉암(兼聽則明 偏信則暗)'의 성어가 실려 있다. "겸허히 여러 의견을 들으면 현명해지고, 편벽되게 한쪽의 말만 믿으면 아둔해진다"는 뜻으로, 명재상 위징이 당 태종에게 간언했던 말이다.
겸허히 여러 의견을 듣는다는 것은 듣기 싫은 말까지 듣는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물론 반대하는 말, 듣기 싫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을 낮출 수 있는 겸손과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말과 사람을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좋은 회사, 위대한 회사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면 반드시 갖춰야 할 리더의 자세다.
▶️ 主(금 주/주인 주)는 ❶상형문자로 등잔 접시 위에 불이 타고 있는 모양을 본떴다. 문자의 윗부분의 丶(주)는 등불이 타는 모양이고, 王(왕)은 촛대의 모양이며 임금이란 王(왕)과는 관계가 없다. 主(주)는 처음에 丶(주)로만 쓴 것을 더욱 자세하게 쓴 자형(字形)으로, 나중에 그 뜻으로는 炷(주)를 쓰고 主(주)는 등불의 중심(中心), 주인, 군주(君主)의 뜻이다. ❷상형문자로 主자는 ‘주인’이나 ‘주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主자는 王(임금 왕)자에 丶(점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主자는 본래 촛대를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 나온 主자를 보면 긴 촛대 위에 심지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主자의 본래 의미는 ‘심지’였다. 그러나 후에 主자가 ‘주인’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火(불 화)자를 더한 炷(심지 주)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한 집안을 밝혀야 할 사람은 가장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主자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主(주)는 (1)주인(主人) (2)임금 (3)임자 (4)주장(主張), 근본(根本)이 되는 것을 이르는 말 (5)천주(天主) (6)구세주(救世主) (7)만백성(萬百姓)의 주인(主人)이라는 뜻으로, 여호와 또는 예수를 이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임금 ②주인(主人), 임자, 소유주(所有主) ③우두머리 ④상전(上典) ⑤여호와, 하느님, 알라(Allah) ⑥주체(主體) ⑦당사자(當事者), 관계자(關係者) ⑧결혼(結婚) 상대자(相對者) ⑨자신(自身) ⑩위패(位牌) ⑪주견(主見), 줏대 ⑫자신의, 주관적인 ⑬가장 주요한, 가장 기본적인 ⑭주관하다, 책임지다 ⑯주되다 ⑯주장하다 ⑰예시(例示)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종 복(僕), 손 객(客),백성 민(民), 신하 신(臣), 손 빈(賓)이다. 용례로는 신하가 임금을 높여 이르는 말을 주상(主上), 한 집안의 책임자를 주인(主人), 직장이나 단체에서 어떠한 일을 주로 담당함을 주임(主任), 어떤 일의 주장(主將)이 되어 움직임을 주동(主動), 중심되는 힘을 주력(主力), 주창하여 개최함을 주최(主催),주의나 주장을 앞장 서서 부르짖음을 주창(主唱), 주인과 손을 주객(主客), 주장이 되어 이끎을 주도(主導), 어떤 일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주역(主役), 자기 의견을 굳이 내세움을 주장(主張), 주되는 것으로 삼는 것을 위주(爲主), 한 집안의 주장이 되는 주인을 호주(戶主), 남의 보호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하여 행함을 자주(自主), 영업에 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가지는 주인을 업주(業主), 가게나 식당 따위의 손님을 화주(華主), 붙어사는 동식물을 제 몸에 붙여서 그에게 양분을 주는 동식물을 숙주(宿主), 황후 몸에서 태어난 임금의 딸을 공주(公主),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맹약을 서로 맺은 개인이나 단체의 우두머리를 맹주(盟主), 나와 대상이 일체가 됨을 주객일체(主客一體),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주객전도(主客顚倒), 주인은 손에게 술을 권하고 손은 주인에게 밥을 권하며 다정하게 먹고 마심을 주주객반(主酒客飯) 등에 쓰인다.
▶️ 道(길 도)는 ❶회의문자로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首(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首(수)는 사람 머리와 같이 사물의 끝에 있는 것, 처음, 근거란 뜻을 나타낸다. 道(도)는 한 줄로 통하는 큰 길이다. 사람을 목적지에 인도하는 것도 길이지만 또 도덕적인 근거도 길이다. ❷회의문자로 道자는 '길'이나 '도리', '이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道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首(머리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首자는 '머리'라는 뜻이 있다. 道자는 길을 뜻하는 辶자에 首자를 결합한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인도하다'나 '이끌다'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이 가야 할 올바른 바른길'이라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도리'나 '이치'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寸(마디 촌)자를 더한 導(이끌 도)자가 '인도하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道(도)는 (1)우리나라의 지방 행정 구역의 하나. 예전에 8도이던 것을 고종(高宗) 33(1896)년에 13도로 고쳤고, 다시 대한민국 수립 후에 14도로 정함 (2)우리나라의 최고 지방자치단체 (3)도청 (4)중국 당(唐) 대의 최고 행정 단위. 당초에는 10도로 나누어 각 도마다 안찰사(按察使)를 두었으며 734년에 15도로 늘려 관찰사(觀察使)를 장관(長官)으로 두었음 (5)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6)종교 상으로, 교의에 깊이 통하여 알게 되는 이치, 또는 깊이 깨달은 지경 (7)기예(技藝)나 방술(方術), 무술(武術) 등에서의 방법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길 ②도리(道理), 이치(理致) ③재주 ④방법(方法), 술책(術策) ⑤근원(根源), 바탕 ⑥기능(機能), 작용(作用) ⑦주의(主義), 사상(思想) ⑧제도(制度) ⑨기예(技藝) ⑩불교(佛敎) ⑪승려(僧侶) ⑫도교(道敎) ⑬도사(道士) ⑭교설(敎說) ⑮~에서, ~부터 ⑯가다 ⑰가르치다 ⑱깨닫다 ⑲다스리다 ⑳따르다 ㉑말하다 ㉒완벽한 글 ㉓의존하다 ㉔이끌다, 인도하다 ㉕정통하다 ㉖통하다, 다니다 ㉗행정구역 단위 ㉘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길 도(塗), 거리 항(巷), 거리 가(街), 네거리 구(衢), 길 로/노(路), 길 도(途), 길거리 규(逵), 모퉁이 우(隅)이다. 용례로는 사람이나 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을 도로(道路),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을 도리(道理),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道德), 일에 쓰이는 여러 가지 연장을 도구(道具), 도를 닦는 사람을 도사(道士),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도의(道義), 일반에게 알리는 새로운 소식을 보도(報道), 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궤도(軌道),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를 효도(孝道), 사람이 행해야 할 바른 길을 정도(正道), 차가 다니도록 마련한 길을 차도(車道), 도를 닦음을 수도(修道), 임금이 마땅히 행해야 될 일을 왕도(王道), 바르지 못한 도리를 사도(邪道), 사람이 다니는 길을 보도(步道),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뜻으로 나라가 잘 다스려져 백성의 풍속이 돈후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불습유(道不拾遺), 길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곧 그 길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는 뜻으로 거리에서 들은 것을 남에게 아는 체하며 말함 또는 깊이 생각 않고 예사로 듣고 말함을 일컫는 말을 도청도설(道聽塗說), 길가에 있는 쓴 자두 열매라는 뜻으로 남에게 버림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방고리(道傍苦李), 먼 길을 달린 후에야 천리마의 재능을 안다는 뜻으로 난세를 당해서야 비로소 그 인물의 진가를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도원지기(道遠知驥), 길에는 오르고 내림이 있다는 뜻으로 천도에는 크게 융성함과 쇠망함의 두 가지가 있다는 말을 도유승강(道有升降),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을 일컫는 말을 안빈낙도(安貧樂道), 시장과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교제라는 뜻으로 이익이 있으면 서로 합하고 이익이 없으면 헤어지는 시정의 장사꾼과 같은 교제를 일컫는 말을 시도지교(市道之交),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것으로 여김을 일컫는 말을 청빈낙도(淸貧樂道),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등에 쓰인다.
▶️ 知(알 지)는 ❶회의문자로 口(구; 말)와 矢(시; 화살)의 합자(合字)이다. 화살이 활에서 나가듯이 입에서 나오는 말을 말한다. 많이 알고 있으면 화살(矢)처럼 말(口)이 빨리 나간다는 뜻을 합(合)하여 알다를 뜻한다. 또 화살이 꿰뚫듯이 마음속에 확실히 결정한 일이나, 말은 마음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알다, 알리다, 지식 등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知자는 '알다'나 '나타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知자는 矢(화살 시)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知자는 소전에서야 등장한 글자로 금문에서는 智(지혜 지)자가 '알다'나 '지혜'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슬기로운 것과 아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 智자는 '지혜'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고 知자는 '알다'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智자는 아는 것이 많아 화살이 날아가는 속도만큼 말을 빠르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知자도 그러한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그래서 知(지)는 (1)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정신의 작용하는 힘. 깨닫는 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알다 ②알리다, 알게 하다 ③나타내다, 드러내다 ④맡다, 주재하다 ⑤주관하다 ⑥대접하다 ⑦사귀다 ⑧병이 낫다 ⑨사귐 ⑩친한 친구 ⑪나를 알아주는 사람 ⑫짝, 배우자(配偶者) ⑬대접(待接), 대우(待遇) ⑭슬기, 지혜(智慧) ⑮지식(知識), 앎 ⑯지사(知事) ⑰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인(認), 살펴 알 량/양(諒), 알 식(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을 지식(知識), 사물의 도리나 선악 따위를 잘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을 지혜(知慧),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지혜로운 성품을 지성(知性), 지식이 있는 것 또는 지식에 관한 것을 지적(知的), 알아서 깨달음 또는 그 능력을 지각(知覺), 지식과 도덕을 지덕(知德), 아는 사람 또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봄을 지인(知人), 새로운 것을 앎을 지신(知新), 은혜를 앎을 지은(知恩), 지식이 많고 사물의 이치에 밝은 사람을 지자(知者), 제 분수를 알아 마음에 불만함이 없음 곧 무엇이 넉넉하고 족한 줄을 앎을 지족(知足), 자기 분에 지나치지 않도록 그칠 줄을 앎을 지지(知止), 거문고 소리를 듣고 안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를 지음(知音), 여러 사람이 어떤 사실을 널리 아는 것을 주지(周知), 어떤 일을 느끼어 아는 것을 감지(感知),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붕지(朋知), 기별하여 알림을 통지(通知), 인정하여 앎을 인지(認知), 아는 것이 없음을 무지(無知), 고하여 알림을 고지(告知), 더듬어 살펴 알아냄을 탐지(探知), 세상 사람들이 다 알거나 알게 함을 공지(公知), 서로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내는 사람을 친지(親知), 나이 50세를 말함으로 50세에 드디어 천명을 알게 된다는 나이를 달리 이르는 말을 지천명(知天命), 천명을 알 나이라는 뜻으로 나이 오십을 이르는 말을 지명지년(知命之年), 자기를 가장 잘 알아주는 친한 친구 또는 서로 뜻이 통하는 친한 벗을 일컫는 말을 지기지우(知己之友),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적의 형편과 나의 형편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의미의 말을 지피지기(知彼知己), 참 지식은 반드시 실행이 따라야 한다는 말을 지행합일(知行合一),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한다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지명인사(知名人士), 지식과 행동이 한결같이 서로 맞음 또는 지식과 행동이 일치함을 일컫는 말을 지행일치(知行一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뜻으로 믿는 사람에게서 배신당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지부작족(知斧斫足), 알면서 모르는 체함을 일컫는 말을 지이부지(知而不知), 형세가 불리한 것을 알면 물러서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난이퇴(知難而退), 모든 일에 분수를 알고 만족하게 생각하면 모욕을 받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지족불욕(知足不辱), 은혜를 알고 그 은혜에 보답함을 이르는 말을 지은보은(知恩報恩), 지자는 도리를 깊이 알고 있으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미혹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지자불혹(知者不惑), 사리에 밝은 사람은 지식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함부로 지껄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지자불언(知者不言), 밝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드러내지 않고 대우大愚의 덕을 지키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백수흑(知白守黑), 대우를 잘 받아서 후의에 감격하는 느낌을 이르는 말을 지우지감(知遇之感), 족한 줄을 알아 자기의 분수에 만족함을 일컫는 말을 지족안분(知足安分), 족한 것을 알고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은 부자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지족지부(知足知富) 또는 지족자부(知足者富), 간악한 꾀가 많아 선을 악이라 하고 악을 선이라 꾸며 대어 상대방을 곧이 듣게 함을 이르는 말을 지족식비(知足飾非)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널리 세상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됨을 일컫는 말을 인구회자(人口膾炙), 인간 생활에 있어서 겪는 중대한 일을 이르는 말을 인륜대사(人倫大事), 사람은 죽고 집은 결딴남 아주 망해 버림을 이르는 말을 인망가폐(人亡家廢),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있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나 오래 살고 못 살고 하는 것이 다 하늘에 달려 있어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명재천(人命在天), 사람의 산과 사람의 바다라는 뜻으로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인 모양을 이르는 말을 인산인해(人山人海), 사람마다 마음이 다 다른 것은 얼굴 모양이 저마다 다른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을 인심여면(人心如面), 여러 사람 중에 뛰어나게 잘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인중사자(人中獅子), 여러 사람 중에 가장 못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인중지말(人中之末),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사람은 곤궁하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은 궁해지면 부모를 생각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궁반본(人窮反本),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인비인(人非人),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사람의 근본은 부지런함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재근(人生在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아주 못된 사람의 씨알머리라는 뜻으로 태도나 행실이 사람답지 아니하고 막된 사람을 욕하는 말을 인종지말(人種之末), 남이 굶주리면 자기가 굶주리게 한 것과 같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인기기기(人飢己飢), 인마의 왕래가 빈번하여 잇닿았다는 뜻으로 번화한 도시를 이르는 말을 인마낙역(人馬絡繹),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은혜를 모름 또는 마음이 몹시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인면수심(人面獸心), 사람은 목석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은 모두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목석과 같이 무정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인비목석(人非木石),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인사불성(人事不省)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