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매주 출강다니는 대안학교에서
패턴캘리그라피 수업을 하고 나서 보니
참여자들이 사용한 수십 자루의 붓을
걸어두는 원형 붓걸이가 안 보인다.
분명히 내가 수업후에 사용한 모든
도구들을 정리하고 붓들이 비싸기 때문에
내가 붓걸이에 걸어서 교무실의 내 책상위에
따로 보관하는데......
붓들이 있는데 붓걸이가 안 보인다.
만호제력이 원천인 붓은
하나의 도구이기 보다는 생기의 원천이기도 하다
수십만개의 털로 이루어진 붓을 잘 못 다루면
결이 흐트러져 한결의 흐름에 지장이 있어
기운이 생동하는 운필이 되지 못하기에
참여자들이 사용한 수십자루을 붓을
일일이 내가 마음을 씻는 것처럼
씻어서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걸어두어
다음 수업때 지장이 없게 하고 있다.
개인 서화실에 오는 분들은 자주 오고
본인들 소유품이니깐
붓을 다루는 방법도 설명하여 본인들이
조심스럽게 결이 흐트러지 않게 세척하지만
1-2주에 한번씩 오는 이곳은 공용물건이라
아무래도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붓걸이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는데
카톡의 페이스톡해요가 오더니
참여자중의 한 분인
구두수선소 사장님의 얼굴이 뜨고
붓걸이가 흔들리고 빠진 걸이가 많아
자기가 고칠려고 가져왔다고 한다.
나한테 말하면 괜찮다고 놔두라고
할게 뻔해서 그냥 가져왔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이 분은 오래 전에도
내 개인서화실에 왔다가
슬리퍼 하나만 놔두고 몰래
부츠, 구두 등등을 몽땅 가지고 가서
새 신 밑창처럼 손을 봐주신 적이 있다
그때는 이 분의 직업이
구두수선소를 한다는게 몰랐기 때문에
회원들은 공연히 인근의 인력시장의 노숙자들을
의심하기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신발 없어졌다고 한바탕 소동이 일때
나는 얼마나 간절히 신발이 필요하면 가져갔을까...
분명히 신발을 잘 닦지도 않고 험하게 신는
나보다 신발을 더 사랑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가져갔을꺼니깐
보쌈당한 신발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을꺼라고 했다.
그런데 며칠 후
다음 수업때 그 아저씨가 신발을 쇼핑백에 가득넣어
양손에 들고 나타났고
회원들은 감동하여
너도 나도 그 아저씨 수선소에
신발수선을 의뢰하러 먼길을 갔다.
그때 신발을 몰래 가져가 수선한 분이
어제 붓걸이도 역시 가져간 것이다.
무료로 배우는 것이 고마워서 보은의 마음으로 하는
그 아저씨의 마음이 참 귀하고 소중한 것 같다
나 같은 사람에게
배우러 오는것만도 고마운데......
첫댓글 구두 수선공 그 분의 마음이 너무 아름답네요.
그런 분들이 많아져야 세상이 더 살만해지겠죠?
저도 배우고 갑니다^^
그 분은 마음도 아름답고
검소하지요 구두수선이지만
저보다 훨씬 부자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도 안 사고
무욕으로 살아간답니다
배울점 많더라구요
그분은 신발을 고치는게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분이네요.
세상엔 스승님들이 도처에 계시네요.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 주셔서 감동입니다.^^*
마음을 힐링시켜주는
착한 분들이 많지요
진짜 스승들이 도처에 많은게
아직도 살만한 세상인것 같아요
붓을 마음을 씻듯 씻으시는 님의 예술혼이 담긴 정성에 감동하면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하시는 시간들
늘 평화롭고 행복하세요!
맛점하셨나요?
늘 카페에서 모렌도선배님을 뵐 수 있어
좋답니다
이대로 쭈욱 건강하시고 강녕한 활동을
하시길 소망합니다
어머나 고마우신 분 ㅎㅎ 마음이 붓 결같이 섬세하신 분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평화님 ...
덩치는 120키로인데 마음은 진짜
여자보다 비단결 맞아요 ㅎ
운선님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하시는 일 목표대로 잘 이루시길요^^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 잘 봤습니다.
20여 년전 모 산사에서 20여 명이 모여서 7박 8일 동안 마음챙김 공부를 하며 그 공부하는 시간과 자리가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 새벽 일찍 산사의 화장실 청소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
산사의 화장실 청소후
화장실보다 우리 마음이
세심되는것을 느끼셨겠네요 ㅎ
좋은 추억이에요
글을 읽고 느낀점요ᆢ
세상은 ᆢ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거지요 ᆢ
그럼요 살만한 곳 많아요
맨날 언론에는 모난 돌 같은
안 좋은 것만 과대보도하지만
실상 정말 좋은 평범한 미담의 주인공들은
일상에 많이 볼 수 있어요
카페에도 그런 분들이 많더라구요
구두수선을 하시면서 선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분이 있으니 복 받으셨네요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이런분들이
많아졌음 좋겠습니다.
구두수선을 하지만
대대로 물려받은게
있어 땅도 많고 엄청 고가의 아파트도
소유하신 분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도 안사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분이시지요
이런 분들이 있어
살만한 세상이지요
남은 하루 평안하시고
즐거운 시간되시길요
@늘 평화 님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늘 평화님께 많은것을 배우고 자기가
할 수 있는것으로 보답하시는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일 더 많아 지기를 기원합니다.
예쁜 이야기에
미소가 절로 ................................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시는
멋진 분이시네요 ^^*
제가 소장하고 있는 님의 부채 글씨도
캘리그라피 기법으로 쓴 것인가요?
세상이 험해도 그런분이 계시기에 세상은 돌아가나봅니다
귀감이 되는글 잘보고갑니다
평화님~ 참 인복도 많으십니다 진정으로 평화님을 위하는 그분또한 참 정겹게 느껴지네요
마음 따스한 수선하시는 분..
그분의 마음 씀씀이가..
백만불짜리십니다
글속에..행복이란 이런것..을
일깨워 주신글..감동입니다..
구두 수선이 아니라 세상을 수선하는
수선공 명장 칭호를 드려야 되겠습니다.
그런 맛에 사뿐하게 출강 길 걸어다니실 터입니다.
마음 따뜻해 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뭡니까..눈물날려고 하잖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