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같은 그리움으로 글 / 成地 최명주 긴 밤을 울어대며 지새우던 밤새소리는 잠들지 아니하고 뒤척이던 나와도 같았더냐! 자목련 꽃피우다 내린 이슬에 젖었어도 마음 다친 임일랑은 난들 어이 모르겠나... 동백이 꽃을 떨구고 시들시들 늙던 지난밤에 가창오리떼 달빛을 넘어 북녘으로 떠나는데 봄밤을 기웃기웃 갖은 수다 다 떨어댄다고 그리움에 가슴 적시는 외로움은 알 수 없건만 차갑게 불던 바람이 대문 앞을 스쳐 가면 꽃 이파리 나풀거려도 봄이 옴을 잊었다네. 내리는 비에 어름어름 보고 싶음이 가득하여 손 내밀어 손짓하여 허공 속에 얼굴을 그려 봄비가 바람인 듯이 방울방울 마음만 적셔 오동잎이 싹 틔워서 그리움 한 잎 걸어두면은 자근자근 곱씹어보는 바람 같은 옛사랑은 꽃 바람 불어오거든 향기처럼 찾아들려나? 징검다리 건너다가 보고 싶음이 가득할 때는 임일랑 둘러업고 첨벙댔었던 환각을 찾아 봄볕에 녹아들어 아지랑이 같은 그 사람이 사랑할 때도 아롱아롱 그리움만을 남겨놨었네. [뜨락의 객석中 묻어둔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