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뭐 그렇다고 하십니다.
매번 공채 때 마다 현업에 계신 선배님들께 자소서 첨삭 받고 조언 구하면 해주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올해는 수능형 인재가 아니라 좀 개성 있는 사람을 원할 것 같다. 그런 모습 충분히 어필 해봐라"
네, 저는 아직 언론고시에 묶여있는 취준생입니다.
그래서 PD의 채용 과정과 선발된 PD의 아이디어에 대해서 맹렬한 비판을 할 수 없습니다.
패배자의 구시렁 소리밖에 안될테니까요.
그래서 시청자의 입장에서만 글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저녁밥을 먹으면서 채널을 돌려봤습니다.
지난 예능이 재방송되는 케이블 채널에서 멈췄고 습관적으로 봤습니다.
솔직히 재미없었어요. 진짜 PD가 되고싶어서 콘텐츠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쳐다도 안봤을 것 같아요.
만드신 분들은 재밌게 만드셨겠지만 별로 알고싶지 않은 타인의 사생활, PPL로 떡칠된 화면, 옆채널에서도 보이는 그 얼굴들...
저녁 식탁에서 같이 TV를 보시던 어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엄마 저거 재밌어?"
아니라고 하시네요. 여기나 저기나 다 비슷비슷해서 옛날만큼 TV보는 재미가 없어진거 같으시다며 채널을 돌리셨어요.
신입 PD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비슷비슷해진걸까요?
신입 PD의 기획안이 재미가 없어서 선배님들의 방송 콘텐츠만 몇년 째 이어지는 걸까요?
뭔가 새로운 방송이 나와야 예능방송 1인자 유느님의 바람이 이뤄질텐데 아직 신선하다 싶은건 못본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저녁도 트로트를 들으면서 먹었습니다.
정말 신입 PD의 아이디어가 별로였을까요? 정작 만들면 돈은 잘 벌어오지 못해도 시청자들은 재밌게 보지 않았을까요?
과거 신입 드라마 작가/PD들의 등용문이었던, KBS 금요일 저녁 단막극 프로그램이 생각납니다. 신입 콘텐츠 제작자의 아이디어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펼쳐볼 수 있었던 단막 드라마 프로그램이요.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뉴미디어의 물살을 밀고들어왔습니다. 예능/드라마/다큐/교양 등 신입이 새로운 콘텐츠를 도전하기 더 좋은 환경 같아 보여요. 영상미디어와 방송의 새로움에 대한 담벼락은 예전보다 낮아졌지만 이상하게도 이 바닥 뉴비의 아이디어는 더 빛을 보기 어려운 시국인 것 같아요.
저는 방송국이 기성품을 생산하는 제조업 회사들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량률만 줄이면 상관없는 제조라인에서 공산품을 찍어내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송국에서 제작되는 콘텐츠는 어디서도 본적이 없는 새로움과 신선함 혹은 누군가 발견하지 못한 문제점이나 남들과 다른 시각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방송국도 회사니까, 돈을 벌어서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것에는 적극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단순한 기업논리로 접근해선 안되는거 아닐까요?
저는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블리자드의 열혈 팬이었고, 와우라는 게임 때문에 인생에서 고난과 역경을 셀프로 겪어야 했죠.
엑티비전 블리자드(이하 엑블)로 인수합병되면서 너드 감성의 개발자들과 핵심 인력들은 전부 회사를 떠났습니다.
대신 넥타이 감성의 직장인들이 와서 회사를 맡았죠. 철저한 기업논리로 이윤을 남겼습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이윤을 남겼어요. 그리고 게임을 버렸죠. 실제로 많은 유저들이 엑블의 게임 콘텐츠에 혹평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정은 있는지 엑블이 된 이후에도 게임을 하긴 했다만, 이젠 진짜 게임을 '접었다'라고 말하며 떠나고 있죠. 몇 년 뒤에도 블리자드 게임은 플레이어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신작을 내놓을까요?
저는 아닐거 같아요. 재밌는 게임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의 마지막이 돈 때문에 초라해져서 게이머의 마음이 씁쓸합니다.
제가 생업을 걸고 싶은 한국 방송계는 엑블이 간 길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게요.
정말 방송 콘텐츠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어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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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주말/막장, 재벌 불륜 치정 출생의 비밀 시월드 기억상실 안하무인 무개념이 아닌 드라마를 유튜브로 시도해보면 어떨까
먹방/요리/관찰 걸크러시 신파 눈물 힐링 여행 세계관 아이돌 트로트 오디션이 아닌 예능을 유튜브에서 시도해보면 어떨까...
상상만 해봅니다
어차피 위에서 안받아줌요
방송국사람들도 똑같슴다
웃기고 싶은 마음이야 다 같져
그리고 방송국도 장사하는곳인지라..
+ 프로불편러들때매 웃긴 코드 다 날아감
유재석이 저렇게 말 할 정돈데... '위'라는 사람들이 유재석의 말도 안받아주면 진짜 답 없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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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가 주도적으로 뉴미디어는 안된다며 드러누웠다가 모 키즈 유튜브 채널 수익에 호다닥 포지션 바꾸던 시기가 생각이 나네요
먼저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에 소극적일 때, 아프리카TV가 주도적으로 끌고나가던 때도 생각이 나네요. 뭐 그 결과물이 얼마나 영양가 없고 파괴적인 콘텐츠로 만들어졌는진 말 안해도 모두가 다 알 것 같습니다.
지금도 뉴미디어 방송을 방송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여전히 변하진 않을거 같아요.
먹히는 시나리오가 있으니까 진부해도 포기 못한다는거... 네 일부 동의는 해요. 클리셰가 왜 클리셰겠어요. 대중 모두가 즐길 수 있는거니까 쓰이는거겠죠.
그치만 클리셰를 다룰 줄 아는 것과 클리셰 속에 갇혀있는건 분명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먹히는 시나리오도 먹히게 써야 먹어주는거니까요.
현재 방송국은 적자를피하는것만도 벅찬세상이라.. 방송국이 변하기를 기대하는것보다 새로들어올 OTT를 기대하는게 빠를겁니다. 뉴미디어에 올라타야죠. 방송국 드라마 왜저럴까 예능 왜저럴까 하는것보가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에 스트리밍될 제작사에 기대하는게 현실적일겁니다.
최근 HBO 레이즈드바이울브스, 체르노빌봤는데 퀄리티진짜...
코메디도 OTT에서 키울가능성도있을테고 유투브에 훨씬많은 기회가있는데 자꾸 개그맨공채가없어진다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저러는거도 이해가잘..
저도 원래 티비 안 보는데 공채 준비 때문에 보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보다보니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윗분들이 얘기한 OTT 퀄리티는 결코 안 나오죠.
앞으론 방송사들도 OTT 퀄리티 내가 위해 제작사를 적극 활용할 거 같아요. J콘텐츠랩, 스튜디오 드래곤... 지상파들도 제작사 곧 만들겠죠.
정규직 피디 자리는 어쩌면 자연스레 많이 사라지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그걸 알고 있고... 다만 콘텐츠 업계에서 고연봉과 안정성을 갖춘 거의 유일한 직장이라는 것이 이 길을 놓지 못하는 이유네요
지상파도 제작사만들었어요 sbs는 스튜디오s. Kbs는 몬스터유니온. 결과는... 몬스터유니온은 개콘서수민pd랑 1박2일 유호진pd가 갔었는데 둘다퇴사..
일본nhk 조직슬림화발표. 영국bbc도 감원. 결국 변화에적응하기위해선 기존방송사들의 슬림화가 필연적인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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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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